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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전망대

[전망대 포커스] 은아와 수진이.. 달라진 선전선동

[전망대 포커스] 은아와 수진이.. 달라진 선전선동
입력 2020-06-06 07:41 | 수정 2020-06-06 0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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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일곱 살 어린이가 SNS로 일상 소식을 전하는 등 과거 경직되고 직설적이었던 북한의 선전선동 방식이 바뀌고 있습니다.

    ◀ 앵커 ▶

    그동안 북한 인터넷 사이트를 차단해왔던 우리 정부도 새로운 방식에 대해
    어떻게 대응해야 할 지 고심하고 있습니다.

    정승혜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 리포트 ▶

    대동강변을 달리다 카메라를 향해 자연스럽게 손을 흔들고 다시 돌아와 영어로 아침 인사를 건넵니다.

    [은아]
    "Hi, hello, good morning! This is me again."

    조선중앙TV에서 보던 딱딱한 앵커들과는 달리 자연스러운 워킹과 손동작을 하며
    평양의 일상을 전하고

    "이 봄 북한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을까요? 주민들은 어떻게 지낼까요?"

    험악한 말, 직접적 선전 대신, 부드러운 방식으로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세계 평화와 건강을 위해 사랑과 믿음으로 코로나 바이러스와 맞섭니다."

    영어와 중국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며 자연스럽게 소식을 전하는 유튜버 은아의 등장은, 북한 대외 선전선동의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양성운/美인디애나주립대학 미디어스쿨 교수]
    "기존의 북한 대남선전방송을 보면 프로파간다 냄새가 물씬 풍겨나거든요. 그런데 이번 유튜브 방송을 보면 굉장히 자연스럽습니다. 아주 네이티브 스피커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해서 서투른 영어도 쓰지 않고, 복장, 제작의 완성도, 이런 부분들이 굉장히 젊은 층의 마음을 사로잡는 부분이 있어서..."

    최근엔 피아노를 치고 태권도를 배우는 7살 어린이의 브이로그까지,

    "안녕하십니까, 제 이름은 리수진입니다. 나이는 일곱살이에요."

    북한이 만든 다양한 동영상이 전세계인이 공유하는 유튜브를 통해 스마트폰으로 전달되고 있습니다.

    [양성운/美인디애나주립대학 미디어스쿨 교수]
    "요즘에는 다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으니까 매체환경과 시청자의 성향에 맞게 북한에서 제대로 전략적으로 공략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국제적인 추세를 따라, 세련되고 효과적인 방식을 채택한 겁니다.

    [양성운/美인디애나주립대학 미디어스쿨 교수]
    "설득하려고 하는 의도가 보이지 않지만 역설적으로 메시지를 받아들이는 입장에서는 메시지가 자연스럽기 때문에 거부감 없이 받아들일 수 있는..."

    이런 파격적인 변화는 누가 주도하고 있는 걸까?

    유학파 김정은 위원장의 의중이 반영됐고, 역시 유학파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선전선동부의 세대교체와 변화를 주도하고, 행사나 의전 등을 담당하는 현송월 제1부부장도 관여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조한범/통일연구원 선임연구원]
    "김여정 당 중앙위 제1부부장이 선전선동부를 포함한 조직지도부까지 관할하는 걸로 추정이 돼요. 김여정 부부장이 컨트롤 타워일 가능성이 있고 현송월 같은 경우도 이런 선전선동 사업, 대외 매체에 관여하고 있을 개연성이 있어요."

    그런데 북한이 만든 동영상을 유튜브로 시청하는 건 문제가 없는 걸까?

    북한이 운영하거나 친북 성향의 인터넷 웹사이트는 우리 정부가 접속을 차단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유튜브의 경우 미국 회사 플랫폼에 북한이 동영상 올리는 방식이어서 문제가 복잡합니다.

    유튜브 가이드라인에는 아동학대, 테러조장, 증오, 혐오 등이 포함되면 심의를 거쳐 콘텐츠를 삭제하거나 계정을 해지할 수 있다고 돼 있습니다.

    이 기준에 비춰본다면 유튜브가 북한 동영상을 삭제하거나 계정을 해지할 가능성은 낮아 보입니다.

    우리 정부의 입장은 어떨까?

    [여상기/통일부 대변인(5월 27일)]
    "(북한 유튜브를) 보는 것 자체는 현재 법이 금하고 있지 않습니다. 다만 이것을 제3자에게 전파하는 행위는 금지하고 있기 때문에..."

    보는 건 괜찮지만 다른 사람과 공유하는 건 안된다고 했던 통일부는 며칠 후 "유튜브 동영상은 남북교류협력법의 규제 대상이 아니다"라면서 한발 물러섰습니다.

    게다가 전 세계인이 공유하는 북한의 유튜브 동영상을 우리만 막을 경우 국제 사회의 시선도 부담스러운 상황입니다.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을 고려해 앞으로 국가보안법과 인터넷 심의 등 현실적 규제를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통일전망대 정승혜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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