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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이트] '정순신 사태'의 민낯‥아빠 찬스, 검사 찬스는 '검찰 왕국'의 신화인가

[스트레이트] '정순신 사태'의 민낯‥아빠 찬스, 검사 찬스는 '검찰 왕국'의 신화인가
입력 2023-03-19 21:14 | 수정 2023-03-19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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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VCR ▶

    지난 2017년, 강원도 횡성에 있는 민족사관고등학교.

    1학년 정 모 군은 입학 뒤 얼마 지나지 않아, 한 친구를 괴롭히기 시작했습니다.

    [정 모 군(음성대역)]
    "제주도에서 온 돼지 XX, 빨갱이 XX"

    식당에선 근처에 오지도 말라며 다른 학생들 앞에서 모욕을 줬습니다.

    [정 모 군(음성대역)]
    "왜 인간이 밥 먹는 곳에 네가 오냐? 구제역 걸리기 전에 꺼져라."

    심지어 정치적 색깔을 뒤집어 씌우기도 했다는데요.

    진보 성향의 신문을 본다고, 막말을 퍼부은 겁니다.

    [피해학생(음성대역)]
    "기숙사에 신문 배달 받잖아요. 전 그냥 경향신문 받는데, 걔가 막 툭 던져주고 “야, 빨갱이 받아” 매일하니까… 그리고 저한테 지속적으로 ‘개, 돼지’라고 매일매일하고…"

    동아리에서는 피해 학생을 쫓아내기도 했습니다.

    정 군의 이런 괴롭힘은 2학년에 올라가서도 계속됐습니다.

    더욱이 이 땐 기숙사에서 두 사람이 한 방에 배정돼, 피해 학생의 고통이 극심했다고 합니다.

    후배들까지 다 있는 모임에선, 아예 말을 꺼내지도 못하게 했습니다.

    [정 모 군(음성대역)]
    "돼지는 가만히 있어."

    민사고는 전국 최상위권 학력의 학생들이 모여 기숙사 생활을 하는 명문학교로 불립니다.

    부모와 떨어져 생활하다보니 의지할 곳도, 숨을 곳도 없었는데요

    피해 학생은 극심한 우울증에 시달리다, 해서는 안 될 생각도 해봤다고 합니다.

    [피해학생(음성대역)]
    "동작대교도 2번 갔다 왔어요. 너무 힘들어서 순간 뛰어내릴까 생각했는데 너무나도 춥고 외로워서… 자해도 몇 번 해봤고…"

    속절 없이 당하기만 해도, 신고조차 엄두를 못 냈다는데요.

    가해자의 집안 배경이 무서웠다고 합니다.

    가해 학생 정 군의 아버지는 당시 서울중앙지검 현직 검사였습니다.

    [피해학생(음성대역)]
    "[아빠가 검사]라고 높은 직위에 있다고 했어요. 돈도 많고, 아무래도 강자잖아요. 갑이잖아요. 진짜 무서웠어요. 저에게 한 말 중에 하나가 ‘사회는 상명하복이다’, ‘위에서 시키면 아랫것들이 알아서 하는 거다’, 그런 말 하니까 전 사회가 그런 줄 알았죠. 저 같은 개, 돼지 같은 애들은 보호 못 받고 신고해도 바뀌는 건 하나도 없고. 그래서 신고하는 데도 늦게 걸린 것 같아요."

    ◀ 기자 ▶

    이미 많은 분들이 짐작하실 만하죠?

    가해 학생은 바로 지난달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에 임명됐던 검사 출신 정순신 변호사의 아들입니다.

    현재 서울대 재학생입니다.

    피해 학생을 지속적으로 괴롭혀 놓고도, 끈질긴 소송 공세로 몰아붙였는데요.

    이 과정을 주도했던 걸로 알려진 사람은, 아버지인 정순신 당시 검사였습니다.

    이런 그를 고위 공직자로 만든 허술한 인사 검증 시스템, 그럼에도 누구 하나 책임지지 않는 몰염치.

    오늘 <스트레이트>는 이른바 '정순신 사태'가 드러낸 우리 사회 부끄러운 단면들을 하나씩 되짚어보겠습니다.

    ◀ VCR ▶

    민사고는 2018년 3월 가해자 정 군에게 전학 조치를 내립니다.

    견디다 못한 피해 학생의 신고로 학교폭력위원회가 열린 겁니다.

    하지만 가해자 측은 재심을 요청했고, 2달 뒤 강원도교육청에서 학생징계조정위원회가 열렸습니다.

    피해 학생은 떠올리기도 싫었던 악몽을 자세히 증언해야 했습니다.

    가해자가 전학이라도 간다면, 일상을 회복할 수 있을 거라며 애원하기도 했습니다.

    [피해학생(음성대역)]
    "치유에 초점을 맞추고 상담 선생님하고 매주 만나기로 했고, 귀교하면 애들이랑 잘 어울려서 놀고 웃고 공부도 다시 시작해서 열심히 하고 그럴 생각이에요. 나쁜 일이 있으면 좋은 일도 올 수 있잖아요?"

    정작 가해자인 정 군의 모습은 징계조정위에 보이지 않았습니다.

    중간고사를 이유로 출석을 미뤘는데, 시험이 끝난 뒤에도 안 나온 겁니다.

    한 위원은 "학생을 봐야 반성 정도와 의지를 잘 알 수 있을 거 같은데 안타깝다. 피해 학생은 학교를 못 가고 있는데, 정 군은 회의도 안 오고 지금 수업을 듣고 있냐"고 질타했습니다.

    정 군의 어머니는 "무릎 꿇고 사과하고 싶다"고 했지만, 정 군 측 변호인은 전혀 다른 말을 했습니다.

    [송 모 변호사(음성대역)]
    "남학생들 사이에서 서로 욕을 하거나 하는 일은 많이 하는 일이잖아요. 그걸로 인해 피해 학생의 경우는 큰 충격을 받고 상당히 극단적인 생각까지 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것만이 원인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이 변호사는 정순신 변호사와 사법연수원 동기인 판사 출신 송 모 변호사였습니다.

    징계위는 결국 어떤 결론을 냈을까요?

    가해자 요구대로 강제 전학이 취소됐습니다.

    참석한 위원 4명 가운데 3명이 전학 취소 결정을 내린 겁니다.

    위원들은 변호사와 경찰, 교육공무원과 학부모였는데, 전학 취소를 반대한 건 학부모 한 명뿐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당시 민사고 교장도 "두 학생 모두 행복을 위해 전학조치가 그대로 받아들여지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진술했지만, 소용 없었습니다.

    한 위원이 '상대방이 검사니까 겁먹을 수 있을 것 같다'고 했지만, 다른 위원은 '민사고 올 정도면 엄청 똑똑한 아이들인데 그것 때문에 이야기를 못 했다는 건 이해가 안 된다'고 반박했습니다.

    결국 이런 분위기에 나머지 위원들도 '동의'하며 전학이 취소된 겁니다.

    [당시 징계조정위원]
    "그 학교(민사고)는 워낙 학폭이 잘 안 들어오는 학교니까 아마 특이했다고 그 정도 기억이 나고, 솔직히 내용이랑 그런 거는 제가 기억이 안 나요."

    그런데요.

    정 군에게 당한 피해자는 한 명이 아니었습니다.

    민사고의 한 교사가 이 피해 학생 어머니에게서 들은 말을 전했는데요.

    "가해자 측이 권력을 통해 해코지를 할 것 같다. 그래서 아들에게 '아무 말 하지 말라'고 당부했다"는 겁니다.

    ◀ 기자 ▶

    피해자들은 한결같이 '검사 아빠'의 위력 앞에서 몸을 떨었습니다.

    하지만 교육청 위원들은 피해자들의 공포를 공감하지 못했던 걸까요, 아니면 위원들조차, 그 위력을 의식해 그런 결정을 내린 걸까요?

    어쨌든, 강원도교육청 징계조정위원회에서 전학 취소 결정이 내려지자 이번엔 피해 학생 부모가 재심을 요청했는데요.

    그제서야 강원도 학교폭력위원회에서 강제 전학이 확정됐습니다.

    이렇게 되자 가해자 측은 본색을 드러냈습니다.

    법률적 지식과 경험을 칼 휘두르듯 무기로 쓰기 시작했습니다.

    ◀ VCR ▶

    2018년 6월 강원도 학폭위에서 강제전학 조치가 최종 확정됐지만, 정 군은 그 이후로도 8달동안 전학 가지 않았습니다.

    아버지 정 변호사가 행정 소송과 행정심판 등 각종 법 절차를 동원해 시간 끌기를 한 겁니다.

    한번 볼까요.

    가해자측은 전학 결정 10여일 만에 중앙행정심판위원회에 전학 결정을 취소해달라고 청구했습니다.

    그렇게 행정 구제를 요청하더니, 한 쪽으로는 사법 절차를 이용했습니다.

    법원에 전학 처분의 집행을 정지하고, 재심 결정을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동시에 냈습니다.

    [박은선/변호사 (교사 출신)]
    "한꺼번에 할 수 있는 모든 걸 다 한 거죠. 행정[심판] 집행정지, 행정[소송] 집행정지, 그러면 집행정지 기회를 2번을 가질 수가 있으니까 굉장히 효율적으로 모든 걸 다 했다라고 볼 수 있죠."

    그런데 또다시 가해자 측 주장이 받아들여졌습니다.

    중앙행정심판위원회가 임시적 성격의 집행정지 청구를 받아들여 전학 절차가 중단된 겁니다.

    반면 법원에서는 정 변호사측이 잇따라 패소했는데요.

    하지만 그때마다 불복해 2심과 대법원까지 끌고 갔습니다.

    당시 1심 판결문을 볼까요.

    피해학생에게 직접 진심어린 사과를 한 것으로 보이지 않고, 학교에 제출한 사과문 역시 지나치게 형식적이다, 이런 대목이 눈에 들어오는데요.

    재판에 임해서도 사과나 반성의 기미를 찾아보기 어려웠던 겁니다.

    [민사고 교사(음성대역)]
    "(정 군은) 본인보다 급이 높다고 판단을 하면 굉장히 잘해주고, 급이 낮다고 생각하는 학생은 모멸감을 주는 식으로 분위기를 조성하는 습관이 있습니다. (정 군이) 조금 공감하려고 하면 부모님이 책임을 인정하는 것을 되게 두려워하셔서 2차 진술서 같은 경우는 부모님이 전부 코치해서 썼거든요. 교사 입장에서는 많이 실망했습니다."

    대법원 상고심까지 진행하던 정 변호사측은 승산이 없다고 본 걸까요.

    판결이 나오기 전, 본가 주소지 근처인 서울 반포고등학교로 스스로 전학했습니다.

    그때가 2019년 2월이니까, 3학년이 되기 직전이었고 소송전으로 1년 가까이 버틴 뒤였습니다.

    정순신 변호사는 당시 서울 중앙지검에서 인권감독관으로 근무중이었습니다.

    인권감독관은 검사들이 수사 과정에서 인권 침해를 하는지 살피는 자리입니다.

    피의자들의 인권을 챙겨야 하는 검찰 간부가, 아들 학폭의 피해 학생에겐 소송을 통해 2차 가해를 했다는 비판이 쏟아졌습니다.

    [박은선/변호사 (교사 출신)]
    "아들의 권리도 중요하지만, 반성하는 마음을 갖도록 가르쳐야 됐을 텐데 왜 그걸 안 했지? 되게 의미심장한 부분이 있잖아요. 판결문에 보면 [‘아이가 사과하려고 하는데 아빠가 막더라’], 선생님들이 그 얘기를 하니까 그 부분이 되게 중요했던 것 같아요."

    민사고의 대응도 논란거리인데요.

    나중에 사과하긴 했지만, 민사고 교장은 국회에 나와 '빨갱이' 같은 당시 정 군의 발언이 일상 용어일뿐이라고 항변했습니다.

    [(왼) 민형배 무소속 의원 - (오) 한만위 민족사관고 교장 (지난 9일, 국회 교육위)]
    "어른들은 그게('빨갱이' 표현이) 폭력입니까?"
    <"폭력이죠">
    "저는 너무나 일상적으로 사용되는 언어라고 보는데요."

    ◀ 기자 ▶

    요즘 학폭을 주제로 한 드라마가 세계적인 인기를 얻고 있죠.

    사필귀정, '결국 옳은 이치대로 돌아간다'는 메시지가 큰 울림을 주는 건데요.

    안타깝게도 현실은 그렇지가 않습니다.

    피해 학생은 정신과 치료에, 재수까지 실패한 걸로 알려졌고, 또 다른 피해 학생은 가해자 정 군보다 먼저 민사고를 떠났습니다.

    반면 정 군은 익히 알려진대로 서울대 합격 사실이 확인돼 국민적 분노를 샀습니다.

    ◀ VCR ▶

    서울대 교정에는 정순신 부자를 비판하는 대자보가 붙었습니다.

    재학생들의 온라인 게시판에도 무너진 '공정'에 대한 공개적인 질타가 쏟아졌습니다.

    [김미리/서울대 학생]
    "이만큼 중대한 사안은 크게 본 적이 없어서 그래서 좀 더 이번에 그런 것들이 밝혀졌을 때 더 불쾌했던 것 같습니다."

    취재진은 여기저기 수소문해, 정 군을 안다는 서울대 학생과 통화를 할 수 있었는데요.

    이 학생은 정 군이 서울대에서도 '아빠가 검사'라는 걸 자랑하듯 말했다고 했습니다.

    [서울대 학생]
    "‘윤석열(당시 검찰총장)이랑 친분이 있다’, 이 뉘앙스(취지)로 얘기를 했던 것 같아요. 근데 이제 처음에 들었을 때는 '굳이 대학 와서도 그런 얘기를 해야 하나' 싶긴 했죠."

    민사고에서 소송으로 버티다 갑자기 반포고로 전학간 건, 수능 대비 때문이라고 했다는데요.

    [서울대 학생]
    "(정 모 군이) '정시 때문에 이렇게(반포고로) 전학을 갔다', 이렇게 설명을 했으니까… 알고 보니까 그게 학폭 때문에 강제 전학을 갔다고 하니까 그것도 굉장히 당혹스러웠죠"

    2020학년도 서울대 정시모집 요강을 보면 학내외 징계는 수능 성적 1점 감점이 전부였습니다.

    [천명선/서울대 입학본부장 (지난 9일, 국회 교육위)]
    <"그래서 거기도 감점 조치를 하신 거죠? 정순신 씨 아들에 대해서…">
    "어떤 학생에 대해서 감점 조치를 했는지에 대해서 제가 특정해서 말씀드릴 수 없지만…"

    [서울대 학생]
    "(2020학년도엔) 국어나 수학이나 변별력이 있었기 때문에 더더욱 그 1점이라는 감점 폭이 [영향력이 적을 수밖에] 없죠."

    그마저도 대학 진학에 성공한 뒤, 정 군의 징계 기록은 고교 생활기록부에서 삭제됐습니다.

    반포고가 졸업 직전에 지워준 건데요.

    [고은정/반포고 교장 (지난 9일, 국회 교육위)]
    "(정 군이) '반성을 하고 있고, 앞으로 그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는 그런 내용이 있습니다. 심의기구에서는 만장일치로 삭제를 결정했습니다."

    ◀ 기 자 ▶

    결국 정순신 변호사는 아들의 과거 학폭 사실에 발목이 잡혔습니다.

    파장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국가수사본부장 임명 다음 날, 곧바로 사의를 밝혔습니다.

    윤석열 대통령도 즉각 발령을 취소했는데요.

    하지만, 이렇게 끝날 일이 아니었습니다.

    이 정도로 문제가 심각했다는 걸 왜 몰랐냐?

    아니, 알면서도 모른척 한거냐?

    대통령실과 정부의 인사 검증이 다시 도마에 올랐습니다.

    ◀ VCR ▶

    국가수사본부장.

    경찰청장 바로 아래 계급으로, 수사의 총괄 책임자입니다.

    경찰청이 후임자 공모에 나선 건 올해 1월이었는데요.

    지원자는 모두 3명.

    전직 경찰 고위 간부가 2명이었고 나머지 1명이 검찰 출신의 정순신 변호사였습니다.

    정 변호사는 윤석열 대통령과 대검찰청, 서울중앙지검에서 함께 근무한 인연이 있고요.

    한동훈 법무장관, 이원석 검찰총장 등과 사법연수원 동기인 특수통 검사였습니다.

    가뜩이나 정부 요직에 검찰 출신들이 대거 중용되는 흐름에서, 정 변호사는 자연스럽게 유력 후보로 떠올랐습니다.

    더욱이 국수본부장에 검사 출신이 온다는 소문, 이미 한참 전부터 돌고 있었다는데요.

    작년 8월로 잠깐 가보겠습니다.

    윤석열 정부의 첫 경찰청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여기서 국수본부장 얘기가 나왔습니다.

    이전 정부에서 임명된 당시 본부장의 임기가 6개월이나 남았던 시점입니다.

    [(왼) 윤희근 당시 경찰정장 후보자 - (오) 이해식 더불어민주당 의원 (작년 8월 8일, 국회 행정안전위)]
    (오: 이해식)
    <"새 국가수사본부장으로 검찰 출신이 올 것이다. 이게 아주 파다한 얘기죠. 들은 적이 있습니까?">
    (왼: 윤희근)
    "일부 듣고 있습니다."
    (오)
    <"국수본부장을 통해서 경찰청장을 패싱하고(따돌리고) 수사에 개입한다라고 만일에 가정하면, 이건 끔찍한 일입니다.">
    (왼)
    "저 개인뿐만 아니고 저희 경찰 조직원들이 그와 같은 상황을 그냥 지켜만 보고 있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을 합니다."

    '지켜만 보고 있진 않을 거'라던 윤희근 당시 후보자.

    막상 경찰청장에 임명되자, 몇 달 뒤 180도 달라졌죠.

    앞서 말씀드린 지원자 3명 중 경찰 출신들을 제쳐 두고, 검사 출신인 정순신 변호사를 최종 후보자로 윤 대통령에게 추천한 겁니다.

    [민관기/전국경찰직장협의회 위원장]
    "우리 경찰 내부에서도 ‘검사 출신 변호사가 추천을 받을 것이다’라는 생각들은 전부 했어요. 그게 현실로 나타난 것뿐이고…"

    ◀ 기자 ▶

    사실 현 정부 들어 경찰은 계속 수난을 겪고 있습니다.

    행정안전부에 신설된 '경찰국'.

    인사와 예산을 틀어쥔 조직이 경찰 외부에 생긴 것도 문젠데, 대통령 측근인 행안부 장관 밑에 들어가자 반발과 함께 위법 논란도 거셌습니다.

    [류삼영/당시 울산중부경찰서장 (작년 7월 23일, 전국 경찰서장 회의)]
    "많은 총경분들이 행안부 장관의 경찰청장에 대한 지휘 규칙이 법률 위반의 소지가 높다는 점에 공감하고 우려를 표했습니다."

    이렇게 경찰국을 통해 조직을 장악하더니, 이제는 국수본부장에 검사 출신을 보내 수사도 검찰이 지휘하겠다는 거냐?

    경찰 입장에선 이런 불만이 나올 만도 한데요.

    더욱이, 지난 정부에서 확장된 경찰의 수사 권한까지 사실상 무력화하려는 거란 우려도 나옵니다.

    실제 정순신 변호사를 둘러싼 검증 부실 논란을 파헤쳐보면, 이런 의심들이 허투루 들리지 않습니다.

    ◀ VCR ▶

    정 변호사가 낙마한 결정타.

    아들의 학폭 파문이 처음 알려진, 5년 전 이 보도였습니다.

    [2018년 11월 2일, KBS 뉴스9]
    "가해 학생 아버지는 [고위직 검사]로 확인됐습니다. KBS 측에는 이 사건에 검사로서 관여한 바가 없으며…"

    '이 고위직 검사가 바로 정 변호사였다'는 후속 보도가, 이번에 나온 겁니다.

    당시 그가 일했던 서울중앙지검에 누가 있었는지 볼까요.

    지검장이었던 윤석열 대통령을 정점으로, 3차장이었던 한동훈 법무장관이 보이고요.

    인권감독관이었던 정순신 변호사는 1차장 산하였습니다.

    보도 당시엔 실명이 공개되지 않았지만, 검찰 내에서 모르긴 어려웠을 거라고 합니다.

    [검사 출신 변호사/음성대역]
    "이런 보도가 나오면, 대검찰청 대변인실에서 누구인지 확인해 검찰총장에게 보고합니다. 보고가 되면 통상 기관장에게 알려줍니다."

    하지만 한동훈 법무장관은 몰랐다고 합니다.

    [한동훈/법무부 장관 (지난달 28일)]
    "그거는 저도 몰랐고요. 제가 특별히 뭐 (당시 정순신 인권감독관과) 같은 일을 하는 부서에 있거나 아주 특별히 개인적인 사이는 아니었기 때문에 모른 걸 어떻게 하겠습니까."

    사실 정 변호사는 아들의 학폭 말고도, 논란 거리가 적지 않았습니다.

    지난 2017년, '돈 봉투 사건' 기억하십니까.

    당시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과 안태근 법무부 검찰국장이 식사 자리에서 검사들에게 현금 봉투를 건네 파문이 컸는데요.

    이 때 정 변호사 역시 돈 받은 검사들 중 하나였습니다.

    그런가 하면 정 변호사는 대장동 의혹의 핵심 인물인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를 변호하기도 했습니다.

    ◀ 기자 ▶

    자, 이 정도 얘기들, 어떻게 보십니까.

    대부분 언론에 보도됐거나, 주변인들에게 좀 물어봐도 알 만한 수준인데요.

    도덕성 논란이나 이해 충돌 우려 등이 나올 걸 몰랐을까요.

    어떻게 임명이 강행됐던 건지.

    현 정부의 고위공직자 인선 절차가 어떻길래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요.

    통상 대통령실 인사기획관실이 후보자를 물색해 추천하면,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과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실이 순차적으로 검증에 나섭니다.

    그렇다면 이 검증 조직들에선 누가 일하고 있을까요.

    ◀ VCR ▶

    먼저 공직 후보자 추천 작업을 맡는 대통령실 복두규 인사기획관과 이원모 인사비서관, 각각 검찰 수사관과 검사 출신입니다.

    이들에게 후보자를 추천 받아 1차 검증하는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

    단장은 인사혁신처 출신 공무원이지만, '무늬만 비검찰'이란 말이 나옵니다.

    사회 분야를 맡는 1담당관 이동균 검사.

    윤석열 대통령의 검찰총장 후보자 시절 인사청문회를 준비했고, 대통령직 인수위에도 참여했습니다.

    아래 실무자들도 모두 인수위 출신의 검사들입니다.

    그 다음 검증의 최종 단계는 공직기강비서관실인데, 이곳 이시원 비서관 역시 검사 출신이죠.

    고위 공직자 인사 검증의 총체적 과정이 사실상 전현직 검사들 손에 맡겨져 있는 겁니다.

    [이병군/변호사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
    "시스템에서 추천과 검증을 분리를 해놨는데, 결국에는 사람을 [동료 집단]이나 [상명하복]에 있던 친한 사람들로 임명을 해 놓으면, 그것을 실질적으로 분리한 것이라고 볼 수가 없지 않습니까."

    [이창민/변호사]
    "지지율이 몇 프로 나오든 정말 신경 쓰지 않는다고 보거든요. '우리가 잘 하는데 왜. 우리끼리 인력풀(인력자원)이 충분하고, 잘 할 수 있고, 잘 해 갈 거고.' 그렇게 생각하는 거죠. 일종의 [오만]이라고 보여요 저는."

    ◀ 기자 ▶

    인사 검증 절차에서, 특별히 주목할 곳이 있습니다.

    현 정부 출범 때부터 논란이 컸던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

    예전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했던 검증 작업을 현 정부 들어 대신한다는 신설 조직인데요.

    [윤석열 대통령 (작년 5월 27일, 도어스테핑)]
    "대통령 비서실에서 정책이나 이런 걸 위주로 해야지, 어떤 사람에 대한 비위나 이런 정보 캐는 거 있죠? 그거는 안 하는 게 맞아요. 그래서 내가 민정수석실 없앤 겁니다."

    과거와 달리 대통령실이 인사 검증 업무를 안 한다는 게 윤 대통령의 자랑이지만, 실제로는 용산의 참모들이 추천과 검증 작업을 하고 있지 않습니까.

    오히려 인사정보관리단을 만들어, 조직이 하나 늘어난 셈인데요.

    특히, 정권 실세라 불리는 한동훈 장관한테 권력이 너무 집중된다며 야당이 반대했지만, 정부는 시행규칙을 바꿔 불과 이틀간 입법예고를 한 뒤 설치를 마쳤습니다.

    ◀ VCR ▶

    여전한 논란은, 인사정보관리단이 어째서 법무부 소속이냐는 겁니다.

    과거엔 인사혁신처장의 권한을 대통령비서실장에게 위탁했던 건데, 이번 정부들어 법무부 장관 위탁으로 돌린 겁니다.

    하지만 이 자체가 위법이란 지적이 나옵니다.

    [이창민/변호사]
    "(인사혁신처의) 핵심 사무인 고위공직자에 대한 검증 절차를 다른 기관(법무부)에 위탁해버린 거죠. 같은 논리로 좀 과장해 보면 쉬운데, 그러면 고위공직자에 대한 인사검증을 국방부에 위탁해요. 보건복지부에 위탁해요. 그럴 수도 있는 거거든요 논리상으로는. 그렇기 때문에 [핵심 사무는 위임·위탁을 할 수는 없어요.]"

    이같은 잡음 속에 관리단이 출범한 직후, 한동훈 장관은 미국 출장까지 다녀왔습니다.

    미 연방수사국 FBI의 인사 검증 체계를 배우고 오겠다고 했습니다.

    [한동훈/법무부 장관 (작년 6월 29일)]
    "(인사 검증은) 지금 저희가 하고 있는 거고요, 하고 있는 것이고. 미국에서는 FBI(연방수사국)가 그걸 맡아서 하고 있죠. 거기에 관해서도 저희가 배울 수 있는 점이 있다면 와서 자료를 같이 한번 공유해 보려고 합니다."

    사실 한 장관은 관리단 출범 이전부터 내내 투명성을 강조해왔는데요.

    [한동훈/법무부 장관 (작년 5월 30일)]
    "국회에서의 질문을 받게 되고, 감사원의 감사의 대상이 되고, 이렇게 [언론으로부터 질문받는 영역]이 되는 겁니다. 정치권력의 비밀한, 내밀한 비밀 업무라는 영역에서 늘공(직업 공무원)들의 통상 업무로…"

    정말 그렇게 하는 건지, 저희가 다시 물어봤습니다.

    8개 항목의 질문지를 법무부에 보냈는데요.

    답이 오긴 왔습니다.

    "인사정보관리단을 법무부에 설치한 건 복잡한 사실관계 확인과 법적 검토가 중요한 업무 특성을 고려한 것"이며, "지금까지의 인사검증 시스템은 공직후보자가 정직하게 답변하는 것을 전제로 한다"고 전해왔습니다.

    후보자 말을 그대로 믿을 거면, 굳이 인사검증을 할 필요가 있을까요?

    취재진은 한 장관에게 직접 물어보려 찾아가봤습니다.

    저희 취재가 진행되던 기간, 그는 유럽 출장 중이었습니다.

    할 수 없이 귀국 날인 지난 15일, 인천공항으로 찾아갔습니다.

    앞서 출국 때 언론에 모습을 드러냈던 터라, 귀국할 때도 카메라 앞에 설 거라고 봤는데요.

    어찌된 일인지 한 장관은 안 보였고, 갑자기 법무부 관계자가 다가왔습니다.

    "한 장관이 급한 보고를 받을 것이 있어 공항 3층으로 올라갔다가 바로 빠져나갔다"고 했습니다.

    이 말을 듣고 얼른 귀빈실에 가봤지만, 이미 늦은 뒤였습니다.

    [인천공항 귀빈실 직원 (지난 15일)]
    〈"한동훈 장관님 계시나요?"〉
    "아니요"
    〈"여기로 안 오셨어요?"〉
    "개인 정보라서 알려드릴 수가 없고요. 여기에 들어오시면 안 됩니다."

    ◀ 기 자 ▶

    인사정보관리단 출범 이후 논란이 한창일 때, 한동훈 장관은 '책임을 지겠다'고 했습니다.

    인사 검증이 잘못되면 대통령 탓을 할 순 없고, 자신이 욕을 먹는다면서 했던 말입니다.

    ◀ VCR ▶

    [한동훈/법무부 장관 (작년 7월 28일, 국회 법사위)]
    "소위 (인사 검증이) 잘못됐었을 때, 제가 그러면 '임명권자, 이 사람이 잘못한 겁니다' 이렇게 말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저는 오롯이 그냥 욕을 먹어야 되는 상황이고, 더 심할 경우에는 국민적인 지탄이 커지면 (제가) 다른 종류의 [책임져야 될 상황]도 생기지 않겠습니까?"

    이번 정순신 변호사 낙마에도 자신의 '책임'을 말하긴 했는데요.

    [한동훈/법무부 장관 (지난달 28일)]
    "(검증 업무가) 인사정보관리단에 있고, 다른 기관에서도 관련하지만 그 상관이 저니까 제가 [책임감을 느끼는 것]은 맞습니다."

    예전엔 '책임을 져야 한다'고 했는데, 이제는 '책임감을 느낀다'고만 하는군요.

    [한동훈/법무부 장관 (지난달 28일)]
    "저희는 일차적인, 객관적이고 기계적인 검증을 하는 것이고요. [구조적으로 이게 파악하기 어려운 부분]이었던 건 맞는 것 같아요. 지금 같은 시스템이라면 이런 일은 반복될 것 같아요."

    '파악하기 어려웠다', 왜 이런 말을 했을까요.

    실제로 이번 검증 과정에서 정순신 변호사는 '본인, 배우자나 부모·자식이 관계된 소송이 있는지' 묻는 질문에 '아니오'라고 답했죠.

    이에 대해 정 변호사는 "'현재' 그런 소송이 있냐"는 질문으로 오해한 것이었다며, 거짓말 의혹을 부인했는데요.

    <스트레이트>의 추가 확인 요청에 그는 문자메시지를 보내왔습니다.

    "사퇴 전후에 했던 얘기 말고 더는 드릴 말씀이 없다", "자식의 입장만 생각해 부모로서 어리석었던 걸 뼈저리게 반성하고 사과드린다"고 했습니다."

    현재 그는 일하던 법률사무소에도 나오지 않는다고 합니다.

    [00법률사무소 직원]
    〈"정순신 변호사님 지금 계시나요?"〉
    "그만두신 것 같아요. 언제 그만두신 건 지는‥"
    〈"어쨌든 지금은 여기 근무하시는 건 아니네요."〉
    "좀 된 걸로 알고 있어요"

    '인사 검증 대상자가 말을 하지 않으면 모를 수 밖에 없다'는 정부.

    국민은 이걸 곧이곧대로 믿으라는 걸까요.

    [이병군/변호사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
    "자녀가 학교를 전학을 했으면, 충분한 설명 사유가 없으면 검증하는 입장에서는 두 가지를 체크(확인)를 합니다. 하나는 학교 폭력이다. 하나는 위장 전입이다. 가해자든 피해자든, 둘 중 하나로 전제를 하고 파고 들어가서 철저히 묻습니다."

    ◀ 기 자 ▶

    윤석열 정부에선 그간 크고 작은 인사 논란이 거듭됐습니다.

    여간해선 책임지려 하지 않았습니다.

    작년 10.29 참사 때가 대표적입니다.

    [윤석열 대통령 (작년 11월 7일, 국가안전시스템점검회의)]
    "엄연히 책임이라고 하는 것은 있는 사람한테 딱딱 물어야 하는 거지, 그냥 막연하게 '다 책임져라' 그거는 현대사회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에요."

    책임을 '딱, 딱' 묻겠다고 했지만 주요 지휘 책임자 중 누가 책임을 졌다는 말은 들리지 않았죠.

    이번에도 비슷합니다.

    ◀ VCR ▶

    [장용근/홍익대 법대 교수]
    "검증이 잘못된 게 제도가 잘못된 건지, (검증 기관을) 법무부 산하에 둬서 좀 검증의 전문성이 떨어진 건지. 뭔가 중간에서 또 왜곡이 있었다 그럼 왜곡한 사람들의 개인을 또 책임지는 이런 걸 좀 세분화시켜서 이걸 검증해야지…"

    하지만 '검증 실패'의 책임 앞에, 누구 하나 나서지 않고 있습니다.

    유일하게 좀 미안한 표정을 했던 건 정 변호사를 추천한 경찰청장 뿐이었습니다.

    [윤희근/경찰청장 (지난달 27일)]
    "추천권자로서 이번 일련의 상황에 대해서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여러 번 말씀드렸습니다."

    사과도, 유감도 아닌 '안타깝다'는 말, 이게 또다른 궁금증을 낳았는데요.

    [유상범/국민의힘 의원 (지난달 27일, 국회 정보위 브리핑)]
    "'대통령실의 지시가 있었느냐'는 그런 질의가 있었는데, 이에 대해서는 (윤희근 경찰청장은) '별도로 대통령실의 요청을 수용한 것은 아니고, [의견 교환]을 통해서 적격자를 추천했다', 이렇게 답변을 했습니다."

    대통령실 요청을 '수용'한 건 아닌데 '의견 교환'이라니, 이건 또 무슨 말일까요.

    결국 윤희근 청장이 대통령실 뜻에 따랐을 거란 의심마저 고개를 드는데요.

    작년 한동훈 장관이 미국 출장을 다녀온 직후, 법무부는 이런 공지를 한 적이 있죠.

    FBI와 인사정보관리단 모두 [인사권자와 분리]되어 공정성과 객관성을 확보하는 장점이 있다는 데 (미국 측과) 공감했다.

    쉽게 말해, 인사정보관리단이 대통령과 상관 없이 검증을 잘 하겠다는 건데, 여전히 이 말 지켜지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어쨌든 윤희근 경찰청장이 '안타깝다'고 말하자, 경찰에 비난이 집중되기도 했는데요.

    [조지호/경찰청 차장 (지난 13일, 국회 행정안전위)]
    "저희 기관에도 책임이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장제원/국회 행정안전위원장 (지난 13일, 국회 행정안전위)]
    "기관에'도'가 아니라 책임이 있죠. 그렇잖아요. 그럼 오늘 현안질의 나왔으면 어떻게 그 시스템을 정비하고 보강하겠다는 구체적인 좀 대안이 나와야 되는 거 아닙니까?"

    검증을 혼자 한 것도 아닌데, 경찰도 억울한 표정입니다.

    [조지호/경찰청 차장 (지난 13일, 국회 행정안전위)]
    "대상자 3명에 대한 세평은 저희들이 작성해서, 검증이 그 세평만 가지고 검증을 하는 것은 아니고, 법무부에서 하는 검증도 있고 하기 때문에 ['검증 책임이 (경찰에) 온전히 있다'] 이렇게 하기도 조금 동의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습니다."

    '스트레이트'는 왜 검사 출신을 국가수사본부장으로 추천했는지, 경찰 자체 검증에선 정 변호사에게 문제가 없다고 판단한 것인지 질의했습니다.

    하지만 경찰청은 "확인해 줄 수 없다"며 답변을 거부했습니다.

    이 모든 책임의 정점, 대통령실은 이번 사태에 어떤 입장을 보여왔을까요.

    [이도운/대통령실 대변인 (지난달 26일)]
    "(정순신 변호사) 자녀와 관련 문제이다 보니 미흡한 점이 있었던 것으로 판단이 되는데, 합법적인 범위 내에서 한계를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이 있는지 잘 찾아보겠습니다."

    검증에 미흡한 점이 있었다면서도, 문책에 대한 언급은 단 한 차례도 없었습니다.

    사람이 아니라, '학폭' 자체에만 모든 책임을 돌리는 듯한데요.

    [이도운/대통령실 대변인 (지난달 26일)]
    "대통령은 [학교 폭력]이 자유롭고 공정하게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권리를 침해하는 것으로 매우 엄중하게 보고 있습니다."

    이 공식 브리핑도 부족하다고 느꼈을까요.

    이튿날 조간 신문에는 '피해자가 버젓이 있는데, 어찌 검사라는 공직자가 대법원까지 소송할 수 있냐', 이런 불쾌감을 윤 대통령이 드러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나아가 윤 대통령은 미국의 '원스트라이크 아웃' 제도를 직접 언급하며, 학폭 대책의 방향성을 제시했다고 하는데요.

    관련 부처들도 빠르게 움직였습니다.

    학폭 관련 기록을 대입 정시모집에 반영하고, 학교장의 긴급조치 권한을 강화하는 등 후속 대책을 조만간 발표한다고 합니다.

    [이주호/교육부장관 (지난 9일, 국회 교육위)]
    "국민께 매우 송구스럽다는 말씀드리겠습니다. 경미한 사안들이나 초기에 일어나는 그런 사안들 같은 경우에 교육적 해법을 좀 우선하고요, 지속적이고, 집단적이고 악질적인 그런 경우에는 엄벌을 하고 그렇게 해서 균형을 잡아가면…"

    수많은 공직자들에 대한 인사검증, 당연히 완벽할 수는 없습니다.

    국민들도 그것만으로 실망하는 게 아니죠.

    [장용근 교수]
    "정의의 핵심은 권력과 권한이 있으면 그에 상응한 책임도 더 높게 져야 돼요. 국민한테 하다 못해 엄청나게 사과를 해야 될 문제인데 이런 것도 없이 대충 넘어간단 말이죠. 그럼 이건 굉장히 잘못됐고 그렇게 되면 그 정의는 국민들이 누가 따라갈까요."

    잘못을 해놓고도, 아무도 나서지 않는 무책임.

    분노를 넘어 서글픔마저 밀려드는 건, 바로 이런 대목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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