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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전망대

곳곳 초토화 드라마 끊고 특보, 비상방역 체제에 대형 무도회

곳곳 초토화 드라마 끊고 특보, 비상방역 체제에 대형 무도회
입력 2020-09-05 08:40 | 수정 2020-09-05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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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필국 앵커 ▶

    안녕하십니까, 통일전망대 김필국입니다.

    ◀ 차미연 앵커 ▶

    차미연입니다.

    ◀ 김필국 앵커 ▶

    역대급 강풍과 폭우를 동반한 9호 태풍 마이삭으로 한반도 전역이 긴장했던 한주였습니다.

    ◀ 차미연 앵커 ▶

    곳곳에서 물이 넘치고, 시설물이 쓰러지기도 하면서 피해가 잇따랐습니다.

    ◀ 김필국 앵커 ▶

    북한에서도 이번 태풍으로 도심이 물에 잠기는가 하면 산사태가 나는 등 큰 피해가 발생했는데요.

    ◀ 차미연 앵커 ▶

    긴 장마와 지난번 태풍 바비로 이미 적잖은 수해를 입은 상태라 더욱 촉각이 곤두섰을 것 같은데요.

    오상연 기자, 북한 상황은 어땠나요?

    ◀ 기자 ▶

    네, 지난 3일 새벽, 강원도와 함경남도 일대가 태풍 영향권에 들기 시작하면서부터 곳곳의 피해가 이어졌는데요.

    특히 동해안에 있는 지역 곳곳이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 리포트 ▶

    북한의 주요 관광도시이자, 김정은 위원장의 별장이 있는 함경남도 원산 시내는 완전히 물에 잠기기도 했습니다.

    [조선중앙 TV]
    "원산시에서는 보시는 것처럼 강한 폭우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도로에 물이 범람해서 한 걸음도 움직일 수 없는 상태입니다."

    도로는 온통 흙탕물에 뒤덮혔고, 넓은 광장 주변의 아파트와 주석단 건물도 모두 침수됐습니다.

    새벽 3시부터 6시까지, 단 3시간 동안 내린 비가 132mm인데요.

    도시는 물바다가 됐습니다.

    강원도 금강군과 통천군 등지에서는 산사태로 도로가 끊기고, 농경지가 침수되는 등 더 큰 피해가 났습니다.

    [통천군 인민위원장/장옥선]
    "많은 농경지가 침수돼서 물에 다 잠기고 통천과 고성 사이 도로는 산사태로 파괴돼 운행이 금지됐습니다."

    ◀ 김필국 앵커 ▶

    북한은 과거와는 다르게 거의 실시간으로 태풍 특보를 전했다면서요?

    ◀ 기자 ▶

    과거엔 큰 피해가 발생해도 북한은 한참 시차를 두고 방송에 내보내곤 했는데요.

    지난 주 8호 태풍 바비 소식을 거의 실시간으로 전했고, 이번에도 24시간 특보체제를 통해
    매 시간 현장을 연결하며 속보를 전했습니다.

    [함흥기상대 대장/리원철]
    "9시 현재 함흥시는 태풍 9호의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위험 수위가 4m 50입니다."

    [조선중앙 TV]
    "물이 무릎까지 넘쳐나서 도로들이 여러 군데 막힌 상태에 있습니다. 이렇게 물이 촬영차 밑에까지 가득 찼습니다."

    ◀ 차미연 앵커 ▶

    우리한테는 익숙한 장면이긴 한데, 북한으로선 상당히 이례적으로 보이는군요.

    ◀ 기자 ▶

    지난 2일 밤에는 텔레비전 연속극을 방영하다가,

    [조선중앙 TV]
    "지금 태풍 9호의 중심 기압은 950 헥토 파스칼.."

    [조선중앙 TV]
    "현재 여기 문천시에서는 아침부터 내리던 비가 멎지 않고 현재 계속 내리고 있는데..."

    도중에 드라마를 끊고, 태풍 특보를 전하기도 했는데요.

    정규방송을 할 때도 하단 자막으로 지역별 홍수경보를 안내하면서 사실상 재난방송 체제로 전환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 김필국 앵커 ▶

    또 달라진 게 김위원장 뿐 아니라 다른 고위 간부들도 발빠르게 피해 현장으로 급파되고 있어요.

    ◀ 기자 ▶

    네, 지난주 황해도 수해지역을 찾았던 김덕훈 내각 총리는 다시 강원도 수해 지역을 방문해 복구사업을 독려했고요.

    박봉주, 리병철, 김영철 부위원장 등 당 고위 간부들도 모두 수해현장을 시찰하고 지도했습니다.

    또 하나 눈여겨볼 만 한 건 리병철 부위원장이 피해 현장을 방문했다는 소식이 노동신문 1면 톱기사로 실렸는데요.

    당일 김 위원장의 동정기사보다 더 중요하게 배치됐습니다.

    통상 김 위원장의 소식을 맨 앞에 배치하던 관례를 깬 셈인데, 그만큼 민생에 집중한다, 피해 복구를 강조하고 있다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

    ◀ 차미연 앵커 ▶

    거의 만성적으로 식량난을 겪고 있는 북한으로선 위기감을 느낄 수 밖에 없겠어요.

    ◀ 기자 ▶

    대표적인 곡창지대인 황해도가 지난 장마로 큰 피해를 봤고, 연이은 태풍으로 다른 곳에도 피해가 발생하고 있는 만큼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그래선지 과학자와 기술자들을 수해지역 농가에 급파해 농작물 생육에 필요한 긴급 조치를 취하고,

    [군협동농장경영위원장/한동철]
    "과학자,기술자들을 파견해 주시는 이런 온정깊은 조치를 취해 주셨습니다. 여기에 고무된 군 안의 모든 일군들과 근로자들은 태풍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전투에 떨쳐나섰습니다."

    피해 복구가 중요한 정치사업이라고 강조하며 독려하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보입니다.

    당 창건 75주년을 맞는 10월까지 수해 복구를 마무리하겠다고 밝히고 있는 만큼 북한도 말 그대로 속도전을 전개할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 김필국 앵커 ▶

    그렇군요, 그런데 얼마 전에는 북한에서 대규모 무도회가 열렸다면서요?

    ◀ 차미연 앵커 ▶

    코로나 19 우려 때문에 방역 부문에서도 비상 체제를 유지하고 있었잖아요?

    ◀ 기자 ▶

    네, 그만큼 관심이 쏠릴 수 밖에 없었는데요.

    지난 달 28일, 조선공산주의 청년동맹을 결성한 날을 기념해 만든 이른바 청년절에 대형 행사가 개최됐습니다.

    ◀ 리포트 ▶

    [조선중앙 TV]
    "청년절 경축 야외공연 '청춘들아 받들자 우리 당을'이 28일 수도 평양의 4.25 문화회관 광장에서 진행되었습니다."

    북한 선전매체 유튜브엔 더 다양한 현장 영상이 공개됐는데요.

    [북한 선전 매체 유튜브]
    "올해에는 우리를 위한 이런 큰 공연이 준비될 줄은 몰랐습니다."

    무대 앞을 빼곡히 채운 젊은이들이 환호하고 노래를 부르며 열광하고 있습니다.

    ◀ 차미연 앵커 ▶

    무대 위에 있는 사람들하고 스태프들은 마스크를 안 쓴 것 같네요.

    ◀ 기자 ▶

    행사가 시작될 때만 해도 대부분 마스크를 썼던 관객들도 중간 중간 마스크를 벗기도 했고요.

    막바지에는 서로 손을 잡고 춤을 추기도 했습니다.

    ◀ 김필국 앵커 ▶

    코로나 19 최대방역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현실과 비교하면 상당히 의외로 보이는데요.

    ◀ 기자 ▶

    지난 주만 해도 김위원장이 방역조치 강도를 높이라고 주문했었잖아요?

    그런 조치와는 거리가 있어 보이는데, 코로나 19 청정지대임을 과시하고, 또 잇따른 재해와 방역으로 피로감이 쌓인 민심을 달래기 위한 게 아니었겠나 하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 차미연 앵커 ▶

    네, 오상연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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