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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이트 예고] 글로벌 기업의 두 얼굴? 한국은 그래도 되니까

[스트레이트 예고] 글로벌 기업의 두 얼굴? 한국은 그래도 되니까
입력 2023-11-26 10:14 | 수정 2023-11-26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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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랑스에서 존경받는 글로벌 기업 페르노리카. 발렌타인과 시바스리갈, 로얄살루트 같은 유명 위스키를 파는 전세계 양대 주류 재벌 중 하나다. 미국 포춘이 꼽은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글로벌 기업' 1,500개에도 선정됐다. 그런데 한국에선 다른 평가가 나온다. 과거 불법 리베이트에 이어 최근엔 부당노동행위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한때 노조 사무실도 없앴다. 노사 단체 협약도 해지됐다. 노조는 사측의 부당 노동행위가 심하다고 말한다. 스트레이트는 회사 임직원들과 법무법인의 회의 내용을 담은 녹취를 확보했다. 사측은 노조 관련 얘기를 하면서 “사장님의 입장은 없었으면 좋겠다예요”라고 했다. 법무법인은 그 대신 징계가 낫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해고 얘기도 꺼냈다. 2년 뒤 구조조정이 단행됐다. 희망퇴직 대상자의 78%가 노조원이었고, 실제 노조원 98명이 회사를 나갔다. 사측과 법무법인이 노조를 없애려 했거나, 노조 활동에 불이익을 줬다면 불법이다. 하지만 페르노리카와 법무법인은 노조 파괴 방안을 논의한 적이 없다고 했다. 노조 활동과 무관한 개인 비리의 징계를 논의한 것일 뿐, ‘노동조합 해체’나 ‘부당노동 행위’와는 무관하다는 거다.

    미국에서 일하고 싶은 직장으로 꼽히는 코스트코. 한국에서도 그럴까? 지난 6월, 폭염특보가 내려진 날. 코스트코 하남점 주차장에서 카트 옮기는 일을 하던 29살 김동호 씨가 쓰러져 숨졌다. 사인은 폐 혈관이 막힌 폐색전증. 온열로 인한 과도한 탈수때문이었다. 찜통 주차장에서 하루 26km, 4만 3천 보를 걸었다. 사장은 빈소에 찾아와 지병 때문인 것처럼 말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경북 구미에 있는 일본계 기업 한국옵티칼하이테크는 공장에 불이 나자 폐업을 결정했다. 직원들 150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경기도 평택에 있는 업체로 고용 승계해달라고 했지만 거절당했다. 구미 회사와 평택 회사는 둘 다 일본 기업 니토덴코의 자회사이고, 두 회사 사장은 같은 사람이다. 그런데도 같은 법인이 아니라 고용 승계 의무가 없다고 했다. 이 회사는 외국인투자촉진법에 따라 한국에서 큰 혜택을 받았다. 공장 부지는 50년 무상으로 빌려줬고, 법인세도 5년 동안 절반으로 깎아줬다. 고용 창출 등을 기대했기 때문이다. 특혜는 있지만, 사회적 책임을 물릴 법적 권한은 없다.

    국제노동조합총연맹이 매년 발표하는 세계 노동권 지수에서 한국은 10년째 최하위권인 5등급이다. 중국, 캄보디아, 인도, 필리핀과 함께 '노동권이 전혀 보장되지 않는 나라'로 분류된다. 한국보다 낮은 5+ 등급은 팔레스타인과 시리아, 소말리아처럼 전쟁을 겪었거나 겪고 있는 11개 나라밖에 없다. 한국은 전쟁 국가를 빼면 최하위다. 존경받는 글로벌 기업들이 유독 한국에서 악덕 기업 논란을 빚고 있는 이유는 뭘까? "한국에선 그래도 되니까"라는 분석이 많다. 스트레이트는 글로벌 기업들이 한국에만 오면 평가가 달라지는 이유와 한국의 노동 정책 문제를 집중 취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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