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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분토론

[생생 통일현장] '6.15둥이' 지원씨의 통일이야기

[생생 통일현장] '6.15둥이' 지원씨의 통일이야기
입력 2020-06-13 08:38 | 수정 2020-06-13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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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시 경쟁과 좁은 취업문, N포세대라는 신조어까지 생긴 오늘의 청년 세대에게 통일은 어떤 의미일까요?

    "별로 생각을 보통 잘 안 해본 것 같아요. 일상생활에서 잘 생각이 안 나는 주제라서."
    "그렇게 크게 관심 많지는 않습니다. 전해지는 정보도 많이 없고."
    "뉴스 볼 때?"
    "뉴스 보면 그런 생각을 하기는 하는데 일상에서 그렇게 생각하지는 않아요."

    분단 이후 3세대를 건너뛴 청년들에겐 어쩌면 당연한 이야기일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오늘 이곳에 특별한 친구들이 모였는데요.
    바로 통일부 대학생 기자단입니다.
    남북 관계나 통일에 대한 기사와 영상을 제작하고 있는데요.
    통일에 대한 남다른 관심을 가진 대학생들인 거죠.

    "이런 얘기 너무 해보고 싶기는 했어."
    "맞아."
    "친구들이랑 이런 대화 할 수도 없고."
    "절대 못하지."

    친구들과는 나누지 못한 그 얘기는 뭘까요? 바로 통일입니다.
    기자단 활동을 하면서 또래 청년들이 통일에 대해 무관심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 안타까웠는데요.

    [김벼리/대학생: 태어나 보니까 그냥 분단된 땅에 태어난 거잖아요. 통일이 우선순위일 이유가 없는 거예요.]
    [김지원/대학생: 20대 청년들이 너무 먹고살기 바쁘지 않나.]
    [곽민주/대학생: 지금 남북 관계가 계속 긴장관계에 있잖아. 근데 이거는 우리가 살아가면서 꼭 해결해야 될 숙제가 아닐까? 우리 세대가.]

    오늘은 6.15남북공동선언 20주년 행사에 지원 씨가 통일부 기자단 대표로 뽑힌 소식이 화젯거리입니다.

    [김벼리/대학생: 임동원 전 국정원장님이 사실상 2000년대 남북정상회담의 큰 틀을 짜신 분이었던 것 같더라고요.]
    [김지원/대학생: 외교적 특사로 가서 이야기를 하고 성공적으로 이끌어냈다는 게 사실 가장 궁금하기도 하고.]

    중요한 행사에 대표로 참석하는 지원 씨가 부럽기도 하고 대단해보이기도 한데요.
    지원 씨는 행사 날이 다가오면서 준비에 여념이 없습니다.
    알고 보니 2000년도에 태어난 이른바 6.15둥이인데요.

    [이선미/어머니: 김정일 국방위원장인가요? 만날 때 굉장히 충격적이었거든요. 커가면서 이상하게 또 북한 쪽에 굉장히 관심이 많더라고요.]

    대학교 3학년에 만 스무 살도 되지 않은 지원 씨가 통일에 이토록 관심이 생긴 건 우연이 아니었습니다.

    [김지원/대학생: (고등학생 때) 제가 도서부 기장을 했었는데 북한 관련된 책이 가장 깨끗했어요. 또 그만큼 많은 친구들이 북한에 관심이 없다는 거를 일컫겠지만 가장 깨끗한 책을 읽고 싶었던 마음에 북한과 관련된 책을 읽게 되었는데 그게 또 제가 진로를 결정할 수 있게 된 계기가 되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일까요? 그걸 증명하듯 거실 한켠을 빼곡히 채운 엄청난 양의 위촉장들.
    이건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헌법상 대통령 자문기구인데, 여기 최연소 자문위원이기도 합니다.
    대통령 이름 적힌 위촉장도 보이고요.
    드디어 기다리던 행사날. 이곳은 6.15 주역과 청년들이 만나는 자리인데요.
    자문위원으로 참석하는 지원 씨. 엄청 긴장돼 보이네요.

    "안녕하세요"
    "임동원 전 국정원장님이세요. 뭔가 연예인 보는 것 같아요."

    (6.15남북공동선언 자료화면) "북한의 최고 지도자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공항에 나온 겁니다."

    20년 전 남북 정상이 처음 손을 맞잡은 6.15남북공동선언에서 막후 역할을 한 임동원 전 국정원장인데요.
    그 역사적인 순간을 되짚어보는 것으로 행사는 시작됩니다.

    [임동원/전 국정원장: 이 장면 혹시 보이세요? 그때 당시에 이 태극기 밑에 인민군이 있는 장면이죠. 적군이 인민군 명예 의장대를 사열하는 모습이 '이 얼마나 감격적인 장면인가' 저는 이때 참 울컥해가지고 눈물이 나오더라고요.]

    "특사로 가셔서 김정일 위원장을 직접 만나셨다.."

    [임동원/전 국정원장: (회담 성사 전) 저거는 김정일 위원장하고 만나서 악수하는 장면입니다. 특사로 가서 김정일 위원장이 어떤 사람인가 하는 것을 알아가지고 오라 하는 것이 첫째 임무였었죠.]

    민주평통에서 뽑힌 2~30대 청년단들에게 질문할 기회도 있었는데요.

    "여기서 최연소가 누구죠?"
    "김지원 씨. 몇 년 생이에요?"
    "2000년생"
    "제일 먼저 2000년생 김지원. 일어나서 말씀해주세요."

    [김벼리/대학생: 민족 공조와 국제 공조가 상호 보완적이 되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 궁금합니다.]

    몇 날 며칠 고민 끝에 야심차게 준비한 질문. 떨림이 그대로 느껴지네요.

    [임동원/전 국정원장: 한반도 문제는 내부 문제인 동시에 국제 문제, 특히 미국이 깊이 개입되어있는 국제문제라는 (점에서) 민족 공조와 협조 공조는 따라서 분리해서 생각할 수가 없다 하는 게 (제 생각입니다.)]

    젊은 청년의 시각으로 본 통일에 대한 냉소적이고 비판적인 질문도 가감 없이 쏟아졌는데요.

    "(청년 사이에서는) 우리가 정말 통일을 이룰 수 있을까? 라는 냉소적인 말도 많이 나오고 있는 것 같습니다."
    "청년, 청소년들이 통일 됐을 때 세금에 대한 부담.."
    "정세현 전 장관님. 이 말씀, 정말 이런 북한하고 대화를 해야 되나요?"

    [정세현/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 국방비가 400~500억이라고 하면 4분의 1이 미군 무기 사는 돈입니다. 그 돈을 반만 줄여도. 분단 비용이죠, 실제로는]

    분단 비용보다 통일로 인한 편익 비용이 더 크다는 겁니다.
    통일 미래를 꿈꾸고 스스로 그 기회를 만들어 낼 청년 세대들이 해야 할 일이 바로 이것인 거죠.

    "(장관님) 이번에 2000년생 학생인데요."
    "우리 악수할까?"
    "네, 감사합니다."
    "오늘 말씀 너무 잘 들었어요."
    "그래? 도움이 되겠어요?"
    "네, 정말 도움 많이 될 것 같아요."
    "다행이네."

    20년 전에도 그랬듯이 힘겨운 다시 오르막을 오르는 지금. 또 해쳐나가야 할 시간입니다.

    [김지원/대학생: 갑자기 소나기가 내릴 줄 모르고 집을 나오는 경우도 있잖아요. 우리가 예측하지 못했던 순간들이 분명히 찾아오겠지만 또 햇볕이 짱짱한 날씨도 오기 때문에 분명히 좋은 날이 올 거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네, 이것도 통일을 위한 하나의 과정이겠죠.
    사계절이 있는 것처럼 한반도에도 추운 겨울바람이 지나 다시 따듯한 봄이 올 그날을 그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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