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통일전망대

권총주고 노병 챙기고 의도는?

권총주고 노병 챙기고 의도는?
입력 2020-08-01 09:22 | 수정 2020-08-01 09:37
재생목록
    ◀ 앵커 ▶

    지난달 27일은 정전협정 체결 67주년이었습니다.

    북한에서는 전승절이라고 주장하죠.

    ◀ 앵커 ▶

    네, 북한은 코로나 사태로 비상방역상황인데도 권총수여식, 전국노병대회 등 다양한 기념 행사를 열었는데요.

    어떤 의도인지 정승혜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 리포트 ▶

    정전협정 체결일이었던 지난달 27일 밤 평양 대동강가

    [조선중앙TV/7월 27일]
    축포가 오릅니다. 위대한 조국해방전쟁승리 67돌을 뜻깊게 맞이한 혁명의 수도 평양의 밤하늘가에 축포, 경축의 축포가 오르고 있습니다.

    주체사상탑, 만수대 공원, 그리고 대동강에 떠 있는 유람선 위로 화려한 불꽃쇼가 펼쳐집니다.

    정전 협정이 체결된 7월 27일을 '전승절'이라고 주장해온 북한은 코로나 사태에도 불구하고 올해 더 다양한 행사를 개최했습니다.

    정전협정일 하루 전, 김정은 위원장을 호위하듯 둘러싼 군 핵심 간부들은 각자 권총을 꺼내들고서 기념 사진을 찍습니다.

    [조선중앙TV]
    혁명의 길을 변함없이 끝까지 가리라는 것을 확신하시면서 믿음의 징표로 자신의 존함이 새겨진 뜻깊은 '백두산' 기념권총을 직접 수여하셨습니다.

    이들이 하사받은 권총은 백두혈통인 김 위원장을 상징하는 백두산과 '김정은'이라는 사인이 금장으로 새겨진 이른바 '백두산 권총'인데, 김 위원장을 끝까지 수호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조선중앙TV]
    '백두산'기념권총을 마지막 피 한방울이 남을 때까지 심장에 품어안고 그 어떤 천재지변이 닥쳐와도 이 세상 끝까지 원수님만을 믿고 따르며...

    [양무진/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군 지휘관에 대한 사기 진작을 통해 가지고 최고 지도자와 군부 간의 일체감을 통해서 체제 결속을 이끌겠다는 그런 전략적 의도가 담긴 것으로 분석합니다.

    이번 기념 행사들이 일방적인 충성만 강조한 건 아니었습니다.

    전쟁 세대의 공을 치하하는데도 방점을 뒀는데, 김 위원장이 6.25 전사자묘를 참배한데 이어 전국노병대회가 2년만에 열렸습니다.

    코로나 사태로 방역을 '최대비상체제'로 격상한 와중에도 지방 각지의 노병들을 평양으로 불러모은 겁니다.

    [조선중앙TV]
    "김정은 동지에 대한 열화같은 흠모와 신뢰의 정을 담아 폭풍같은 만세의 환호성을 터쳐 올렸습니다."

    연설에 앞서 노병들을 향해 허리를 굽히며 깍듯하게 예우한 김 위원장은 '자위적 핵 억제력'을 강조했습니다.

    노병세대가 미국의 공세를 잘 막아줬고 다음 세대가 핵 능력을 키워서 "넘볼 수 없는 나라가 됐다"는 겁니다.

    [조선중앙TV]
    "이제는 그 누구도 우리를 넘보지 못합니다. 우리의 믿음직하고 효과적인 자위적 핵 억제력으로 하여 이 땅에 더는 전쟁이라는 말은 없을 것이며 우리 국가의 안전과 미래는 영원히 굳건하게 담보될 것입니다."

    핵 능력을 이미 충분히 갖춘만큼 추가적인 핵활동이 당장은 필요치 않다는 의미로도 해석됩니다.

    잘 짜여진 스토리를 가진 이벤트로 기획된 이번 전승행사들은 먼저 노병들을 예우해 원조세대의 지지를 끌어내는데 중점을 뒀습니다.

    [강정백/전쟁노병]
    "아 원수님께서 들어오시자마자 우리한테 큰 절을 하시는 거야..그래서 우리는 너무 감동해서 만세만 불렀죠."

    [홍민/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
    "노병이라는 것은 군을 대표하는 가장 명예로운 직에 있는 사람들이거든요. 이런 사람들을 모아놓고 대중적인 지지를 받는 모양새를 만드는 것은 후계의 취약한 고리들을 강화시켜주는 측면이 있고요."

    노병들의 충성심을, 전쟁을 경험하지 않은 젊은 세대로 계승시키겠다는 의도도 엿보였는데

    [윤정학/동대원구역청년동맹위원회 지도원]
    "경애하는 원수님은 연설에서 전쟁 노병들의 투쟁정신, 투쟁기풍을 더 잘 이어받을데 대해서 우리들에게 뜨겁게 당부하셨습니다."

    실제로 조선중앙TV에선 '소년빨치산'등 전시가요와 영화 등을 이번 주 내내 집중 방영했습니다.

    "아직 죽음이 무엇인가를 이해하기에는 너무나도 어린 나이들이었습니다."

    북한의 올해 정전 기념일 행사는 대미, 대남 적개심 고취보다는 내부 결속에 방점이 찍혀 있습니다.

    정체된 북미관계, 계속되는 대북제재, 코로나로 인한 비상방역체제 등 현실 속에서 주민 충성의 에너지를 모아 경제 건설과 권력 공고화에 활용하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통일전망대 정승혜입니다.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

      인기 키워드

        취재플러스

              14F

                엠빅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