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상황이 장기화 되면서 한 나라의 의료 시스템이 어떻게 되어 있느냐가
정말 중요하다는 걸 새삼 느끼게 됩니다.
그렇죠. 그래도 우리는 보건의료가 잘되어 있어서 그나마 다행이다 싶은데요.
그렇다면 북한은 어떨까요?
북한의 보건의료 시스템과 상황에 대해서도 궁금한데요.
오늘 한번 짚어볼까 합니다.
오늘 도움 말씀 주실 김지은 원장님 모셨습니다. 어서 오세요.
김지은 원장님은 지금 남한에서는 한의사시잖아요.
그러면 좀 북한에서는 의사셨다고요?
저는 북한에서 청진의학대학 고려학부를 졸업을 했고요.
고려학부는 한국의 한의사 대학에 해당하는 부분입니다.
그런데 졸업하고 내과의사로 일했고 소아과 의사로 일하다가 한국으로 내려왔죠.
그러면 북한의 보건의료 시스템을 가장 잘 말씀해주실 수 있는 분을 모신 거네요.
그렇다면 남한에 오셨을 때 지금도 남한과 북한의 시스템을 비교해주셨는데 가장 차이가 났던 게 어떤 건가요?
한국이 병원들이 상당히 현대적이다 하는 것이 사실 처음에 굉장히 놀랐고요.
그렇게 하고 너무 많은 거예요, 시내에 병원들이..이렇게 환자가 많나? 라는 생각도 했었죠.
참 많은 사람들이 우리나라가 다른 나라에 비해서 병원 이용하기가 참 편하다.
이렇게 말씀들을 하시는데요. 그런데 북한은 의료시설이 많이 부족하다고 알려져 있잖아요.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언급하기도 했고요.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 3월 평양종합병원 착공식에 참석해서 이런 발언을 했죠.
현대적 의료보건 시설이 없는 게 가슴 아프다.
그리고 평양종합병원을 열심히 짓고 있는데요. 규모가 꽤 크죠?
굉장히 많이 큰 것 같습니다.
제가 알기에는 병상 수만 해도 한 2,500, 3천 병상 정도 되는 걸로 알고 있고요.
제가 한국에 와서 서울대병원도 상당히 크고 또 아산병원이랑 굉장히 큰 병원들이 많잖아요.
그런데 아무리 커도 3천 병상을 넘어가는 병원이 없었던 걸로 생각이 되거든요.
외장에 지금 타일을 붙이는 것까지도 노동 신문에 보도가 되었으니까
공사는 지금 상당히 진척이 되었고 아마 10월 10일에 맞춰서 완공은 될 겁니다.
근데 건물만 지어서 되는 게 아니라 그곳에 여러 가지 의료 장비, CT, MRI 같은 것들도 들어가야 되는데 그 장비들이 사실은 지금 UN 제재 대상이에요.
그래서 그거를 북한의 자체적인 힘으로 해결하기는 쉽지 않을 거라고 그렇게 생각을 합니다.
평양종합병원은 우리로 치면 3차 병원급인데요. 우리는 1차, 2차를 거쳐서 3차를 가잖아요.
그런데 북한의 진료체계는 어떤지 궁금한데요. 정리해봤습니다.
리진료소를 거쳐서 중앙병원까지 갖추고 있는데요.
우리랑 비슷한 체계로 보면 될까요?
일단 의료체계는 뭐 밑에서부터 위에까지 올라가는 체계는 한국이랑 다름이 없다고 봅니다.
다만 다른 부분은 체계를 잡아서 올라가기 때문에 중간에서 마음대로 상급병원에 안 올라가는 거죠.
못 올라가는 거죠. 그러다 보니까 큰 병원에 환자가 몰리는 것과 같은 이런 현상은 안 생기게 되는 거죠.
우리 의료체계하고 가장 다른 게 또 바로 호담당 의사인데요.
1차 병원 일단 리진료소잖아요. 그러면 호담당 의사는 여기에 있는 건가요?
1차 병원에도. 그러니까 2차 병원까지도 있습니다.
2차 병원은 호담당 과도 있고 기타 내과, 외과, 소아과 이렇게 전문과들도 함께 존재하고 있거든요.
그 주변에 있는 주민들이 그 호담당을 이용을 할 수가 있습니다.
호담당 의사는 정확히 어떤 건가요?
그냥 한국분들이 이해하기 쉽자면 주치의 제도를 한번 생각을 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그냥 내가 나를 담당한 어떤 의사선생님이 계셔서
그 선생님이 나의 모든 질병, 우리 가족의 모든 질병을 그 선생님께서 관리를 해 주신다.
가가호호 이렇게 담당하는 호호마다 방문도 하고 그렇게 하나요?
네, 주치의가 직접 환자가 아프든 아니든 그 환자한테 방문을 할 수가 있고 특히 요즘처럼 전염병이 생겼을 때는 이 전염병이라는 건 우리가 지금 다 겪어보지만 방역, 역학 이거 굉장히 중요하거든요.
그거를 호담당 의사가 우리 집에 이 집에 지금 열이 나는 사람이 있으면
이 사람이 언제 어디에 갔다가 왔는지 아니면 이 집에 어떤 손님이 왔는지
이런 것들을 일일이 체크하기 때문에 역학조사 같은 게 상당히 쉽죠.
이러한 일들을 호담당 의사가 합니다.
그러면 평상시에는 어디가 아프다 그러면 호담당 의사한테 연락을 하거나 만났을 때
이야기를 하고 진료 보고 그러면 이 호담당 의사가 내가 해줄 수 있으면 해주고 아니면
어디로 가라 이렇게 보내주는 건가요?
호담당이라는 이 과가 기본 병원 안에 상주를 하고 있는 거잖아요.
그러면 내가 오늘 내 담당 구역의 환자 보러 나갔는데
환자가 '선생님 내가 오늘 체해서 출근 못했습니다' 하게 되면
내가 거기서 급히 침을 놓을 수 있으면 놓고
그래도 호전이 안 되면 '오후쯤 병원 한번 나오세요' 이렇게 합니다.
그러면 나오면 해당하는 검사를 하겠죠.
그래서 처음에는 체한 줄 알았는데 다시 보니까 충수염인 것 같은데? 외과로. 이렇게 되는 거죠.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상당히 좀 효율적이다 이런 생각도 드는데요.
그런 호담당 의사는 북한에만 있는 제도인 거예요? 다른 나라에는 비슷한 게 없나요?
제가 정확하게는 잘 모르긴 하겠지만 주치의 제도라는 거는 우리가 알고 있는 유럽 쪽에도 이렇게 발전된 나라들이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마는 북한처럼 이렇게 딱 담당 구역을 진짜 집중적으로 책임지고 예방 접종까지 완벽하게 시스템을 돌아가고 있는 그런 나라는 없는 것 같습니다.
다만 이러한 시스템이 현재는 조금 유명무실하게 된 것들이 조금 안타까운 현실인 거죠.
그래요. 저는 굉장히 이점이 있다 이렇게 생각했는데 유명무실해진 부분은 어떤 부분인가요?
일단은 시스템 자체는 살아 있는데 치료약재라든가 치료도구라든가 이런 것이 없으니까
사실 환자를 보면 내 앞에 환자 있는데 뭐 합니까?
이 환자한테 내가 어떤 액션을 취해서 이 환자를 낫게 해야 할지 그 도구가 나한테 쥐어지지 않았으니까 시스템이 있어도 그거를 제대로 이용하기는 어렵다 이런 말씀이죠.
오래된 기사긴 한데 그런 이야기를 들은 적도 있는 것 같아요.
처방을 하면 사람들이 이제 장마당에서 약을 구입한다 그런 이야기도 하던데 실제 그런가요?
그게 90년대 초반 중반 후반까지는 그랬습니다.
그래서 환자 자체가 병원에 올 때 어떤 치료를 목적으로 오기보다 첫 번째 진단. 내가 아픈 게 뭔지.
두 번째, 어떤 약을 내가 사와야 좋을지 하는 걸 선생님한테 조언을 듣고 싶은 거예요.
90년대 그렇게 진행이 됐고 그 이후에 2000년대는 북한 상황도 조금은 나아져서
지금은 그때보다는 조금 다르긴 해서 국영병원이 어느 정도는 돌아가고 있지만
아주 잘 돌아가던 때에 비하면 많이 어렵죠.
그렇군요. 그런데 요즘 같은 상황에서는 의료 시스템이를 얼마나 잘 갖추고 있느냐.
또 이 시스템이 어떻게 잘 작동하느냐 상당히 중요하잖아요.
그렇죠.
그런데 지금 코로나19 상황이 계속 장기화되면서 원격 진료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는데 북한에서는 이미 이거를 하고 있다면서요? 이게 지금 북한에서는 먼 거리 치료..
먼 거리 치료요?
2007년도인가 그때 WHO랑 해서 한번 하자 이런 이야기가 오고 간 걸로 알고 있고요.
그러다가 2010년부터 본격적으로 해서 어느 정도 시범도 했고 또 그 이후에 12년도, 14년도, 16년도, 18년도 이렇게 노동신문 기사를 보게 되면 지방의 병원들하고 원격의료를 했다.
처음에는 화상과 음성으로만 하다가 나중에 완전히 수술하는 것까지 이렇게 해서 완벽하게 갖췄다 하는 것으로 노동신문에서 선전도 사실은 꽤 했죠.
그러니까 먼거리 치료라니까 좀 더 상황을 알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지난 2018년 MBC에서 평양옥류아동병원을 방문해서 촬영한 영상이 있습니다.
이 먼거리 의료 봉사실, 바로 원격 진료실이죠.
나선시의 인민병원과 원격으로 진료를 하고
있는 모습 볼 수 있는데요.
검사 상 소견을 보게 되면, 피검사 상에서 백혈구가 2만 6천입니다.
그다음에 적혈구가 320만.
그렇다면 북한의 원격진료는 지금 어느 정도 수준일까요?
수준 높은 원격 의료 이런 느낌은 사실은 안 드는데 그래도 아마 주고받는 대화라든가 아마 이런 것들은 이렇게 밑에 나선병원 선생님들한테는 상당한 도움이 됐을 거고 우선 환자 입장에서도 나를 위해서 큰 병원의 선생님이랑 이렇게 내가 내 건강을 위해서 이렇게 이 사람들이 대화를 해주고 있구나 하는 것만으로도 환자는 상당한 위안감을 받을 거고.
이게 이제 우리가 평소에 얘기하는 원격 의료, 스마트 의료의 수준은 아직은 아닙니다.
그러니까 네트웍은 다 돼 있어서 저희가 화상으로 중앙에서 이제 그 필요가 있는 지역에서 자문을 구하는 거죠.
그러니까 환자들 직접 진찰하면서 그와 관련된 의견을 나누기도 하고, 그래서 사실 화상으로 지역에 있는 의료인들과 그다음에 평양에 있는 의료인이 같이 화상을 보면서 같이 논의하고 소위 자문해 준다 이렇게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북한이 이렇게 원격진료를 상당히 빠르게 도입하고 또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요?
아무래도 이렇게 아래 병원은 시설도 그렇고 또 의료인들의 수준도 조금은 상급병원보다는
좀 따라가지 못하는 부분들이 있을 수 있으니까 그런 부분들에 대한 상당한 커버를 하는
시스템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김지은 원장님은 북한에서는 소아과 선생님으로 또 남한에서는 지금 한의사로 활동을 하고 계시니까 아무래도 남북한 의료 시스템을 비교해 보시기에 둘 다 경험이 있으시니까 비교해서 말씀해주시기 좋을 것 같아요.
사실은 이게 비교할 만한 수준이 될까 이런 생각이 자꾸 들어서 저는, 저로서는 상당히 조심스러운 부분이고요.
그러면 남북한의 장단점을 한번 말씀해주시겠어요?
장단점은 한국은 사실은 상당히 높은 수준의 의료시스템과 그 다음에 보험과 건강보험 그런 것들을 가지고 있고 북한은 그런 부분은 미비하지만 아까처럼 언제든지 가동하면 잘 돌아갈 수 있는 시스템은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지금 해방돼서부터 있었으니까 70년 동안 그 시스템이죠.
다만 현재 그 시스템이 용이하게 운영이 못 되고 있어서 안타깝지만 어느 정도 자리가 잡으면 조금만 탁 힘주게 되면 그 시스템은 충분히 돌아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이 듭니다.
의료체계가 우리하고는 많이 다른 것 같긴 하지만 북한의 의료시스템도 우리가 분명 참고할만한 부분 있는 것 같습니다.
다음 이 시간에는 우리와 비슷한 듯 다른 북한 의사에 대한 이야기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다음 시간도 기대해주시고요. 오늘 도움 말씀주신 김지은 원장님 고맙습니다.
통일전망대
집집마다 찾아가는 호담당의사
집집마다 찾아가는 호담당의사
입력 2020-09-05 08:59 |
수정 2020-09-05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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