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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보없는 황강댐 방류 해결책은?

통보없는 황강댐 방류 해결책은?
입력 2020-08-08 09:56 | 수정 2020-08-08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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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차미연 앵커 ▶

    물난리를 겪을 때마다 반복되는 문제가 있습니다.

    북한에서 발원하는 하천의 방류 사실을 우리가 전혀 통보받지 못한다는 거죠.

    ◀ 김필국 앵커 ▶

    네. 남북을 걸쳐 흐르는 강을 공유하천이라고 하는데, 상류가 북한에 있다보니 피해는 하류에 있는 우리에게 돌아오게 됩니다.

    이 문제, 해결방법은 없을까요?

    정승혜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 리포트 ▶

    폭우가 쏟아진 지난 5일 임진강 최북단에 있는 필승교의 수위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

    [뉴스데스크/8월 5일]
    "임진강 상류 필승교의 경우, 최고 수위를 넘겨 현재 13미터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오늘 0시에만해도 4미터에 불과했는데, 하루 사이에 8미터 이상 수위가 상승한 겁니다."

    자칫 인근 군남댐이 넘칠 뻔한 상황까지 간 겁니다.

    북한이 사전 통보없이 임진강 상류에 있는 황강댐 수문을 열었기 때문인데, 경기도 연천, 파주 등 임진강 일대 저지대 주민들에겐 비상 대피령이 내려졌습니다.

    임진강은 북한 마식령 산맥에서 시작해 군사분계선을 지나 서해로 흘러갑니다.

    상류의 2/3가 북한에 위치해 있는데 여기엔 지난 2007년에 완공된 저수량 3억 5천만 톤 규모의 황강댐 외에도 4개의 소형댐이 있습니다.

    임진강의 물줄기를 막고 흘려보내는 결정권이 사실상 북한에 있는 셈인데, 그러다보니 지난 2009년 집중호우때 북측이 통보없이 방류해 우리쪽 야영객 등 6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뉴스데스크/2009년 9월 6일]
    "임진강 한가운데 차량 10여 대가 물에 잠겨 있습니다. 텐트를 치고 야영을 하던 직장동료 5명이 갑자기 불어난 물에 휩쓸려 실종됐습니다."

    그해 10월 열린 '임진강 수해방지 남북 실무접촉'에서 북측은 댐 방류 때 사전 통보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얼마 가지 못했습니다.

    2011년 이후 거의 매년 북한의 통보없는 방류가 계속됐고 올해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이인영/통일부 장관(8월 6일)]
    "최근 일방적 방류 조치에 유감을 표합니다. 방류조치를 취할 때는 최소한 우리 측에 사전 통보했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또다른 대표적인 남북 공유하천인 북한강은, 북한 금강산에서 시작해 동쪽 군사분계선을 넘어옵니다.

    지난 1986년 북한이 26억 톤 규모의 금강산댐 착공에 들어가자 일시에 방류하면 서울이 물에 잠길 수 있다며 수공(水攻) 가능성이 제기됐고, 우리도 맞서 평화의 댐을 건설했습니다.

    그런데 댐 건설이 완공될 무렵에는 정반대로 유량감소 문제가 제기됐습니다.

    금강산댐이 물줄기를 그냥 남쪽으로 흘려보낼 수도, 동해로 바꿔 발전을 할 수도 있는 '유역 변경식'이기 때문입니다.

    [뉴스데스크/2002년 7월 17일]
    "산허리를 관통하는 45 km의 지하수로로 물을 뽑아서 발전한 뒤 연간 17억톤의 물을 우리 쪽이 아닌 동해로 방류하고 있습니다."

    이 경우 우리 측에는 연간 6억 2천만톤의 물부족이 예상된다는 겁니다.

    황강댐 역시 북한이 임진강 물줄기를 북쪽 예성강으로 틀 수 있는 유역 변경식 댐입니다.

    그래서 갈수기에는 유량 감소로 인한 어획량 감소, 농업 용수 부족 문제가 홍수때면 흘러넘치는 물 걱정이 반복되는 겁니다.

    이렇게 남북을 흐르는 공유하천 문제는 어떻게 풀어야할까?

    스위스 알프스 산맥에서 시작돼 프랑스, 독일 등 유럽 9개 나라를 가로지르는 라인강의 경우 갈등을 겪은 뒤 유역에 있는 나라들이 국제위원회를 만들어 수량할당, 환경오염 개선 등 협력방안을 논의해오고 있습니다.

    이처럼 2개 국 이상을 흐르는 공유하천의 경우 한 나라의 일방적 사용을 인정하기 보다는 국가간 상호 협력과 고지의 의무가 있다는 것이 UN의 공식입장입니다.

    우리 정부도 북측에 공유하천 협력 방안을 논의하자고 제의해 놓은 상태입니다.

    [이인영/통일부 장관]
    "접경지역 재난·재해에서부터 작은 협력이 이뤄진다면 이것은 남북 간 큰 협력으로 발전할 수 있는 마중물이 될 것입니다. 남북간의 불신과 임진강 수위를 둘러싼 불안을 남북 관계 협력의 물길로 돌릴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코로나 방역, 남북공동하천 문제 등 공동재난 대응은 시급한 과제이지만 북한은 최근 개성연락사무소를 폐쇄하고 남북연락선을 차단한 뒤 요지부동인 상황입니다.

    결국 정치적 긴장관계가 해소되지 않고서는 재난문제에서도 협력을 기대하기 어려운 만큼 남북 대화의 필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습니다.

    통일전망대 정승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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