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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전망대

북한의사들, 약초 캐고 군사훈련 받고

북한의사들, 약초 캐고 군사훈련 받고
입력 2020-09-12 09:20 | 수정 2020-09-12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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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 19가 장기화 되면서 모두들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요. 특히 최전선이라고 할 수 있는 진료 현장에 계신 의료인들 고생이 많습니다.

    네. 그러니까요. 보통 희생정신이 없으면 버티기 어려운 직업이 바로 이 의료인이 아닐까 싶은데요. 그렇다면 북한의 의료인들은 어떻게 양성 되는지 또 우리와 비슷한 듯 다른 점은 무엇인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도움 말씀 주실 분이죠 김지은 원장님 어서 오세요.

    네 안녕하세요. 김지은입니다.

    남한에서는 의사가 인기 직업인 게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그런데 요즘에는 사실 어린 친구들 유튜버한테 밀리긴 했지만요 의사가 여전히 선망의 직업인데 북한은 어떻습니까?

    북한도 선망의 직업이긴 하죠. 그렇지만 한국과는 조금 다른 개념이 아닐까 싶고요. 제가 한국에 와서 처음에 한의사 하려고 하니까 돈 많이 벌려고? 이런 질문이 바로 뒤따라 나오더라고요. 그 때 깜짝 놀랐던 기억이 있는데요.


    돈이라는 개념 보다는 조금 봉사하는. 또는 공부를 비교적 다른 사람 보다 많이 한 약간 이런 개념으로 통용이 되고 일반 사람들과는 일반 직업과는 좀 다른 그런 직업으로 대우를 받고 있긴 하죠.

    그렇다면 우리와는 트레이닝 과정이 어떻게 되는지도 궁금하거든요.

    북한은 우리는 지금 6년 공부를 하고 그 다음에 수련도 하고 하잖아요. 북한은 어떻습니까?

    북한은 원래는 90년대 후반 그 때 까지 북한이 의학 의과 대학이 의예과 1년 본과 6년 해서 7년이었습니다.

    1년이 더 기네요.

    네. 그렇게 하고 2000년대 들어 와서 6년 정도 일부 과는 5년 5개월 정도 이렇게 해서 한국과 비슷하게 가는 것 같고요. 제가 느끼고 있는 점은 정말 다른 부분이라면 물론 교육 시스템이나 이런 것들이 많이 다르긴 하지만 국가고시라든가 또는 인턴 레지던트 과정이라든가 이런 과정들이 북한에는 없습니다.

    그럼 인턴 레지던트 없이 말씀하신 예과 1년 본과 6년 지금은 좀 줄어들었다고 말씀 하셨지만 그 과정만 거치면 바로 의사가 되는 건가요?

    바로 졸업 시험을 치면서 의사가 되는 거죠. 지금은 잘 모르겠습니다만 저희 때는 예를 들면 제가 청진 의학 대학을 다녔는데 청진 의학 대학 병원 안에 강의실이 있죠. 예를 들어서 간경변증에 대해서 지금 강의실에서 수업을 했으면 옆에 방에 간경변증 입원 환자를 바로 오후에 보는 겁니다. 이런 식으로 실습이 한 4년 정도 진행이 되기 때문에 졸업을 해서 바로 의료 행위 하는 데는 조금 더 수월하지 않았나. 이런 생각이 듭니다.

    그럼 의대 학생 기간 동안 실습을 계속 하는 거군요

    병원에서 어느 병원에서 일을 하게 되고 어떤 과를 하게 되고 이런 건 어떻게 정해지나요?

    당에서 가시오 하면 갑니다. 당에서 배치를 다 하기 때문에 당신은 어느 병원 어느 과 어느 병원 이렇게 다 배치를 해 주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거기를 가게 됩니다.

    사실 배치를 한다는 게 이해가 안 가는데요. 그럼 전공과까지도 배치를 해 주는 건가요?

    그렇죠. 예를 들면 제가 청진 의학 대학을 졸업을 했는데 내가 피부과에 가기 싫지만 피부과에 가시오. 하면 피부과에 가야 되고

    우리는 피부과가 지금 가장 인기가 높은 과인데요

    우리나라는 아주 예전에는 외과 내과가 인기였잖아요. 그런데 주요 병원에 전공의 모집 결과인데요. 산부인과 외과 응급의학과 흉부외과 등은 정원 미달입니다. 북한은 어떤가요? 선호하는 과가 있나요?

    지금 흉부외과 하면 의사수가 부족하잖아요. 북한은 전혀 아니거든요. 남자는 그래도 수술이지. 이렇게 생각 하는 분들도 계시고 북한에서 온 탈북 의료인들 가운데도 무조건 저는 수술 하겠습니다. 하고 지금 수술 아주 잘 하시는 선생님도 계세요. 그리고 한국처럼 피부과나 성형외과나 이런 게 크게 인기가 있거나 그렇진 않고 피부과가 제일 인기가 없지 않을까. 왜냐하면 정말 환자를 보니까. 상처가 많고 이런 피부가 안 좋고 이런 환자를 보게 되니까 사실은 별로 인기가 없습니다.

    정말 말씀 하신 대로 남과 북의 의사에 대한 선호도 그렇고요. 차이가 없는 듯 하지만 굉장히 있네요. 근데 이게 다가 아닙니다. 북한 의사라면 꼭 해야 되는 일들이 있다는데요.

    함께 보시죠.

    북한 의사라면 뭐뭐는 꼭 해야 한다. 약초 캐기요? 이건 또 무슨 말 입니까?

    북한은 의사 뿐 아니라 보건 부분에 종사하는 의료 기관에 종사하는 모든 사람들은 1년에 해당되는 약초 할당량이 있습니다. 종류별로 주어지고요. 1키로 또는 500그람 그런 것들을 직접 산에 가서 캐서 씻어서 말려서 내야 됩니다.

    경력이 어떻게 되든지 상관없이 1년에 몇 킬로 이렇게요?

    네. 원장도 해야 됩니다.

    근데 약초는 왜 캐는 겁니까?

    아무래도 일반적인 양약 같은 건 사실 상당히 많이 부족하고 북한은 고려 의학에 대해서 관심이 많은데 위에서부터 한약재들이 아래로 공급되긴 하지만 밑에서 자체로 해결할 수 있는 건 자체로 해결해라 하는 게 원칙이고요.

    근데 고려의학 이라는 게 우리로 치면 한방이라고 할 수 있잖아요.

    북한이 지금 양방이 어려워서 한방에 치중하는 거 아니냐. 그러는데 사실은 그게 아니고 해방 후부터 북한은 한방에 관심을 굉장히 많이 가졌고 한국하고 북한이 조금 다른 것이 한국은 종합 대학 안에 의과 대학이 있는 거고. 북한은 의학 대학이라고 그냥 따로 돼 있고 그 안에 양방 한방 약국 치과 위생. 위생을 예방입니다. 방역. 이렇게 과로 나눠져 있어요.

    그래서 들어갈 때 정하나요?

    네. 들어가서 예과 하고 본과 1학년 올라갈 때 어느 정도 과가 다 정해집니다.

    그래서 저희 같은 한방을 했던 사람들은 한방을 위주로 배우면서 양방도 배우고 양방을 하는 사람들은 양방을 위주로 하면서 거기에 한방도 조금 겸해서 배우긴 하는데 북한에서 특이하게도 한방을 졸업 한 사람한테는 양방 의사 자격을 주는데 양방 의사한테는 한방 의사 자격을 안 줘요. 대신 의료 현장에서는 양 한방을 협진 해라. 해서 이렇게 저렇게 같이 합니다.

    그러면 북한에서 배웠던 공부했던 한의학하고 남한에서 배우는 한의학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이게 제가 한국에 와서 굉장히 자주 받는 질문이긴 한데요

    제가 공부를 하면서 보니까 같은 듯하면서 다르고요. 다른 듯하면서 같고 이렇거든요.
    이런 것이 왜 다르고 왜 같을까 이렇게 생각 해 보니까 표현 방식이라든가 쓰는 단어라든가 거기에 따라서 조금 다른 것 같아요.

    저도 어렸을 때 침을 많이 맞았거든요. 근데 침 맞을 때 마다 항상 선생님한테 안 아프게 놔 주세요. 항상 그랬었는데 그런 것도 차이가 있을까요?

    차이가 그 부분은 많은 것 같습니다. 일단 북한에서는 침 굵기부터 한국과 상당히 많이 다르고요. 침이 굵어요. 송곳 이예요? 아마 한국 사람이 보면 그렇게 말 할 지도 모르겠지만 침이 굵고 아프게 놔야 병이 낫는다고 생각을 많이 하세요. 그래도 가능하면 아프지 않게 놓으면서 낫게 하는 게 의사겠죠. 쉽지 않습니다.

    북한 의사라면 이것만은 꼭 해야 한다. 군진 의학 교육입니다.

    이번에는 군진 의학 교육 말도 어려운데요. 어떤 교육 이예요?

    대학 졸업 시험을 치려면 몇 가지 있어야 된다고 말씀 드렸잖아요. 그 중 하나가 군진 의학 교육이라고 하는 건데요. 이 군진 의학 교육이 일단 유사시에 한반도든 아니든 내가 전시 상태에 내가 의료인으로서 나갈 때 부상병 어떻게 처리 할 건지. 생화학 무기 피해 때. 또는 화학 무기 피해 때 이럴 때 내가 이 환자를 어떻게 처치 할 것이냐 하는 걸 배우는 과목이예요.
    실제 의학 대학 학생들이 군대 초소에 가서 몇 개월 동안 군복 입고 생활을 합니다.

    원장님도 당연히 받으셨던 거죠?

    당연히 그런 시험을 받았고 저 같은 경우에는 제가 작고 하니까 늘 부상병 역할을 해서 이렇게 해서 재밌던 기억도 있긴 한데 사실은 뭐 아픈 상황인 것 같습니다. 한반도가 이런 상황이 아니라면 굳이 이런 교육이 필요할까 6년 가까이 공부하고 또 이렇게 특별 군사 훈련 까지 받으려면 북한 의사가 되려면 정말 튼튼하지 않으면 안 되겠다 하는 생각도 듭니다.

    근데 앞서 북한에서는 여기만큼 의사가 인기가 있는 건 아니라고 하셨잖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의사가 되려고 하셨어요?

    이게 치맛바람이요. 저는 밀려 밀려서 엄마한테 떠밀려서 의학 대학에 간 케이스라 지금 생각하게 되면 역시 부모님 말씀은 듣고 봐야 됩니다. 너무 고맙게 생각을 하는데.
    뭔가 생명을 구하고 싶어요. 거창한 말이 나올 줄 알았는데 아니었어요. 전혀.. 그게 아니어서 조금 죄송스럽긴 한데요. 지금은 생명이 소중합니다.

    우리나라 같은 경우는 보수도 많고 그래서 의사가 되려고 경쟁이 치열하잖아요.
    북한 같은 경우는 어떤가요?

    북한도 경쟁이 치열하긴 하죠. 근데 한국처럼 이렇게 그야말로 치열이라는 단어가 어울리진 않는 것 같아요. 예를 들면 제가 80년대 초반에 제가 의과 대학에 입학을 했을 때 그 때 제가 11대 1 그렇게 알고 있었어요.

    엄청 높은데요?

    그래요? 2000년대 와서 북한이 3대1 인걸로 알고 있어요. 왜냐하면 지금 의과 대학이라는 이 직업을 선호 안 하는 것이 아니라 합숙 생활을 하고 자기가 먹을 거랑 다 가지고 와야 된대요. 그런 부분들이 있어서 사실 대학 공부하는 거 굉장히 많이 어려워하는데 지금 그것도 조금 조금 올라가고 있다고 그렇긴 하더라고요.

    남한에 오셔서 한의사로 다시 공부를 하셔서 활동하고 계시잖아요. 남북 양쪽에서 의료인으로 일 하고 계신 느낌 차이점 여쭤 봐도 될까요?

    남북한의 내가 의료 현장에 양쪽에 있으면서 차이나는 점을 본다면 지금은 많이 저도 익숙이 돼서 그렇게 생각 하진 않지만 처음에 병원을 개업했을 때 돈 받는 것이 우선 어려웠고요.

    왜 어려울까요? 북한에서는 돈을 아예 안 받아요?

    네. 그래서 그런 것이 어려웠고 또 의료가 상업화 된다는 것을 이해하기가 참 힘들었었어요.
    북한은 기본적으로 국영 시스템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국가에서 월급을 받거든요. 그래서 뭐 한국 국민들이 생각 하시기에 의사는 월급이 많지 않을까 생각 하는데 실제는 일반인들과 그렇게 크게 차이 나지 않습니다.

    그래요? 의사 선생님들은 월급만 가지고 그냥 활동 하실 수 있는 거예요?

    아니죠. 기본적으로 국가 경제가 돌아가면 월급 가지고 움직이고 있는데 고난의 행군이 시작 되면서 국가 경제가 되게 많이 어려워졌잖아요. 저도 그래서 북한을 떠난 거고. 월급을 안 주니까. 그러니까 시장에 나가서 장사를 하게 되는 거죠. 저는 옷 같은 것도 팔았었고요.
    최근에는 조금 다른 양상이예요. 예를 들면 의료인들 병원이 시스템이 잘 안 돌아가고 있잖아요. 그러면 환자들의 집에 찾아가는 겁니다.

    병원에 가는 게 아니라 의사 선생님 집으로 간다.

    불법 치료실.

    환자가 나한테 와서 치료 받고 나한테 뭐든 주고 갑니다. 치료 대가로 두부 한 모라도.
    오늘 한 끼 드세요. 한국의 의료 시스템처럼 서비스를 제공 해 주고 그 대가를 받는 이걸 보편화 됐다고 보긴 어렵지만 조금 더 넓게 퍼지는 것이 제 생각에는 좀 바람직할 수도 있지 않을까 이런 생각도 사실은 듭니다.

    상황이 빨리 많이 좋아져서 북한 의료인들도 환자 생명을 살리는 것에 대한 희열 기쁨 행복 이런 걸 누렸으면 좋겠고 그에 더불어 그에 대한 보상도 충분히 해서 국민도 살고 의료인도 살고 다 같이 지금 보다는 조금 더 나은 상황이 빨리 왔으면 좋겠습니다.

    네 오늘 말씀 듣다 보니까 남북 의료인들의 환경이 정말 다르구나 하는 걸 더 새삼 느끼게 되는 것 같은데요.
    하지만 고귀한 생명을 살리는 이 동기만큼은 같은 것 같습니다.

    그렇습니다. 남한이나 북한이나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을 것 같긴 한데요.
    의사들은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하잖아요.
    환자의 건강과 생명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마음. 그 초심이 변치 않길 바랍니다.
    오늘 도움 말씀 주신 김지은 원장님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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