대통령이 외교 리스크?
"UAE의 적은 가장 위협적인 국가는 이란이고..."
아랍에미리트 순방 중에 나온 윤석열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대 중동 외교가 휘청였다. 외교 무대에서는 금기인 '적'이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국가의 정상이 다른 나라 사이의 관계를 규정한 발언. 즉각 이란은 반발했다. 전문가들은 아랍에미리트와 이란은 갈등도 있지만 경제 교류도 활발한 단순화하기 어려운 관계라며, 대통령의 발언이 복잡한 중동 외교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란의 오해"라는 대통령실의 입장과, 윤 대통령의 말이 맞다는 여당 국회의원들의 주장은 사태 수습을 더 어렵게 만들고 있다.
그런데 이런 일은 처음이 아니었다. 윤 대통령은 외교부와 국방부 업무보고에서 '핵무장' 이야기를 꺼냈다가 뒤늦게 핵확산금지조약 체제를 존중한다고 수습에 나서기도 했다. 통일부 업무보고에서는 우리나라의 공식입장이 아닌 '흡수통일론'을 연상시키는 발언을 했다가 통일부장관이 대신 해명하는 일도 있었다. 대통령이 한국의 정책 기조나 주무부처의 업무와 배치되는 발언을 하면, 어떻게 이런 발언이 나오게 됐는지는 공개하지 않고 '오해'가 있다며 수습하기 급급한 모습이 반복되고 있다.
헌법상 '국가의 대표'인 외교의 최종 책임자가 오히려 외교·안보의 리스크가 되고 있는 상황을 <스트레이트>가 진단했다.
대일 '굴종 외교' 논란‥정부는 도대체 왜?
윤석열 정부는 유독 일본을 향해 저자세, 굴종 외교를 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외교부는 강제 동원 피해자들 배상금을 일본 전범 기업 대신 우리 기업이 내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전범 기업들은 피해자들에게 배상하라는 2018년 대법원 판결을 무시하고 있는데도, 우리 정부가 나서 전범 기업에 면죄부를 주는 모양새다. 심지어 일본에서조차 납득할 수 없다는 반응이 나왔다. 이뿐만이 아니다. 작년엔 피해자들이 전범 기업들을 상대로 낸 재산 매각 결정 소송에 외교부가 끼어들었다. 대법원의 최종 판결을 앞두고 외교부가 사실상 판결을 보류해달라는 요청도 했다. 또, 국민 훈장을 받을 예정이던 강제 동원 피해자 양금덕 할머니의 수상도 취소됐다. 알고 보니 외교부가 이의제기를 한 것이다. 국민 훈장마저 일본 눈치를 본 것일까? 이런 일들은 한둘이 아니다.
정부의 이런 대응에는 윤석열 대통령의 외교·안보 기조가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윤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일본에 호의적인 인식을 여러 차례 드러냈다. 후쿠시마 원전은 폭발한 게 아니고, 방사능 유출도 없었다고 발언했다. 당선 이후 광복절 축사에서도 이례적으로 과거사 언급은 없었다. 작년 9월 한일 정상 회담 이후엔 본격적으로 저자세 외교, 굴종 외교라는 비판이 나왔다. 이후에도 굴욕 외교 논란은 계속됐다.
우리의 끈질긴 구애에도 불구하고 일본의 행태는 우리 기대와 사뭇 다르다. 우리의 뒤통수를 치는 일도 이어졌다. 일본 외무상은 '독도는 일본 땅'이라는 망발을 했다. 조선인이 강제 동원됐던 '사도광산'을 세계문화유산으로 신청했고, 4년 전 초계기 사건을 다시 꺼내 책임을 들먹였다. 그런데도 윤석열 정부는 왜 일본과 가까워지려는 걸까? 스트레이트는 저자세, 굴욕 외교 비판을 들으면서까지 대일 외교를 이어가는 이유, 그러면서 우리가 얻는 건 무엇이고, 놓치고 있는 건 없는지 집중 취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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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이트팀
[스트레이트 예고] "대통령이 외교 리스크" / '일본 짝사랑' 미스터리
[스트레이트 예고] "대통령이 외교 리스크" / '일본 짝사랑' 미스터리
입력 2023-02-05 14:56 |
수정 2023-02-05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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