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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망대 포커스] 공세 일단 멈춤 국면전환 계기 될까?

[전망대 포커스] 공세 일단 멈춤 국면전환 계기 될까?
입력 2020-06-27 09:00 | 수정 2020-06-27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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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앞서 전해드린 것처럼 북한이 20일 동안 이어오던 '남한 때리기'를 일단 멈췄습니다.

    이유가 뭘까요?

    ◀ 앵커 ▶

    우리 정부가 나서서 대북전단 살포를 저지하고 국제사회 관심도 환기하는 등 어느 정도 목적을 달성했다고 판단하고 숨고르기에 들어갔다는 분석도 있는데요,

    한반도 긴장 국면이 전환되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 정승혜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 리포트 ▶

    지난 4일 대북전단 살포를 비난하는 김여정의 1차 담화를 시작으로 남북 통신연락선 차단,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대남전단 실물 공개, 대남 확성기 재설치 등 쉴새없이 몰아치던 북한의 강공 드라이브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한마디로 일단 멈췄습니다.

    [조선중앙TV/6월 24일]
    "조선로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위원장 김정은 동지께서 회의를 지도하셨습니다."

    동생 김여정 제1부부장이 주도해오던 대남계획을 갑자기 중단시킨 이유는 뭘까?

    우선 목표를 일부 달성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입니다.

    우리 정부가 적극적으로 대북전단 살포 방지에 나선데다 통일부 장관에 대한 경질성 인사를 단행했고, 북한 내부적으로도 전단 규탄시위 등을 통해 결속을 다지는 효과를 거뒀다는 겁니다.

    [양무진/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북한 내부적으로는 충분하게 주민들의 체제 결속에 도움이 되었다는 판단, 남측인 우리 측에서 전단 살포 방지와 4.27 판문점 선언 이행에 대한 의지를 보였고..."

    과격한 '폭파 이벤트'로 국제사회의 관심을 다시 집중시킨 것도 북한 입장에선 수확입니다.

    대선 과정에서 코로나 사태, 인종차별 시위 등 국내 이슈에만 매몰됐던 미국 정가에서 다시 북한 문제가 거론됐고, 중국의 식량 지원까지 끌어냈다는 평가입니다.

    [박인휘/이화여대 국제학부 교수]
    "폼페이오 장관(美)과 양제츠 국무위원(中) 사이에 북한식량 지원에 대한 암묵적인 합의가 이뤄진 것 같고요, 동시에 북한이 더 이상의 위기를 조성하지 않아야 된다는 미중간의 합의가 있었던 것 같고 그 메시지가 북한에게 적정한 방식으로 전달된 게 아닌가.."

    여기에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회고록 파동이 북한의 태세 변화에 영향을 끼쳤다는 해석도 있습니다.

    볼턴의 폭로가 역설적으로 한반도 문제를 풀려는 문재인 정부의 노력을 북한에 확인시켜줬다는 겁니다.

    [홍민/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
    "북한의 경우에는 남측이 북미 협상이나 여기에 기여하는 것이 크지 않다, 오히려 실망스럽다, 폄하를 해왔는데 회고록 내용에서 남측이 막후에서 큰 역할을 했던 것이 사실상 보여지기 때문에 북한 입장으로서는 한국 역할에 대한 재고, 재평가..."

    결국 개성 남북연락사무소 폭파, 존 볼턴의 회고록 파문, 이 두 사건이 지난해 하노이 노딜 이후 답답하고 지지부진한 북미 관계에서 바늘구멍만큼 비집고 들어갈 만한 틈을 마련했다는 얘긴데, 문제는 이런 상황 변화가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 것인가, 하는 점입니다.

    첫번째는 악화될 가능성입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대남 군사행동계획을 취소한 게 아니라 '보류'한 것인데다 미국도 서태평양에 항모 전단을 투입하고 전략폭격기 B-52를 동해로 전개하는 강수를 보인 만큼, 향후 군사적 긴장감이 더 높아질 수도 있다는 전망입니다.

    [홍민/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
    "UFG(을지프리덤가디언)급의 한미연합훈련이 8월 중에 계획돼 있는데 과연 이것을 어느 정도까지 조정할 수 있는지, 북한이 혹시 이것을 명분으로 해서 또 보류 카드를 흔들면서 다시 대남 강경노선으로 전환하는 그런 모양새로 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거든요."

    두번째는 별다른 변화가 없을 가능성입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선 전에 북미관계를 풀려는 의지를 적극적으로 보이지 않는다면 북한은 대북전단살포를 막고 내부 결속을 다졌다는 정도의 성과에 만족하면서 차기 미국 정부와 협상을 준비해보는 수 밖에 없습니다.

    세번째는 북미관계에서 반전의 계기가 마련될 가능성입니다.

    북한의 보류 조치 이후 미국 국무부는 "외교의 문이 열려 있고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는데, 직접적 혹은 간접적 대화의 장이 마련될 거라는 예상입니다.

    [박인휘/이화여대 국제학부 교수]
    "조만간 어떤 형태로 전개될 지는 모르겠지만 한미간의 의견 조율이 있을 것이고 북한에게 대화 제의에 준하는 그런 협상판이 다시 조금 열릴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남북 대화 재개 가능성도 열려 있다는 전망입니다.

    [양무진/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중국이 북한을 설득하는 과정에서 뭔가 약속을 했다면, 그 약속이 나름대로 이행됐다면 조만간에 남북 연락선 채널의 복원, 이걸 통해서 대화로 또는 접촉으로 나올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합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선 전 북한과의 협상에 나설 것인지, 김정은 위원장이 다시 대화에 응할지, 그래서 한반도 평화를 향한 길에 작은 결실이라도 거둘 수 있을지 지금으로서는 여전히 안개 속입니다.

    통일 전망대 정승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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