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은영]
"북한 아나운서 하면 어떤 모습이 가장 먼저 떠오르시나요? 정장과 한복을 차려입고 딱딱한 말투로 보도를 전하는 모습일 텐데요. 하지만, 최근 들어, 북한 TV가 새롭게 변하고 있다고 합니다."
[신강균]
"네, 스튜디오에 가만히 앉아 경직된 모습으로 북한 체제를 선전하던 북한 아나운서들이 이제는 현장에 나가, 직접 취재를 하고 체험도 하는데요, 북한 TV가 어떻게 달라졌는지 함께 보시겠습니다."
[구은영]
"새로 만든 옷을 직접 입어도 보고~"
"어떻습니까? 제가 입은 모습이."
[구은영]
"취재를 위해 건물 옥상에도 올라갑니다."
"어떻습니까, 이만한 정도면 여기서 필요한 전기를 충분히 보장합니까? 두 아나운서는 동시에 질문을 하는 바람에 NG가 날 뻔하기도 한데요~"
[구은영]
"최근 북한 TV는 우리의 아나운서격인 북한 방송원이 현장에 나가, 직접 체험하고 취재하는 형식의 프로그램을 부쩍 많이 내보내고 있습니다. 이는 기존의 딱딱한 보도형식의 북한 방송에서 벗어나, 보다 활기차고 역동적인 느낌인데요. 또 여기에 세련된 촬영 기법과 편집도 눈에 띕니다. 올해 초, 북한 TV가 내보낸 ‘동해의 명승을 찾아서’라는 프로그램을 잠시 보실까요?"
[신강균]
"부부로 이뤄진 출연자들이 강원도 원산 백사장에서 자전거 경주를 벌이고 보물찾기 게임도 즐깁니다. 이때 출연자들의 말이 자막으로 처리되는가 하면, 긴장되는 상황에서는 슬로우 기법을 활용해 보는 재미도 더합니다."
"정신없이 보물을 찾아 헤매는 신혼부부의 모습을 보니 참으로 웃음이 나왔다."
[신강균]
"이렇게만 보면 마치 우리의 ‘야외 버라이어티’ 방송 같기도 한데요. 이뿐만이 아닙니다. 우리 방송 스타일을 따라하는 건 물론, 지난 12일에는 이례적으로 평양에서 맥주 축제를 열고, 대대적인 선전하기도 했습니다."
[구은영]
"파란 제복을 입은 종업원들이 맥주잔을 나르고, 북한 주민과 외국인들은 건배를 외치며 대동강 맥주를 마십니다. 안주 코너에서는 튀김과 꼬치, 치킨까지 만들어지고 있는데요. 아마도 우리의 치맥 문화를 의식해, 치킨 메뉴를 준비한 게 아닌가 생각됩니다."
[신강균]
"한편, 북한 TV는 무려 800여 명의 참가자들이 축제가 열리는 대동강호를 찾았다고 전했는데요. 대부분 2~30대의 젊은 참가자들은, 대동강 맥주 맛에 흠뻑 취해, 엄지를 치켜세웁니다."
"맛있습니다! 최고입니다."
"세계적인 수준입니다, 세계적인 수준! 좋습니다, 우리 원수님의 사랑과 배려로 이렇게 맥주를 마음껏 오늘 마음껏 먹겠습니다."
[신강균]
"그렇다면, 이처럼 북한 TV가 이전보다 재미 요소를 더한 프로그램을 내보내고 있는 이유는 뭘까요? 바로 북한의 젊은 세대의 체제를 결속시키기 위한 선전선동이라고 합니다."
[강동완/동아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기존의 북한식 텔레비전 방송만으로는 흥미를 유발할 수 없다는 인식이 있고 또 외부에서 들어오는 정보 자체를 차단하기보다는 오히려 북한식으로 새로운 것들을 만들어서 북한 젊은이들에게 김정은 시대에 변화되었다라는 걸 보여주고자 하는 의도로 볼 수 있습니다."
[구은영]
"김정은 집권 이후, 북한에서는 젊은 청년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기 위한 프로그램들이 잇달아 제작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를 더 많이 보게 하기 위해서 최근에는 우리의 IPTV와 유사한, ‘만방’이라는 기기를 자체 개발했다고 합니다. IPTV는 방송 프로그램을 언제든지 다시 볼 수 있는 기능을 갖춘 인터넷 TV인데요~ 북한 역시 앞으로는 만방을 통해 북한의 대표 방송인 조선중앙TV는 물론, 체육TV와 만수대 TV, 룡남산 TV 등 다양한 채널을 다시 볼 수 있게 서비스한다고 합니다."
"쌍방향 통신이라고 할 때는 시청자가 자기가 보고 싶은 것, 예를 들어서 동물 영화를 보겠다고 자기 요청을 해당 봉사기에 보내면 봉사기가 그 요청에 따르는 해당한 편집물들을 다시 시청자들에게 보내주는 것이 쌍방향 통신입니다."
[구은영]
"실시간 TV 기능과 함께 영화와 뉴스, 체육, 문화 프로그램을 자신의 취향대로 골라 볼 수 있다는데요. 이 만방 덕분에 북한 주민들은 TV를 더 자주 보게 됐다고 말합니다."
"옛날에는 CD를 구입해서 봐야 되고 내가 예를 들어서 못 본 영화도 CD가 판매되지 않으면 볼 수가 없었단 말입니다. 그러나 이 만방 봉사기를 설치하고 보니까 이내 볼 수 있어서 대단히 좋다고 생각합니다."
[신강균]
"하지만 이 만방에는 숨겨진 목적이 한 가지 있습니다. 바로 시청자들이 원하는 내용의 프로그램이 아닌, 김씨 일가를 우상화하고 북한체제를 선전하는 프로그램들 위주로 등록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경애하는 원수님께서 문수 물놀이장을 돌아보신 역사적 화폭을 담은 방송이 있지 않습니까?"
"네, 있습니다."
[강동완/동아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북한 내에서 남한의 영화나 한류가 확산되면서 북한의 이른바 새세대들은 외부 문화에 쉽게 노출되고 있는데요. 외부 정보와 문화에 쉽게 노출되어 있는 새세대들에게 정치적 사상을 강화해서 체제 결속력을 높이려는 의도로 볼 수 있습니다."
[신강균]
"북한의 체제 선전방식과 수단이 날로 발전하고 있는 가운데, 정작 그 내용은 김일성, 김정일 시대와 다를 바 없어 보이는데요. 과연 김정은 시대의 청년세대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을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지금까지 <북한은 지금>이었습니다.
통일전망대
북한은 지금 <달라진 북한 TV, 이유는?>
북한은 지금 <달라진 북한 TV, 이유는?>
입력 2016-08-29 14:30 |
수정 2016-08-29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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