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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전망대

북한은 지금 <北, 여성은 ‘사회의 꽃’?>

북한은 지금 <北, 여성은 ‘사회의 꽃’?>
입력 2017-03-20 14:30 | 수정 2017-03-20 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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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은 여성들을 가정의 꽃, 사회의 꽃...이라고 말하는데요.

    그래서 매년 3월 8일을 국제부녀절로 정하고 여성들을 위한 각종 행사도 엽니다.

    특히 김정은 위원장 집권한 후에는 국제부녀절을 대대적으로 선전하면서 여성의 축복받은 삶을 강조하고 있는데요.

    올해, 북한 여성들은 국제부녀절을 어떻게 보냈는지, 화면으로 함께 보시죠.

    "3.8절을 축하합니다~"

    초호화 예술공연이 펼쳐지고~

    윷놀이와 널뛰기 등 다양한 민속놀이도 즐깁니다.

    남편들은 아내를 위해 숨겨둔 요리 실력까지 뽐내는데요~

    "내 오늘 우리 집사람을 위해서 솜씨를 좀 보이자고 합니다. 음식을 딱 저만 잘하는 것처럼 생각하고 있는데...이거, 참."

    북한 여성들이 주인공이 된 이 날은, 바로 3월 8일, 국제부녀절입니다.

    3월 8일은 유엔이 정한 ‘세계 여성의 날’인데, 북한은 이날을 ‘국제부녀절’로 이름을 바꾸고 공식 휴일로 지정했습니다.

    그리고 매년, 사회적으로 모범이 될 만한 여성들을 한 자리에 불러 모아 기념행사를 벌이고 있는데요.

    올해 북한 TV에서는 <우리 집사람>이라는 제목의 3.8절 축하 프로그램이 방송됐습니다.

    잠시 보시죠.

    "남편들이 어떤 노래를 부를 때가 제일 좋습니까?"
    "우리 집사람~"
    "역시 ‘우리 집사람’입니다."

    노래 <우리 집사람> 이 <우리 집 사람>이 북한 최고 히트곡이라고 하는데요. 북한에서 아내를 부를 때 ‘집사람’... 이렇게 친근하게 불러주자는 의미를 담고 있는 노래입니다.

    체제를 찬양하는 노래들이 대부분인 북한에서, 흔히 들을 수 없는 사랑 노래 가운데 한 곡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노래 <우리 엄마 기쁘게 한번 웃으면>

    여성들을 위한 축하 공연으로 본위기가 한껏 고조되자, 행사에 참석한 한 부부의 인터뷰가 이어집니다.

    "어쩌면 이렇게 복 받은 한 쌍이 될 수 있었는가 하는 겁니다."
    "우리 집사람이 얼마나 도도한지 단박에 퇴짜를 맞았습니다. 자기는 자기 목표를 달성하기 전에는 절대로 가정을 이루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남편에게 마음을 열지 않았던 아내.

    그 이유가 당에 대한 충정의 마음 때문이었다... 이런 설명입니다.

    "친부모의 사랑도 제대로 받아보지 못한 저를 노래 혁신자로 내세워주시고 영광의 기념사진까지 찍어주신 아버지 장군님의 사랑에 보답할 생각밖에 없었습니다."

    이번에는 열 명의 아이를 낳아 당으로부터 영웅 칭호까지 받은 한 어머니가 소개됩니다.

    북한에서는 아이를 많이 낳은 여성에게 모성 영웅이라는 칭호를 주고, 북한 여성들에게 다산을 장려하고 있습니다.

    "우리 열 명 자식의 이름을 혁경이, 명향이, 의범이, 부경이, 수금이... 아, 이름 잘못 말했다."

    아이가 열 명이다 보니 이름 외우기도 여간 쉽지 않아 보이죠?

    다시 한 명 한 명 차례로 이름을 부르기 시작하는데요.

    "맏이를 혁경이, 명향이, 의범이, 수금이, 내련이 부령이, 결림이, 사복이, 옹성이, 위덕이 이렇게 아이들의 첫 글자 이름을 모두 합치면... ‘혁.명.의.수.뇌.부.결.사.옹.위’가 되게 지었습니다."

    이 어머니는 열 명의 아이들을 당이 필요로 하는 충성 일꾼으로 키워내는 게... 바로 모성 영웅으로서 해야 할 마땅한 일이다. 라고 강조합니다.

    북한의 여성들을 위해 마련했다는 이 기념행사는 결국, 북한 체제를 찬양하고, 선전하는 것으로 끝이 납니다.

    "더없이 고마운 사회주의 조국의 축복을 한없이 위대한 어버이의 축복 속에 살며 혁명하는 바로 여기에 조선 여성의 긍지와 영예가 있고 행운 중에 대 행운이 있다."

    이처럼 북한 당국은 북한의 여성들이 높은 사회적 지위는 물론, 남성과 평등한 권리를 행사하며 행복한 삶을 살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실제, 북한 사회는 여전히 가부장적인 인식과 여성의 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이 뿌리 깊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입니다.

    [남광규/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 교수]
    "북한의 문화가 아직은 가부장적인 문화가 상당히 강하기 때문에 아이들 양육, 남편 부양 심지어는 식량 문제 해결까지 남자가 해야 할 일을 여성이 책임지기 때문에 노동력도 착취를 당하고 있고..."

    김정은이 집권 이후, 북한 TV에서는 워킹맘에 관한 선전 프로그램이 자주 방송되고 있습니다.

    프로그램 속 여성들은 가정에 충실한 어머니이자 아내이며, 또 바깥에 나가서는 당과 수령을 위해 국가적 사업을 완벽하게 해내는 일꾼으로 소개됩니다.

    "여성들의 손으로 미장이면 미장 삽질이면 삽질 정말 그럴싸하게 일을 해나갑니다."

    뿐만 아니라, 1990년대 고난의 행군 이후, 북한의 배급 체계가 사실상 무너졌는데... 이때부터 북한 여성들은 남편을 대신해 장마당으로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장마당이 북한 경제를 움직이는 핵심 동력이 됐고, 자연스럽게 북한 여성들의 역할은 경제활동으로까지 확대됐습니다.

    [남광규/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 교수]
    "장마당 활동의 주체는 여성이에요. 북한이 장마당에서 남성의 경제 활동을 금지하고 있기 때문에 여성이 없으면 북한 경제 혹은 북한의 기본 생활이 유지하기 어렵다."

    가사와 육아 여기에 경제활동의 부담까지 짊어진 북한 여성들... 국제부녀절 하루만 위안받기엔 그 어깨가 무거워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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