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들의 집단 행동이 또 시작됐습니다.
"이유없는 의료탄압, 의료계도 국민이다."
전공의들의 집단 사직 사태는 한 달째 이어지고 있습니다.
정부는 압수수색, 소환조사, 면허정지, 거의 모든 강경책을 쏟아내고 있고, 대화는 사실상 끊겼습니다.
[주수호/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 언론홍보위원장]
"정부가 의사들을 계속 몰아붙인다고 해서 현재 우리가 생각한 길의 경로 이탈은 없을 것입니다."
의사들의 집단행동은 한 두 번이 아닙니다.
지난 2000년, 의사들의 대규모 집단 진료거부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정부가 의약 분업을 추진하자, 의사들은 3차례에 걸친 진료 거부로 강력히 저항했습니다.
[신상진/당시 의권쟁취투쟁위원장(2000년 6월 4일)]
"앞으로 야기되는 모든 의료 혼란은 전적으로 정부 당국의 잘못이다."
환자들이 진료를 받지 못하는, 사상 초유의 대 혼란이 벌어졌습니다.
결국 간신히 의약분업은 시행됐지만, 의사들은 의대 정원 10% 감축, 수가 인상을 관철시켰습니다.
그 때 3,058명으로 줄어든 의대 정원은 19년 째 한 번도 늘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코로나 확진자가 한창 늘어나던 2020년 8월에도 의사들은 또 진료거부라는 가장 극단적 수단을 들고 나왔습니다.
의대 정원을 400명 늘리는 정부 정책에 반발했습니다.
결국 열흘 만에 정부가 백기를 들었습니다.
2000년 의약 분업, 2007년 의료법 개정, 2014년 원격의료, 2020년 의대 증원, 그리고 2024년 의대 증원.
의사들은 다른 나라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극단적 집단 행동으로, 매번 정부 정책을 주저 앉혔습니다.
◀ 이휘준 ▶
안녕하십니까, 이휘준입니다.
의대 증원을 둘러싸고 정부와 의사들의 강 대 강 대치가 한 달째 이어지고 있습니다.
오늘 스트레이트는 수술이 시급한 한국 의료 제도를 해부합니다.
이지수 기자가 나와 있습니다.
의대 증원이 제대로 성공한 적이 한 번도 없었네요.
◀ 이지수 ▶
의사 단체들의 거센 저항 때문이었습니다.
윤석열 정부는 당장 올해 입시부터 2천 명을 늘리겠다고 했는데, 이번에도 반발이 거셉니다.
대규모 집단행동으로 또 의료공백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 이휘준 ▶
환자와 가족들은 정말 힘들 것 같습니다.
의사를 더 늘려야 할 필요성은 대부분 동의할 텐데, 2천 명이라는 숫자는 적절한 겁니까?
◀ 이지수 ▶
2천 명이면 한꺼번에 65%를 늘리는 겁니다.
정부와 의사단체들의 강경 대치로, 얼마나 늘리는 게 적절한 지에 대한 토론은 실종됐습니다.
◀ VCR ▶
3주전 60대 남성이 응급실에서 사망했습니다.
배가 아프다고 쓰러져 119를 불렀는데, 구급차 안에서 20분 넘게 허비했습니다.
[이○○/사망자 아들]
"구조대원분한테 ‘이거 왜 출발을 안 하세요’라고 하니까 ‘의료 사태 때문에 지금 병원에서 받아주는 곳이 없다'라고 저한테 이렇게 말을 했거든요. 그래서 '지금 병원을 찾고 있으니 조금만 기다려 달라’."
간신히 받아주는 대학병원을 찾아갔지만, 아버지는 응급실에서 숨졌습니다.
사인은 복부 대동맥 파열.
빠르게 대처해 수술하지 못하면, 80~90%가 사망하는 초응급 질환입니다.
[이○○/사망자 아들]
"어떤 시도도 못해 봤던 거예요. 의료 강국이라는 이런 나라에 살고 있어서 응급실 같은 것도 문제가 없을 줄 알았는데."
이 여덟 살 아이는 두 달 전 머리에서 종양이 발견됐습니다.
다행히 양성이었지만, 빠른 수술이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김난철 (아버지)]
"원래 어디 아팠는데?" <여기.> "지금은?" <근데 지금은 여기로 옮겼어.>
2월 21일로 수술 날짜를 잡았습니다.
그런데 입원 당일 아침, 갑자기 수술할 수 없다는 전화를 받았습니다.
전공의들이 집단으로 병원을 떠나던 때였습니다.
[☎ 00대학병원 관계자 (당시 전화통화)]
"검사들이 다 안돼요. 그래서 입원 일정은 좀 취소를 해야 할 것 같고. 여보세요?"
아직도 수술할 병원을 못 찾았습니다.
[김난철 (아버지)]
"진짜 고문당하는 것 같아요. 제가 차라리 제가 아팠으면 그냥 포기하고 그냥 그렇겠네 하겠는데 자식이 그러니까 마음, 진짜 심적으로 너무 힘들어요."
정부가 의대 정원을 늘리겠다고 발표하자, 또 의사들의 집단 반발이 터져 나왔습니다.
한국은 의사가 얼마나 부족한 걸까요?
경제협력개발기구, OECD 나라들의 인구 1천명 당 활동 의사 수는 3.7명.
한국은 2.6명입니다.
이건 한의사까지 더한 숫자인데, 한의사를 빼면 2.1명으로 OECD 평균의 절반이 조금 넘는 수준입니다.
국내 많은 연구들은 의사를 더 늘려야 한다는데 이견이 없습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한국보건경제정책학회, KDI 그리고 서울대.
이렇게 4곳의 연구보고서를 비교했습니다.
지금부터 6년 뒤인 2030년.
4천명에서 2만5천명이 부족할 거라고 했습니다.
2050년이 되면 더 심각해집니다.
2만2천명, 2만6천여 명, 2만8천여 명.
연구마다 숫자는 다르지만, 노인 인구가 급속히 늘어나면서, 갈수록 의사가 부족해진다는 결론은 모두 같습니다.
의사단체들은 의사가 부족하지 않다고 주장합니다.
우리나라 의사들이 일을 많이 하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국민 1인당 의사 외래 진료 횟수는 OECD 평균의 3배.
OECD 나라들 중 가장 많습니다.
[주수호/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 언론홍보위원장]
"뼈 빠지게, 그러니까 몸을 우리는 시간을 많이 투자해서 환자를 많이 봐야지만 유지가 되는 시스템이고 거기는 쉽게 말해서 공무원이란 말이에요. 이걸 단순 비교하면 일단 안 된다는 거죠."
정부는 반박합니다.
[박민수/보건복지부 2차관 (2월 19일)]
"외래 일수가 많은 이유는 소위 3분 진료, 3일 처방이라는 짧은 진료 시간, 짧은 처방 일수 때문입니다."
그럼 의사를 얼마나 늘려야 할까요?
정부는 당장 올해 입시부터 의대 정원을 2천명 늘리는 방안을 발표했습니다.
타협이 불가능한 최소한의 숫자라고 했습니다.
현재 의대 정원은 3,058명.
2천명을 늘리면, 한꺼번에 65%를 늘리는 셈입니다.
4명의 연구자들 가운데, 한 명은 2천명을 늘려야 한다고 했습니다.
나머지 세 연구자는, 점진적으로 늘리는 게 낫다고 했습니다.
150~200명, 750명, 1천명을 제시했습니다.
[권정현/KDI 연구위원]
"한꺼번에 큰 수를 증원할 경우에 발생할 수 있는 그런 교육 현장의 문제점, 또 수련 현장의 문제점 이런 점들을 고려를 해서 점진적으로 증원하는 것을 제안했던 것이고요."
요즘도 시신 구하기 어려워 의대생들이 10명 이상 달라붙어 해부학 실습을 하는데, 준비 없이 갑자기 증원하면 교육의 질이 떨어질 거라는 우려입니다.
여론은 의사들 편이 아닙니다.
MBC 여론조사에서 2천명 증원이 35%, 2천명 이상 증원이 23%, 2천명 미만 증원이 31%로, 증원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90%에 육박했습니다.
증원할 필요가 없다는 응답은 6%에 그쳤습니다.
정부는 이런 여론을 등에 업고 강경 대응하고 있습니다.
의대 증원 2천명은 물론, 의료 수가 개혁, 종합병원 구조 개편, 지역의료 강화, 의료사고처리 특레법과 비대면 진료 추진, PA 간호사 업무 법제화 검토까지, 수많은 개혁안을 한꺼번에 쏟아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3월 6일)]
"국민 생명을 볼모로 하는 불법적인 집단행동에는 법과 원칙에 따라 엄중히 대응할 수밖에 없습니다."
의사협회는 정부가 총선 때문에 밀어붙인다고 반발하고 있습니다.
[박인숙/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 대외협력위원장]
"급박한 상황도 아닌데 의대 정원을 갑자기 2천 명씩 65%나 증원하는 것은 한 달 뒤 총선에서 표를 얻으려는 것이 목적이며 필수의료 패키지는 구색을 맞추려는 덤이라고 보입니다."
정부와 의사단체들의 강경 대치 속에, 환자들은 또 볼모로 내몰렸습니다.
의사 집단행동 피해신고센터에는 수술 지연 348건, 진료 취소 88건 등 모두 504건의 피해 신고가 접수됐습니다.
[안기종/한국환자단체연합회 대표]
"어떻게든 내가 이 병과 싸워서 이기겠다는 투병 의지가 중요한데 한번 생각해 보십시오. 치료를 잘하다가 갑자기 수술이 딱 연기됐다. 절망감이 들 수밖에 없는 거거든요. 또 그 상황에서 자포자기해버리면 가족까지 겨우겨우 같이 힘을 합쳐 여기까지 왔는데 절망감들이 말할 수도 없죠."
◀ 이휘준 ▶
의료 개혁이 묵은 과제이고 시급한 것도 있겠지만, 극한 대치만 있고 합리적인 토론 자체가 아예 막혀 있다는 게 답답합니다.
◀ 이지수 ▶
문재인 정부 때도 400명 늘리겠다고 했다가 의사들 반발로 무산됐거든요. 이번에는 2천 명인데, 정부가 더 치밀하게 준비했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 이휘준 ▶
그런데 전공의들이 병원을 떠난다고 의료 공백이 이렇게 심각해진 것 자체가 문제 아닙니까?
◀ 이지수 ▶
대형병원 인력 구조가 기형적으로 왜곡돼 있기 때문입니다.
전문의는 부족하고, 전공의들을 갈아 넣어 그 공백을 채우고 있습니다.
◀ VCR ▶
중심 정맥관 삽입.
고농도의 약을 투입하기 위해, 몸통에서 심장으로 들어가는 큰 정맥에 관을 넣는 시술입니다.
심장에 가까워서, 사고 위험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걸 의사가 아니라 간호사들이 직접 하기도 합니다.
PA 간호사입니다.
[박○○/11년차 종합병원 간호사]
"중심 정맥관을 꽂는다든가 주사 바늘을 꽂는다든가 하는 업무는 솔직히 의료법에 따른 의사의 감독 지시 하에 이루어져야 하는 행위임에도 불구하고 저희가 단독적인 공간에서 시행하는 경우가 많죠. 전공의 선생님, 교수님들이 부재하거나 바쁘거나 못한다는 이유 등으로 저희한테 넘겨져 오는 일들이 참 많았어요."
PA는 피지션 어시스턴트(Physician Assistant), 즉 의사를 보조하는 간호사입니다.
미국, 영국, 캐나다에서는 따로 면허를 따야 PA가 될 수 있지만, 우리는 이름만 같을 뿐, 법적 근거가 없습니다.
하지만 외과, 흉부외과 같은 곳에서 암암리에 간호사들이 이 일을 합니다.
의사들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PA가 없으면 수술방이 돌아가지 않는다"는 말도 나옵니다.
[최○○/13년차 종합병원 간호사]
"수술 부위 상처 실밥 빼거나 배액관 제거하거나 이런 소독들은 의사 업무거든요. 외과 같은 경우는 당연히 그냥 PA가 하는 것처럼 돼서 지금은 이제 아예 고착화가 됐어요."
엄밀히 따지면 불법입니다.
하지만 안 할 수가 없다고 합니다.
[박○○/11년차 종합병원 간호사]
"인사고과 평가를 의사가 해요. 그래서 ‘불법 의료를 해라’라고 지시가 내려왔을 때 그거를 ‘못 하겠습니다’라고 하는 PA는 점수를 낮게 주고. 쉽게 거부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에요."
현재 PA는 전국적으로 2만명으로 추정됩니다.
[이○○/6년차 종합병원 간호사]
"의사가 해도 위험한 일을 간호사가 해서 사고가 나면 그건 그때 누가 책임을 지느냐. 이런 책임 공방이 분명 벌어질 그런 일들이 너무 많아서."
전공의들의 집단 사직으로 대규모 의료 공백 사태가 터지자, 정부는 급하게 PA들을 대신 투입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진료기록, 검사의뢰서, 진단서도 담당의사 최종 승인을 전제로 PA간호사가 초안을 쓰고, 동맥혈 채취, 심폐소생술, 응급약물 투여도 응급상황에서 허용하겠다고 했습니다.
불과 1년 전, 간호사의 업무 범위를 법으로 정하는 간호법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은 거부권을 행사했습니다.
그런데 비상 상황이 터지자, 입장을 180도 바꾼 겁니다.
[정형준/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정책위원장·전문의]
"되게 무책임한 행동이고요. 특히나 PA 간호사 문제나 전문 간호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단초로 사실은 간호법을 작년에 이야기를 했던 거예요. 그런데 대통령이 그 간호법을 국회 다 통과한 법을 거부한 정부 아닙니까? 지금 그래놓고 무슨 염치로 지금 사실은 PA 간호사 이야기를 꺼내는 건지 저는 모르겠고요."
우리나라 대학병원의 인력 구조는 기형적입니다.
전문의는 부족하고, 그 자리를 인턴과 레지던트, 즉 전공의들이 채우고 있습니다.
서울대병원은 전체 의사의 46%, 세브란스병원은 40%가 전공의입니다.
다른 나라들은 어떨까요?
미국 메이요클리닉 로체스터 본원 11%, 일본 도쿄대 의대 부속병원 10%입니다.
세계 최고 병원으로 꼽힌 50곳을 보면 전공의 비율이 10% 안팎에 불과합니다.
한국은, 부족한 전문의들의 자리를 전공의가 채우고, 그것도 부족하면 PA간호사들이 채우는 꼴입니다.
[전진한/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국장·일반의]
"전공의에 의존해서 값싸게 운영하고 간호사도 굉장히 적게 고용해서 운영하면서 환자도 위험해지고 일하는 노동자들도 굉장히 노동 조건이 열악하고 이런 게 상당히 구조적으로 만연해 있었던 상황이다 보니까 전공의가 교육받는 전공의가 파업을 했을 뿐인데 병원이 마비가 된 거죠."
전공의들의 법정 근무시간은 80시간.
절반은 이 시간도 넘겨 일합니다.
과중한 노동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월급은 얼마 안 됩니다.
평균 398만원.
80시간 꽉 채운다면 시간당 1만1천400원이니까, 최저임금보다 2천원 정도 많습니다.
[류옥하다/대전성모병원 사직 전공의]
"병원들은 굉장한 수익들을 내고 있어요. 수도권에 분원 막 짓고 6,600병상 지금 늘어납니다. 근데 보시면 전공의, 그거 다 전공의를 갈아서 하는 거예요."
과중한 근무 시간, 박한 월급, 그렇게 전공의들에게 쌓인 피해의식은, 이것만 견디면 나중에 큰 돈으로 보상받아야 한다는, 일종의 특권 의식으로 이어집니다.
[최○○/영상의학과 전문의]
"전공의 특별법이 없던 때라서 재수 없으면 한 140시간 일하고 300(만원) 후반에서 400 초반 받았습니다. 나중에 이제 전문의 되면 돈 많이 벌지 않냐 그렇게 해서 버티게 하게끔 원동력이었는데."
대학병원들은 돈 아끼려고 전문의를 안 뽑고, 전문의들은 다들 큰 돈 벌려고 떠납니다.
한국의 전체 의사 가운데 전문의는 73%, OECD 평균 65%보다 높습니다.
하지만 전문의의 15%만 상급 종합병원에 남습니다.
[정형준/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정책위원장·전문의]
"나가서 피부 미용을 하든지 아니면 그냥 일반 외과적인 기본적인 거 하면서 2차 병원에 있다가 결국은 다시 또 개원하게 되는 이 악순환인 거예요. 그러니까 전문의를 양성을 했으면 대학병원이 그만큼 사람을 더 뽑았어야 되죠."
◀ 이휘준 ▶
그러니까 대학병원들은 돈 아끼려고 전문의 대신 전공의를 갈아 넣고, 의사들은 그걸 큰 돈으로 보상받으려고 대학병원을 떠나는 악순환이 벌어진다는 거군요.
◀ 이지수 ▶
특히 내외산소, 내과, 외과,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같은 필수 의료 기피 현상이 심각합니다. 의사들이 큰 돈이 되는 피안성, 피부과, 안과, 성형외과로 몰리는 겁니다.
◀ 이휘준 ▶
의사는 한국에서 가장 돈 많이 버는 직업으로 꼽히잖아요. 그런데 과별로 소득 차이가 꽤 크다는 게 문제겠어요.
◀ 이지수 ▶
어떤 과냐에 따라 최대 3~4배까지 차이가 났습니다.
의사들이 왜 특정 과로 쏠리는지 살펴봤습니다.
◀ VCR ▶
독감철마다 동네 소아과에서 벌어지는 오픈런.
소아과 전문의가 부족한 걸까요?
아닙니다.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는 2013년 5,051명에서 지난해 6,389명으로 1천3백명 넘게 더 배출됐습니다.
하지만 정작 동네 소아과는 더 줄었습니다.
소아과 전문의까지 따놓고, 다들 더 벌 수 있는 피부미용 같은 인기 과로 몰려 가는 겁니다.
[양임용/소아청소년과 전문의]
"저희 또래나 아래 후배들을 보면 거의 50%는 그냥 다른 일을 하고 있다고 보시면 돼요. 몇 군데를 제외하고는 이젠 더 이상 개원할 자리가 없고 일자리도 없으니까 자연스럽게 비슷한 페이 혹은 그 이상의 페이를 받는 피부 미용 의료기관이나 일반 의료기관으로 이제 일을 하게 됩니다."
의사들만 보는 의사 구인 사이트.
피부과 월급은 신규는 세후 1,500만 원, 경력은 1,800만 원까지 준다고 돼있습니다.
세금 떼고도 1년에 2억 원이 넘습니다.
초빙 과목은 전체과.
피부과 전문의인지 따지지도 않습니다.
전문의 자격이 없어도 됩니다.
이런 프랜차이즈 병원들이 크게 늘어났습니다.
[ 최○○/영상의학과 전문의]
"돈 많은 자본가끼리 경쟁을 하니까 규모의 경제로 이제 잡아먹으려고 서로 월급을 올리고 그러다 보니까 이제 4~5년 만에 갑자기 500(만 원)짜리 일자리가 1,500이 돼 있는 거예요. 50대 진료 교수님 된 분들이 간신히 이제 900에서 한 1천 받으시는데 그러니까 이 사달이 난 거죠."
동네 병원 의사들은 얼마나 벌까요?
안과는 1년 평균 4억 5천만 원이 넘습니다.
피부과는 3억 원.
반면 소아청소년과는 1억 원이 조금 넘습니다.
이러니 전공의들도 필수과를 기피합니다.
올해 피부과, 안과, 성형외과 같은 인기과들은 전공의 정원을 다 채웠지만, 소아청소년과는 전국에서 206명 모집에 53명, 겨우 26%를 채웠습니다.
[최○○/영상의학과 전문의]
"의사 부부인데도 우리 아이 봐줄 소아과 선생님이 이제 없을 거다. 내가 나중에 40대, 50대 돼서 맹장이든 담낭이든 수술을 받으려면은 진짜 아는 외과 친구, 친하게 만들어 놓은 사람 아니면은 힘들 수도 있겠다. 그런 슬픈 이야기들을 좀 많이 합니다."
필수의료를 기피하고, 돈 되는 과로 몰리는 현상.
의사들은 건강보험 수가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합니다.
병원들은 보통 건강보험 적용이 안되는 비급여 진료로 돈을 많이 버는데, 소아과는 비급여 진료가 거의 없습니다.
[양임용/소아청소년과 전문의]
"필수의료에 해당하는 소아청소년과 입장에서 환자들을 봤을 때 이 환자들만 봐서는 수입이 유지가 안 되는 구조다. 그래서 이런 기본적인 진료 체계를, 수가 구조를 변화시키지 않는 이상은 어떠한 노력을 해도 바뀌지 않는다는 거죠."
외과 수술 같이 전문의가 여러 명 붙어야 하는 행위의 수가는 원가의 82%에 불과한 반면, MRI 검사 같이 장비가 더 중요한 행위의 수가는 108~136% 수준입니다.
필수 의료 부족사태를 해결하려면, 수가를 조정해야 한다는 겁니다.
[홍윤철/서울대 예방의학교실 교수]
"손으로 하는 수술이 사실은 훨씬 더 어렵고 힘든 작업이고 그건 정말 생명을 다루는 거고 검사 찍는 거는 이거 그렇지 않은 것 같은데 수가는 그렇지 않은 거죠. 검사나 기기 활용하는 부분이 이제 많은 거죠. 그게 이제 처음에 그것을 도입했을 때 그 비용을 여기서 보전해야 되기 때문에 이런 일이 생기는 거잖아요. 근데 내용을 보면 당연히 수술하는 쪽을 더 많이 줘야 되는데 그렇지만 이게 조정이 쉽지 않은 거죠. 서로 간에."
하지만 정부는 의사협회에 떠넘기는 방식으로, 전체 수가를 계속 올려주면서 이 문제는 사실상 방치해왔습니다.
[김현철/홍콩과기대 경제학과 교수·의사]
"제가 예를 들어서 정형외과 의사 대표야. 근데 가서 ‘우리 분야의 수가를 깎읍시다’ 이렇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누가 있어요? 거기 단 한 명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의사들이 알아서 하게끔, 적극적으로 개입하지 않은 탓이 좀 있습니다. 그건 정부가 굉장히 나서서 개선을 했어야 되는데."
의사협회는 다 올려달라고 주장합니다.
[주수호/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 언론홍보위원장]
"아랫돌 빼서 윗돌 괴는 건 하지 말자는 거예요. 그게 이제 상대 가치 얘기인 건데 모든 과의 수가가 저희는 다 낮다고 봐요. 그중에서 어느 과는 다른 과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높을 수 있지만 이게 글로벌 기준으로 높은 수가냐? 그건 아니라는 거란 말이죠."
하지만 지금도 의사들의 수입은 독보적 1위입니다.
개원의 평균 연소득은 2억 6천900만 원.
2위 회계사, 3위 변호사에 비해서도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건강보험 재정에도 한계가 있는데, 다 올리자는 건 개혁하지 말자는 뜻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정형선/연세대 보건행정학과 교수]
"근로자 평균 소득이 연봉 4천만 원인데 그것의 한 6배로 OECD 지금 보고된 나라 중에서 1위거든요 우리나라가. 평균이, 평균이 그렇다는 거예요. 그런 것을 보고 절대적으로 수가를 올려주자고 할 수는 없죠. 필수의료 쪽 의사들의 불만은 객관적으로 볼 때는 비필수의료 미용 성형이나 피안성 이런 쪽에서 상대적으로 같은 의과대학을 나와서 뭐 3억, 4억 번다고 하는 그 의사들에 대한 상대적인 박탈감이죠. 그런 거잖아요. 올려주지 말라는 것이 아니고 필수의료 올려주되 나머지 전체를 올려주는 거는 이제 중단해라."
◀ 이휘준 ▶
과에 따라 의사 소득의 불균형이 참 커 보입니다.
◀ 이지수 ▶
그렇습니다. 필수의료 분야의 의사 부족 문제를 해결하려면, 의사 절대 숫자를 늘리는 것도 필요하고, 또 수가 조정 같은 제도 개혁도 필요해 보입니다.
하지만 이것 말고도 꼭 짚어 봐야 할 큰 문제가 또 있습니다.
◀ 이휘준 ▶
뭡니까?
◀ 이지수 ▶
실손의료보험입니다.
◀ 이휘준 ▶
실손보험이요? 요즘 웬만한 사람들은 실손보험 다 갖고 있잖아요. 병원 가면 '실손 있으세요?' 이런 물어보는 경우도 많고요. 이건 왜 문제입니까?
◀ 이지수 ▶
비정상적으로 커진 실손보험 시장이 의사들의 수입을 좌지우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게 또 심각한 의료 왜곡을 낳고 있습니다.
◀ VCR ▶
평소 코가 잘 막혀 이비인후과를 찾아간 이 모 씨.
병원에서는 코 안에 연골을 넣어 공간을 넓혀주자고 했습니다.
그런데 수술 전에 실손의료보험이 있냐는 질문부터 했습니다.
[이○○]
"A보험사, B보험사, C보험사 이렇게 하고 여기는 뭐가 되고."
병원은 이왕 하는 김에 성형도 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콧불을 줄이고 매부리코도 교정해주겠다고 했습니다.
[이○○]
"수술을 하면 그 코를 살짝 올리기 때문에 미용 효과도 좀 있다고 하더라고요."
연골 수술에 성형 수술까지 비용은 650만 원.
그런데 이 씨는 270만 원만 냈습니다.
나머지 380만 원은 보험사가 냈습니다.
미용목적 성형수술은 실손보험 적용 대상이 아닙니다.
병원이 마치 미용목적이 아닌 것처럼 상병코드를 조작해준 겁니다.
실손보험을 이용해 돈 안들이고 성형 수술까지 해주겠다.
요즘 병원들이 돈 버는 전략입니다.
한국의 실손보험 가입자는 4천만 명.
전국민의 80%나 됩니다.
우리나라 전체 진료비는 111조 원.
건강보험이 71조6천억 원을 지급하고 나머지 39조5천억 원이 개인 부담금입니다.
그런데 이 개인 부담금의 3분의 1인 12조5천억원이 실손보험에서 지급됩니다.
[김현철/홍콩과기대 경제학과 교수·의사]
"의사들이 이제 병원 가면요. ‘실손 있으세요?’ 물어보잖아요. 의사들도 편안한 마음으로 ‘이것도 해보세요, 저것도 해보세요.’ 이렇게 좀 이렇게 하게 되는 거거든요. 제도를 이렇게 세팅해 놓으면요. 사람은 그냥 이렇게 이런 식으로 반응을 하게 됩니다. 그러니까 실손보험을 가지시면은요. 의료를 굉장히 과소비하게 되거든요."
실손보험으로 무슨 치료를 할까요?
2022년 기준 1위는 도수 치료, 2위는 백내장 수술, 3위는 체외충격파 치료였습니다.
정형외과와 안과입니다.
돈 많이 버는 과들이, 실손보험 치료도 많이 했습니다.
이 두 과의 비급여 진료 비중은 해마다 크게 늘어, 정형외과는 36%, 안과는 42%나 됩니다.
19%에 불과한 산부인과보다 두 배 정도 많습니다.
[정형준/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정책위원장·전문의]
"환자들이나 공급자들이 이 보험이 있기 때문에 도덕적 해이에 이제 계속 빠지게 된거죠. 그래서 그 이후로는 사실 비급여 시장이 미친 듯이 늘어난 거에요."
아예 처음부터 실손보험금을 빼먹기 위해 환자를 모으는 병원들도 있습니다.
피부과에서 일했던 박 모 씨.
병원이 진료비의 10% 정도를 브로커에게 주고 실손보험이 있는 환자들을 모아오게 했다고 합니다.
[박○○/○○의원 전 코디네이터]
"‘우리 병원에 이런 거 이런 거 할래? 너 돈 안 들어. 다 실비로 받을 수 있어. 그렇게 해서 교회에 있는 사람이라든가, 친구의 친구라든가."
병원은 도수치료를 한 것처럼 상병코드를 조작하고, 실제로는 미용과 피부 시술을 했습니다.
보험 사기입니다.
환자들이 줄을 서고, 병원은 떼돈을 벌었다고 합니다.
[박○○/○○의원 전 코디네이터]
"환자가, 바쁜 날은 진짜 바쁘고요. 근데 대부분 예약이 다 차 있어요." <실제로 매출은 어느 정도 나와요?> "월 3억 정도 나와요." <월에 3억?> "환자 결제 금액만."
실손보험이 의료 과소비도 부추깁니다.
작년까지는 백내장 다초점 인공수정체 삽입술이 유행했습니다.
백내장 수술하는 김에 시력 개선도 하고, 실손보험을 타냅니다.
수술비가 1천만 원까지 들지만 실손보험 덕분에 유행처럼 번지면서, 보험금이 최근 5년간 총 3조 원 이나 지급됐습니다.
요즘에는 한 대에 2백만 원하는 골수 줄기세포 주사가 인기입니다.
제대혈 줄기세포로 관절염을 치료하는 주사입니다.
대형 손해보험사 4곳의 지급액은 작년 7월 9천 만원이었는데, 12월에 34억 원으로 몇 달만에 37배 늘어났습니다.
[김○○/○○병원 물리치료사]
"그냥 원심분리기 하나 갖다 놓고 그다음에 그걸 갖다가 분리하고 난 다음에 줄기세포를 추출해서 그냥 넣는 식이죠."
2003년 처음 등장한 실손의료보험.
당시 국민건강보험이 적자라, 정부는 보장율을 낮췄습니다.
대신 민간의료보험 시장을 열어줬습니다.
대형 보험사들이 경쟁적으로 영업에 뛰어들면서, 시장은 폭발적으로 커졌습니다.
[정형선/연세대 보건행정학과 교수]
"건강보험에서 모럴 해저드가 일어나고 실손보험에서도 나는데 결국은 국민의 입장에서는 실손보험에도 보험료가 올라가는 거죠, 사후적으로. 건강보험도 올라가는 거죠. 걷잡을 수가 없는 거죠."
◀ 이휘준 ▶
그러니까 실손보험으로 큰 돈을 버는 의사들이 늘어나면서, 특정 과 쏠림 현상을 더 부추기고 있는 거군요.
◀ 이지수 ▶
민간보험과 공적보험은 큰 차이가 있습니다.
건강보험은 누구나 똑같이 소득에 따라 보험료를 매기지만, 민간보험은 돈벌이를 위해 가입자의 위험성을 평가하고 가려 받잖아요. 어느 쪽을 키우는 게 공공의 이익인지, 생각해 볼 문제입니다.
◀ 이휘준 ▶
의료 개혁이 의대 증원만으로 되는 건 아닌 것 같습니다. 필수 의료 부족도 문제지만, 지역 의료 붕괴도 심각하잖아요. 이건 어떻게 풀어야 할까요?
◀ 이지수 ▶
정부가 의대 증원에 더해 이런 저런 대책들을 내놓고는 있지만, 정작 중요한 건 빠져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 VCR ▶
지난 4일, 경남 양산에 있는 웅상중앙병원이 문을 닫았습니다.
인구 10만명인 양산 동부에서 유일하게 24시간 응급실을 운영하던 곳입니다.
[진재원/ 양산주민]
"여기서 제일 아무리 빨리 가도 제가 아무리 봐도 30분 안에 갈 수 있는 병원은 없어요. 사실 위급이면 제 생각에는 골든타임은 완전 무조건 놓쳤다고 보는 거죠."
사명감으로 버티던 소아과 전문의는 더 일할 수 없게 됐습니다.
[김선/소아과 전문의]
"종합병원에서 중증환자를 보는 소아과 의사를 하고 싶어서 종합병원을 많이 고집을 했는데요. 또 그것도 안타까운 게 지역에 있고 싶은데 우리 여기 지역에 우리 병원밖에 없었거든요."
지역의 종합병원들은 계속 줄어들고 있습니다.
[정형준/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정책위원장·전문의]
"지역에 일단은 그런 종합병원급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는 2차 병원급들은 지금은 이제 거의 뭐 궤멸 수준이죠. 한국 의료 시스템 자체가 기술 의존도가 너무 올라서 그런 병원들이 그 정도의 장비나 인프라를 갖추기가 지금 쉽지가 않아요."
월급을 수도권보다 훨씬 더 준다고 해도, 의사들이 안 옵니다.
속초의료원은 최근 응급의학과 의사를 연봉 4억 원에 겨우 구했습니다.
강원대병원은 의사 10명 모집공고를 2월에 3번이나 올렸는데, 아직도 7명을 채우지 못했습니다.
정부는 지역 거점 병원을 키우고, 수가도 더 주는 맞춤형 지역수가를 도입한다고 했습니다.
의대 정원을 2천명 늘리면서 1,600명은 비수도권에 배정하고, 신입생의 60%를 지역 인재로 충원하는 방안을 검토 중입니다.
일단 의사를 많이 늘리면, 지역 의사도 늘어날 거라는 기대입니다.
[정형준/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정책위원장·전문의]
"가장 핫한 이슈인 낙수 의사? 의사를 많이 뽑으면 알아서 갈 거야. 이것이야말로 진짜 시장주의적 방식이죠. 그런 정도가 통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거예요. 결국은 공공 인프라가 필요한 거고. 그다음에 그곳에 가서 일할 수 있는 의사들을 지금 선발하는 부분부터 시작해서 아예 훨씬 더 큰 틀에서의 어떤 의료 개혁 과제들을 제시를 했어야 돼요. 이번에."
하지만 정부 정책은 오히려 거꾸로 가고 있습니다.
지역 공공의료 강화를 위해 추진하던 울산의료원과 광주의료원.
기획재정부는 경제성이 없다며 무산시켰습니다.
지방의료원 시설장비 현대화 예산도 34% 축소됐습니다.
수도권이라고 사정이 다르지 않습니다.
인천시의료원도 예산이 없어서 제대로 돌아가지 않고 있습니다.
[조승연/인천시의료원 원장]
"민간병원들은 결국은 어찌 됐든 돈이 되는 진료에 몰두할 수밖에 없잖아요. 그러면 그런 것들에 대한 나머지 그 구멍 난 부분들을 촘촘히 메워주는 게 바로 복지고 그게 공공의료의 역할인데. 공공병원조차도 지금 300만 명 넘는 인천에 사실은 시가 운영하는 종합병원은 저희 의료원 하나밖에 없어요. 규모도 굉장히 작습니다. 물론 인력도 적고요."
의대 증원을 둘러싼 정부와 의사단체들의 강 대 강 대치.
하지만 정작 양쪽의 기싸움에 묻혀, 정말 개혁해야 할 과제들은 토론조차 못하고 있습니다.
[홍윤철/서울대 예방의학교실 교수]
"의료 개혁이 사실은 더 먼저인 거죠, 어떻게 보면. 그리고 그것은 반드시 의사 수 증원은 의료 개혁과 같이 가야지 되는 그런 상황인 겁니다. 그래서 근데 그 부분이 지금 명확하지 않은 거잖아요. 그리고 정부는 2천 명 증원을 지금 밀어붙이고 있는 거고. 또 의료계는 또 한편으로는 거기에 대해서 그냥 반대를 하는 거잖아요. 아쉽게도 의사 수 증원이란 문제에 묻혀서 더 중요한 의료 개혁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지 않는 것이 좀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 이휘준 ▶
의사 부족, 쏠림 현상, 수가, 실손보험, 그리고 공공의료까지.
우리는 너무 오랫동안 문제들을 방치해왔습니다.
건강한 대안을 놓고 머리를 맞대는 사명감 있는 의사들을 기대할 수는 없는 걸까요?
탐사기획 스트레이트, 다음 주에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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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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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4-03-17 21:12 |
수정 2024-03-19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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