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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이미지 정동훈, 구민지

[스트레이트] 총선 D-7개월, 자유총연맹과 '별동대 1천 명'

[스트레이트] 총선 D-7개월, 자유총연맹과 '별동대 1천 명'
입력 2023-09-03 21:17 | 수정 2023-09-06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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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VCR ▶

    6월 28일 열린 한국자유총연맹 창립 69주년 기념식.

    윤석열 대통령이 입장하자 체육관 가득 연호가 터져 나옵니다.

    "윤석열, 윤석열"

    윤 대통령은 '반국가세력들'이 너무 많다며 맹비난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6월 28일)]
    "가짜뉴스와 괴담으로 자유 대한민국을 흔들고 위협하며 국가 정체성을 부정하는 세력들이 너무나 많이 있습니다."

    이 행사 시작 전.

    한 유튜버가 무대 곳곳을 돌아다니며 실시간 방송을 합니다.

    [유튜버]
    "대통령님 자리입니다. 제가 살짝 대통령님 자리에 앉았다 일어났습니다."

    대통령 도착 20분 전이 되자 대통령실 직원이 촬영하지 말라고 합니다.

    [유튜버]
    "(대통령 입장하시는 거 찍으시면 안 돼요.) 왜요? (대통령 입장하시는 거 찍으면 안 돼요. 그거 경호 엠바고예요.)"

    대통령 동선을 미리 보도하는 건 경호를 위해 엄격히 금지됩니다.

    모든 언론사들이 따릅니다.

    하지만 이 유튜버는 실시간 방송을 계속합니다.

    [유튜버]
    "자유총연맹하고 직접 얘기한 거예요. (자유총연맹에 그런 거 안 된다고 얘기했거든요.) 알았어요. 알았다고요."

    고성도 오갑니다.

    [유튜버]
    "10시 50분까지 한다고 내가 얘기했는데 그러라면서요. 지금 와서. (멘트를 조심하시라고요.) 무슨 멘트를 조심해, 이 양반아. 아니, 누가 대통령실 근무하는 거 몰라?"

    대통령실의 제지도 무시한 이 유튜버는 누구일까?

    한국자유총연맹 미디어분과 공동자문위원장입니다.

    자유총연맹은 최근 보수나 극우 성향 유튜버 20여 명 등 500명이 넘는 인사들을 대거 자문위원에 위촉했습니다.

    결국 대통령실은 대통령 도착 10분 전까지 방송을 허용했습니다

    [황경구/유튜버(한국자유총연맹 미디어분과 자문위원장)]
    "아군인지 적군인지 피아 식별이 안 돼.

    [유튜브 '황경구 시사파이터' 촬영자']
    "지금 여기서 찍는 거는 자유총연맹 사무부총장님이랑 다 이야기가 된 겁니다."


    ◀ 이휘준 ▶

    한해 100억 원이 넘는 정부 보조금을 받는 단체, 한국자유총연맹입니다.

    회원이 300만 명 넘는 거대한 조직입니다.

    스트레이트는 자유총연맹이 7개월 앞으로 다가온 내년 총선에 조직적으로 개입하려 한다는 의혹을 취재했습니다.

    정동훈, 구민지 기자 나와 있습니다.

    정 기자, 자유총연맹의 위세가 대단하네요.

    현직 대통령의 기념식 참석도 이례적이죠?

    ◀ 정동훈 ▶

    24년 만입니다.

    ◀ 이휘준 ▶

    구 기자, 최근 자유총연맹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은 것 같습니다.

    ◀ 구민지 ▶

    최근 자유총연맹이 500명이 넘는 인사들을 새로 자문위원으로 위촉했습니다.

    특히 극우나 보수 성향 유튜버들이 대거 자문위원에 포함됐는데, 대대적인 활동을 계획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 이휘준 ▶

    지금 구 기자가 말한 대대적인 활동이라는 게 총선 개입을 말하는 겁니까?

    ◀ 정동훈 ▶

    네, 최근 자유총연맹 간부들이 하는 발언들을 보면 그런 의심이 듭니다.

    자유총연맹은 선거법 위반 논란 이후, 발언 영상들을 홈페이지에서 삭제했는데, 저희가 이 영상을 입수했습니다.


    ◀ VCR ▶

    윤석열 대통령이 창립 기념식에 참석하기 2주 전.

    자유총연맹 회의실에서 행사가 열렸습니다.

    강석호 자유총연맹 총재가 신임 자문위원들에게 위촉장을 수여합니다.

    [사회자]
    "미디어분과 공동위원장으로 위촉합니다."

    20여 명이 자유총연맹 자문위원이 됐습니다.

    대부분 보수나 극우 성향 유튜버들입니다.

    자유총연맹은 왜 유튜버들을 대거 영입했을까요?

    강 총재는 이런 말을 했습니다.

    [강석호/한국자유총연맹 총재 (6월 16일)]
    "내년에는 또 더 많은 일들을 해서 이렇게 해야 되겠죠. 문제는 내년에 큰 그게 안 있습니까. 거기에서 어느 정도 우파가 많은 부분을 확보를 해야만이 전체가 바로 돌아간다 이런 부분이니까."

    '내년 큰 그것'에서 '우파가 많은 부분을 확보해야 한다'.

    무슨 뜻일까요?

    이 말이 나오자 신임 자문위원들이 내년 총선 승리 전략을 내놓습니다.

    [이민구/한국자유총연맹 자문위원 (6월 16일)]
    "내년 총선을 앞두고 여러분, 확장성이라는 문제를 여러분들이 좀 고민을 해 주셨으면 합니다. 어차피 승부는 중도에서 얼마큼 더 끌어오냐의 승부라고 보기 때문에."

    [위명순/한국자유총연맹 자문위원(6월 16일)]
    "4년 뒤, 1년 뒤에 고등학생, 중학생, 초등학생들이 투표를 할 수 있는 권한이 오거든요. 그러면 이들을 데려올 수 있는 방법은 우리가 이제 문화로 접근을 해야 되는데."

    회원수 320만 명의 거대한 조직 행사에서 나온 총선 개입 의심 발언.

    [박광온/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당 최고위원회, 7월 14일)]
    "자유총연맹이 사실상 여권의 선거운동을 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습니다."

    자유총연맹의 선거 운동은 불법입니다.

    공직선거법 60조는 특별법으로 설립된 국민운동단체로 국가나 지자체의 보조를 받는 단체의 임직원과 대표는 선거운동을 금지한다고 정해놨습니다.

    그러면서 이런 단체로 바르게살기운동협의회, 새마을운동협의회, 한국자유총연맹, 3개 단체를 법에 명시했습니다.

    [이승훈/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공동운영위원장]
    "막대한 국가나 지자체의 예산이 들어가고 그런 단체들이기 때문에 사실 네트워크도 굉장히 촘촘합니다. 공무원은 아니지만 사실 기능적으로는 공무원이 하는 어떤 행위들하고 유사한 성격을 갖고 있기 때문에 특별히 더 중립성이 요구된다고 생각합니다."

    강석호 총재를 만나 총선에 개입하는 건지 물어봤습니다.

    [강석호/한국자유총연맹 총재]
    "일부에서는 그게 선거적 의미가 있지 않나 이렇게 해석을 하는데, 저는 그런 것보다는 내년에 우리가 70주년입니다. 한국자유총연맹의 70주년."

    '내년에 큰 그것'은 '총선'이 아니라 '자유총연맹 70주년'이고, '우파가 많은 부분을 확보해야 한다'는 건 국회 의석이 아니라 예산이라고 주장합니다.

    그런데 선거법 위반 의심 발언, 총재뿐만이 아닙니다.

    "거대 조직 자유총연맹 일어섰다. 총선 압승 가자"는 제목의 유튜브 방송.

    장철호 자유총연맹 사무부총장이 나와 총선 승리를 외칩니다.

    [장철호/한국자유총연맹 사무부총장(유튜브 'BJ톨', 4월 14일)]
    "여소야대의 어려운 국정운영 상황 속에서 지금 마음껏 꿈을 펼치시질 못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내년 총선에서는 꼭 우리가 승리를 해야 한다."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도 비슷한 글을 올렸습니다.

    자기를 자유총연맹 사무부총장이라고 밝히고, '내년 총선을 승리하고 국정운영이 제대로 이루어지는데 모든 것을 바치겠다, 많이 참여하고 도와달라'고 합니다.

    이 발언들은 선거법 위반 아닐까요?

    법률 전문가들은 장철호 부총장이 내년 총선을 명시적으로 언급하고 여당 지지를 공개적으로 호소한 점에서, 선거법 위반 소지가 충분하다고 했습니다.

    [하승수/변호사('세금도둑잡아라' 대표)]
    "'특정 정당이 총선에서 승리해야 된다' '의석을 많이 확보해야 된다' 그걸 위해서 ‘우리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된다' 이거는 선거운동인 거죠."

    강석호 총재가 말한 내년의 '큰 그것'도 맥락상 '총선'으로 보인다며, 불법 선거운동으로 볼 수 있다고 했습니다.

    [김준우/변호사]
    "선거운동의 기획에 해당한다고 볼 여지가 있는 것 같아요. 이런 부분 관련해서 선관위, 그리고 검찰에서 반드시 수사를 할 필요가 있다고 보여집니다."

    장철호 부총장은 인터뷰 요청을 거부했습니다.

    [한국자유총연맹 직원]
    "인터뷰할 의향이 없으시다고 얘기하셨어요. 장 부총장의 발언에 대해 강 총재는 사실이라면 잘못된 거라고 답했습니다."

    [강석호/한국자유총연맹 총재]
    "그러면 안 되지. 그거는 우리는 절대로 선거에 개입하면 안 되는 조직이에요. 법으로 그렇게 돼 있습니다. 만약 그게 총선에 대한 얘기가 나왔다면은 몰라. 개인적인 자기의 견해인지 모르겠지마는 그게 공식적으로 어떤 그런 부분이 있다면은 그거는 잘못된 거죠."

    <스트레이트>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유권 해석을 요청했습니다.

    선관위는 두 사람의 발언 모두 문제 없다고 밝혔습니다.

    "특정 정당을 지칭한 것으로 볼 수 없고, 현 정부에 대한 평가가 주 내용"이며, "총선 10개월 전 발언이라 선거운동으로 볼 수 없다"는 겁니다.

    [하승수/변호사('세금도둑잡아라' 대표)]
    "누가 봐도 이거는 총선을 의미하는 발언으로 볼 수밖에 없는데 이렇게 법을 소극적으로 해석하는 것은 사실 좀 합리적이지 않고 어이없는 법 해석이라고 봅니다. 그리고 '선관위가 선거를 공정하게 관리할 의지가 없는 것 아니냐' 이런 의심까지 하게 만드는 그런 해석이라고 봅니다."


    ◀ 이휘준 ▶

    자유총연맹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네요.

    정 기자, 선거법 조항에 아예 자유총연맹 이름까지 명시해서 선거운동을 못하게 한 이유가 있을 텐데요.

    ◀ 정동훈 ▶

    자유총연맹은 특별법에 따라서 정부와 지자체에서 보조금을 받는 단체입니다.

    이런 단체가 조직적으로 선거에 개입한다면, 관권 선거나 다름없겠죠.

    ◀ 이휘준 ▶

    구 기자, 조직도 대폭 확장하고 있다면서요?

    얼마나 커지고 있는 겁니까?

    ◀ 구민지 ▶

    올해 초 강석호 신임 총재가 취임한 뒤부터 자문위원회 조직을 크게 늘렸습니다.

    5백 명 넘는 외부인사들을 자문위원으로 위촉했습니다.

    ◀ 이휘준 ▶

    어떤 사람들입니까?

    ◀ 구민지 ▶

    자유총연맹은 명단 공개를 거부했습니다.

    하지만 일부 드러난 인사들의 면면을 보면 문제가 많아 보입니다.

    극우 성향 유튜버들은 물론이고, 댓글 공작이나 관제 시위 같은 범죄를 저지른 사람들까지 줄줄이 영입했습니다.


    ◀ VCR ▶

    박근혜 대통령 당시 청와대 행정관을 지낸 허현준 씨.

    최근 유튜브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습니다.

    육군사관학교 흉상 이전 논란이 불거진 독립운동가 홍범도 장군을 비난하고,

    [허현준/전 청와대 행정관 (유튜브 '펜앤드마이크TV', 8월 29일)]
    "소련 공산당 계열에 있어서 참여함으로써 사실상 레닌의 지휘를 받는. 야당을 공격합니다."

    [허현준/전 청와대 행정관 (유튜브 '펜앤드마이크TV', 7월 31일)]
    "이재명은 스스로 괴물이 되고 있지 않은가. 스스로 괴물이 아닌가. 이걸 생각해 볼 때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허현준 씨는 올해 6월 한국자유총연맹 미디어분과 자문위원으로 위촉됐습니다.

    자유총연맹이 위촉한 20여 명의 보수나 극우 성향 유튜버 가운데 한 명입니다.

    그가 자유총연맹과 연을 맺은 건 처음이 아닙니다.

    2015년 박근혜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 때, 자유총연맹 회원 수십 명을 방청객으로 불러들였습니다.

    이른바 '박수부대 동원' 의혹 사건입니다.

    [한국자유총연맹 당시 간부]
    "회원들을 동원하겠다고 생각이 그쪽에서 와서 우리 쪽에서 참석할 사람들의 명단을 보냈어요. 청와대 쪽에서 등록을 해준 거죠. 거기 출입할 수 있게끔."

    허현준 씨는 박근혜 정부 청와대에서 전국경제인연합을 압박해 보수단체들에 69억 원을 지원하게 한 혐의로 다른 청와대 인사들과 함께 기소됐습니다.

    보수단체들에 돈을 주고 이른바 관제 시위를 시킨 겁니다.

    이 사건으로 김기춘 당시 대통령 비서실장, 조윤선 정무수석 등 모두 8명이 처벌받았고, 허현준 씨도 징역 10개월이 확정됐습니다.

    자유총연맹은 올해 들어 무려 584명을 자문위원으로 새로 위촉했습니다.

    어떤 사람들일까요?

    뒤늦게 자진 사퇴하긴 했지만, '5.18 민주화운동 북한군 개입설' 등 가짜 뉴스를 퍼뜨려온 전직 국방연구원 부원장.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이 무효라고 주장해온 변호사, 이태원 참사 때 막말을 한 유튜버까지.

    [김상진/신자유연대 대표 (페이스북 '김상진TV', 2022년 12월 14일)]
    "여기 수만 명이 모이는 축제에 놀러 가게 놔둔 부모 탓도 있죠. 유가족 탓도 있지. 왜 자기 탓은 안 해."

    극우나 보수 인사들이 대거 자유총연맹으로 집결하고 있습니다.

    [이재묵/한국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특정 진영을 중심으로 해서 정치적 갈등을 유발한다거나 분노를 조장한다거나 이렇게 하는 사람들이 정부 세금을 받고 국고보조금을 받는 단체에서 정식으로 자문위원으로 위촉하게 된다면 이 사람들이 굉장히 이건 좀 아니지 않는가 이런 생각하지 않겠어요?"

    자문위원 분과는 18개나 됩니다.

    여성정책, 청년미래, 경제사회. 정당 조직과 비슷합니다.

    이렇게 많이 자문위원을 위촉한 건 20여 년 만에 처음이라고 합니다.

    자유총연맹은 강사들도 올해 39명을 영입해 그 수가 122명이 됐습니다.

    이 가운데 한 명인 이종명 씨.

    이명박 정부 때 국정원 3차장을 지냈습니다.

    자유총연맹 강사로 보수 이념을 전파하고 있습니다.

    [이종명/ 전 국정원 3차장 (한국자유총연맹 전국 순회 토크쇼, 8월 21일)]
    "한미 안보동맹이면 모든 것이 다 된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윤석열 대통령은 그게 아니라는 거예요. 그것도 뛰어넘어야 한다는 거죠."

    그는 국정원 3차장일 때 관제 시위를 벌인 보수단체들에 국정원 자금을 지원했습니다.

    또 원세훈 당시 국정원장과 공모해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을 사찰하고, 댓글 공작도 벌였습니다.

    국정원법 위반, 국고손실과 업무상횡령죄 등으로 실형을 받았습니다.

    이 수사를 이끈 사람은 윤석열 대통령.

    지난해 윤 대통령은 이종명 씨를 복권시켰습니다.

    [권칠승/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 (8월 28일)]
    "총선 승리를 위한 각종 댓글 조작과 극우 조직 동원 청부업자로 쓰려는 것입니까."

    자유총연맹은 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을 영입하고 있는 걸까요?

    자문위원장이 된 한 보수 인사는 자유총연맹의 이런 대대적인 조직 확장이 윤석열 대통령의 뜻이라 들었다고 말했습니다.

    [조수경/한국자유총연맹 국민소통·회복분과 자문위원장 (유튜브 '이주천TV', 6월 13일)]
    "윤석열 대통령이 자유총연맹과 함께해서 보수를 연합하도록 그걸 진행을, 얘기를 하셨다고 얘기를 들었어요. <우리 총장님, 총재님한테?> 예. 그래서 그런 얘기도 들었고 여기는 실제로 윤석열 대통령과 정부 자금으로 진행되는 단체다 보니까 자금력도 있고 조직력도 있고."

    강석호 총재는 윤 대통령이 보수연합을 말했는지는 기억이 없다고 부인했습니다.

    열심히 하라는 얘기로 들었다고 했습니다.

    또 자문위원이나 강사 영입은 조직 활성화일 뿐, 총선 개입 목적은 아니라고 했습니다.

    [강석호/한국자유총연맹 총재]
    "한국자유총연맹을 본연의 임무에 맞게 조직 활성화를 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봐주시면 됩니다."


    ◀ 이휘준 ▶

    자유총연맹의 대대적인 조직 확장이 윤석열 대통령의 뜻이라고 말하네요.

    정 기자 이게 사실입니까?

    ◀ 정동훈 ▶

    자유총연맹은 공식적으로는 부인했습니다.

    하지만 강석호 총재가 윤석열 캠프 출신이라는 점은 주목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 구민지 ▶

    또 한 명 주목할 인물이 있는데요, 장철호 자유총연맹 사무부총장입니다.

    ◀ 이휘준 ▶

    어떤 사람입니까?

    ◀ 구민지 ▶

    장철호 사무부총장 역시 대선 때 윤석열 후보의 선거운동을 도왔던 인물입니다.

    자유총연맹과 극우 성향 유튜버들을 연결하는 핵심 고리로 추정됩니다.

    이 사람이 최근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추적했습니다.


    ◀ VCR ▶

    지난해 대통령 선거 때 윤석열 후보 유세 현장.

    유세 현장마다 등장해 큰 북을 쳤던 이 남자.

    자유총연맹 사무부총장 장철호 씨입니다.

    장철호 씨는 윤석열 대통령이 당내 경선에 나왔을 때, 경호팀에 있었다고 말합니다.

    [장철호 (유튜브 '헌법정신수호단Tv', 2022년 10월 16일)]
    "제가 경호2팀을 맡아서 대통령님을 경호하면서 경선을 마쳤고. <멋있다.>"

    대통령 취임 이후에는 서초동 대통령 집 앞에 나타났습니다.

    윤 대통령을 비난하는 집회가 이어지자 맞불 집회를 열었습니다.

    [장철호 (유튜브 'BJ톨', 2022년 8월 6일)]
    "정말 목숨 걸고 1년을 쫓아다니면서 대통령님을 지지했고 지금까지도 대통령님의 국정 운영에 뒷받침이 될까, 뭐 도움이 될지는 모르지만. 우리가 집에서 이렇게 집 앞에서 지금 50일이 넘도록 지키고 있습니다."

    그러다 올해 3월 자유총연맹 사무부총장이 됐습니다.

    자유총연맹 간부가 된 뒤에도, 장 씨는 윤석열 대통령 지지 집회, 이른바 아스팔트 유튜버들을 찾아 다닙니다.

    [장철호/한국자유총연맹 사무부총장 (유튜브 '한동훈삼촌tv', 6월 15일)]
    "선물, 선물. <저도 줘요? 선물이에요?> 네."

    자유총연맹에 이런 우파 유튜버들을 대거 영입한 것도 자기가 한 거라고 말합니다.

    목적은 '정권 지키기'입니다.

    [장철호/한국자유총연맹 사무부총장 (유튜브 '한동훈삼촌tv', 6월 15일)]
    "힘을 합쳐서 이 정권을 지켜나가기 위해서 해보려고 제가 가서 처음으로 만들어봤습니다. 아직은 미약하고 출발은 작지만, 여러분들 나중에 창대한 결과를 이룰 수 있을 거로 생각합니다."

    <스트레이트>는 장철호 부총장이 운영하는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을 하나 찾아냈습니다.

    대화방 이름은 <한국자유총연맹과 찐보수우파의 자유정신수호단>.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부부가 대통령실을 배경으로 찍은 사진이 걸려 있습니다.

    참가자는 330여 명입니다.

    대화방은 김건희 여사 팬 카페를 통해 들어갈 수 있습니다.

    지난 6월 장철호 부총장이 이 대화방에 띄운 공지글. 전국적으로 1,000명의 별동대 '자유정신수호단'을 결성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내년 총선을 승리하고 국정운영이 제대로 이뤄지는 데 모든 것을 바치겠다고 했습니다.

    대화방에서는 윤석열 대통령, 국민의힘, 총선, 승리, 압승 같은 말들이 오갑니다.

    "내년 총선 승리로 윤 정권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 "2024년 국민의힘 총선 압승을 위해 최선을", "내년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압승하기를 간절히 기도한다"는 글들입니다.

    윤 대통령이 머리도 좋고 순발력도 뛰어나 좋다는 글이 올라오자 장 부총장이 박수 이모티콘으로 답합니다.

    일본 오염수 방류처럼 정치 쟁점화된 기사에 대해서는 좌파들이 총공격 중이라며 댓글로 방어하자는 글도 올라옵니다.

    문재인 정부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야권을 향해서는 막말도 서슴지 않습니다.

    자유총연맹 임직원이 선거운동을 하는 건 불법입니다.

    장철호 부총장은 1천 명의 별동대를 왜 만드는 걸까요?

    인터뷰 요청을 거부하던 장 부총장을 지난 수요일 자유총연맹 주최 토론회에서 만났습니다.

    하지만 답하지 않았습니다.

    [장철호/한국자유총연맹 사무부총장]
    "<별동대는 왜 꾸리신 거예요?> <자총 차원에서 운영하는 건가요?> 홍보 본부에 물어보세요. <직접 듣고 싶어서.> MBC는 대화하고 싶지 않아요."

    내년 총선에서 조직적인 불법 선거운동을 하겠다는 뜻일까요?

    [장철호/한국자유총연맹 사무부총장]
    "<내년에 총선 승리해야 한다고 거듭 말씀하셨잖아요? 어떤 의미로 말씀하신 것인지?> 홍보본부에 문의해 주십시오. <선거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으세요?>"

    별동대는 혼자 만드는 걸까요?

    [장철호/한국자유총연맹 사무부총장]
    "<자총 오게 된 것도 지시를 받았다고 했는데 누구 지시를 받은 거예요? 어떤 분의 지시를 받아서 자총에 오게 된 건지?>"

    장철호 사무부총장은 자기가 자유총연맹 간부가 된 게 누군가의 지시를 받았기 때문이라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장철호/한국자유총연맹 사무부총장 (유튜브 'BJ톨', 4월 14일)]
    "집에 있는데 이제 지시가 오셨어요. 오셔서 한국자유총연맹으로 가서 전국 조직, 전국 관변단체를 이끌어서 잘 대통령님께 뒷받침이 되도록 해보라는 뜻인 것으로 생각을 하고."

    자유총연맹은 장철호 부총장이 누구 지시를 받고 왔는지 알지 못하고, 별동대라는 조직도 전혀 모른다며 장 부총장에게 물어보라고 했습니다.


    ◀ 이휘준 ▶

    장철호 사무부총장도 비슷한 얘기를 하네요.

    자유총연맹으로 가라고 지시를 받았다.

    구 기자, 누구 지시를 받았다는 걸까요?

    ◀ 구민지 ▶

    그건 알 수 없습니다.

    윤석열 후보 유세현장에서 북을 치던 사람이, 어떻게 자유총연맹 사무부총장 자리에 오른 건지 취재가 더 필요해 보입니다.

    ◀ 이휘준 ▶

    정 기자, 자유총연맹이 역사가 꽤 오래된 조직이잖아요.

    관변단체다, 선거개입이다, 그동안 여러 논란들이 있었는데, 또 반복되는 걸까요?

    ◀ 정동훈 ▶

    네, 그런 논란들 때문에 자유총연맹은 5년 전 정관에 정치 중립 의무를 넣어놨습니다.

    하지만 최근 이 조항을 삭제했습니다.

    그런데 정치중립 조항을 삭제한 게 윤석열 대통령의 뜻이라는 발언이 내부에서 나왔습니다.


    ◀ VCR ▶

    서울 남산 자락에 있는 지상 5층 규모의 자유센터 건물.

    바로 옆 예식장과 공연장으로 쓰는 대형 연회장.

    모두 자유총연맹 소유입니다.

    두 건물의 임대 수익은 올해만 20억 원이 넘습니다.

    3만 3천 제곱미터 땅은 공시지가가 560억 원에 달합니다.

    전부 박정희 정부 때 무상으로 받았습니다.

    [대한뉴스 (1962년 5월 19일)]
    "박정희 의장은 환영사를 통해서 '아시아의 자유 국가들은 굳게 뭉쳐 공산도배들의 세계 적화 야욕을 분쇄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자유총연맹은 한전 자회사인 한전산업개발의 최대주주입니다.

    지난해 배당금으로 21억 원을 받았습니다.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주는 보조금은 해마다 1백억 원이 넘습니다.

    올해 138억 원입니다.

    회원수 320만 명.

    17개 시도 지부와 228개 시군구 지회, 3,300여 개 읍면동 위원회까지 촘촘한 조직망을 갖고 있습니다.

    자유총연맹은 이런 막강한 자금력과 조직을 이용해, 선거 때마다 집권당의 친위대 역할을 한다는 비판을 받습니다.

    [이승훈/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공동운영위원장]
    "정치권은 관변단체의 이 광범위한 네트워크가 필요한 것이고 관변단체들은 그들의 어떤 유지를 위해서는 정치권의 힘이 필요한 거죠."

    박근혜 대통령 탄핵 촛불집회가 한창이던 2017년.

    친박계 핵심이자 자유총연맹을 이끌던 김경재 당시 총재는 탄핵 반대 집회에 회원 10만 명을 동원하려했다 정치 중립 위반 논란을 자초했습니다."

    [김경재/당시 한국자유총연맹 총재(국회, 2017년 2월 9일)]
    "3월 1일 날 우리가 저 세종대왕 있는 광화문 현판부터 숭례문까지 꽉 채우면 거의 진짜 100만이에요. 그럼 이 판은 끝나는 거야."

    당시 박근혜 정부 청와대는 "보수단체들이 힘을 모아 정부 지원세력 역할을 충실히 하도록 독려하라"는 문건을 작성했습니다.

    그 중 하나가 자유총연맹이었습니다.

    문재인 정부 때도 자유총연맹 총재는 대통령 측근이었습니다.

    문 전 대통령의 대학동기인 박종환 총재가 취임했습니다.

    박 총재는 정치 중립을 선언했습니다.

    [박종환/당시 한국자유총연맹 총재 (2018년 4월 19일)]
    "제가 총재로 있는 한 절대로 어느 정파의 노선을 대변하지 않을 것입니다."

    자유총연맹 정관에도 '정치적 중립' 조항을 못 박았습니다.

    단체가 출범한 지 60여 년 만에 처음입니다.

    [이영석/당시 한국자유총연맹 서울지부장]
    "집권당에서 정치 중립을 하자고 그러는데 얼마나 좋아하고 그랬겠어요. 다 환영하고 박수치고 정치 중립에 대해서 너무너무 기뻐했죠. 회원들이. 그런데 지난 3월 자유총연맹이 정치 중립 조항을 삭제했습니다."

    외부인사들로 구성된 정치중립위원회도 해체했습니다.

    강석호 신임 총재가 취임한 직후였습니다.

    강 총재는 국민의힘 전신인 자유한국당 소속 3선 국회의원 출신입니다.

    윤석열 대선 캠프에도 몸담았습니다.

    [강석호/한국자유총연맹 총재]
    "선거에 개입 못 한다고 돼 있잖아요. 그런데 왜 이거를 우리 한국자유총연맹 정관에 넣어. 우리가 사업화를 행함에 있어서 그래서 이거는 너무나 우리를 옥죄는 거다."

    행정안전부는 정치중립 조항 삭제를 2주 만에 승인했습니다.

    선거법으로 충분하다는 이유를 댔습니다.

    [☏행정안전부 관계자]
    "이 행위가 저촉되고 안 되고는 공직선거법상 기준으로 판단을 하는 거거든요."

    [하승수/'세금도둑잡아라' 대표(변호사)]
    "반대로 해석하면 '정치적 중립을 안 지켜도 된다'라고 용인해 준 게 아닌가, 주무관청에서. 그렇게 볼 수도 있다고 봅니다."

    자유총연맹은 왜 정치중립 조항을 없앴을까요?

    장철호 사무부총장은 정관을 바꾼 게 윤석열 대통령의 뜻에 따른 거라고 말했습니다.

    [장철호/한국자유총연맹 사무부총장 (유튜브 'BJ톨', 4월 14일)]
    "강석호 총재님께서 윤석열 대통령님의 뜻을 받들어서 오시자마자 3개월 만에 정치중립위원회라는 거를 정관을 변경해서 없애버리셨습니다."

    정말 윤석열 대통령의 뜻일까요?

    [강석호/한국자유총연맹 총재]
    "대통령은 그런 뜻은 전혀 없었습니다. 대통령께서 할 일이 없어서 이것까지 얘기합니까? 모르겠어요. 그거는."

    [송경재/상지대 사회적경제학과 교수]
    "이 정도 되면은 공조자의 역할을 하는 거죠. 더 큰 뭔가 힘이 작동하고 있다라고 얘기할 수밖에 없고. 그러면 또 다른 카르텔이 또 형성되는 거 아니냐, 이런 의혹을 사기에 충분한 거죠."

    24년 만에 자유총연맹 기념식에 참석한 현직 대통령.

    [윤석열 대통령 (6월 28일)]
    "자유 대한민국의 발전을 가로막으려는 세력들이 나라 도처에 조직과 세력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우리 한국자유총연맹 회원 여러분들의 용기와 열정을 기대하겠습니다."

    자유총연맹은 이렇게 화답했습니다.

    [강석호/한국자유총연맹 총재 (6월 28일)]
    "우리 연맹이 다시금 비전과 열정을 기반으로 원칙에 충실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많은 도움과 지원을 하여주신 윤석열 대통령님께 연맹 320만 회원과 함께 다시 한번 우리 모두 감사의 인사 드립시다."

    권력과 관변 단체의 유착이라는 어두운 역사가 반복되는 걸까요?

    [신진욱/중앙대 사회학과 교수]
    "기념식에 참석을 해서 이 단체에 대한 지지의 뜻을 표명을 했고 그에 대한 화답으로 이 단체에서 다음 총선에 보수의 승리를 위해서 뛰겠다라는 의사를 밝혔지 않습니까. 이것은 대단히 문제가 있는 것이죠. 대통령의 정치적인 중립 원칙에도 어긋나는 것이고요."

    [박구용/전남대 철학과 교수]
    "자유총연맹이 특정 정치적 성향, 그것도 좀 극단적인 정치적 성향을 가진 사람들을 중심으로 다시 재결집하고 있다라고 하는 것은 민주화되기 이전 상태로 회귀죠. 그건 심각하다고 봐야죠. 그건 민주주의를 위태롭게 하는 거예요."


    ◀ 이휘준 ▶

    자유총연맹의 총선 개입 의혹, 그리고 윤석열 대통령과의 관계는 다음 주에도 추적 보도를 이어가겠습니다.

    탐사기획 스트레이트, 다음 주에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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