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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전망대

북한은 지금 <北 선전마을의 실체는?>

북한은 지금 <北 선전마을의 실체는?>
입력 2016-06-20 15:00 | 수정 2016-06-20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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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은영]
    "지난주 저희 MBC 통일전망대는 한강하구 휴전선 바로 북쪽에 위치한 북한 선전마을의 실제 모습을 잠시 보여드렸습니다."

    [신강균]
    "네, 이 선전용 마을은, 실제 농민들이 살고 있는 진짜 농촌으로 보였는데 알고 보니, 말 그대로 북한의 체제를 선전하기 위해 지어놓은 하나의 세트장이나 다름없었습니다."

    [구은영]
    "오늘은 선전마을의 모내기 장면과 북한군의 실상까지, 더 자세히 보여드리겠습니다. 화면으로 함께 보시죠."

    [신강균]
    "문화방송의 중계차가 자리 잡은 이곳은 경기도 김포시의 애기봉 전망대입니다. 애기봉 전망대 바로 앞으로는 한강이 서해로 흘러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한강의 중간을 따라 남북의 경계선인 휴전선이 그어져 있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구은영]
    "군사구역인 애기봉 전망대 강변에서 바로 앞의 북쪽 강변까지는 불과 1.8킬로미터인데요. 건너편은 황해남도 개풍군이라는 지명의 북한 땅이고, 바로 앞의 마을은, 북한이 지난 1982년, 자신들은 농촌에도 아파트가 있다며 자랑하기 위해 지어놓았다는 선전마을입니다."

    [신강균]
    "저희 MBC통일방송연구소는 지난 4월과 5월, 봄철을 맞아 모내기를 시작하는 북한농촌의 실상이 어떤지 알아보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중계차에 101배까지 줌이 되는 망원카메라를 싣고 애기봉 전망대에 올라 이 선전용 마을을 촬영했습니다. 전경부터 살펴보자면, 마을 한가운데에 어김없이 주체사상탑이 들어서 있습니다. “위대한 김일성 동지와 김정일 동지는 영원히 우리와 함께 계신다고 적혀있습니다. 그리고 우리의 마을회관 격인 인민문화회관에는 ‘선군 조선의 태양 김정은 장군만세’라는 김정은 우상화 글귀가 보이는데요, 집권 5년차를 맞은 김정은 위원장이 3대째 세습을 정당화하기 위해 선전선동하고 있는 것입니다."

    [구은영]
    "주체사상탑 위쪽으로는 소학교로 보이는 건물도 자리하고 있는데요. 넓은 마당을 가진 건물이 매우 낡아 보입니다. 오후 4시경이 되자 학교 정문 부근에 하교하는 어린이들이 나타나고, 이들을 데리고 집으로 돌아가는 주민들의 모습이 눈에 띕니다. 주체사상탑 위쪽에는, 4.5층 높이의 소형아파트 여러 채가 연이어 들어서 있습니다. 남쪽에서 잘 보이는 위치에 들어선 이런 형태의 집을 북한에서는 문화주택이라 부른다고 합니다."

    [신강균]
    "그런데 한 눈에도 매우 허름하고 낡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그럴싸한 외관과 달리 34년 전에 지어진 이후 전혀 관리가 안 된 것입니다. 군데군데 베란다 창가 쪽에 빨래들이 내걸려있긴 하지만, 사람들이 사는 집이라고 하기엔 여간 흉흉하지가 않은 모습입니다. 탈북자들의 증언에 의하면, 휴전선과 가까운 이 선전마을에는 원칙적으로 주민들을 살지 못하게 한다고 합니다."

    [이순실/탈북민 (北 전방부대 근무 경험)]
    "그 주택이 일반인들이 쓰고 사는 주택이라고 보면 안 돼요. 그냥 보여주기식이에요. 남한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비무장지대 바깥에, 남한하고 가까운 바깥 마을에는 일반 농장 원들, 농사하는 사람들 외에는 출입을 안 시켰어요."

    [구은영]
    "즉, 이 마을은 30여 년 전에 순전히 한국에 보여주기 위해 그럴듯하게 지어 놓았을 뿐, 실제 주민들이 사는 곳은 아니라는 건데요. 봄 모내기 철과 가을 추수철이 되면 농사를 짓기 위해 인근 외지주민들을 동원해 이곳에 데려다 놓고 일을 시킨 뒤, 일이 끝나면 다시 철수하는 식으로 관리가 된다고 합니다."

    [신강균]
    "4월과 5월 모내기에 동원된 농민들이 자전거를 타거나 걸어서 왕래하는 모습이 전부인 이 선전마을풍경에서는 분주하거나 활기차다는 느낌이 전혀 다가오지 않습니다. 자기 논도 아닌 곳의 농사를 위해 단체로 동원되고 또 감시 속에서 강제로 모내기를 해야 하는 이곳의 분위기는, 평양의 조선중앙텔레비전이 내보내고 있는 선전용 모내기 화면과는 너무나 큰 차이가 느껴집니다."

    [조선중앙TV (2016.6)]
    "인민들의 먹는 문제, 식량 문제를 하루빨리 풀 데에 대한 우리 당의 전투적 호소를 심장깊이 새긴 이곳 일꾼들과 농작원들은 모내기를 제때에 질적으로 하기 위해서 선진적인 영농방법들을 적극 받아들여 모내기 전투를 힘 있게 벌리고 있습니다."

    [구은영]
    "조선중앙텔레비전은 이앙기와 트랙터 등 각종 농기계로 모내기하고 있다는 방송을 연일 내보내고 있는데요. 그러나 이곳 선전마을에서는 단 한 대의 이앙기도 볼 수 없었습니다. 물이 가득 찬 논바닥에 선 사람들은 전부 다 맨손의 농부들뿐이었습니다."

    [신강균]
    "뿐만 아니라 그 흔한 경운기 한 대 보이지 않았습니다. 농부들은 지게를 짊어지고 모를 나르는가 하면, 비닐까지 이용해 모를 퍼 나르고 있었습니다. 심지어 한강변까지 넓게 펼쳐진 이곳의 넓은 논바닥을 소 한 마리가 쟁기를 끌고 다니면서 고르게 하고 있는데요. 한눈에 보기에 너무 살이 빠져, 뱃가죽이 홀쭉하게 들러붙고 등까지 굽었습니다. 이 소의 몰골에서 북한 주민들의 비참한 형편을 짐작해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구은영]
    "저희가 망원렌즈로 지켜본 5월 말의 더운 오후 내내, 이곳에 동원된 북한주민들은 어느 누구도 잠시 앉아서 쉬지 않았습니다. 우리처럼 새참을 먹는 모습은 상상할 수도 없었습니다. 북한 당국은 올해 모내기전투부터 ‘만리마 속도’라는 구호까지 덧붙였다고 하는데요. 하루에 만리를 달린다는 만리마 만큼이나 빠른 속도로 모내기 전투를 끝내라고 하면서 주민들을 다그치는 모양입니다."

    [이순실/탈북민 (北 전방부대 근무 경험)]
    "열네 살부터 동원되어서, 열네 살부터 노인들까지 다 동원돼요. 군인들도 위에 군복을 다 벗기고 면내의만 입혀갖고 농촌 밭에 들어가요. 들어가서 다 같이 일해요. 그래서 그 마을에서 숙식을 하면서 사는 거예요."

    [신강균]
    "탈북 민의 증언대로, 이곳 모내기에 동원된 주민 중에서도 북한 군인으로 추정되는 사람들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들은 군복 대신 흰색의 내의나 사복을 입고 일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동원된 주민들이 모내기하는 논 옆으로, 비탈지게 올라간 야산에서, 군인이 염소떼를 몰며 풀을 먹이고 있었습니다. 군인들조차도 평양으로부터 식량을 제대로 배급받지 못하는 탓에, 이처럼 직접 염소 같은 가축을 키워, 굶주린 배를 채운다고 합니다. 북한 군인들은 한국이 북침하지 않는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아는 터라, 경계근무에는 별 관심이 없고, 대신 식량 챙기기에 급급한 듯 보이는데요. 한강 북쪽의 초소에 서 있는 북한군들의 행동에서도 긴장감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것 역시 바로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이순실/탈북민 (北 전방부대 근무 경험)]
    "강제성이잖아요, 마지못해 끌려다니면서 일은 하지만 충성도는 아니예요. 당에 충성하는 게 아니라 그냥 먹고살기 위해서 인민이나 군인들이나 쌀을 먹기 위해서 (당에) 굽실거리는 거예요."

    [구은영]
    "애기봉 전망대의 맞은 편 한 강북 쪽에는 강변을 따라 철조망이 세워져 있습니다. 이 철조망은, 이곳 개풍군을 비롯해 북한 남쪽의 주민들이 혹시 남쪽으로 한강을 건너 탈북할까 봐, 막기 위해 세워놓은 것입니다."

    [신강균]
    "신록의 계절임에도 불구하고, 나무가 자라지 못해 누런 맨땅이 훤히 드러나 있습니다. 우리에게 북한 체제를 선전하기 위해 지어졌다는 이 선전마을은 그저 적막하고 쓸쓸한 풍경인데요. 불과 1.8킬로미터 떨어진 이 북한 땅의, 우리와는 너무도 동떨어진 현실이 참으로 안타깝게 느껴집니다. 지금까지 [북한은 지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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