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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전망대

[북한은 지금] 조용한 태양절.."과시보다 결속"

[북한은 지금] 조용한 태양절.."과시보다 결속"
입력 2020-04-18 08:41 | 수정 2020-04-18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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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북한의 최대 명절은 김일성의 생일, 이른바 태양절이죠?

    ◀ 앵커 ▶

    21대 총선이 치러졌던 지난 15일이 바로 그날이었는데, 시끌벅적했던 예년과 달리 올해는 이례적으로 조용히 지나갔습니다.

    김필국 기자!

    올해 태양절, 가장 눈에 띄는 건 뭔가요?

    ◀ 기자 ▶

    무언가를 했다는 것보다 안했다는 게 눈에 띄는 대목입니다.

    북한은 해마다 태양절을 앞두고 각지에서 보고대회를 열어 분위기를 띄우고,

    ◀ 리포트 ▶

    대규모 열병식을 통해 전략무기를 공개하기도 했었는데요, 올해는 없었습니다.

    또 김정은 위원장은 태양절마다 금수산 태양궁전을 참배했었는데, 올해는 이마저 생략했습니다.

    시민들 분위기도 확연히 달랐는데요. 대규모 인원이 무리지어 참배하던 예년과 달리 소수의 사람들이 서로 거리를 둔 채 참배하는 모습이었습니다.

    ◀ 앵커 ▶

    김위원장이 참배를 안했다는 건 상당히 이례적으로 보이네요.

    ◀ 기자 ▶

    코로나 19가 확산세에 있던 지난 2월 16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인 광명성절이었는데요.

    김위원장은 이 때도 참배는 했었습니다.

    하지만 더 중시되는 김일성의 생일, 태양절에 고위 간부들은 참배를 했는데 김위원장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김위원장이 태양절에 참배를 하지 않은 건 집권 후 처음입니다.

    ◀ 앵커 ▶

    명절 분위기도 잘 나지 않았겠는데요?

    ◀ 기자 ▶

    기념우표가 나오는가 하면 김일성 주석을 칭송하는 보도가 이어졌고, 각국에서 화환을 보냈다는 소식도 전하면서 경축 분위기를 띄우긴 했습니다.

    [조선중앙TV]
    태양절에 즈음해서 나이지리아 연방공화국 대통령인 무함마드 푸아리 무력총사령관이 꽃바구니를 보냈습니다.

    하지만 국제 마라톤 대회나 예술축전 등이 일찌감치 취소된데 이어, 기념 행사까지 없어지면서 올해 태양절은 침묵 속에 지나갔습니다.

    북한의 4월은 행사도 많고 해외에서 가장 많은 관광객이 찾는 때인데, 코로나 19 사태가 닥친 올해는 어쩔 수 없이 조용히 보내는 것 같습니다.

    ◀ 앵커 ▶

    그런데 이런 와중에도 최고인민회의는 개최했다면서요?

    ◀ 기자 ▶

    4·15 총선이 코로나19 시대에 치러진 세계 첫 전국단위 선거라는 점에서 세계인의 주목을 받았는데요, 북한도 과연 700명 가까운 인원이 모이는 최고인민회의를 개최할 지 관심이었습니다.

    ◀ 리포트 ▶

    결국 당초 공지했던 것보다 이틀 늦은 지난 12일 회의가 열렸고, 전체 예산 지출의 47.8%를 경제건설에 투입하는 등의 안을 확정했습니다.

    ◀ 앵커 ▶

    최고인민회의를 한 걸 보면 코로나 19 문제없다, 이런 뜻으로도 읽힙니다.

    ◀ 기자 ▶

    보도된 영상을 보면 코로나 19를 통제하고 있다는 걸 자신하듯 누구도 마스크를 끼고 있지 않습니다.

    대의원들도 평소처럼 바로 옆 자리에 붙어 앉아 있는데요,

    다만 결정된 내용을 보면 보건부문 투자를 늘리고 평양종합병원 건설 필요 자금을 확보하는 등 코로나 19와 관련된 조치를 취하며 민심을 다독이고 있습니다.

    ◀ 앵커 ▶

    그런데 여기에 김위원장은 참석하지 않았죠?

    ◀ 기자 ▶

    예, 김위원장은 참석하지 않았고 이보다 하루 앞서 열린 노동당 정치국 회의를 주재했습니다.

    [조선중앙TV]
    당중앙위 정치국 위임에 따라 김정은 동지께서 회의를 사회했습니다.

    이 회의에서 최고인민회의 의제를 논의하고 결정했는데, 정책은 당이 정하고 최고인민회의는 추인하는 시스템이 완성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 앵커 ▶

    실질적인 논의나 정책 결정이 여기서 이뤄지는군요?

    ◀ 기자 ▶

    목소리는 들리지 않지만 화면을 보면 김위원장은 계속 무언가를 묻고 확인하고 있습니다.

    김위원장이 말을 건네자 최룡해 상임위원장이 깜짝 놀란 듯 일어서서 답변하고, 박봉주 부위원장도 김위원장 지시에 반사적으로 일어나 답하는 모습도 보입니다.

    김위원장의 위상이 단적으로 드러나는 영상이기도 하지만 화면에서 보듯 좀더 구체적으로 논의하고 결정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 앵커 ▶

    그런데 총선 하루 전날,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해서 논란이 됐잖아요?

    ◀ 기자 ▶

    예, 14일 아침이었죠?

    순항 미사일을 여러발 쏜데 이어, 원산 일대에선 수호이 전투기가 출격해 공대지 로켓을 발사하기도 했습니다.

    ◀ 리포트 ▶

    전문가들은 대체로 태양절을 앞두고 실시한 통상훈련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 앵커 ▶

    그러고 보니, 김위원장이 최근 군사 행보를 강화하는 것 같아요.

    ◀ 기자 ▶

    지난 12일엔 김위원장의 서부지구 항공부대 시찰이 보도됐죠.

    [조선중앙TV]
    전투비행사들의 용맹한 공중기동과 전투행동을 보시고 커다란 만족을 표시하며..

    ◀ 앵커 ▶

    화면 끝에 혹시 김여정 아닌가요?

    ◀ 기자 ▶

    예, 김 위원장 뒤로 김여정 제1부부장이 미소를 지으며 서 있는 모습도 포착됐습니다.

    김여정은 이번에 정치국 후보위원으로 복귀하며 강화된 위상을 보여줬는데, 지난 방송에서도 언급했듯 전방위적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습니다.

    ◀ 앵커 ▶

    그런데 하얀 셔츠 차림의 김위원장을 보니 김일성이 연상되기도 합니다.

    ◀ 기자 ▶

    이보다 이틀 앞서 보도된 포사격 훈련 영상에서는 더 뚜렷한데요, 하얀 셔츠에 베이지색 헌팅캡, 팔동작마저 김일성 주석을 닮았습니다.

    김위원장은 집권 초기에도 할아버지를 따라한다는 평을 받았었는데, 대북제재와 코로나19가 초래한 위기에 맞서 향수를 자극하며 민심을 다잡고 내부 결속을 강화하려는 의도로 보입니다.

    ◀ 앵커 ▶

    그렇군요, 김필국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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