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수요일 국내 최대 규모 책 축제인 서울국제도서전 개막식.
송경동 시인이 밖으로 끌려나옵니다.
다른 작가들도 진입을 제지당했습니다.
작가들을 끌어내고 막은 건 김건희 여사의 경호팀입니다.
작가들은 왜 행사장에 들어가려 했을까?
이번 국제도서전 홍보대사 6명 가운데 한 명인 원로 소설가 오정희 씨.
오 씨는 박근혜 정부 당시 문화계 블랙리스트 실행에 가담했다는 의혹을 받은 인물입니다.
한국문화예술위원으로, 블랙리스트에 오른 작가들을 기금 심사에서 배제하라는 지시를 실행했다는 겁니다.
[송경동 시인]
"수사 의뢰까지 되었던 대표적인 인물입니다. 그런 사람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서울국제도서전에 홍보대사로 얼굴로 나선다는 것은 한국 문화예술의 치욕과 모욕에 다름없습니다."
출판문화협회는 홍보대사 선정에 정부가 관여하지 않았다고 해명했습니다.
논란이 커지자 오 작가는 사퇴했습니다.
대통령 경호처는 "주최 측이 선정한 참석자만 입장이 가능해 제지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 앵커 ▶
안녕하십니까. 이휘준입니다.
지난 이명박, 박근혜 정부에서 우리는 블랙리스트 사건처럼 표현의 자유 같은 기본권이 침해된 일을 겪었습니다.
이 사건은 결국 대통령 탄핵이라는 불행한 역사로 이어졌죠.
그런데 윤석열 정부 들어서 비슷한 논란이 또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습니다.
오늘 스트레이트는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건지 짚어보겠습니다.
임상재 기자 나와 있습니다.
가장 최근에 논란이 되는 게 집회의 자유입니다. 정부와 노동계의 갈등이 커지면서 불거졌죠?
◀ 기자 ▶
노조 혐오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윤석열 정부가 노조를 거세게 몰아붙이고 있습니다.
그 와중에 사건이 터졌습니다.
먼저 광양제철소 농성 현장에서 벌어진 유혈 사태부터 보시겠습니다.
1년 넘게 이어진 천막농성.
포스코 광양제철소에서 원자재나 폐기물을 운송하는 하청업체 노동자들입니다.
24시간 3교대 일이 끝나면 천막에 모입니다.
421일째입니다.
[정태윤/하청업체 '포운' 노동조합 부위원장]
"저희는 악으로 깡으로 버텼으니까. 추울 때 여기 전기장판 깔고 이불 몇 개씩 덮고 그렇게 지냈죠."
시작은 2020년이었습니다.
하청업체가 포스코 일을 그만 하겠다며 150명 넘는 직원 모두에게 해고를 통보했습니다.
사회적 대화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중재로 다른 회사가 고용을 승계했습니다.
하지만 처우는 열악해졌습니다.
근속 경력이 인정 안돼 임금은 사실상 깎였습니다.
5년 동안 한 번도 안 올랐습니다.
회사는 법으로 보장된 연차 휴가도 7일 전에 신청해야 쓰게 했습니다.
[정태윤/하청업체 '포운' 노동조합 부위원장]
"친구가 어머니, 부모상을 당했어. 그럼 내가 친구한테 전화해 '야 그래 어머니 어찌하든 간에 7일 이후에 돌아가시도록 해라. 그래야 내가 친구야 너한테 간다. 안 그러면 못 간다.'"
지난달에는 파업도 했지만, 원청인 포스코가 대체인력을 투입해 무력화됐습니다.
2년 가까이 70차례 넘게 노사가 만났지만, 회사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박옥경/하청업체 '포운' 노동조합 위원장]
"회사에서 우리 연차 이야기할 때 '뭘 그리 말들이 많아' 협상 자리에서 팔짱을 끼고 팔짱을 풀라고 하니까 '아 그러면 노측도 팔짱 끼고 하세요.'"
사태가 장기화되자 노조는 지난달 29일 천막 옆 도로에 7미터 높이 망루를 세웠습니다.
상급단체인 한국노총 금속노조연맹 김준영 사무처장이 망루에 올랐습니다.
사측에 성실한 교섭을 촉구하기 위해서였습니다.
하지만 불과 하루만에 경찰이 들이닥쳤습니다.
새벽 5시 반 경찰기동대 6개 중대 360여 명이 나타났습니다.
도로 교통 방해가 이유였습니다.
경찰이 탄 사다리차 두 대가 접근을 시도하자 김 씨는 망루에서 떼어낸 쇠파이프와 정글도를 번갈아 휘젓거나 치켜듭니다.
[박홍배/한국노총 금융노조 위원장]
"현장에 정글도가 있었던 것은 맞습니다. 그것은 현수막을 떼고 청테이프를 떼고 하는 데 사용했고 그 장면 역시도 화면에 나옵니다."
이러기를 몇 차례 반복하다 정글도와 쇠파이프를 바닥에 내려 놓습니다.
뒷짐지고 있던 김 씨는 사다리차가 다시 접근하자 쇠파이프를 휘두르고 의자를 내던지며 저항했지만 경찰봉 세례에 순식간에 제압됩니다.
김씨가 주저앉았지만 경찰의 가격은 10번 넘게 이어졌습니다.
"그만해, 그만, 그만"
동료들이 지상에 내려온 피투성이 김 씨를 촬영하자 경찰이 막아섭니다.
"뭐야, 뭐."
경찰봉이 부러질 정도로 진압은 거셌습니다.
[정태윤/하청업체 '포운' 노동조합 부위원장]
"그걸 저희가 주워서 가지고 있는데 저희 의자를 한번 내리쳤는데 의자가 이 정도로 깨질 정도로 하는데 이걸로 사람을 때려서 이게 부러질 정도로 했다 하면은 이게 살인 아닌가."
이날은 노사가 만나기로 했던 날이었습니다.
경찰은 경찰 진압을 방해한 혐의로 김 씨를 구속했습니다.
[박옥경/하청업체 '포운' 노동조합 위원장]
<쇠파이프를 휘두르고 의자를 던진 대응이 너무 과한 거 아니냐 이렇게 보는 의견도 있어요.> "이미 경찰들은 완전 무장을 하고 있었어요. 우리 이야기를 들어줘야 되는데 들어주지도 않고 무조건 체포하는 것에 대한 불만을 표현할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만약에 그런 것도 하지 않는다면 그럼 경찰들이 그러면 도둑을 잡는다 소매치기를 잡는다고 생각해요. 반항한다고 해서 그럼 걔를 쏴죽여야 되나요."
경찰은 경찰 3명이 쇠파이프에 맞아 어깨와 손에 찰과상을 입었다면서 "농성자 안전 확보와 법 질서 회복을 위한 정당한 법 집행"이었다고 밝혔습니다.
경찰의 이런 진압은 적절했을까?
경찰이 정한 물리력 행사 규칙입니다.
경찰봉으로 머리 같은 급소를 때리는 건 권총과 함께 '고위험 물리력'으로 분류됩니다.
'치명적 공격' 때문에 경찰관이나 제3자의 생명, 신체에 급박하고 중대한 위해 가능성이 있을 때, '최후의 수단'으로 쓴다고 돼있습니다.
또 목적을 달성하면 물리력 사용을 즉시 중단하라고 돼있습니다.
[한상희/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백남기 농민 사건의 경우에 물대포를 살수차를 동원해서 물대포를 쏘았던 것을 헌법재판소가 위헌이라고 판단했습니다. 그러니까 그 진압 대상인 행동의 불법성에 비해서 그에 대해 가해진 공권력이 너무 지나치게 크다는 거죠. 지금 광양제철소 사건도 마찬가지인데요. 쇠파이프를 휘두른 상황이 방어적인 저항으로 보였는데요."
경찰 심의·의결기구인 국가경찰위원회 회의에서도 이번 유혈 진압이 규정에 맞게 이뤄졌는지 검토하라는 요구가 나왔습니다.
한 위원은 쌍용차 사태를 언급하며 "불행한 역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이번 진압이 적절했는지 경찰 스스로도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 앵커 ▶
고공농성을 하다 구속된 금속노련 사무처장은 대화를 중시하는 사람이라고 들었습니다.
◀ 기자 ▶
네 맞습니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한국노총 출신이잖아요. 이 장관도 김준영 사무처장을 ‘합리적이고 유연하다’ 그리고 ‘노동운동의 희망’이라고까지 극찬하기도 했습니다.
이번 사건으로 한국노총이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참여를 중단하면서 노정 관계는 파국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 앵커 ▶
그런데 경찰이 왜 갑자기 이렇게 강경하게 나오는 겁니까? 무슨 계기가 있었습니까?
◀ 기자 ▶
경찰 대응은 윤석열 대통령이 불법을 엄단하겠다고 발언한 뒤부터 강경해졌습니다.
집회의 자유가 위축되고 과거 권위주의 시대로 역행할 거라는 비판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 VCR ▶
지난 9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대법원에 계류 중인 불법 파견 사건의 빠른 판결을 촉구하며, 1박2일 문화제를 열었습니다.
그런데 경찰이 해산을 요구했습니다.
경찰은 구호를 문제삼았습니다.
"진짜 사장(원청) 책임져라. 윤석열은 책임져라."
경찰은 "구호를 외쳤으니까 문화제가 아니고 집회다", "집회 신고를 안 했으니까 불법"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대법원 100m 이내의 거리에서 하는 집회는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11조 위반 사항입니다. 지금 즉시 해산하십시오."
결국 경찰은 참가자들을 강제로 끌어냈습니다.
"불법 연행하지 마십시오. 하지 마."
10여 명이 다쳤고 2명은 병원으로 실려갔습니다.
"괜찮아요? 의식 없는 것 같은데."
보름 전에도 경찰은 똑같이 강제 해산에 나서, 항의하는 참가자 3명을 체포했습니다.
이 문화제는 2021년부터 스무 번 넘게 열렸지만, 경찰의 이런 대응은 처음이라고 합니다.
"미신고 집회니까 강제해산한다"는 경찰의 논리는 적법할까?
2010년 삼성전자 서초 사옥 앞에서 열린 백혈병 사망자 추모문화제.
대법원은 이 사건 판결에서 "미신고 집회라는 이유로 집회를 해산할 수 없다. 명백한 위험이 있을 때만 해산할 수 있다"고 판결했습니다.
경찰의 대응은 왜 갑자기 강경해진 걸까?
지난달 18일 조선일보 보도.
민주노총 건설노조가 서울 도심에서 1박2일 집회를 했는데, 술판, 노숙, 노상방뇨가 벌어졌다고 보도했습니다.
곧바로 윤석열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강경 발언을 내놨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국무회의 5월 23일)]
"우리 정부는 그 어떤 불법 행위도 이를 방치 외면하거나 용납하지 않을 것입니다."
[한상희/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집회 과정에서 폭력이라든지 또는 노상방뇨라든지 이런 잘못된 행위가 있다 하더라도 그것은 그런 잘못된 행위를 하는 사람의 책임으로 돌려야 되는 것이지 그 개별 참가자의 일탈 행위를 가지고 집회 전체를 불법화해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대통령 발언 이틀만에 경찰의 불법 집회 해산과 검거 훈련이 6년 만에 부활했습니다.
경찰은 훈련 영상을 언론에 제공했습니다.
집회 대응을 잘한 경찰에게는 특진과 포상휴가도 내걸었습니다.
민주노총 집회가 예고된 날, 윤희근 경찰청장은 기동복을 입고 카메라 앞에 섰습니다.
기동복은 대규모 시위진압이나 중무장 범죄자들을 제압할 때 입는 특수복인데, 경찰청장이 기동복을 입는 건 이례적입니다.
[윤희근 경찰청장(5월 31일)]
<살수차 재도입 예상하세요?> "그 부분은 좀 차차 시간을 두고 말씀드리겠습니다."
살수차는 2015년 백남기 씨를 죽음으로 몰고 간 진압장비입니다.
헌법재판소는 사람에게 직접 쏘는 직사 살수, 최루액을 섞어 쏘는 혼합 살수, 모두 위헌이라고 결정했고, 경찰은 살수차 19대를 모두 폐기했습니다.
경찰은 캡사이신 분사기도 6년 만에 다시 현장에 투입했습니다.
고추 추출물을 알코올과 섞어 만든 최루액으로, 눈, 코, 피부에 통증을 일으킵니다.
[경찰]
<이건 뭐예요?>"캡사이신."<이거를 원래 집회 때 가지고 오세요?>"차에는 있었어요. 차에는 있고 집회 때는 무거우니까 안 갖고 나온 거예요."<오늘은 왜 메고 오신 거예요?>"저는 갖고 오라는 지시 받고 갖고 온 거라."
캡사이신을 마지막으로 쓴 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가 열렸던 2017년 3월입니다.
경찰개혁위원회가 집회·시위 자유를 보장하고 진압 장비 사용을 최대한 자제하라고 했기 때문입니다.
[윤희근 경찰청장 (5월 31일)]
"캡사이신은 현장 상황에 따라서 부득이 사용이 필요하다 그러면 현장지휘관의 판단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준비하라고 했습니다."
이런 강경 일변도 방침에 경찰 안에서도 불만이 터져나왔습니다.
[민관기/전국경찰직장협의회 위원장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5월 31일)]
"상당히 좀 부담스러워하고 있죠. 왜냐하면 그동안에는 집회 관리를 방어나 대화, 현장에서 부상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관리하는 형태로 진행이 됐었거든요. 그랬는데 이제 현행범 체포라든가 강제해산 이렇게 공격적인 대응으로 변화를 지시했지 않습니까?"
경찰은 대통령실 앞 집회를 원천 금지할 수 있는 근거도 마련했습니다.
법원이 대통령실 앞은 집회 금지 지역이 아니라고 판결하자, 시행령을 고친 겁니다.
'교통 소통'을 이유로 집회나 행진을 금지할 수 있는 '주요 도로'에 대통령실을 둘러싼 이태원로 등을 추가했습니다.
정부와 여당은 아예 법까지 고치겠다고 나섰습니다.
출퇴근 시간, 그리고 자정부터 오전 6시까지 야간에는 집회를 불허하고, 불법 집회 전력이 있는 단체의 집회는 전면 금지하는 법도 만들겠다고 했습니다.
[윤재옥/국민의힘 원내대표 (5월 24일)]
"불법 전력이 있는 단체가 이번 집회와 같이 타인의 법익이나 공공의 안녕 질서에 직접적으로 위협을 끼칠 것이 명백한 집회·시위에 한해서는 집회·시위를 제한하도록 검토하겠다."
단체를 가려가며 집회를 금지하는 것도, 심야 집회 금지도 모두 위헌 소지가 있습니다.
헌법재판소는 야간 집회와 시위를 무조건 금지하는 건 위헌이라고 이미 2번이나 결정을 내놨습니다.
올해 들어 5달 동안 경찰이 금지한 집회는 199건.
방역으로 집회가 제한됐던 코로나 시기를 빼면 2016년 이후 최고 수준입니다.
[이병훈/중앙대 사회학과 교수]
"문제 해결을 하려고 하는 노력이 함께 될 때 오히려 집회시위라는 것이 그 안에 잦아들고
해결을 도모해 나갈 수가 있는데, 그렇지 않고 이건 그냥 강경 진압. 그래서 과거에 권위주의 정부 시대에 최루탄이 길거리 뒤덮고 대학을 뒤덮고 일터, 공장을 뒤덮던 세월인데 그런 것들이 요새 다시 그런 조짐으로 역행하는 게 아닐까라는 얘기들이 나오는 상황이죠."
◀ 앵커 ▶
집회의 자유는 민주주의의 가장 뿌리가 되는 자유잖아요. 현 정부 들어서 이런 기본권까지 흔들리고 있는 것 같습니다.
◀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가장 강조하는 것 중 하나가 법치인데 정작 헌법이 보장하는 기본권에 대해서는 그렇지 않은 것 같습니다.
◀ 앵커 ▶
그럼 언론의 자유는 어떻습니까?
언론계는 요즘 이동관 특보가 방송통신위원장이 될 거라는 얘기 때문에 시끄럽더라고요.
◀ 기자 ▶
새 방통위원장으로 유력한 이동관 특보는 이명박 정부 때 청와대 대변인과 홍보수석을 지낸 인물입니다.
왜 이 사람이 논란인지, 언론의 자유는 제대로 지켜지고 있는 건지 취재했습니다.
◀ VCR ▶
2008년 이명박 대통령 첫해 청와대 대변인실이 작성한 문건입니다.
제목은
4대강 사업에 대한 비판 보도도, 이명박 대통령의 재산 사회 환원에 대한 보도도, 대통령의 형 이상득 의원을 둘러싼 논란 보도도, 모두 문제 보도로 분류했습니다.
대통령의 발언을 비판한 앵커의 클로징 멘트도 문제삼았습니다.
[MBC 뉴스데스크/2008년 11월 26일]
"이번에도 안타까운 점은 청와대가 이미 카메라에 찍힌 발언을 없었던 것으로 만들려고 애쓴 대목입니다."
그리고 문건 작성 넉 달 뒤, 앵커는 갑자기 교체됐습니다.
문건을 작성한 당시 청와대 대변인실 책임자는 이동관 대통령 대외협력특보.
동아일보 정치부장을 지낸 기자 출신입니다.
이명박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청와대 대변인을 거쳐, 2009년 9월 홍보수석으로 승진합니다.
그가 맡은 홍보수석실의 언론 개입은 더 노골적이었습니다.
2010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MBC에 좌편향 인물이 많아 왜곡 보도가 우려된다며 건전보도를 유도해야 된다는 국정원 문건.
자료 요청을 한 건 홍보수석실, 당시 홍보수석은 이동관 특보였습니다.
또 다른 국정원 문건에 거론된 손석희 씨는 얼마 뒤 13년 동안 진행하던 라디오 시사 프로에서 하차했습니다.
[손석희/MBC 손석희의 시선집중(2013년 5월 10일)]
"청취자 여러분 그동안 너무나 많은 사랑을 주셔서 마음 깊이 감사를 드립니다."
이 특보가 대변인과 홍보수석을 지낸 이명박 정부 때 한국의 언론자유지수는 69위로 추락했습니다.
2021년 이동관 특보는 윤석열 대선 후보 미디어소통 특별위원장으로 복귀한 뒤, 지금은 대통령 대외협력특별보좌관이 됐습니다.
그는 지금 새 방송통신위원장으로 유력합니다.
언론의 자유가 추락했던 이명박 정부의 핵심 인물이 화려하게 복귀하는 셈입니다.
윤석열 정부는 출범 초기부터 한상혁 방통위원장에 대해 노골적인 사퇴 압박을 가했습니다.
[권성동/당시 국민의힘 대표 직무대행(2022년 6월)]
"대통령의 통치철학이라든가 이런 국정과제에 동의를 하지 않는 분들이에요. 그러면 자리를 물러나는 것이 정치 도의상으로 저는 맞는다 이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법적으로 임기가 보장돼 있다 하더라도 그건 정치 도의상으로 있을 수가 없는 일이다."
감사원 감사에 이어, 검찰 수사까지, 직원들이 줄줄이 불려다니며 방통위는 초토화됐습니다.
검찰은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이 TV조선 재승인 심사 점수 조작에 개입했다며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은 기각했습니다.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은 검찰 기소를 이유로, 지난달 한 위원장을 면직했습니다.
[한상혁/전 방송통신위원장(5월 30일)]
"충분히 다툼의 소지가 있는, 법원도 그렇게 판단한 형사 소추 사실만 가지고 국가공무원법상 일반 규정들을 적용해서 면직을 하는 것은 매우 부당하다고 생각합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3년 임기가 보장된 방송통신위원장을 왜 임기 두 달을 남기고 면직까지 했을까?
언론계와 학계는 방송을 장악하려는 의도라고 보고 있습니다.
그렇게 면직시킨 방통위원장 자리에 앉히려는 인물이 바로 이동관 특보입니다.
[김서중/성공회대 미디어컨텐츠융합자율학부 교수]
"공영방송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그런 가장 중요한 자리에 오겠다라고 하는 것은 예전에 했던 일을 지금 반복하려고 하는 거 아니냐라는 의구심을 자아내기에 충분하죠."
당시 언론 개입에 대해 이동관 특보의 입장을 물었지만, 답을 하지 않았습니다.
이동관 특보를 둘러싼 또 하나의 논란.
바로 아들이 하나고등학교에 다닐 때 있었던 학교폭력 사건입니다.
2019년 스트레이트도 이 사건을 보도했습니다.
[피해 학생 1(진술서 대독)]
"나보고 OO이를 때리라고 해서 약하게 때리거나 때리지 않으면 A가 나를 때렸다. A가 기숙사 복도에서 ㅁㅁ이와 싸움을 하라고 시켰다. 나는 ㅁㅁ이와 싸우지 않았는데 A가 '그럼 둘 다 맞아야겠네'라고 하면서 이유 없이 때렸다."
일부 선생님들이 엄한 처벌을 요구했지만, 학교폭력자치위는 열리지도 않았습니다.
이동관 특보 아들은 결국 폭력이 아니라 '영어 부적응'을 사유로 전학가는 것으로, 사건은 마무리됐습니다.
이 특보는 당시 하나고 이사장에게 전화한 사실을 인정했습니다.
[이동관 특보 (MBC 스트레이트 2019년 12월 2일)]
"무조건 학교 폭력 처리를 해서 이를테면 징계를 안 했기 때문에 그것이 봐줬다는 식의 논리, 이거는 좀 지나치다 (생각해요.) 그 당시에 피해 학생들하고도 다 개인적으로 화해가 다 이뤄졌고 지금도 (아들과) 친하게 지내요."
최근 이 사건이 다시 불거지자, 이동관 특보는 입장문을 내고 "실체가 불분명한 진술서를 공영방송이 보도한 무책임한 행태를 개탄"한다고 밝혔습니다.
또 "방송의 자정능력이 시급하다는 것을 절감하는 계기가 됐다"고 주장했습니다.
윤석열 정부의 공영방송에 대한 압박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대통령실은 KBS 수신료를 전기요금과 분리해 징수하는 방안을 방통위에 전달했습니다.
[강성원/언론노조 KBS 본부장]
"완벽하지 않은 여론 수집 과정들이 또 있었고 그래서 이거는 공영방송의 가장 중요한 근간이고 재원인 수신료를 가지고 공영방송에 일종의 언론 재갈 물리기 그리고 그 권력 앞에 굴종시키기 위한 시도라고 저희는 볼 수밖에 없는 것이죠."
수신료는 KBS 전체 수입의 45%.
분리 징수를 하면 징수율이 크게 떨어져, 공영방송의 존립 근거가 흔들리게 됩니다.
[김서중/성공회대 미디어컨텐츠융합자율학부 교수]
"공적 재원이 조금 더 늘어나면 공영방송으로서 어느 누구의 눈치도 안 보고 훨씬 더 공영방송 기능을 잘 수행할 수 있는 그런 상황인데 광고주들의 눈치를 예전보다는 좀 더 볼 수밖에 없지 않나 이런 생각도 들어요. 그러면 그게 누구한테 손해로 가겠어요. 우리한테 피해로 오는 거죠."
MBC에 대해서도 수사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지난달 경찰은 MBC 기자의 집을 압수수색하고, 뉴스룸 압수수색까지 시도했습니다.
한동훈 법무장관의 개인정보가 담긴 국회 인사청문회 자료를 타사 기자에게 건넸다는 겁니다.
[이창현/국민대 미디어·광고학부 교수, 대전환포럼 기획위원장]
"정치적으로 특정 보도에 대해서 또 정치적 이해에 따라서 압박을 가하면 되지 않습니다. 그렇게 되면 결국은 전두환 시대의 ‘땡전 뉴스’ 이러한 것들이 반복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죠."
◀ 앵커 ▶
다른 사람도 아니고 방통위원장으로 유력한 분이 저희 스트레이트 프로그램을 이렇게 콕 집어서 얘기하는 걸 보니까 좀 섬뜩한 느낌까지 듭니다.
◀ 기자 ▶
이명박 정부 때 청와대에는 이동관 특보가 있었다면 방통위원장은 방통대군으로 불리던 최시중 씨가 있었죠.
아직 당시 언론 탄압의 진실은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 앵커 ▶
표현의 자유는 어떻습니까? 이것도 후퇴하고 있습니까?
◀ 기자 ▶
작년에 있었던 윤석열차 사건 기억하시죠?
◀ 앵커 ▶
그 사건 알죠. 지금 보시는 그림인데 고등학생이 그려서 금상까지 받았지만 문체부가 주최 측에 엄중 경고해서 표현의 자유 침해 논란까지 벌어졌죠.
◀ 기자 ▶
잘 알려지지 않아서 그렇지 그 이후에도 비슷한 일들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정치 풍자가 급격히 위축되면서 다시 검열의 시대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 VCR ▶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를 컵으로 받으며 웃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
제주도 환경단체들이 만든 포스터입니다.
지난달 일본에서 열린 G7 정상회의를 앞두고, 후쿠시마 오염수의 위험성을 알리기 위해 버스 정류장에 2백장 넘게 붙였습니다.
그런데 며칠 뒤 한 회원 집으로 경찰이 찾아왔습니다.
CCTV를 샅샅이 뒤진 겁니다.
[김정도/탈핵기후위기 제주행동실행위원장]
"형사가 집으로 2명이나 찾아와서 거기서 신원만 특정해서 가는 게 아니라 조사 행위를 하는 거죠. 왜 붙였냐. 동승자가 있던데 누구냐."
누가 붙였는지 찾기 위해, 제주도 경찰서 3개가 모두 동원됐습니다.
경범죄 등 위반 소지가 있다는 겁니다.
[☎ 제주경찰청 관계자]
"112 신고도 몇 건 들어온 상태에서 수사기관이 또 모른 척 할 수는 없지 않습니까." <과잉대응이다. 이렇게 얘기를 하는데.> "그거는 그쪽 주장이고. 이게 경범죄만이 아니고 옥외광고물법 위반 가능성도 있거든요. 저희는 통상의 수사 절차대로 하고 있다고."
그동안 포스터를 수없이 붙여왔지만 이런 고강도 수사는 처음이라고 합니다.
[신강협/제주평화인권연구소 왓 소장]
"경찰이 과도하게 나서서 수사하고 개인의 신상을 털어서 찾아가고 그러면 당연히 압박을 느끼죠. 사실 경범죄라고 하는 거는 사소한 범죄거든요. 그러니까 이 사소한 것들을 문제 삼아서 심하게 압박을 느낄 수 있는 수사 방법을 택했다. 그럼 이거는 누가 보더라도 과도한 것이 되는 거고요."
[김정도/탈핵기후위기 제주행동실행위원장]
"윤석열 대통령의 얼굴이 들어갔기 때문에 경찰 차원에서 심기 경호를 하고 있지 않나."
윤석열 대통령이 지나는 도로에 가득한 경찰.
하지만 사람들이 미어터지는 곳에는 정작 경찰이 없습니다.
[박향미/그림 작가]
"이태원 참사가 왜 일어났는가. 경찰은 어디에 있는가. 도로를 통제하고 받들고 있는 경찰들은 다 여기 가 있는 거 아니냐."
카메라와 마이크를 든 사람들이 드라마 '오징어게임' 속 인형이 쏜 레이저를 맞고 피를 흘리는 그림도 있습니다.
박향미 작가는 30년 경력의 정치 풍자 화가입니다.
지난 1월 그는 광주에서 한 달 일정으로 전시회를 열었습니다.
그런데 열흘만에 중단 요청을 받았습니다.
[박향미/그림 작가]
"이제 다른 전시장으로 좀 옮겼으면 좋겠다. 여기는 여러 가지 사정으로 이 시사전을 계속 진행하는 거는 자기가 너무 힘들다. 부담이 정신적 부담이 너무 크다."
전시관 측은 "지난 10년 동안 진보와 보수를 떠나 많은 전시를 해왔지만, 이번에는 주변에서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아 더 부담이었다"고 했습니다.
왜 부담을 느꼈을까?
지난 1월 국회에서 열릴 예정이던 전시회.
작가 30명과 야당 국회의원 12명이 준비했습니다.
윤 대통령과 정치권을 풍자한 작품들입니다.
하지만 개막 당일 새벽, 국회 사무처가 작품들을 모두 철거해버렸습니다.
"개인이나 단체를 비방하는 행사는 허가하지 않는다"는 내규를 갑자기 들고 나왔습니다.
[고경일/'굿바이전' 조직위원장]
"21세기에 이런 현실 속에서 우리가 작품을 한다는 것이 너무 안타깝고 참담합니다."
[정윤희/블랙리스트 이후 준비위원회 디렉터]
"(국회 사무처가) 그 사건 이후에는 어떻게 하냐면 신청서에 작가들의 작품을 다 싣도록 해요.사진을 확인을 한 다음에 문제가 될 것 같으면 빼버리는 거죠. 사전 심의제를 둬서 다 사진을 넣고 다 써야 되는 거죠. 사전 검열이라고 저희는 보고 있습니다."
이 사건으로 정치풍자 전시회는 급격히 위축되고 있습니다.
광주에서 쫓겨난 박향미 작가도 세 군데에서 더 퇴짜를 맞은 끝에, 겨우 전시회를 열었습니다.
갤러리들은 왜 정치풍자를 꺼릴까?
[전시관 관계자]
"헌법기관 장소 내에서 자기들이 기획해서 자기들이 했는데 못 막아. 그러면 일반 서민들이 하면 어찌 되겠어. 국회의원도 쉽게 말해서 저러는데 힘 없는 국민들이나 힘 없는 기관들은 말할 것이 없죠."
가수 이랑 씨의 노래입니다.
중세 유럽의 광경을 빗대, 약자들의 아픔을 담았습니다.
2022년 한국대중음악상에서 가장 영예로운 '올해의 음반' 상을 수상했습니다.
지난해 10월 부마민주항쟁 43주년 기념식에서 이 노래가 초대됐습니다.
그런데 공연을 불과 3주 앞두고, 기념식에 윤석열 대통령 참석 얘기가 나오면서 분위기가 이상해졌다고 합니다.
기념재단 측이 갑자기 곡을 바꿔달라고 요구했습니다.
이랑 씨는 그 뒤에 행정안전부가 있었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랑/가수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2022년 11월 25일)]
"행안부가 재단의 존폐 자체를 위협하는 말을 하고 그리고 '이 곡을 변경하지 않으면 재단의 존폐가 위험하다' 그런 말씀을 재단 쪽이 (기념식 총괄) 감독님한테."
결국 공연은 취소됐고, 연출자도 교체됐습니다.
행안부는 "밝은 느낌이면 좋겠다고 말했을 뿐, 검열은 없었다"고 해명했습니다.
윤석열차 논란, 정치풍자의 급격한 위축, 그리고 공연 검열 의혹까지.
문화예술계는 독재 시대의 검열이 다시 부활할까 우려하고 있습니다.
[정윤희/블랙리스트 이후 준비위원회 디렉터]
"윤석열 정부 들어서 거의 한 달에 1번꼴로 언론을 통해서 알려진 예술 검열 사건은 13건 정도가 돼요. 저는 이 문화예술에 대한 검열은 사회를 전반적으로 도태시키는 거고 경제 발전 문제하고도 연관이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 앵커 ▶
가장 무서운 게 자기 검열이라고 하던데 이미 자기 검열이 곳곳에서 시작된 것 같네요.
◀ 기자 ▶
우리 헌법 21조는 언론 출판에 대한 검열은 인정되지 않는다고 못 박고 있습니다. 그만큼 검열은 민주주의에 치명적이기 때문입니다.
◀ 앵커 ▶
그런데 윤석열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누구보다도 자유라는 말을 많이 써왔잖아요.
◀ 기자 ▶
대통령 취임사에서만 35번이나 자유를 언급했습니다.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이 말하는 자유는 집회‧표현‧언론의 자유와는 좀 달라 보입니다.
◀ VCR ▶
작년 5월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사.
'자유'라는 단어가 35차례 등장합니다.
[윤석열 대통령/제20대 대통령 취임식 (2022년 5월 10일)]
"자유 시민이 되기 위해서는‥ 바로 자유입니다‥ 자유는 보편적 가치입니다."
자유는 광복절 기념식에서 33번,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도 21번 등장했습니다.
후보 때부터 '자유'를 강조했는데, 그러다 이 논란의 발언이 나왔습니다.
[윤석열/당시 국민의힘 대선후보 (전북대 간담회, 2021년 12월 22일)]
"극빈의 생활을 하고 배운 것이 없는 사람은 자유가 뭔지도 모를 뿐 아니라 자유가 왜 개인에게 필요한지에 대한 필요성 자체를 느끼지를 못 합니다."
"가난한 사람은 자유를 모른다"는 말.
윤석열 당시 후보는 "사회적 약자들도 자유를 누리게 도와야 한다는 뜻"이라고 해명했습니다.
[박구용/전남대 철학과 교수]
"대통령이 가지고 있는 자유라는 개념 속의 핵심은 일단 능력주의예요. 즉 능력이 없으면 자유도 누릴 수 없다라고 하는 관점이 있고요. 두 번째는 신자유주의입니다. 신자유주의가 말하는 자유는 한마디로 말하면 방해받지 않는 자유예요. 간섭받지 않는 자유입니다."
신자유주의.
미국의 경제학자 밀턴 프리드먼에서 출발해, 1980년대와 90년대 영국과 미국을 휩쓴 이념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자기 가치관에 가장 큰 영향을 준 책으로 바로 이 프리드먼의 <선택할 자유>를 꼽은 적이 있습니다.
프리드먼은 노조를 극도로 싫어했습니다.
노조뿐만 아니라, 세금, 재정지출, 소비자를 보호하는 규제를 모두 반대합니다.
기업의 자유를 막는 모든 걸 거부합니다.
[윤석열 대통령/취임 100일 공식 기자회견 (2022년 8월 17일)]
"제가 늘 강조했다시피 정부의 중요한 역할은 민간이 더 자유롭게 투자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그 제도적 방해 요소를 제거해 나가는 것입니다."
실제로 윤석열 정부는 기업의 법인세와 보유세를 낮추고, 세액공제를 확대했습니다.
지난 1년 규제 완화 정책 1천여 가운데 70%가 신산업 활성화, 투자·일자리 창출 등 기업 관련입니다.
노조에 대한 적대적 인식, 그리고 정부는 기업 편이 돼야 한다는 인식.
[윤석열 대통령/외교·국방 업무보고 (1월 11일)]
"정부라고 생각하기보다 우리도 기업의 한 전략 부서라는 그런 마음으로."
최근에는 돌봄 같은 사회복지 영역까지 시장에 맡기자는 말까지 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사회보장 전략회의 (5월 31일)]
"보편 복지가 서비스 복지로 갈 때의 장점은 이것이 시장화될 수 있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쪽에 경쟁을 우리가 조성을 함으로 해서 더 나은 서비스가 만들어질 수 있게 그게 가능해진다는 것이죠."
[고영인/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6월 2일)]
"이거는 국민을 돌봐야 할 책임이 있는 국가가 책임을 이제 회피하겠다. 이런 얘기입니다."
신자유주의 이념은 2008년 금융위기를 겪으며 사실상 파산했습니다.
[이창민/한양대 경영대학 교수]
"제가 보기에는 그 자유라는 것도 한 30년 전 얘기를 하시는 것 같아요. 최근에 경제 상황의 변화에 따라서 시장 자유주의라는 것도 뭐랄까요. 진화하거든요. 밀턴 프리드먼의 한 30년 전의 얘기, 일정 정도만 일부분만 쿼트(인용)를 따서 얘기를 하는 게 아닌가 싶어서 그 점이 제일 우려스럽습니다."
표현, 언론, 집회의 자유보다, 경제적 자유, 기업할 자유를 중시하는 이념.
실제로 프리드먼은 학살과 고문을 자행한 칠레 독재 정권을 찬양했습니다.
[박구용/전남대 철학과 교수]
"자유를 자신의 정치적 행위의 유일한 또는 강력한, 모든 것을 압도하는 신념으로 내세우는 순간 다른 모든 것들은 무시되는 거거든요. 내가 자유를 잘못 오용하는 순간 다른 사람은 생존이 파괴될 수 있거든요. 그래서 자유는 반드시 합의해 가면서 해야 되는 거거든요. 혼자 실현하는 자유는 폭력이에요."
◀ 앵커 ▶
모든 국민은 언론 출판의 자유와 집회 결사의 자유를 가진다.
대한민국 헌법 21조 1항입니다.
이 가치를 힘겹게 지켜온 역사가 후퇴하지 않기 바랍니다.
탐사기획 스트레이트, 다음 주에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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