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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산도 무너졌다 "경제사업 재검토"

광산도 무너졌다 "경제사업 재검토"
입력 2020-09-12 09:16 | 수정 2020-09-12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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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필국 앵커 ▶

    지난 장마에 북한 최대 곡창지대인 황해도 일대가 큰 피해를 봤는데요.

    이번에는 태풍으로 북한 최대 광물 생산지인 함경남도 광산 일대가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 차미연 앵커 ▶

    네, 광물 생산은 북한 경제의 한 축을 이룰 만큼 중요하게 여겨지는데요.

    김정은 위원장도 하루빨리 복구하라고 지시했습니다.

    농업에 이어 광업까지, 북한의 경제적 피해는 어느 정도일까요?

    최유찬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 리포트 ▶

    북한의 동부지역을 휩쓸고간 태풍 마이삭.

    세계적인 광물생산 지대인 함경남도 단천시 검덕지구 일대도 막대한 피해를 입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 8일 당중앙군사위 확대회의에서 검덕지구의 피해상황을 직접, 상세히 통보했습니다.

    [조선중앙 TV]
    "검덕광업연합기업소와 대흥청년영웅광산, 용양광산, 백바위광산에서 2천여세대의 살림집과 수십동의 공공건물이 파괴되거나 침수되었으며"

    또 광산 채굴 후 불순물을 저장하는 침전지 댐이 파괴되고, 수많은 설비들이 유실됐다고 밝혔습니다.

    검덕지구는 7개의 광산을 관할하는 '검덕광업연합기업소'를 포함해 북한의 대표적인 유색광물 광산들이 밀집된 곳입니다.

    철강산업의 핵심 재료인 연과 아연이 약 3억톤.

    시멘트의 중요 원료인 마그네사이트의 경우 세계 매장량의 절반 가량이 매장된 곳입니다.

    북한은 이곳을 '금골', '돈산'이라고 부를 정도여서, 이곳의 피해는 곧 북한 전체 광업 생산량의 타격으로 이어집니다.

    [최경수/북한자원연구소장]
    "검덕광산 같은 경우는 19만톤 정도 생산하는데 20%에서 25%정도의 생산 감소가 불가피한거죠. 용양광산이나 대흥광산도 마찬가지입니다. 두 개 합쳐서 70만톤 생산하는데 그것도 한 2~30%의 생산차질이 불가피한거죠."

    문제는 광산의 생산이 줄면 그 피해가 곧 산업 전반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겁니다.

    아연은 철강의 부식을 막는 필수 재료..

    [국내 아연업계 관계자]
    "아연 도금 강판이라고 해서, 선박이나 자동차라든지, 건설 기계라든지 이런쪽에 철이 다 들어가는데, 이게 생산이 안되면 철강에 사용을 할 수가 없기 때문에 철강이 나와도 사용을 못하는거죠."

    결국 선박, 자동차, 건설, 기계 등 중공업 전반의 연쇄 타격은 물론 경공업 설비 생산 차질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또 금속 제련소 등 연관 분야의 기업이나 종사자들도 피해를 비껴가기 어렵습니다.

    [김규철/KDI 부연구위원]
    "수천 명의 사람들이 같이 일하고 있고 광산 노동자들, 파급된 산업도 있잖아요. 대기업 하나가 무너지면 그 밑에 중소기업이라든지 쭉쭉쭉 계열사들 관련된 산업들이 타격을 받는 것처럼"

    게다가 광산들을 오가는 도로나 철도가 유실되고, 교량도 붕괴돼 광산 복구를 위한 물자 수송도, 채굴된 광물을 옮기는 것도 불가능한 것으로 보입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북한 경제의 중요 명맥을 살리기 위해서라도 연말까지 검덕지구의 피해를 100% 복구하라고 지시했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험한 산악에 위치한 지역의 특성상 교통망 복구에도 수 개월이 소요될 수 밖에 없다고 전망합니다.

    [안병민/북한경제포럼 회장]
    "철도 같은 경우는 일제강점기에 건설이 돼서 부분적으로 개보수는 되었지만 시설 노후화가 상당히 심각하게 진행된 그런 지역입니다. 또 도로 같은 경우는요 양방향으로 교행이 불가능한 비포장인 산악 지형 도로기 때문에 수해 복구는 적어도 3, 4개월 내지는 한 4, 5개월이 걸리는..."

    농업분야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미 지난 장마 때 최대 곡창지대인 황해남북도가 큰 타격을 입었던 북한.

    그동안 이곳 피해 복구에 집중시켰던 경제적 역량을 광산을 포함한 동쪽지역으로 분산시킬 수밖에 없습니다.

    북한은 올가을 이후 백만톤 가까운 곡물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데이비드 비즐리/세계식량계획 사무총장(지난 8일)]
    "많은 북한 주민이 가뭄과 홍수, 열대성 저기압 등 이상기후로 인한 굶주림을 겪을 위험이 커졌습니다."

    식량문제와 경제의 맥인 광업, 철강 산업이 위태로운 상황.

    북한은 다른 경제사업들을 전면 재검토하고, 수해 복구에 모든 역량을 집중한다는 방침입니다.

    당초 오는 10월 당 창건일까지 완공을 목표로 한 평양 종합병원 공사나,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 공사 등의 계획은 미뤄질 수밖에 없습니다.

    [임을출/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제재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가뜩이나 어떻게 보면 자원이 굉장히 이렇게 제한돼 있는 그런 상황인데, 코로나19 때문에도 자원이 더 부족해지고 또 태풍 피해 복구 때문에도 자원과 역량을 전환을 해야 되는 그런 상황이잖아요."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사령관은 북한이 군사도발의 징후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 태픙피해와 코로나 대응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올들어 코로나 때문에 국경을 스스로 폐쇄한 뒤에는 중국으로부터의 수입 규모가 85%까지 더 떨어져서 대북 제재의 효과를 가속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북한은 여전히 이 모든 것을 외부의 지원 없이 스스로의 힘으로 해결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코로나와 경제제재, 자연재해의 삼중고 속에서 현장을 누비며 총사령관 역할을 하는 김정은 위원장이 어떻게 난관을 극복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통일전망대 최유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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