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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분토론

[전망대 포커스] "외래어 망탕 쓰면 안돼"..속내는?

[전망대 포커스] "외래어 망탕 쓰면 안돼"..속내는?
입력 2020-05-23 09:31 | 수정 2020-05-23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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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북한이 최근 외래어 사용에 제동을 걸고 나섰습니다.

    "외래어를 쓰는 건 유식한 게 아니라 계급성이 없다.."고 비판하기도 했는데요.

    ◀ 앵커 ▶

    북한이 한동안 외래어를 우리 말로 바꾸지 않고 그대로 사용해왔는데, 다시 단속하는 이유는 뭘까요?

    정승혜 기자가 알아봤습니다.

    ◀ 리포트 ▶

    [조선중앙TV]
    "동족에 대해 혀를 가볍게 놀리다가는 뭇매를 맞을 수 있다는 조심성도 생기게 될 것이다."

    높낮이 차이가 있고 강한 억양, 북한의 표준어인 '문화어'입니다.

    우리가 지역적으로 서울말이 표준어인 것처럼 문화어는 평양말을 기본으로 하는데,

    [조선중앙TV]
    "여러분 안녕히 계십시오.여기는 평양입니다."

    북한은 TV뉴스 외에도 다양한 교양 프로그램을 통해 올바른 문화어 사용을 교육해왔습니다.

    외래어의 경우 '언어의 주체성과 민족성을 위해' 한글로 바꿔 사용하는 걸 원칙으로 하고 있습니다.

    "드라이클리닝..전기 말리기?"

    "건조빨래? 마름빨래?"

    "긴치마?"

    "공주옷? 하늘하늘 공주 옷?"

    "펄래기? 펄랭이, 펄랭이"

    그렇다고 북한이 외래어를 완전 금지한 건 아닙니다.

    아이스크림은 '얼음보숭이'라는 순화된 말이 있지만 '아이스크림'을 그대로 쓰거나 혹은 '에스키모'라는 상품명을 대신 씁니다.

    2천년대 들어서, 특히 유학파 김정은 위원장이 집권한 이후부터는 카페, 데이트, 다이어트, 치킨, 드라이브 코스 등 더 많은 외래어가 해방됐습니다.

    "'슈퍼 마케트'가 독특하면서도 정교하게 꾸려졌을 뿐만 아니라"

    "이것이 우리 인민들이 가장 즐겨찾는 '소고기 햄버거'이고 이것이 '호트도그', 이것이 '와플'입니다."

    그런데 최근 2주 연속 북한 당국이 외래어 사용에 제동을 걸고 나섰습니다.

    '노동신문'은 "외래어에 습관되면 남의 풍에 놀게 된다," "온갖 잡사상이 침습하고 붕괴될 수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북한의 의도는 뭘까?

    [이우영/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북한이 계속해서 외국문화 개방의 폭을 넓혀온 건 분명한 사실인 것 같고요. 그런 것들이 정도가 심하다고 볼 때면 다시 외부 문화에 대한 비판, 특히 자본주의, 서구식 문화에 대한 비판, 이런 것에 대한 통제를 강화시키는.."

    외래어를 쓰지 말자는 북한이 강조하고 있는 건 '시대어', 시대정신을 담은 신조어를 말하는데, 당의 방침과 의도가 담긴 말입니다.

    북한 매체가 "청년들이 모범이 되어 시대어를 비롯해 문화어를 적극 써야"한다고 역설하는 건 단순히 우리말 다듬기나 언어순화 차원이 아니라는 얘기입니다.

    [이우영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북한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봉쇄나 이런 것들을 더 이상 유지하기는 어렵거든요. 전체적으로 개방을 다시 시도할 필요가 있겠는데... 그런 과정에서 미리 예방 조치라고 할까요,다시 외부 사람들이 들어왔을 때를 대비해서 북한식 문화를 지켜야된다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게 아닌가..."

    코로나 사태, 식량난 악화 등 대내외 악재가 지속되는 국면에서, 사상적 해이를 막고 사회분위기를 다잡으려는 정치적인 의도가 외래어 사용금지에 담겨 있는 셈입니다.

    통일전망대 정승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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