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궁금해 시간입니다.
한동안 덥더니 비가 내려 주춤하기도 하고 요즘 날씨 종잡을 수가 없는데요.
그런데 마스크를 써야 돼서 그런지 불쾌지수는 확실히 더 높은 것 같습니다.
그렇죠. 마스크 때문에 체감온도가 1, 2도는 더 올라가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예년보다 더 시원하고 편안한 여름옷을 찾게 되더라고요.
오늘은 여름나기에 중요한 여름 패션 이야기 해볼까 합니다.
오늘 함께하실 두 분이죠. 강미진 씨 그리고 한지연 씨 나오셨습니다.
어서 오세요.
강미진 씨는 지난 시간에 남한에 온 지 한 10년쯤 됐다 그렇게 말씀하셨는데
한지연 씨는 얼마나 되셨어요?
저는 올해로 여섯 번째 여름을 맞이합니다.
그러면 비교적 최근에 오셨다고 볼 수 있겠는데요.
남한에서 처음 여름 맞았을 때 좀 어땠었나요?
좀 아무래도 젊으신 분이니까 패션이라든가 이런 게 되게 좀 민감하게 생각했을 것 같은데요.
되게 처음에 왔을 때 너무 부러웠어요.
늘 옷차림에 대해서 통제만 받다가 여기에 오니까 너무 자유로운 거예요, 모든 분들의 옷차림이.
특히나 여름만 되면 되게 짧아지고 다 이렇게 노출이 심하고 막.
그래 가지고 저도 어쩌다 한번 용기를 내서 핫팬츠를 입었는데
그날 진짜 잊을 수가 없어요. 혼자 괜히 불안해가지고 누가 나를 쳐다보나 해서.
계속 숨으려고 하고 계속 바지를 내리고 그랬던 기억이 납니다.
강미진 씨는 어떠세요? 10년 전이라고 하지만 그 첫 여름의 기억이 있을 텐데.
사실 북한에서는 결혼 한 여성이든 결혼 전 여성이든 노출을 최대한 안 하는 게.
조선 여성의 기본 모습이라고 생각을 하거든요.
근데 여기 와 봤는데 분명 집에서 다 쫓겨날 것 같은 그런 여성들 인 거예요. 너무 놀랐어요.
그럼 북한에서 이렇게 입으면 어떻게 되나요?
사실 그렇게 입으면 규찰대에 걸리거나 단속반에 걸려서 처벌을 받게 되죠.
특히 이제 그런 단속은 어떤 기간에 하냐 하면 비사회주의 검열기간이 있거든요.
비사회주의 검열기간이요?
그러니까 사회주의가 아닌 그런 행위들을 단속하는 시기인데 머리를 길게 기르고 다니는 거
그 다음에 치마 같은 거는 무조건 무릎 아래로 내려와야 돼요.
손가락 세 개를 이렇게 딱 대보거든요,
이제. 짧다 싶으면 대보면 무릎 아래로 내려와야 되고.
그렇게 단속이 심해요. 아마 평양시 같은 거는 더 했을 거예요.
일단 예쁘면 다 통제가 되는 것 같아요.
예쁘면 안 돼요?
지나가다 너무 좀 예쁘다. 몸매가 드러나게 딱 붙게 입었다
그러면 딱 단속을 일단 해놓고 평양에는 일단 일선 도로라는 게 있어요.
그래서 거의 뭐 약간 차선이 4개 이상 그 정도 되는 큰 거리에는 100미터 정도에 하나씩 꼭 규찰대가 있어서
시스루처럼 이렇게 안에 다 이렇게 들여다보이는 그런 것도 안 되고 일단 민소매도 안 되고
노출이 심한 옷은 절대 안 됩니다.
치마 같은 경우도 무릎에서 저희 때는 그래도 처음에는 무릎 절반 정도 보여야 되는 무릎을 다 보이면 안 되고
나중에 조금 조금씩 올라가면서 지금은 그래도
무릎에서 한 5cm 정도 올라가는 거는 봐주는 그런 정도가 됐어요.
그러면 단속에 걸리면 어떻게 됩니까?
일단은 제가 속해 있는 조직, 제가 만약 이 조직에 속해 있다면 청년동맹조직에다 통보를 해줘요, 단속대에서.
저를 세워놓고 비판을 하는 거예요. 고치도록.
그러면 저는 고치겠다고 그 앞에 사람들 앞에서 그렇게 결의를 다지는 일종의 사상투쟁 일을 하고
그리고 만약에 좀 이렇게 심각한 옷차림이다. 하면 돌격대를 보낸다거나 이렇게 농촌동원을 보낸다거나
사상 개조라고 해야 되나요? 좀 심각하게 처벌을 하죠.
규찰대는 경찰하고는 달라 보이는데 어떤 건가요?
조직 내에 좀 말 빨이 세거나 과격하게 단속을 할 수 있는 이런 사람들로 뽑죠.
그래서 그런 사람들이 시내 곳곳에 아니면 담당 구역 안에 다니는 사람들을 전부 이제 통제를 하는 거예요.
그런데 남한에서도 예전에는 미니스커트를 입으면 잡혀가던 시절이 있었다고 합니다.
함께 보시죠.
무릎 위 17cm는 안 된다. 저렇게 경찰이 자를 가지고 다니면서 길이를 재기도 했었다고 합니다.
두 분 다 놀라신 것 같은데요?
전혀 믿겨지지가 않아요.
사실 저희는 자를 들고 까지는 통제를 안 했거든요. 저렇게 자로 근데 짧긴 짧네요
우리나라에 미니스커트 열풍을 몰고 온 분 바로 가수 윤복희 씨잖아요.
이 땅에 미니스커트 1호가 나타났을 때.
그녀가 입은 것은 옷이 아니었습니다. 새로운 세계였습니다.
당시에는 충격을 넘어서 도발 그 자체였다고 하죠.
1973년 경범죄 처벌법이 생기면서 미니스커트가 미품양식을 해친다 이렇게 단속대상이 됐었는데요.
심지어는 민족반역자라고 불리기도 했답니다.
거의 뭐 용어는 거의 북한이랑 차이가 없는 것 같아요. 규정짓는 용어는.
저희가 항상 이야기를 하는 게 옷차림에 무슨 사상이 있냐고 그랬는데 저때는 사상이 있었네요.
우리도 많은 수난과 많은 시간이 걸려서 미니스커트를 입게 됐네요.
우리도 패션, 특히 여성분들 여름 옷차림에 대한 인식이 바뀌는 데 꽤 시간이 많이 걸렸는데요.
두 분 이 화면을 보고 놀라기도 하고 또 공감도 가고 그러신 것 같습니다.
저는 예전에 평양에서 의도적으로 그렇게 했던 게 아니라 치마를 일단 샀는데 좀 짧아졌어요.
그 치마 재질이 항상 입다 보면 이렇게 쓸려 가지고 이렇게 올라가는 재질이었거든요.
무릎 위에서 한 10cm 정도 위로 올라간 치마를 입고 나갔다가 진짜 엄청 뭐라 그래야 될까?
가는 곳마다 너무 눈총을 받아서 지나가면서 어디 저런 여자가 있냐고 정신이 나간 거 아니냐고
이런 식으로 이렇게 바라보고 어떤 분들은 욕까지 하셨어요, 진짜.
한지연 씨가 평양의 윤복희 씨네요.
그러면 하룻밤의 꿈으로 끝났어요? 계속 입으셨어요? 어떻게?
아니, 못 입었죠. 그 치마는 그 다음부터 아예 못 입었습니다.
한지연 씨처럼 옷차림이나 이런 변화를 꿈꾸는 여성들이 좀 늘었잖아요.
이런 변화의 바람은 어디서 왔을까요?
저는 한국 드라마 영향이라고 봐요.
북한 주민들도 예전에는 그렇게 패션에 대해서 옷에 대해서 많이 민감하지는 않았어요.
한국 드라마를 보면서 이제 옷 만드는 데 가서 이런 걸로 만들어 달라 그러면
이게 한국 디자인인지 모르잖아요. 그런 식으로 좀 했었고.
2000년대 초중반 들어서면서 북한이 중국하고 무역을 많이 했었거든요.
그러면서 외부 세계, 그러니까 중국이죠 이제. 외부 세계에 대해서 사는 사람들이 옷차림이라든가
이런 걸 보면서 많이 달라졌던 것 같아요.
특히 나시 같은 문제인데요. 나시는 예전에는 집 안에서도 잘 안 입었던.
좀 대담한 여성들이 집 안에서 입거나 이랬었는데
근데 요 며칠 전 함북도에서 들려 온 소식은 동네 마실을 갈 때도 나시 차림. 제가 놀랐어요.
놀랄 만 한 일이네요.
물 갖다가 퍼 붓는 사람 없을까요? 그럴 것 같은데요.
그런데 지금 나시라고 이야기를 하시잖아요, 두 분 다.
그런데 저희는 민소매라고 지금 말이 순화되어 있거든요.
그런데 북한에서도 민소매를 나시라고 부르는 건가요?
북한은 나시가 어떤 거냐 하면 그냥 여기에 끈이 하나 달리고 옷이 안에.
그거를 보고 나시라고 하고요. 민소매 같은 거는 이제 팔 없는 옷 이렇게 부르거든요.
북한에도 작지만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올 여름 북한의 여름 패션은 어떨까요?
최근 북한의 영상을 준비했습니다.
달린 옷 형식 이렇게 되는데 달린 옷이요? 달린 옷의 뭐예요?
달린 옷이요. 달린 옷이 위아래가 달린 옷이에요. 원피스.
정말 이름 한번 기가 막히네요.
이게 아마 리설주 여사가 TV 매체에 등장하면서 약간 팔 길이가 좀 짧아졌는데 워낙 여름에 굉장히 덥거든요,
북한은 또. 그러니까 민소매를 입고 싶다, 여성들이.
그런데 입었는데 통제 당할 것 같으니까 위에다 카디건 살짝 이렇게 짧은 카디건을 걸쳐서
민소매 같은데 아닌 것을 아닌 식으로 그렇게 입고 다니는 것 같아요.
전체적으로 보면 좀 톤이 밝은 톤이고
그 다음에 우리가 흔히 하는 표현으로는 좀 세미 정장 스타일이다 이렇게도 보이네요?
완전 화려해진 것 같아요, 진짜.
옷에 무늬도 들어가고 이렇게 디자인도 여러 스타일로 많이 바뀌어 가지고 되게 많이 놀랐습니다, 진짜.
사회 전체 분위기를 좀 밝게 하는 것 같아요.
그러니까 일단 주민들이 외부에서 찍히거나 내부에서 보게 되면
칙칙한 그냥 아주 오래 된 그런 느낌이었었는데 디자인도 그렇고요.
여러모로 방법을 모색하는 것 같아요.
자, 바로 이 티셔츠인데요. 티셔츠에 한반도와 인공기가 그려져 있네요.
조선 평양 이런 글씨도 써있고요. 삼천리 금수강산 써있는 것도 있고요.
이게 일부러 선수의 옷 이런 게 아니라 젊은 층에 인기라고 소개 하는데요.
아 예전하고 진짜 많이 달라졌네요.
예전에는 일단 인공기가 달린 옷은 무조건 체육 선수들이 입었던 옷이예요.
북한 같은 경우는 인공기를 굉장히 신성시 한다고 해야 되나 그래서 아무 곳에다 잘 안 달거든요.
그래서 진짜 국가 대표들이 아닌 이상에는 저렇게 옷에 인공기를 단다는 건 생각도 해 본 적이 없는데
되게 대단하다고 생각이 듭니다.
과연 북한 청년들 사이에서 정말 저 옷이 유행을 할까요? 어떨까요?
너무 큰 건 못 입을 것 같아요.
일단 젊은 층들은 이렇게 작은 국기가 달린 옷은 좀 세련돼 보이니까 입을 것 같아요.
살짝 저는 관광 상품으로 좋지 않나.
이렇게 생각을 했었는데 북한에 있는 친구들이 저걸 굳이 잘 모르겠어요.
네. 올 여름 북한에 이 여름 패션을 살펴봤는데요.
굉장히 아까 여성들 옷보면서 놀라시더라고요.
그렇죠. 이제 저희가 있을 때는 제가 한 번 또 어떤 일이 있었냐 하면 그게 아마 2000년대 초반이었는데
그 때 유행한 옷이 영어로 ABC라고 썼어요.
그 주변에 동네 여자들은 거의 다 그 옷을 입었어요.
ABC 군단이라고 근데 그렇게 저희 이들이 있을 때는 하나의 모형이라든가 한 가지 옷들이 유행을 했는데
지금은 색깔도 너무 밝아지고 디자인도 다양하고 여성들이 자기한테 딱 맞는 그런 옷들을 고를 것 같아요.
디자인이 매우 다양해지고 색깔도 되게 다양해지고
제 생각에는 그냥 그대로 지금 서울에서 입어도 무리는 없을 것 같다.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여름이지만 긴 거 통제를 피해서 덥지만 어쩔 수 없이 감수 했어야 되는데
저렇게 옷들이 다양하게 변화가 된다면 북한 여성들한테도 꽤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 서울에 와서 입어도 무리 없을 정도로 엄청 좀 많이 달라진 게 아닌가 싶어요.
네, 무더운 여름 이겨낼 수 있게 실용적이면 좋고 또 이왕이면 보기도 좋으면 더 좋을 텐데요.
북한의 여름 패션 어떻게 바뀔지 봐야겠는데요.
네. 그렇죠.
내 선호나 어떤 유행 때문이 아니라 어떤 성별이나 사회적 규제 때문에 된다면
어떤 이 자유의 방향으로 가는 게 너무 당연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자 오늘 도움 말씀 주신 두 분 고맙습니다.
통일전망대
[북한이 궁금해] "짧은 치마 입으면 돌격대로"
[북한이 궁금해] "짧은 치마 입으면 돌격대로"
입력 2020-07-18 08:17 |
수정 2020-07-18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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