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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이트] 전세 사기의 배후, 누가 '판'을 짰나

[스트레이트] 전세 사기의 배후, 누가 '판'을 짰나
입력 2023-04-30 21:24 | 수정 2023-04-30 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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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VCR ▶

    유토피아, 지상낙원을 만드는 게 그의 꿈입니다.

    [남OO 회장 (지난 1월)]
    "쇼핑몰도 만들고 해서 직원, 우리 입주하신 분들한테 정말 행복한 공간을 만들어서 유토피아를 만들려고 그런 생각들을 가지고 진행했던 거예요."

    페이스북에서 자신을 교육사업가이자 건축가라고 소개하며 도시건설을 준비하고 있다는 올해 예순한 살의 이 남자, 인천 지역에 빌라와 아파트를 지어 돈을 벌었습니다.

    주변에서는 그를 남 회장이라고 부릅니다.

    [남 회장 회사 관계자]
    "'회장을 믿어라' 이런 식으로 약간 사이비 종교처럼 세뇌시키듯이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올해 2월 남 회장은 경찰에 구속됐습니다.

    전세 사기 행각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언론은 그에게 건축왕, 빌라왕이라는 수식어를 붙였습니다.

    [박순남/전세사기 피해자 전국대책위 부위원장 (지난 26일)]
    "그 사기꾼 놈들에게 왕이라고 붙이는 것도 아깝습니다. 어떻게 한 사람이 수백 채, 수천 채 집을 가질 수 있는지‥"

    남 회장 일당이 돌려주지 않는 전세보증금은 모두 2천억 원이 넘고 피해 세입자들이 2천4백여 명에 이릅니다.

    절반 정도가 이삼십대 청년들입니다.

    "마음 편하게 잘가라"

    26살, 31살, 38살 세입자 3명은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안상미/전세사기 피해자 전국대책위원장 (지난 18일)]
    "이게 미추홀만의 피해라고 생각하실 겁니까. 아닙니다. 이거는 전국적으로 지금 당장 피해자가 아니더라도 모두 당할 수 있는 일입니다."

    ◀ 앵커 ▶

    안녕하십니까, 이휘준입니다.

    전국이 전세 사기로 비상입니다.

    세입자들이 잇따라 세상을 등지고 난 이후에 안타까운 사정도 알려졌는데요.

    "2만 원만 보내달라"고 마지막으로 어머니에게 한 통화, 참 가슴이 아팠습니다.

    오늘 스트레이트는 이 전세사기의 배후, 진짜 주범을 추적합니다.

    이준희, 임상재 기자가 나와 있습니다.

    이 기자, 조금 전 남 회장의 유토피아 이야기를 봤는데, 저는 궁금한 게 어떻게 한 사람이 집을 몇천 채씩 가질 수 있는 겁니까?

    ◀ 이준희 기자 ▶

    그 비밀은 빚에 있습니다.

    빚을 내서 집을 짓고, 이 집을 담보로 또 은행에서 돈을 빌리고, 또 이 집을 전세 주고 보증금을 받고, 이 보증금으로 또 집 짓고.

    이런 식으로 자기 돈은 거의 안 들이고, 집을 수천 채나 소유하게 된 거죠.

    ◀ 앵커 ▶

    네, 그러니까 한 마디로 임 기자, 이게 빚으로 돌려막기를 했다가 한꺼번에 터진 거군요?

    ◀ 임상재 기자 ▶

    그렇습니다.

    1년 전부터 문제가 터지기 시작했습니다.

    돈을 빌려준 금융기관들이 이자를 감당하지 못한 남 회장 집을 압류하기 시작한 건데요.

    그러면서 세입자들이 직격탄을 맞기 시작했습니다.

    먼저 남 회장에게 피해를 당한 세입자들을 만나봤습니다.

    ◀ VCR ▶

    안방에는 달랑 빨래건조대만 있습니다.

    작은 방에도 살림살이는 책 몇 권과 이불 정도가 전부입니다.

    [박OO/인천 전세 사기 피해자]
    <집에 가구나 가전제품 같은 게 별로 없네요?>
    "언제든지 이사 갈 수 있다고 생각해서 꾸미거나 이런 거는 경매 시작 때부터 멈춰서."

    보증금 6천만 원에 구한 전셋집이 지난해 7월 경매로 넘어갔습니다.

    [박OO/인천 전세 사기 피해자]
    "이사를 가야 된다는 게 너무 좀 막막한 거죠. 이런 집을 제가 구할 수가 없거든요. 다른 사람이 낙찰 받으면 저는 바로 쫓겨나야 되는 상황이잖아요. 이 집을 이제 계속 못 살게 되는 게 눈앞에 하루하루 다가오니까 완전 진짜 불안한 마음이 엄청 커졌어요."

    집주인은 남 회장 일당입니다.

    이 집뿐만 아니라 세 동짜리 오피스텔 108채 전부가 남 회장 일당 소유입니다.

    경매로 집주인이 하나둘 바뀌면서 세입자들이 줄줄이 이삿짐을 싸고 있습니다.

    [황OO/인천 전세 사기 피해자]
    "낙찰자도 '무단점유하지 말고 빨리 나가라'고 이런 식으로 얘기를 하더라고요. '정부 대책 언제까지 기다리실 거냐'고 '내 집이니까 빨리 안 나가면 자기가 알아서 조치하겠다'"

    40대 세입자 부부도 나흘 뒤 이 집을 떠나야 합니다.

    [윤OO/인천 전세 사기 피해자]
    <여기에는 뭐가 들어있는 거죠?>
    "제 아내 책들이랑 재료들이랑 이런 것들이라서."
    <본격적으로 짐을 꾸리신 건 언제부터 이렇게 짐을 싸신 거죠?>
    "한 한 달 정도 됐어요."

    전세보증금 7천만 원 가운데 2천만 원 정도만 건졌습니다.

    그나마 소액 임차인이라 주택임대차보호를 받은 겁니다.

    지난 2021년 기준 보증금 상한선 8천만 원을 넘기면 한 푼도 돌려받지 못합니다.

    미추홀구 피해자 70%가 이런 처지입니다.

    세입자들에게 전세보증금 몇천만 원은 전 재산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전 재산을 날린 피해자들의 삶은 송두리째 흔들리고 있습니다.

    퇴직금이라도 받아 빚을 갚기 위해 직장까지 그만둔 사람.

    [윤OO/인천 전세 사기 피해자]
    "신용불량자가 된다는 건 아시다시피 아무것도 할 수가 없잖아요. 지금까지 쌓아놓은 것들이 한 번에 다 무너져 버리는 거기 때문에 그래서 회사를 그만두는 방법밖에 없었죠."

    빚을 갚기 위해, 늦둥이 딸을 두고 다시 중동 건설 현장으로 나가는 사람.

    [김윤근/인천 전세 사기 피해자]
    <아내분한테는 뭐라고 그러셨어요?>
    "그랬죠. 미안하다고. 여태까지 같이 살면서 결혼식도 못 올려주고 살았는데‥제일 미안한 건 딸한테 미안하죠. 마음이 아파요."

    결혼까지 미룬 사람도 있습니다.

    [김OO/인천 전세 사기 피해자]
    "'같이'가 돼 버리면 '너희 둘 다 같이 갚아' 이런 구조니까. 그래서 그냥 언제가 될지 모르는 그런 기약이 돼 버렸죠."

    동생도 함께 사기를 당했습니다.

    이제 이 사람들은 만져본 적도 없는 대출금을, 한꺼번에 갚아야 합니다.

    [김OO/인천 전세 사기 피해자]
    "한 번도 본 적 없는 돈인데. 그러니까 동생은 지금 심리 상태가 너무 불안정하거든요. 생각만 해도 지끈거리고 하루하루가 너무 고달파요. 어디서부터 잘못됐나를 계속 자책하게 되는 것 같아요. 그냥 신용불량자로 가는 게 그게 답일 것 같다."

    전세사기 피해가 집중된 미추홀구는 구도심인데다 재개발도 더뎌 인천에서 상대적으로 집값이 저렴합니다.

    남 회장 일당은 대단지 아파트가 들어오지 못하는 '일반상업지역'에 한두 동짜리 소규모 공동주택을 우후죽순 세웠습니다.

    새집인데도 저렴하다고 바람 잡아 세입자들을 꾀었습니다.

    여기서 반경 200미터 안에서만 빌라, 오피스텔, 아파트 12곳에서 피해자들이 무더기로 나왔습니다.

    이렇게 삶이 무너지면서, 스스로 목숨을 끊는 청년들까지 줄줄이 나왔습니다.

    육상 국가대표 출신인 30대 청년이 살던 집.

    문 앞에 국화가 놓였습니다.

    이 아파트 60채도 통째로 경매로 넘어갔습니다.

    아파트 주민 모두의 삶이 초토화됐습니다.

    [이OO/인천 전세 사기 피해자]
    "낙찰되자마자 다음날 낙찰자가 찾아왔어요, 집으로. 낙찰자 보자마자 진짜 사정했어요. 붙잡고 빌고. 아기 안고 있었거든요. 고개 숙이고 죄송하다고 취소 좀 해달라고 그렇게 계속 사정을 했죠."

    부부는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이OO/인천 전세 사기 피해자]
    "사기꾼들한테는 얼마 안 되는 돈일 수 있지만 저희한테는 큰 돈이라서 지금까지 살기 위해서 있던 돈도 다 써가면서 애는 커나가고‥"

    피해자들이 바라는 건, 절반이라도 돌려받는 겁니다.

    [최OO/인천 전세 사기 피해자]
    "집을 산다는 게 저희는 되게 힘들거든요. 그래서 진짜 반이라도 돌려받고 싶어요."
    <반이라도?>
    "네."

    ◀ 앵커 ▶

    음, 저렇게 쫓겨나는 사람들이 지금 2천 명이 넘는다는 건데.

    보증금을 돌려받을 방법이 전혀 없는 겁니까?

    ◀ 임상재 기자 ▶

    현재로서는 없습니다.

    전세보증금이라는 것도 따져보면 집주인이 세입자에게 갚아야 할 일종의 빚입니다.

    그런데 집주인인 남 회장이 은행 빚이 워낙에 많은 부실 사업자이다 보니까, 우선권을 가진 금융기관들이 먼저 챙겨가면 세입자들은 돌려받을 돈이 없습니다.

    ◀ 앵커 ▶

    네, 이 기자 우리가 보통 전셋집 얻을 때 담보로 잡힌 대출이 있는지 일단 확인하고 조심하잖아요?

    ◀ 이준희 기자 ▶

    그렇죠.

    ◀ 앵커 ▶

    우리 세입자들은 이거에 대한 위험성을 몰랐던 겁니까?

    ◀ 이준희 기자 ▶

    물론 의심은 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남 회장 일당이 이들을 속인 수법이 굉장히 치밀했거든요.

    어떻게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속아 넘어갔는지, 지금부터 남 회장 일당의 수법을 보여 드리겠습니다.

    ◀ VCR ▶

    2년 전 인천 미추홀구의 전셋집을 얻은 김병렬 씨는 취재진에게 서류 2장을 보여줬습니다.

    주택담보 대출이 잡힌 걸 보고 계약을 망설이자 중개업소 측이 걱정 말라며 건넸다는 겁니다.

    중개업소가 든 일종의 보험으로 최대 1억 원까지 보상해준다는 '공제증서'와 그것도 모자라면 공인중개사가 직접 갚겠다는 '이행보증서'입니다.

    [김병렬/인천 전세 사기 피해자]
    "'근저당 많은데 문제 있는 거 아니냐?' 그러니까 부동산 증서하고 이 이행보증서를 주면서 '1억 원 미만은 보상해 줄 수 있다.' 그리고 '이 집을 갖고 있는 분이 임대인이 재력가라서 돈도 많고 하니까 그런 걱정 전혀 필요 없다.'"

    철석같이 믿고 계약한 지 1년도 안 돼 보증금 9천만 원에 구한 전셋집은 경매로 넘어갔습니다.

    공인중개사도 연락이 끊겼습니다.

    [김병렬/인천 전세 사기 피해자]
    "이놈들이 사기 치려고 마음을 먹으니까, 누구도 못 당해요. 피해 아파트 분들 중에 변호사도 있습니다. 변호사가 바보라서 이거 당했겠습니까."

    알고 보니 공인중개사는 남 회장이 고용한 사람이었습니다.

    남 회장과 함께 전세 사기로 입건된 61명 가운데 공인중개사만 9명입니다.

    남 회장 일당이 운영하던 공인중개업소를 찾아가봤습니다.

    문을 닫고 내뺐거나 이미 다른 가게로 바뀌었습니다.

    <혹시 여기가 전에 부동산 자리였나요?>
    "네, 맞아요."

    근처 공인중개사들은 남 회장 일당의 중개 방식이 수상했다고 합니다.

    [공인중개사]
    "소문이 '저기는 공동 중개 안 하고 자기네 물건만 자기네가 뺀다' 공인중개사가 이행 각서를 쓰는 게 어떤 법적 효력이 있는지 잘 모르겠어요."

    남 회장과 한통속인 조력자는 공인중개사들뿐만이 아닙니다.

    전세 사기 피해자 김병렬 씨가 살고 있는 13층짜리 아파트 60세대 소유자는 단 한 사람입니다.

    [김병렬/인천 전세 사기 피해자]
    "'집주인이 누구냐? 누구다.' '누구세요. 누구세요. 누구세요?' 했는데 다 한 사람이에요. 깜짝 놀랐어요 그래서. 소름 돋더라고요."

    미추홀구에는 이렇게 건물을 통째로 소유한 집 부자들이 한둘이 아닙니다.

    15층짜리 이 오피스텔도, 맞은 편 이 빌라들도, 바로 앞 이 아파트도, 각각 한 사람 소유입니다.

    이들은 공통점이 있습니다.

    뒤에는 남 회장이 있습니다.

    남 회장에게 이름만 빌려준 겁니다.

    [☎임OO/명의대여 임대인]
    "구인 사이트 보고 부동산 중개보조원 구한다기에 몇 개월 일을 하다 보니까 또 이렇게 명의를 제공하겠냐는 그런 제의를 받게 됐고‥"

    남 회장이 끌어들인 가짜 집주인은 경찰이 파악한 것만 50명이 넘습니다.

    남 회장은 이렇게 가짜 집주인을 내세워 세금을 아끼고 대출도 쉽게 받았습니다.

    가짜 집주인들에게는 명의를 빌린 대가로 돈을 줬습니다.

    [☎양OO/명의대여 임대인]
    "약간의 생활비는 받았는데 한 달에 100에서 200(만 원) 사이 이렇게 몇 달 들어오다 끝나요."

    경찰은 남 회장이 이들을 내세워 전셋집 2,700여 채를 굴린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김OO/명의대여 임대인]
    "하나부터 열까지 다 관여를 하고 특히 돈 같은 경우는 누구에게도 맡기지도 않고 본인이 다 관리하세요."
    <아, 남 회장이요?>
    "네, 단 하나도. 돈 천 원짜리 하나도‥"

    <스트레이트>는 남 회장이 운영하던 회사 관계자를 만났습니다.

    전세 사기 고소장이 빗발치던 작년 7월만 해도 남 회장은 여유만만했다고 합니다.

    [남 회장 회사 관계자]
    "떵떵거리면서 '안 무너진다'고 이런 식으로 이야기하셨어요."
    <뭐가 안 무너져요?>
    "회사가 안 무너진다고."

    그러면서도 수사는 철저히 대비했습니다.

    [남 회장 회사 관계자]
    "압수수색 들어올 수도 있으니까 포장이사를 부르겠대요, 부른대요. 그래서 일단은 기다리고 있다가 포장이사를 부르면 너무 눈에 띄니까 일단 다 넣으래요."

    이 자료는 어디에 숨겼을까요?

    남 회장의 건설사 한 곳이 있던 인천 미추홀구의 건물을 찾아가봤습니다.

    8층에 간판도 없는 사무실이 따로 있습니다.

    여기가 비밀 공간이라는 겁니다.

    [남 회장 회사 관계자]
    "책장을 열면 책장 안이 열려요. 책장이 열려요. 공간, 비밀의 공간이 나와요. 그럼 여기다 그냥 다 때려 넣는 거예요. 모든 부동산 매매 계약서라든가 컴퓨터 본체 이런 거 그냥 모든 걸 다 넣었어요."

    그러던 작년 12월, 한 차례 구속 위기를 피한 남 회장은 초조해진 듯했습니다.

    [☎남 회장-세입자 통화 (지난 1월)]
    "무슨 답변을 해 주시든지 뭐 해야지.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그게 아니‥"
    "내가 어떻게 확답을 줘요!"
    "아니. 바꿔보세요. 입장을."
    "지금 상황이 이런 상황인지 선생님도 잘 아시면서!"

    피해 주택을 직접 사들이자며 세입자들을 회유하기도 했습니다.

    [남 회장-세입자 대화 (지난 1월)]
    "세입자들이 이번에 집을 마련할 수 있는 기회가 아닌가. 세입자들이 이제 주인이 되면 이런 커뮤니티가 형성이 돼서 건물별로 수익 창출이라든지 이런 것들을 할 수 있는 거예요."

    함께 부자가 되자는 달콤한 말로 이어졌습니다.

    [남 회장-세입자 대화 (지난 1월)]
    "저하고 같이 공동체 프로젝트를 이렇게 만들어 가면 다 부자 되죠. 이게 엄청난 프로젝트예요."

    남 회장은 10년 전쯤 은행 대출과 세입자들 보증금을 밑천 삼아 건축업에 뛰어들었습니다.

    딸의 이름을 딴 건설사를 포함해 건물관리회사, 컨설팅 업체 등 자신과 측근이 대표인 회사만 해도 확인된 것만 35개입니다.

    하지만 2021년 집값과 전셋값을 떠받치던 자산 가격 거품이 꺼지면서 집들이 하나둘 경매로 넘어가기 시작한 겁니다.

    남 회장 변호인은 남 회장이 반성하고 있다며 사업상 과실은 인정했습니다.

    [한 웅/남 회장 변호인]
    <세입자들이 전세보증금을 돌려달라고 할 때를 대비해서 준비한 자금이 있었나요?>
    "없었습니다."
    <1원도 없었나요?>
    "그렇죠. 정확하게 말씀드리면 집값만 올랐으면 무슨 준비금 이런 것들을 논할 여지조차도 없었던 거죠. 그러니까 집값이 떨어지니까 그러면 집값이 떨어질 경우에도 계속 떨어지고 있을 때는 대비를 했어야죠. 그 점에 있어서 이제 남 회장이 잘못한 거죠."

    다만 사기가 아니고 사고라는 말을 반복했습니다.

    [한 웅/남 회장 변호인]
    "부동산 가격이 상승했다고 하면 그 자체만 놓고도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았을 거 아닙니까. 당연히 전세 놓고 또 새로운 전세 보증금 받아서 기존의 세입자한테 내주고 이런 구조가 돼 있을 거 아닙니까."

    ◀ 앵커 ▶

    그러니까 근저당이 잡힌 집이라는 건 알았지만, '공인중개사에서 문제 생기면 다 보상해준다' 이렇게 말을 하니까 이걸 믿고 계약을 한 거군요.

    ◀ 이준희 기자 ▶

    그렇죠. 신축 건물인데다, 시세보다 좀 싸게 나온 전세라서 세입자들로서는 혹할 만했습니다.

    물론 근저당이 좀 찝찝하긴 했지만, 남 회장과 한통속인 공인중개사가 저렇게까지 나오니까 믿고 계약을 한 거죠.

    ◀ 앵커 ▶

    공인중개사가 세입자에게 서류를 줬잖아요?

    이거는 법적인 효력이 없는 겁니까?

    ◀ 이준희 기자 ▶

    효력이 완전히 없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워낙 여러 건이 한꺼번에 터지니 실제로는 감당할 수 없는 규모라, 있으나 마나 한 서류가 돼버린 거죠.

    ◀ 앵커 ▶

    그렇군요. 임 기자, 보증금을 돌려받을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겁니까?

    ◀ 임상재 기자 ▶

    거의 없습니다.

    이미 남 회장에게 돈을 빌려준 금융기관들이 대출을 회수하기 위해서 집들을 대거 경매에 넘기고 있습니다.

    이 와중에 싸게 집을 차지하기 위해 경매꾼들이 인천으로 몰려들고 있습니다.

    ◀ VCR ▶

    인천 미추홀구에서 경매로 넘어간 전세 사기 피해 집은 지난해부터 지금까지 1천5백 채에 이릅니다.

    [박OO/인천 전세 사기 피해자]
    "진짜 한 푼도 돌려받지 못하고 아예 제가 이제까지 벌어왔던 돈이 한 번에 다 날아간다고 생각을 했죠. 하루아침에 쫓겨나서 월세를 살고 그렇게 살아가야 되는 게 아닌가."

    피해자들에게는 생존이 걸린 문제라 해도 누군가에게는 투자 기회입니다.

    [경매 유튜버]
    "2회 유찰로 인해 1억 5,900만 원대로 떨어진 주거에 대한 수요는 풍부한 지역이 되겠습니다."

    또 다른 경매 유튜버는 사기 피해 주택을 반값에 낙찰받았다는 영상을 올렸습니다.

    세입자들에게 보증금을 물어줄 필요도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경매에 참여하지 말아 달라고 호소하는 현수막을 보면서도 아랑곳하지 않았습니다.

    비난이 쏟아지자 영상은 비공개 처리했습니다.

    경매꾼들 사이에서 전세 사기 주택은 '노다지'로 불립니다.

    여러 차례 유찰을 거쳐 가격이 크게 떨어졌기 때문입니다.

    지난 1월부터 이 일대 평균 낙찰가율은 감정평가액의 60% 수준에 그칩니다.

    인천 전체 평균보다 10%p 가까이 낮습니다.

    [☎ 경매업체 직원]
    "지금 보면 굉장히 많이 떨어져서 한 3차, 4차까지 내려온 거. 그런 거는 이제 그분들이 경매하시는 분들이 받으시려고 하죠."

    이 절호의 기회를 이용해 싸게 집을 낙찰받으려는 사람들이 인천으로 몰려들고 있습니다.

    <어디서 나오셨어요?>
    "저희는 시장조사 좀 나왔거든요. 이게 아파트인가 오피스텔인가. 위에 집이 작아진 것 같아 보이고."

    올해 미추홀구에서 누가 낙찰받았는지 분석했더니 개인이 53명, 법인은 25곳이었습니다.

    2채 이상 받은 개인은 7명이나 됐고, 한 법인은 주택 6채나 사들였습니다.

    개인 낙찰자의 62%는 인천 밖 거주자들이라 상당수가 실거주가 아닌 투자 목적인 것으로 보입니다.

    이렇게 집주인이 바뀌면 세입자들은 집을 비워줘야 합니다.

    92가구가 이미 쫓겨났거나 쫓겨날 위기에 놓여 있습니다.

    [이정희/인천 전세 사기 피해자]
    "저번에 한 번 경매를 받으려고 세입자분들이 가셨을 때 저도 같이 갔었는데 다 뺏기셨어요. 뒤에서 경매꾼은 웃고 뺏기신 분은 울고‥"

    이 때문에 세입자들은 작년부터 경매 중단을 줄곧 요구해왔습니다.

    정부는 채권자의 권리를 침해한다며 거부해오다 세입자 3명이 잇따라 세상을 떠나고 나서야 경매 유예를 결정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지난 18일, 국무회의)]
    "정부 대책이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점검하고 또 점검해 주시기 바랍니다."

    세입자들은 시간을 벌었지만 언제까지 연기될지는 알 수 없습니다.

    경매를 신청한 채권자들은 다양합니다.

    은행, 저축은행, 자산관리공사는 물론, 대부업체들도 있습니다.

    지금은 정부 눈치를 보느라 마지못해 경매 연기조치를 따르고 있지만, 이들의 목적은 같습니다.

    빨리 경매로 집을 팔아, 남 회장에게 빌려준 돈을 회수하는 겁니다.

    [☎ 대부업체 직원]
    "저희는 근저당권을 담보로 질권 대출이라는 것들을 해놔서요. 다달이 이자가 들어가야 돼요. 근데 유예를 하면 하는 만큼 저희는 이자를 내는 시간이 길어진다는 거죠."
    <계속해서 또 유예하기에는‥>
    "못 하죠. 어느 일정 기간 되면 속행 신청해야죠. 경매 진행해달라고."

    은행들은 이미 회수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 채권을 대부업체들에게 팔아넘기고 있습니다.

    미추홀구 사기 피해 주택 4채 중 1채는 이미 대부업체가 채권자입니다.

    경매 재개는 시간문제입니다.

    [경매업체 직원]
    "세입자 피해 입는 것은 경매 받는 사람들이 생각을 안 한다고. 이 집이 1억 원이 대출 돼 있다. 그러면 의심을 하고 들어가지 말아야지. 근데 그걸 들어간다고."
    <그러면 그 세입자들은 어떻게 해야 돼요?>
    "세입자들은 자기네들이 멍청하니까 당하는 거지. 그 멍청한, 지식이 부족한 걸 정부에서 해결해라. 나는 이해가 안 가."

    남 회장에게 돈을 빌려준 금융기관들은 경매로 대출금을 회수합니다.

    경매꾼들은 다른 사람들의 위기를 이용해 자산을 불립니다.

    하지만 세입자들은 아무 방법도, 희망도 없습니다.

    [안상미/전세사기 피해자 전국대책위원장 (지난 5일)]
    "주거는 사람들이 사람답게 살기 위해 필요한 기본적인 인권 중의 하나이며 전세보증금은 이러한 기본적 인권을 지켜내기 위한 평생의 노력이었으며 삶의 희망 그 자체입니다. 그런데 지금 제 평생의 노력과 삶의 희망은 어디에 있습니까."

    ◀ 앵커 ▶

    어떤 사람들한테는 절박한 위기가 어떤 사람들한테는 절호의 기회가 되는.

    이 현실이 참 잔인합니다.

    임 기자, 남 회장에게 저렇게 돈을 빌려준 금융기관들에게는 책임이 없는 겁니까?

    ◀ 임상재 기자 ▶

    책임이 있죠.

    저렇게 돌려막기로 사업을 확장할 수 있었던 게, 다 금융기관들이 대출을 해줬기 때문이거든요.

    하지만 막상 문제가 터지니까 금융기관들은 경매로 넘기거나 대부업체들에 채권을 넘겨 돈을 회수하고 있습니다.

    반면에 세입자들은 이번 사태의 거의 모든 피해를 떠안고 있습니다.

    ◀ 앵커 ▶

    이 기자, 전세사기가 인천만 문제가 아니고 지금 전국에서 터지고 있는데, 정부에서도 대책을 내놨죠?

    ◀ 이준희 기자 ▶

    내놨습니다.

    하지만 그 대책이란 것도 문제가 좀 있어 보입니다.

    정부 말을 들어보면 결국 사기 피해는 피해자들의 책임이라는 말로 들립니다.

    ◀ VCR ▶

    경기 화성 동탄신도시의 한 공인중개사무소입니다.

    경찰 수사관들이 이 일대에서 대규모 전세 피해를 낸 박 모 씨 부부에 대해 압수수색에 나섰습니다.

    "어떤 자료 확보하셨습니까?"
    "혐의 입증할 만한 자료 나왔나요?"
    "전세금 안 돌려준 거 고의성 확인됐나요?"

    전세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했다는 신고가 이미 100건 넘게 들어왔습니다.

    오피스텔 250여 채를 세놓은 박 씨 부부가 파산하면서 벌어진 일입니다.

    대부분 전셋값이 집값과 같거나 오히려 더 높은 이른바 '깡통 전세'였습니다.

    [동탄 오피스텔 관계자]
    "전세가가 한 1억 6천(만 원) 정도 되고 실거래가는 지금 한 1억 4천(만 원) 정도 되는 것 같아요. 그러니까 몇천(만 원) 정도 손해죠. 전세가 좀 비싸게‥"
    <진짜 깡통이네요.>

    국토교통부가 올해 들어 기획조사에 착수했더니 인천 미추홀과 서울 강서, 부산 해운대, 전남 광양, 세종시 등 전국 18개 구, 29개 동에서 전세 사기 의심 정황을 포착했습니다.

    집주인과 공인중개사 93명은 수사 의뢰했습니다.

    피해 신고도 전국적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난달 한 달 동안에만 1천 3백여 건이 접수됐습니다.

    피해금액은 3천억 원을 넘어섰습니다.

    이대로라면 지난해 전체 피해 신고 금액을 올해 넉 달 만에 뛰어넘을 것으로 보입니다.

    [김OO/서울 강서구 전세 피해자]
    "결혼 전에 알아봤던 첫 신혼집이었어요. 등본을 떼어 봤을 때 뭔가 이상하다는 걸 알게 됐고. (집주인) 연락이 안 돼서 확실하게 느꼈던 것 같아요. 당했구나."

    정부가 사흘 전 대책을 내놨습니다.

    경매로 넘어간 집을 사고 싶다면 세입자에게 먼저 매수 권한을 주고, 연 3% 이하의 금리로 4억 원까지 빌려주기로 했습니다.

    만약 피해자가 거주만 원한다면 낙찰은 LH가 받고, 세입자는 집세로 시세의 30~50%를 내고 길게는 20년간 살 수 있게 했습니다.

    하지만 피해자들 반응은 싸늘합니다.

    보증금을 떼이는 건 달라지지 않는 겁니다.

    "(전세 사기 특별법) 차라리 폐기하라 폐기하라 폐기하라!"

    피해자들은 피해자로 인정받을 수 있는 조건도 너무 까다롭거나 모호하다고 말합니다.

    사기 정황이 있고, 다수의 피해자가 있으며, 보증금 상당액을 못 받을 우려가 있어야 합니다.

    보증금이나 면적이 서민 임차주택이어야 하고 경매나 공매도 진행돼야 합니다.

    이 6가지를 모두 만족해야 하는 겁니다.

    이렇다 보니 '피해자 보호법'이 아니라 '피해자 걸러내기 법'이라는 말도 나옵니다.

    [최은선/미추홀구 전세사기 대책위 부위원장]
    "전세 사기의 의도는 어떻게 입증할 것이며 다수의 피해자가 도대체 몇 명을 말하는 것입니까."

    정부는 이런 구체적인 내용은 전세 사기 피해지원위원회가 추후에 결정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민주당과 정의당이 요구했던 보증금 선 지원 방식은 빠져 있어서, 국회 논의 과정에서 진통도 예상됩니다.

    올해 하반기부터는 더 걱정입니다.

    2020년부터 작년 8월 사이 작성된 주택자금 조달 계획서 161만 건을 분석해 봤습니다.

    전셋값이 집값의 80%를 넘는 깡통전세 고위험군이 12만 건에 이릅니다.

    고점에서 계약했던 전세 만기가 돌아오다 보니 시한폭탄처럼 대기하고 있는 겁니다.

    [김진유/한국주택학회장, 경기대 교수]
    "수백 채 중에 예를 들어서 요번에 10채가 끝난다 그러면 돌려줄 만한 자기 자본을 가지고 있어야 되거든요. 그런 준비도 전혀 안 했고 그것은 고의로 돌려줄 생각은 전혀 없는 거죠. 뭐 집값이 오르면 팔아서 시세 차익을 얻어서 좋고 안 오르면 알아서 '자기가 전세 빼서 나가세요.' 아니면 떠넘길 생각이었던 거죠. '이 주택 사세요.' 이렇게. 그건 사기라고 봐야죠."

    ◀ 앵커 ▶

    이 정도면 정부의 책임도 커 보이는데.

    임 기자, 주거권은 기본권이잖아요?

    이게 무너지고 침해당한 대형 재난 같거든요?

    ◀ 임상재 기자 ▶

    맞습니다. 주거권은 헌법에 직접 나와 있진 않지만 주거기본법에 분명히 나와 있습니다.

    이 법 2조는 모든 국민에게 "물리적, 사회적 위험에서 벗어나 쾌적하고 안정적인 주거환경에서 인간다운 주거생활을 할 권리"를 보장하고 있습니다.

    ◀ 앵커 ▶

    이 기자, 그렇다면 이번 사태에 국가의 책임은 정말 없는 겁니까?

    저는 한 사람이 이렇게 1천 채, 2천 채 이렇게 집을 갖고 있다는 게 이해가 안 가거든요.

    ◀ 이준희 기자 ▶

    그렇죠. 그래서 이번 사태의 책임이 정부에도 있다는 게 분명해 보입니다.

    전세 사기의 판을 누가 어떻게 깔았는지 취재했습니다.

    ◀ VCR ▶

    집 부자들에게 날개를 달아준 건 민간 임대사업자 제도입니다.

    이명박 정부 들어 본격적으로 장려했습니다.

    전·월세 공급을 늘리겠다며 임대주택사업자에게 취득세나 재산세 감면 혜택을 확대한 겁니다.

    [정종환/당시 국토해양부 장관(이명박 정부, 2011년 2월)]
    "세입자 부담을 완화하고 임대주택 공급을 활성화하는 데 주안점을 두었습니다."

    박근혜, 문재인 정부를 거치며 혜택은 계속 확대됐습니다.

    소형 면적과 장기간 임대 위주로 세제 혜택을 크게 늘렸습니다.

    종합부동산세도 면제해줬습니다.

    [김현미/당시 국토교통부 장관(문재인 정부, 2017년 8월)]
    "임대사업자로 등록하게 되면 저희가 세제라든가 금융이라든가 이런 혜택을 드립니다. 다주택자이신 분들은 임대사업자로 등록하시고 하시면 좋겠습니다."

    이번 정부에서도 다주택자 혜택은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난달부터 다주택 임대사업자가 서울 강남 같은 규제지역에서도 집을 살 때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허용했습니다.

    2012년 106만 가구였던 등록 임대주택 수는 2019년 220만 가구까지 급증했습니다.

    문재인 정부가 정책 실패를 인정하고 혜택을 다시 축소하면서 좀 줄긴 했지만 여전히 140만 가구를 웃돌고 있습니다.

    [권대중/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
    "여러 가지 규제 완화를 통해서 공급을 늘리는 게 우선적이었기 때문에 정부가 이렇게 지원을 했지만 관리 측면에서는 거의 손을 놓다시피 해서 결국에 세입자들이 피해를 봤다고 보여집니다."

    무분별한 전세 대출도 상황을 악화시켰습니다.

    이미 담보 대출이 잡힌 집이라도 은행은 집주인이 전세 사기꾼인지 아닌지 따지지 않고 전세금을 빌려줬습니다.

    [이OO/인천 전세 사기 피해자]
    "대출해 주시는 분이 근저당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 집에 지금 감정가가 지금 나와 있으니, 이거에 대해서 특히 문제점을 가질 필요는 없다. 뭐 그렇게 위험한 상황은 아니다. 그래서 대출을 해줬거든요. 저희한테."
    <은행에서요?>
    "네."

    전세 사기 피해를 막자고 도입한 전세금 반환 보증도 피해를 키우는 데 한몫했습니다.

    전세금이 사실상 집값의 100%에 육박해도 보증에 가입이 가능했습니다.

    주택도시보증공사가 '깡통 전세'까지 보증한 셈입니다.

    세입자들은 깡통 전세도 안전할 거라고 믿게 됐고, 나쁜 집주인들은 이 틈을 노렸습니다.

    작년 한 해 동안 전세 사고로 주택도시보증공사가 지급한 전세금은 9,200억 원이 넘습니다.

    주택도시보증공사는 13년 만에 처음으로 적자로 돌아섰습니다.

    [임재만/참여연대 실행위원, 세종대 교수]
    "무분별한 전세 대출과 무분별한 전세보증금 반환 보증 때문에 사실은 전세 세입자들에게 과잉 대출을 한 것이고 결국에는 다주택 투기꾼들에게 약탈적 대출을 한 것이다라고 볼 수 있습니다."

    10년 넘게 이어진 저금리 시대에는 모두가 풍요로웠지만 거품은 반드시 꺼지기 마련입니다.

    끝 모르고 오를 것 같던 부동산도, 주식도, 가상화폐도 거품이 터지자 영락없이 하락했습니다.

    [김태근/변호사, '세입자 114' 운영위원장]
    "사회적 재난이라고 말씀드렸던 부분은 그런 역사적인 저금리하고, 역사적인 금리 인상 속도에서 역사적인 전세 폭등과 역사적인 전세 하락 이 국면에서 국가가 이런 걸, 전세 세입자들이 온전하게 감당하지 못하는 분명히 구조적인 문제가 있는 거죠. 그래서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큰 틀에서 보면 깡통 전세 문제에 대해서는 국가가 적극적인 지원을 할 필요가 있는 거고."

    다주택 임대사업자들을 대거 양산한 정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이자 장사로 돈을 번 금융기관들, 전세 사기꾼들은 그 틈을 파고들었습니다.

    문제가 터지자 금융기관들은 경매로 돈을 회수하고, 정부는 사기 피해는 피해자 책임이라고 합니다.

    [원희룡/국토교통부 장관(그제, 국회 국토위)]
    "피해자가 속아서 사기를 당한 경우에 그 피해 금액을 국가가 먼저 돌려주고 대납해 주고 이것을 달리 다른 곳으로 가서 찾아다 비용을 충당하는 제도는 있지도 않고 이게 선례를 남겨서도 안 된다고 생각됩니다. 모든 사기 피해는 평등합니다."

    사회적 재난도 아니라고 했습니다.

    [맹성규/더불어민주당 의원 (그제, 국회 국토위)]
    "장관님 그래서 아까 왜 사회적인 재난일 수밖에 없느냐 하는 것을 말씀드린 거예요."

    [원희룡/국토교통부 장관(그제, 국회 국토위)]
    "사회적인 재난이라는 데도 동의하지 않습니다."

    피해자들은 다시 정부에 묻습니다.

    정말 책임이 없냐고.

    "나라가 만든 제도 잘못 때문에 국민이 죽어 나가면 나라가 구제해야 하는 거 아닙니까? 사람 목숨보다 더 귀한 게 있나요? 내일은 저도 모르겠어요‥버티기가 힘들어요."

    ◀ 앵커 ▶

    지난주 스트레이트는 청년 고독사를 통해 우리 청년들의 현실을 조명했습니다.

    방송이 나간 이후에, 많은 시청자분이 도움의 손길을 보내주셨습니다.

    함께 사는 사회입니다.

    전세 사기 피해도 우리가 함께 해결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탐사기획 스트레이트, 저는 다음 주에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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