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방비 인상‥그때는 틀리고 지금은 맞다?
이번 겨울 집에도 일터에도, 예전에 보지 못한 숫자가 적힌 난방비 고지서가 날아왔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전 세계 천연가스 가격 폭등의 영향이었다. 그러자 윤석열 정부는 갑자기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원인으로 들고 나왔다. 천연가스 가격이 상승하는데도 가스 요금을 올리지 않았고, 원전을 축소하다보니 가스 사용 비중이 늘었나는 논리를 내밀었다.
하지만 전 정부가 가스 요금 인상을 발표했을 당시만 하더라도, 윤석열 정부 인수위는 요금 인상을 비판했다. 즉, 과거에는 요금을 올리면 안 된다고 주장하다가 지금 와서는 왜 그때 조금밖에 요금을 올리지 않았냐고 비판하고 있는 것이다. 난방비 폭등으로 여론이 나빠지자, 남탓으로 국면을 전환하려 한다는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다.
그런데 전기요금 인상을 두고도 비슷한 모습이 펼쳐지고 있다. 역시 전 정부가 전기요금 인상을 결정했을 당시만 해도 대선 후보였던 윤석열 대통령은 전기요금 인상 백지화를 요구했다. 그러더니 정부 출범 후에는 전기료를 9.5% 인상한 데 이어 추가 인상도 준비하고 있다. 여기도 핑계는 '탈원전'이 등장했다. 과연 '탈원전'이 현재 공공요금 인상의 원인이 맞는지, 윤석열 정부의 에너지와 공공요금 정책은 앞뒤가 맞는 것인지 <스트레이트>가 팩트체크를 했다.
낳고 싶다는데도 말리는 이상한 '저출생 대책'
윤석열 대통령은 후보 시절 '난임 부부 지원'을 10대 공약 중 하나로 내놨었다. 난임 부부에게 지원되는 '정부 지원금 소득 기준'을 철폐하고, '횟수 제한'을 대폭 완화한다는 내용이었다. 난임 부부들은 기대했다. 하지만 윤 정부 출범 이후 바뀐 게 없었다. 어떻게 된 걸까? 보건복지부에 물어봤더니 작년부터 예산 편성을 안 한다고 한다. 난임 부부 지원 사업이 전 정부 결정으로 2021년 이미 지방으로 이양돼, 더이상 정부 사업이 아니라고 했다. 국가 중대 정책을 지방으로 보냈다는 것도 놀라웠지만, 그래서 정부가 아무것도 안 하고 있었단 현실이 실망스러웠다. 그렇다면 지자체들은 잘하고 있을까? 벌써부터 예산 부족을 이유로 지원금이 제대로 지급되지 않는 곳들이 있다.
우리나라 출산율은 OECD 국가 중 압도적인 꼴찌다. 재작년 태어난 신생아 수는 26만 명. 공교롭게 난임 환자 수도 똑같이 26만 명이었다. 신생아 10명 중 1명은 난임 시술로 태어났다. 아이를 안 낳는 인구절벽 시대라지만, 어떻게든 낳고 싶어 애쓰는 사람들도 많다. 1번 시술에 비용은 4~500만 원가량. 건강보험 적용을 받더라도 개인이 200만 원가량을 부담해야 한다. 지속적으로 하기에 부담스러운 금액이다. 그나마 10번이 넘어가면 횟수 제한 때문에 건강보험 적용도 안 된다. 소득 제한 때문에 맞벌이 부부는 지원금을 받기도 힘들다. 난임 부부 지원은 그 어떤 출산 장려 정책보다 효과적이다. 의지가 없는 사람을 설득하거나 환경 조성을 위해 간접 지원하는 것 보다, 출산 의지가 강한 사람에게 직접 지원하는 게 가장 효율적이다. 정부가 돈이 없는 것도 아니다. 재작년 기준 우리나라 저출산 예산은 47조 원. 이 가운데 3천억 원, 0.6%만 쓰면 모든 난임 부부에게 시술비 전액을 지원할 수 있다는 분석 결과도 있다. 저출생 문제는 국가의 중차대한 과제이다. 저출생 대책의 대대적인 점검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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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이트팀
[스트레이트 예고] "에너지 대란 더 큰 게 온다" / "낳고 싶다는데‥" 공약은 어디로?
[스트레이트 예고] "에너지 대란 더 큰 게 온다" / "낳고 싶다는데‥" 공약은 어디로?
입력 2023-02-12 11:33 |
수정 2023-02-12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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