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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전망대

전망대브리핑 <생눈길 강행군>

전망대브리핑 <생눈길 강행군>
입력 2015-02-03 17:33 | 수정 2015-02-03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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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십니까. 통일전망대 입니다.

    어느새 2월입니다. 언제 한달이 지나갔나 모르겠어요

    올해 1월은 남북대화에 대한 기대감도 제법 있었는데, 결국은 아무 성과가 없었네요

    그러게요, 기대했던 설 이산가족 상봉도 실망으로 끝나게 될 것 같습니다.

    통일전망대, 엄지인 기자의 전망대 브리핑으로 시작합니다.

    북한이 최근 아시아를 방문한 성 김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에게 평양 방문을 공식 제의했지만, 미국이 거부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미국이 북한때문에 대화가 이뤄지지 못하는 것처럼 책임을 돌리려 한다"며, "미국이 북한의 제도 붕괴를 꾀하는 한 단호하게 대처할 것" 이라고 비난했습니다.

    이에 앞서 성 김 대표는 미국이 북한에 대화를 제의했음을 시사하고 대화 무산의 책임을 북한에 돌린 바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김정은 1위원장의 지휘 아래 미국 항공모함을 겨냥한 공 해군 합동 해상 타격 훈련을 실시했습니다.

    김 1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북한 붕괴' 발언을 원색적으로 비난했습니다.

    ◀조선중앙TV▶
    "사회주의 제도를 그 무슨 변화의 방법으로 붕괴시킬 것이라고 공공연히 짖어대는 미친개들과는 더는 마주앉을 용의가 없다고 단호히 공언하시고.."

    김정은은 또 전투비행사들을 집무실로 불러 "단숨에 날아가 본거지들을 불마당질 해버려야 한다" 며 본토 타격 등 강경한 발언을 쏟아냈습니다.

    북한의 지난해 쌀과 옥수수 생산량이 연간 최소 곡물 수요량에 79만톤 모자란 461만톤에 그칠 것이라고 유엔식량농업기구가 전망했습니다.

    유엔아동기금 유니세프도 최근 공개한 대북 지원 보고서를 통해 "올해 북한의 식량 부족분이 89만톤을 넘을 것" 이라며, "영유아 등 취약 계층을 위해 국제 사회의 지원이 절실하다" 고 밝혔습니다.

    계속해서 엄지인 기자와 최근 북한동향 좀 더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내일이 입춘이지만 아직은 제법 추워요. 북한은 더할텐데 요즘 북한에서 청년, 학생 행군이 한창이라면서요?

    네, 북한 학생들의 연례행사인 '광복의 천리길' 행군이 시작됐습니다. (광복의 천리길요?)

    북한의 행군길은 대부분 김일성, 김정일 부자가 다녀간 길을 따라 걷는 정치학습인데요

    화면 보면서 자세히 설명드리겠습니다.

    평양의 기온이 영하 8도까지 떨어진 지난달 22일, 수천명의 학생들이 환호를 받으며 만경대학원을 출발했습니다.

    '광복의 천리길' 은 1925년 김일성 주석이 14살때 아버지가 일제에 붙잡혔다는 소식을 듣고 항일 운동을 위해 평양에서 중국 바다오고우까지 걸었다는 길을 말하는데요.

    그 시절 정신을 배우라고 13살 14살 어린 학생들이 행군에 참가합니다.

    "나는 13살인데 위대한 대원수님들이 걸으신 그 길을 걷는다고 생각하니까 얼마나 기쁜지 모르겠습니다."

    "온 나라 학생소년들이 모두 부러워서 나만 쳐다보는 것 같습니다. 나는 평양에서 시작된 이 힘찬 걸음을 끝까지 이어가겠습니다."

    열 세네살이면 우리로치면 중학교 1-2학년이잖아요.

    털옷에 배낭 하나 메고 천리길 간다는 거에요?

    지금은 국경은 넘지 않고 포평, 압록강 앞까지 13일간 3백킬로미터를 행군합니다.

    엄동설한 한겨울에 하루에 20킬로미터 이상 북한말로 생눈길을 걷는 게 보통 일은 아니죠.

    저렇게 아찔한 산도 넘어야 하구요.

    잠은 야영소에서 자고 중간중간엔 김일성 주석이 탔던 기차도 타고 여관, 우체국에 들러 견학까지 해야 합니다.

    다 큰 어른도 힘들텐데 저렇게까지 걷는 이유가 뭘까요?

    김일성을 따라 배우라는 사상 학습의 목적이 가장 크죠.

    그런데 이런 천리길 행군은 참가 자체가 경력, 그러니까 스펙이 되기 때문에 고위층 자제들도 많이들 참여한다고 합니다.

    올해가 광복의 천리길 행사가 시작된지 40주년이라 행사가 좀 더 많았습니다.

    광복의 천리길 말고도 행군이 많잖아요?

    네, '배움의 천리길' 이라는 게 있습니다.

    이건 다음달에 하는데요, 광복의 천리길과 반대 방향입니다.

    김일성 주석이 12살 때 중국에서 평양으로 조국을 배우러 들어온 길이라고 해서 이름 붙여졌습니다.

    지금까지 이 두 행군에 참가한 북한 학생들이 각각 50만 명 정도나 된다고 하네요

    북한 텔레비전 보면 학생 뿐 아니라 어른들도 수시로 답사 행군에 참가하는 것 같더라구요

    네, 청년, 군인, 직장인, 심지어 당과 정부의 고위 간부들도 답사행군을 가는데요.

    행군은 물론 김일성. 김정일과 관련된 곳이고 이름도 여러가지입니다.

    그 중에서도 최고로 치는 행군은 북한이 신성시하는 백두산 혁명전적지 답사입니다.

    올해는 인민내무군, 우리식으로 말하면 전투경찰 지휘성원들이 백두산 행군을 떠났습니다.

    "백두산지구 혁명전적지 답사행군대를 조직하여 주신 데에는 우리들을 혁명적 신념이 꽉 들어찬 진짜배기 지휘성원들로 준비시키려는 크나큰 믿음과 기대가 담겨져 있는 것입니다."

    김일성 항일활동 전적지와 김정일의 생가를 돌아보면서 이른바 백두혈통인 김정은에게 충성 맹세 편지를 보내는 결의대회를 여는 게 이 행군의 주요 일정입니다.

    ◀김룡천▶
    "이 산이 천만번 변한다해도 경애하는 최고사령관 동지만을 믿고 따르는 내무군 지휘성원으로 튼튼히 준비해 나가겠습니다."

    한겨울에 백두산은 엄청 춥겠어요.

    저 날 백두산밀영의 기온이 영하 18도, 최저 영하 30도였다고 합니다.

    요즘은 또 마두산도 뜨고 있잖아요?

    평양에서 멀지 않은 평안남도 안주인데 북한은 이 곳에 1930년대 항일 비밀 기지가 있었다고 주장합니다.

    인민군 군인들이 이곳을 방문해서 샘물터, 구호나무 등을 참관하고 모닥불을 피워놓고 충성을 맹세하는가하면 사격 훈련까지 합니다.

    "저는 이 탄창에 혁명 선열들의 넋을 이은 신념의 총탄, 의지의 총탄, 복수의 총탄을 채웠습니다."

    마두산은 김정은 시대에 들어서 새삼스럽게 부각된 곳이죠.

    10 여년 전 쯤엔 강원도 '철령' 답사 행군이 시작됐는데요,

    여긴 고난의 행군시기 김정일 위원장이 자주 넘나들었다는 곳입니다.

    험한 산길을 학생들이 눈까지 맞으면서 걷는 모습이 정말 힘겨워 보이네요.

    강원도의 고급중학교 졸업반 학생들인데, 사회 진출에 앞서 답사행군을 통해 충성 결의를 다지는 겁니다.

    최근에는 연대장급 이상 군인들이나 당 고위간부들도 예외없이 백두산 답사 행군에 참가시키고 있는데요

    답사행군은 이른바 백두혈통의 위대성, 3대 세습의 정당화 등 사상 교육과 함께 기강 잡기와 리더십 강화에도 널리 활용되고 있습니다.

    조만간 또 북한 TV에 백발의 원로들이 단체 행군하는 모습이 나올지도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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