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주룡]
최근 평양에서 태권도 세계선수권대회를 열렸습니다. 북한은 자신들을 태권도 종주국이라고 내세우고 있는데, 북한 태권도의 뿌리는 사실 우리나라 태권도에 있습니다. 뿌리는 같지만 분단의 세월동안 다른 길을 걸어 온 북한 태권도의 모습, 화면으로 함께 보시죠. 지난 주 북한 평양에서는 제20차 태권도세계선수권대회가 열렸습니다.
[조선중앙TV (2017.9)]
이번 선수권 대회에는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 69개 나라와 지역의 선수단, 대표단들이 참석하였습니다
[고주룡]
평양 시민들은 세계 각국에서 온 태권도 선수들을 열렬히 환영했습니다. 얼마 전 리모델링을 끝낸 태권도 전당에서는 태권도 시범을 비롯해 각종 공연이 펼쳐졌습니다.
[조선중앙TV (2017.9)]
국제태권도연맹 역사의 20번째의 뜻깊은 연유를 아로새기며 진행될 이번 선수권 대회는 정의와 평화의 숭고한 이념 밑에 나라와 민족 무도인들 사이에 친선과 단결을 도모하고 교류와 협정을 강화해 나가는데서 중요한 계기로 됩니다
[고주룡]
북한이 주도하는 국제태권도연맹, ITF는 우리나라가 주도하는 세계태권도연맹, WTF와는 별개로 2년에 한 번씩 세계선수권대회를 열고 있습니다. 빠르고 화려한 기술의 우리나라 태권도와 달리, 특공 무술을 방불케 하는 힘과 파괴력을 강조하는 게 북한 태권도의 특징입니다. 북한 태권도는 가슴 보호대 없이 경기용 장갑과 신발만 착용하는가 하면 몸통은 물론 얼굴 가격까지 허용됩니다. 남북한의 태권도는 이처럼 비슷하면서도 조금 차이가 나는데,
그 뿌리를 보면 모두 우리나라에서 시작된 하나의 태권도입니다. 지난 1966년 육군 소장 출신인 최홍희 장군이
서울에서 세계태권도연맹을 창설합니다. 하지만 박정희 정권과 갈등으로 캐나다로 망명한 뒤 지난 1980년도부터 북한에 사범들을 파견하며 태권도 보급에 나섭니다.
[조선중앙TV]
위대한 수령님께서는 최홍희 선생이 국제태권도연맹 총재로써 세계 각지로 태권도 무대를 넓혀가며 민족의 기개를 떨치도록 보살펴주셨습니다
[고주룡]
이후 북한은 우리와 차별화를 꾀하며, 북한 태권도의 국제화를 위한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1987년, “평양에 아파트 한 두 채를 짓지 못하더라도 세계적으로 제일 큰 태권도 전당을 건설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만8천 제곱미터에 달하는 태권도 전당을 세웠습니다. 또 건물이 완공된 이후에는 “태권도 전당” 이라는 현판까지 직접 써 보내며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습니다.
[조선중앙TV]
민족의 우수한 그 전통을 이어주신 장군님께서는 온 나라 인민들 그 누구나 우리 태권도를 민족의 귀중한 유산으로 열렬히 사랑하며 빛내어 나가도록 이끌어주셨습니다
[고주룡]
뿐만 아니라 1990년대 초, 수많은 북한 주민들이 굶어죽던 고난의 행군 시기에도 김정일은 각 도에 태권도선수단의 모체인 태권도 과외학교를 신설하도록 지시하면서 태권도 영재 조기 발굴에 주력했습니다. 그리고 2002년부터 시작된 대집단체조인 ‘아리랑’에도 태권도 군무를 포함 시키면서 전 세계에 자신들이 태권도 종주국임을 강조하고 나섰습니다. 이렇게 약 40년 간 세계태권도연맹과 국제태권도연맹으로 각자의 길을 걷던 남북한 태권도는
지난 6월 한 자리에서 만났습니다. 북한 태권도 시범단이 무주 세계태권도 선수권 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10년 만에 방한한 것입니다.
[리용선 / ITF 국제태권도연맹 총재]
우리 민족의 자랑인 통일적 발전 나아가서는 두 태권도가 통합해서 우리 민족을 위해 좋은 일을 하도록 기여하기 위해서...
[고주룡]
남북한 태권도 시범단은 함께 시범 공연을 펼쳐 보이며 무주 세계대회 개막식 알렸습니다.
[북한 태권도 시범단]
(오늘 공연 어떠셨어요?)
고맙습니다, 다 기뻤습니다
[고주룡]
문재인 대통령도 참석해 북한 스포츠계 대부인 장웅 IOC위원과 리용선 국제태권도연맹 총재를 만나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인사를 나눴는데요. 북한 태권도 시범단의 방한은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첫 남북 체육 교류인 만큼,
남북 교류 확대에 대한 기대감도 키웠습니다.
[문재인 대통령]
평창동계올림픽에 북한 선수단이 참여한다면 인류화합과 세계평화 증진이라는 올림픽의 가치를 실현하는데 크게 기여하리라 생각합니다
[고주룡]
하지만 최근 북한의 6차 핵실험과 잇따른 미사일 도발로 한반도 긴장이 최고조에 달하면서 북한 선수단의 평창올림픽 참가가 불투명해진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지난 16일, 장웅 북한 IOC위원은
“정치와 올림픽은 별개 문제”로 “평창 올림픽에서 큰 문제가 생길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밝히며 긍정적인 메시지를 보냈는데요. 이같은 장웅 위원의 발언은 평창 올림픽 기간 중 북한이 한반도 위기감을 고조시키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점을 시사한 것으로 보입니다.
[양무진 /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북한도 외교적 고립으로부터 탈피해야 하고 탈피하기 위한 가장 용이한 방법이 사회문화, 스포츠 교류고 (그렇기 때문에) 북한도 스포츠 교류를 통한 나름대로의 화해 협력에 어느 정도 호응할 것으로 전망합니다
[고주룡]
최근 갈수록 경색돼가고 있는 남북관계가 올 겨울, 태권도를 통해 숨통을 틔울 수 있을지 기대됩니다.
통일전망대
뉴미디어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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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지금 <北, '태권도 종주국'?>
북한은 지금 <北, '태권도 종주국'?>
입력 2017-09-25 11:06 |
수정 2017-09-25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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