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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이트] '비혼출산' 차별과 편견을 넘어

[스트레이트] '비혼출산' 차별과 편견을 넘어
입력 2025-10-19 21:10 | 수정 2025-10-19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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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혼출산'‥여전한 편견

    엄마와 아빠, 그리고 자녀로 이뤄진 전통적인 가족 형태.

    오랫동안 우리 사회는 이런 가족을 '정상'이라고 규정해왔습니다.

    그리고 이 틀과 다르게 사는 이들을 차별해온 게 사실입니다.

    [진서연/비혼모]
    "만삭 사진을 찍는데, 아빠가 없어서 만삭 사진을 찍을 수가 없다는 거예요."

    [김수진]
    "'언젠가 결혼해야지', '언젠가 결혼을 해서…그게 진짜 가족이야' 라는 어떤 사회적인 틀이 있잖아요."

    [서수인]
    "가족이란… 제가 '있는 그대로 있어도 괜찮다'라고 느낄 수 있는 존재가 가족인 것 같아요."

    [노치혜]
    "같이 살고 같이 밥을 먹고 생활 전반을 같이 나누면서 이제 서로의 정신적인 면이나 재정적인 면이나 함께 돌볼 수 있는 관계…"

    결혼하지 않은 상태에서 아이만 출산하는 비혼출산.

    [이소정(가명)/비혼모]
    "결혼 생활이란 게 여자가 조금 희생을 해야 되는 부분들이 많잖아요. 그러한 거를 하지 않고 그냥 '아이만 키워보면 어떨까?'란 생각을 가졌었어요."

    정자은행을 통한 비혼출산도 늘고 있습니다.

    [이샘나/비혼모]
    "나는 노산이 되기 전에 아이를 낳고 싶은데, 지금부터 남자친구를 만나서 연애를 해가지고 결혼에 이르기까지의 그 과정은 몇 년이 걸릴지 모르는…"

    혈연이나 혼인 관계가 아닌 사람과 함께 살고 있는 비친족가구도 100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하지만 이들에 대한 제도적 차별, 사회적 편견의 벽은 여전히 높기만 합니다.

    ◀ 신수아 기자 ▶

    지난해 한국에서 태어난 신생아 23만 8천 명 가운데 1만 4천 명 정도는 결혼하지 않은 산모에게서 태어났습니다.

    즉 100명 중 6명은 비혼 출산 자녀라는 뜻인데, 역대 최고 수치입니다.

    작년 통계청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20대의 약 42.8%가 "결혼하지 않고도 자녀를 가질 수 있다"고 답했습니다.

    젊은 층의 비혼 출산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으로 바뀌고 있다는 건데요.

    스트레이트는 결혼하지 않은 상태에서 아이를 낳아 기르고 있는 이들을 만나, 왜 이런 선택을 했는지 또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 막혀버린 '비혼 출산' 권리

    할머니, 삼촌, 이모, 온 가족이 아이의 백일을 축하하러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엄마 이샘나씨와 아들 두 명, 세 명으로 이뤄진 가족입니다.

    [이샘나/비혼모]
    "이로빈, 그리고 저기 방에서 자고 있는 백일 된 이제로미의 엄마 이샘나고요. 그렇게 세 명입니다. 얘는 세 살입니다."

    이샘나 씨는 덴마크 정자은행을 통해 남편 없이 아이를 가졌습니다.

    이런 선택을 한 건 내가 원하는 시기에 아이를 낳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이샘나/비혼모]
    "'결혼이라는 형태가 아닌', 이렇게 제한을 둔 건 아니고 그냥 아이를 가져야겠다. 그런데 나는 아이를 좀 건강하게 가져서 오래 잘 키우고 싶다, 좋은 체력일 때. 거의 이제 노산의 경계에 와 있을 때 결혼으로 가는 거는 너무 불확실하니까 그래서 확실한 방법을 찾다 보니까 '비혼출산'이란 길이 있다…"

    한국에선 시술해주겠다는 병원이 없어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정자 은행이 있는 덴마크로 날아갔습니다.

    [이샘나/비혼모]
    "덴마크에 오전 8시~9시 그즈음에 떨어져요. 11시 반에 시술을 해요. 그리고 3시 반에 (한국 오는) 비행기를 타요. 한 6시간~7시간 있는 거죠, 덴마크에. 19시간. 직항도 없어요."

    이렇게 얻은 귀하고 소중한 두 아이.

    두 아이를 키우는 요즘, 하루하루가 이샘나씨에겐 행복입니다.

    [이샘나/비혼모]
    "아이가 이렇게 두 명이 생겼잖아요. 너무 좋아요. 너무 귀여워요. 저희 둘째 지금 계속 저기 안에 있어서 못 보셨을 텐데 너무 귀여워요. 진짜 너무 귀엽고 얘는 얘대로 너무 귀엽고… 아주 삶이 귀여움으로 가득 차 있어요."

    이샘나씨는 15년 차 내과 의사입니다.

    진료를 마치고 퇴근하자마자 직장 어린이집에서 아이를 데려가고, 둘째 아이를 봐주는 아이 돌보미를 고용해 홀로 육아를 해내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많이 놀라셨던 부모님도 이젠 샘나씨의 삶을 응원해주고 있고 주변 이웃들도 큰 편견 없이 대해준다고 합니다.

    [이샘나/비혼모]
    "처음에 저 여자는 '아이를 혼자 낳았어' 이렇게 만난 게 아니고 '로빈이 엄마가 이렇게 다니네. 그런데 저 사람 우리 아파트에서 인사도 하고 우리 애들한테 가끔 과자도 주고 쟤네 애도 저렇게 귀여운데, 쟤네 엄마가 알고 보니까 사유리처럼 아이를 낳았대'… 거기서 태도가 바뀔 일이 별로 없는 거예요. 그러니깐 그냥 '둘째 낳으셨네요. 축하드립니다'"

    20대 여성 김민서(가명)씨도 비혼 단독 출산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지난 7월 덴마크 정자은행을 방문해 배아를 얼려뒀고, 2027년쯤 출산을 할 계획입니다.

    민서씨 역시 자신이 원하는 때 아이를 낳고 싶다는 마음이 컸습니다.

    [김민서(가명)/비혼출산 준비]
    "(결혼)하기 싫은 건 아니고 남자가 싫은 것도 아니에요. 그런데 할 사람이 없는 거죠. 근데 어찌됐든 여자가 출산할 수 있는 나이는 한정적이고 저는 솔직히 노산은 별로 하고 싶지 않아요."

    방법이 낯선데다, 온통 영어로 되어 있어 통역사를 구하거나 정보를 찾아보는 데만 꼬박 1년, 부모님 반대를 설득하는 데만 1년이 더 걸렸습니다.

    출산 이후 아이 아빠 없이 혼자 감당해야 할 양육이 걱정이지만, 그 모든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을 만큼 아이를 갖고 싶었다고 합니다.

    [김민서(가명)/비혼출산 준비]
    "저는 그 정도까지 애가 갖고 싶어요. 상상만 해도 행복하고 '내 아이는 얼마나 예쁠까, 내 아이는 얼마나 내가 잘 키울 수 있을까?' 그런 계속 미래를 꿈꾸는 게 너무 좋아요."

    국내에서도 정자은행을 통한 출산은 불법이 아닙니다.

    그런데도 왜 이샘나 씨와 김민서 씨 모두 머나먼 덴마크까지 가야 했을까요.

    바로 대한산부인과학회가 자체 윤리지침을 만들어, 혼인 상태가 아닌 비혼 여성에겐 시술을 금지하도록 방침을 세워놨기 때문입니다.

    [김민서(가명)/비혼출산 준비]
    "의사들이 안 해주잖아요. 출산율도 안 좋다고 하는데 내가 이것 때문에 외국까지 갔다 와서 돈을 대체 얼마를 쓰는 거냐. 차라리 한국에서 하면 한국에다가 그 돈을 주는 건데…"

    여성의 출산에 대한 자기결정권을 의사단체가 임의로 제한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국가인권위의 지적, "비혼자 대상의 체외수정 시술은 생명윤리법상 위법 사항이 아니"라는 보건복지부 입장도 나온 상태.

    하지만 의사단체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며 지침을 바꾸지 않았습니다.

    [대한산부인과학회 관계자]
    "그 윤리 지침에 대해서 개정할 계획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학회에서 따로 논의된 거는 없어요. 논의되고 있는 내용은 없고…"

    이런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의사단체가 비혼 여성의 정자은행 이용을 임의로 막지 못하도록 하는 법안이 발의되기도 했습니다.

    난임 시술 대상을 부부에서 비혼 여성까지 확대하는, 이른바 '독립출산지원법'입니다.

    [이재강/더불어민주당 의원]
    "모자보건법이 난임 시술 지원 대상을 사실혼을 포함한 부부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건 국가가 시술을 지원하는 대상이 부부라는 것이지, 부부 말고는 시술을 받으면 안 된다고 금지한 게 아닙니다."

    비혼출산에 대한 인식은 과거에 비해 확실히 긍정적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이소정(가명)/비혼모]
    "결혼, 혼인 신고 이런 게 좀 구속이었고 압박이었거든요. 이런 걸 좀 깨고 싶었던 거예요. 왜 굳이, 이 틀 안에서…법적으로 그렇게 묶일 필요는 없지 않나? 사실혼으로 아이 낳고 살 수도 있는… 있을 수 있지 않을까?"

    유명 방송인들이 공개적으로 비혼 출산 사실을 알릴 만큼 거부감이 약해진 건 사실이지만 가족에 대한 한국 사회 특유의 고정관념은 여전합니다.

    [최형숙/비혼모 지원단체 '인트리' 대표]
    "방송인 허수경 씨인가요? 아나운서분이 이제 <비혼출산 처음으로> 처음 하셨죠. 그래서 막 나왔을 때 그분들은 '비혼모'로 불리는 거예요. 그래서 아니 저기도 나하고 똑같이 아기 낳아서, 혼자 낳아서 결혼 안 하고 아기 낳아서 키우는 사람인데 왜 저 사람은 '비혼모'라고 부르고 난 '미혼모'라고 부르지? 저 사람은 유명한 사람이고 돈이 많아서 그런 사람들은 자발적으로 아기를 낳은 걸로 쳐주고, 나는 그게 아닌가 보다…"

    ◀ 신수아 기자 ▶

    정자은행을 통한 출산뿐만 아니라, 연인 관계에서 아이를 갖게 됐지만 결혼은 하지 않고 아이를 양육하는 부모들도 늘고 있습니다.

    지난달 대통령실 수석보좌관회의에서 강훈식 비서실장은 저출산 고령사회위원회와 법무부 등에 "비혼출산과 관련한 제도 개선 방안을 검토해달라"고 주문하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비혼출산 가정은 일상생활 곳곳에서 차별적인 시선을 느끼고 있다고 말합니다.

    오랫동안 고정관념으로 굳어진 전통적인 가족의 틀을 벗어나, 이제는 새로운 가족형태를 인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습니다.

    ■ 차별, 편견‥"그래도 행복하고 싶어요"

    연인 관계였던 남성과 결혼하지 않고 아이만 출산하기로 선택한 진서연 씨.

    아이와 함께 당당하게 살고 있지만 사회 곳곳의 고정관념에 상처를 받을 때가 많다고 합니다.

    [진서연/비혼모]
    "하혈을 해서 이제 긴급 (제왕절개) 수술을 받아야 되는 상황이었어요. 병원에서 긴급으로 수술을 들어가야 되는데 보호자 사인이 필요한 거예요. '아이 아빠가 없다'고 분명히 여러 번 얘기했는데 수술실 들어갈 때까지 '아이 아빠는 언제 오냐'고 다섯 번을 얘기를 하시더라고요. 병원에서."

    역시 결혼하지 않은 상태에서 아이를 낳아 혼자 키우고 있는 감채연 씨.

    비혼모의 삶을 산 지 16년이나 됐지만 아직도 다른 사람이 무심코 건네는 한 마디에 가슴 한구석이 아픕니다.

    [감채연/비혼모]
    "(전화 통화하다) '어머님 되시냐. 성함이 뭐냐' 했더니 이름을 얘기했더니 그분도 '어, 설마 아빠는 아니시죠?' 하고 물어보는 걸로 봐서는 아직까지도 그런 거는 엄마 성을 따르지 않고 아빠 성을 많이 따르다 보니까…"

    직장을 구할 때도 여전한 편견 탓에 불이익을 당한다고 합니다.

    [최형숙/비혼모 지원단체 '인트리' 대표]
    "(한 비혼모가) 과 수석으로 (유아교육학과) 졸업을 했단 말이죠. 어린이집에 면접을 보러 갔는데 '학부모가 네가 미혼모인 것 때문에 클레임을 걸면 (항의하면) 뭐라고 할 거니'라고 얘기를 했대요. '애 혼자 키우는 거랑 내가 취직해서 아이를 보는 거랑 무슨 상관이냐'고 (답했는데) 그런데 끝내 떨어졌거든요."

    단지 사회적 편견뿐만 아니라 비혼 가정에 대한 제도적 차별을 느낄 때도 많습니다.

    [감채연/비혼모]
    "아이가 뭐 은행 업무를, 금융 업무를 해야 된다거나 내지는 뭐 다른 어떤 행정적인 업무를 했을 때 조금 불편해요. '저는 1인 친권밖에 없다'고 했더니 그분(행정 직원)께서 '정상 가정이었을 때… 정상 가정이었을 때는 전화로 가능하나, 그게 아니면 내방을 해야 된다'"

    다른 사람들이 말하는 '정상 가족'이란 단어.

    비혼출산 가정을 '비정상적인 가정'으로 몰아붙이는 걸로 들려 큰 상처를 받습니다.

    [감채연/비혼모]
    "행정적인 것 조금 불편함을 감수하고 뭐 '추가적인 서류가 필요하다' 그러면 낼 수는 있는데, 그분께서 '정상 가정'이라고 이렇게 말을 탁 하셨을 때는 엄청 화가 나더라고요."

    5.8%의 비혼 출산율.

    역대 최고 수치이지만 OECD 국가 중에선 꼴찌 수준입니다.

    이미 OECD 국가의 평균 비혼출산율은 40%가 넘었고, 아이슬란드의 경우 첫째 아이의 비혼출산율은 80%를 넘겼습니다.

    '비혼출산'에 대한 차별과 편견을 개선하지 않는다면 현재의 초저출생 현상을 해결하긴 어렵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허민숙/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
    "'자녀 양육 가구'가 중심이 돼야 돼요, 사실은. 그러니까 이 둘이 무슨 관계냐가 문제가 아니라 <혹은 한부모일 수도 있는 거고> 그러니까요. 아기가 자라고 있는 '미성년자 아동, 아동 청소년이 자라고 있는 가구에 대한 지원으로 나아간다' 라고 하면 기존에 무슨 관계냐. 법률관계냐, 아니냐 이런 것들에 대한 장벽은 완전히 제거될 수 있는 거죠."

    최근에는 아예 새로운 유형의 가족, 즉 가족과 유사한 '생활동반자' 권리를 인정해달라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습니다.

    추석 연휴 막바지.

    2030 여성 일곱 명이 거실에 모여 앉았습니다.

    "다들 추석 잘 보냈어? 오늘 집에 온 사람도 있어?"

    한 달에 한번 여는 가족회의를 시작합니다.

    "근황을 공유해 볼까요?"

    처음엔 창업 스타트업을 꿈꾸는 동료로 만나 같이 살게 됐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서로에게 의지하며 깊은 친밀감과 신뢰감을 갖게 됐습니다.

    [서수인]
    "나를 위해서 요리를 해주고 그 시간을 기꺼이 내서 나에게 따뜻한 밥 한 끼를 차려줄 때 내가 보살핌받고 있구나…"

    [노치혜]
    "'같이 산다'라는 어떤 경험 자체가 그 전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을 만큼 귀했어요. '정상 가족'이라는 그 카테고리 안에서의 영역이 아니어도 이런 방식으로 살아갈 수가 있구나…"

    지금 이들은 서로를 혈연으로 맺어진 가족보다 더 '가족 같다'고 느낍니다.

    서로를 돌보며 살아가길 선택했지만 법적인 가족이 아니란 사실 때문에 당장 몸이 아플 때에도 난감한 상황과 마주해야 했습니다.

    [노치혜]
    "저희 집에 같이 살던 친구가 한 번 큰 수술을 했던 적이 있어요. 그래서 동행을 하고 싶은데 이제 가족이 아니기 때문에 그 친구는 지방에서 올라온 친구여서 나이가 드시고 약간 아프신 어머니께서 서울까지 올라오셔서 동행을 했어야 되는 경우도 있고…"

    가족은 아니지만, 서로 의지하고 살아가는 동거인에게 '생활동반자' 지위, 즉 가족과 비슷한 권리와 의무를 부여하는 '생활동반자법'이 현재 발의돼 있습니다.

    초고령 사회로 진입한 지금 노령층의 돌봄 공백을 채울 수 있는 좋은 대안이라는 주장입니다.

    [장혜영/전 정의당 의원 (21대 국회 '생활동반자법' 발의)]
    "노년 세대 그리고 중·장년 세대일수록 이 법이 왜 필요한지에 대해서 더 피부로 느끼시는 경우가 있어요. 가볍게 법적으로 둘을 가족으로 묶어줄 수 있는 어떤 제도가 있다고 한다면 내가 너무 사랑하는 사람의 끝을 돌봐줄 수 있는 이제 이런 옵션이 생기는 거죠."

    프랑스의 PACS, 영국의 시민동반자법, 스웨덴의 동거법.

    모두 결혼이 아니더라도 동거하는 성인에게 가족과 유사한 지위를 주는 법안들입니다.

    일각에선 재산상속 분쟁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하지만, 국내에서 발의된 법안은 생활동반자에겐 재산 상속권을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또 동반자 관계 성립 이전에 형성된 고유재산은 분할 대상에서도 제외하도록 했습니다.

    [용혜인/기본소득당 의원 (22대 국회 '생활동반자법' 재발의)]
    "가장 많이 받는 비판 중의 하나가 '가족을 해체하는 법이다'라는 이야기였어요. 저는 오히려 정반대라고 생각합니다. 이미 가족을 이루면서 살아가지만, 법 제도의 보호를 받지 못했던 사람들을 가족의 틀 안으로 확장하고 포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저는 오히려 가족을 해체하는 것이 아니라 가족을 더 확대시키는 방법이라고…"

    내가 함께 살고 싶은 사람, 내가 의지할 수 있고, 내가 책임지고 싶은 사람과 가족을 구성하고 싶다는 주장.

    [이샘나/비혼모]
    "<가족이란 뭐라고 생각하세요?> 사랑과 신뢰로 하나가 되기로 합의한 공동체? 혈통도 중요하긴 하지만 또 입양 가족들이 있잖아요."

    빠르게 변하는 세태를 법과 제도가 전혀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허민숙/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
    "'인식이 변해야지만 법을 만들 수 있어' 뭐 이렇게 얘기를 해요. 그런데 무슨 얘기냐 하면 법이나 정책과 제도가 바뀌면 사람들의 인식이 더 빠르게 변합니다. 이건 별로 안 하고 있는 거죠. 하염없이 그냥 언제까지 기다릴 건지 질문해보고 싶어요. '언제 인식이 변하는데, 어떤 계기로 변하는데' 좀 적극적이어야 되는 거죠. 왜냐하면 이미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그 정상 가족이 아닌 형태의 가족을 꾸리면서 살고 있어요."

    결혼을 선택하지 않고, 가족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고 싶어하는 이들에게 그 이유를 물었습니다.

    그들의 공통된 대답.

    [노치혜]
    "우리가 조금 더 행복한 방식의 관계를 선택할 수 있게…"

    [이샘나/비혼모]
    "'나는 행복해' 이렇게 말을 할 수 있는…"

    "내가 행복하기 위해서"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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