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수·가뭄 피해, '기후대응댐'으로 막겠다?
2년 전, 80년 만의 기록적 폭우에 서울 도심이 잠겼다. 반지하 주택이 침수돼 일가족 3명이 목숨을 잃었다. 지난해 7월 충북 청주에서는 집중호우로 불어난 강물에 임시 제방이 붕괴되면서 30명이 죽거나 다친 오송 지하차도 참사가 발생했다. 반면, 남부지방에는 반세기만의 가뭄이 닥치면서 농작물은 타들어 갔고, 공장과 가정에는 물 부족 위기가 닥쳤다. '이상기후'로 인한 홍수와 가뭄 피해가 속출하고 있는 상황. 최근 정부가 대책을 들고나왔다. 전국 14곳에 댐을 지어 홍수와 가뭄에 대응하겠다는 것. '기후대응댐'이라고 명명했다.
■ 자칫하면 물 폭탄.. 절차도 안 지켰다.
환경부가 발표한 14개 댐의 저수 용량은 모두 합쳐 3억 2천만 톤. 강원도 양구 수입천 댐을 제외하면 전부 1억 톤 미만이다. 물그릇이 너무 작아 용량을 초과하는 폭우가 쏟아지면 '물 폭탄'이 돼 더 큰 재앙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상위 계획에 반영하기 전부터 댐 건설을 추진하고, 주민들과 사전 협의도 없었다. 동네가 수몰 위기에 처한 댐 후보지 주민들은 생존을 위협받고 있다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스트레이트>가 댐 예정지를 직접 찾아가 봤다.
■ "국토부로 넘겨라".. 4대강 토건업체의 그림자
지난해 7월 오송지하차도 참사 직후 윤석열 대통령이 "물 관리 업무를 제대로 못 하면 국토부로 다시 넘기라"라며 환경부 장관을 질책했다. 이후 물 관리를 총괄하는 자리엔 국토부 출신이 왔다. 댐 건설 계획은 급물살을 탔다. 기재부 출신인 장관은 취임 4일 만에 댐 건설 계획을 전격 발표됐다. 더 이상 국가 주도로 댐은 짓지 않겠다는 6년 전 선언을 뒤집고 23년 만에 추진되는 대규모 댐 건설. <스트레이트>는 수조 원의 예산이 들어가는 이 사업에 드리우고 있는 4대강 토건업체들의 그림자를 취재했다.
■ 물도 전기도 다 빨아들인다.. 수도권 공화국
일부 댐의 경우 '기후대응'은 허울일 뿐, 댐을 짓는 목적이 따로 있단 주장도 나온다. 이번 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 중인 경기도 용인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에 필요한 용수를 끌어올 데가 필요했다는 것이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지역에선 "수도권을 위해 지방이 얼마나 더 희생하야 하냐"는 반발 여론이 확산하고 있다. 전기도 마찬가지. 한국전력이 서남권 재생에너지를 수도권으로 끌어오기 위한 대규모 송전선로 건설에 속도를 내면서 주민들과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지방 생산-수도권 소비'라는 에너지와 수자원 유통 구조. 수도권 집중과 지방 위축의 악순환을 깰 방법은 없을까?
5시 뉴스
스트레이트팀
[스트레이트 예고] '기후대응댐'의 진실 - 4대강의 그림자와 수도권 공화국
[스트레이트 예고] '기후대응댐'의 진실 - 4대강의 그림자와 수도권 공화국
입력 2024-10-06 10:49 |
수정 2024-10-06 10:49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