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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로 튄 불똥…중국은 왜?

BTS로 튄 불똥…중국은 왜?
입력 2020-10-17 07:36 | 수정 2020-10-18 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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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필국 앵커 ▶

    세계 최고의 그룹으로 떠오른 BTS가 논란에 휘말렸습니다.

    ◀ 차미연 앵커 ▶

    그러게요, 수상 소감에서 6.25 전쟁을 언급한 걸 두고서, 중국 네티즌들이 BTS가 중국을 모욕했다면서 발끈하고 나섰다던데요.

    ◀ 김필국 앵커 ▶

    중국의 이런 반응은 6.25 전쟁을 보는 시각이 다르기 때문인데요.

    BTS가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된 이유, 최유찬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 리포트 ▶

    미국 '빌보드 뮤직 어워드'에서 4년 연속 톱 소셜 아티스트에 선정된 방탄소년단.

    '다이너마이트'가 빌보드 메인 차트에서 7주 동안 1-2위를 차지하며 롱런을 하더니 급기야 이번 주에는 BTS가 리믹스에 참여한 다른 가수 원곡의 '새비지러브'까지 단숨에 1위로 끌어올리며 두 곡 동시 1-2위라는 진귀한 기록을 세웠습니다.

    BTS는 노래와 춤으로 사랑과 행복, 긍정적인 에너지를 선사하며 대중음악계를 넘어 국제적 영향력을 미치고 있습니다.

    그런데 BTS가 국제적 논란에 휘말렸습니다.

    논란은 BTS가 미국의 한미 친선협회인 코리아 소사이어티로부터 밴 플리트 상을 받으면서 시작됐습니다.

    6.25 전쟁에 참전한 미국 제임스 밴플리트 장군의 이름을 딴 밴 플리트 상은 앞서 김대중 대통령이나 부시 미국대통령, 삼성 이건희 회장등 정치 경제분야 최고 지도자들이 받은 영예로운 상입니다.

    [RM/방탄소년단]
    "올해 한국전쟁 70주년입니다. 한미 양국이 공유하는 고통의 역사와 수많은 이들의 희생을 언제나 기억하겠습니다."

    전쟁의 고통과 한미동맹의 의미를 담은 BTS의 수상소감에 대해 중국 네티즌이 중국 군인을 존중하지 않고 중국을 모욕했다며 발끈하고 나선겁니다.

    이들은 더 나아가 방탄소년단 팬클럽인 아미에서 탈퇴하겠다, 관련 상품을 불매하겠다며 목소리를 높이기까지 했습니다.

    중국의 일부 네티즌이 문제삼은 BTS의 발언은 6.25 전쟁에 대해 "한미 양국이 공유하는 고통의 역사"로 표현한 부분입니다.

    우리에게 6.25 전쟁은 북한의 불법 남침에 미국과 함께 맞서 나라를 지킨 것이지만, 중국의 네티즌들은 당시 중공군이 한미양국에 맞서 싸운 만큼, BTS의 수상소감이 중국과 군의 존재를 부정했다고 주장하는 겁니다.

    [강준영/한국외대 국제지역연구센터장]
    "BTS가 한국전쟁을 얘기하면서 한미 관계를 언급하니까, 자신들의 적인 미국을 한국이 감싼다, 그리고 한국전쟁때 중국이 얼마나 희생을 했는데, 그건 역사적으로 아주 무지한거죠. 미·중 갈등속에서 미국에 대한 공격의 분풀이 대상이 된거에요 BTS가.."

    사태가 확산될 조짐을 보이자 논란을 촉발했던 관영매체 환구시보는 기사를 삭제했고, 중국 정부도 "미래를 바라보며 우호를 도모하자"며 한발짝 물어섰습니다.

    하지만 미국 국무부는 "긍정적인 한미관계를 지지하는 노력에 감사한다"며 BTS 편을 들었습니다.

    중국내에서 고조되고 있는 반미감정과 과도한 애국주의의 불똥, 미-중 갈등의 국제정치 현실이 6.25 전쟁까지 거슬러올라가 BTS에게로 튄 겁니다.

    공교롭게도 10월은 1950년 중공군이 압록강을 넘어 6.25 전쟁에 참전한지 70년이 되는 달입니다.

    중국은 6.25 참전을 "항미원조" 미국에 저항해 북한을 도운 것이라고 부르는데, 올해는 70주년을 맞아 대대적인 선전홍보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이번주부터 관영 CC-TV에서 방영을 시작한 20부작 대형 다큐멘터리 '항미원조보가위국'.

    참전 결정부터 압록강을 건너와 한반도에서 전쟁을 벌이고 정전협정에 이르기까지 6.25 전쟁 전 과정을 중국의 시선에서 그리고 있습니다.

    이른바 항미원조기념일인 이달 25일에는 영화도 개봉하는데, 중공군이 금강산에서 미국의 공습에 맞서 영웅적으로 싸웠다는 이 영화의 제작비는 무려 680여억원에 이릅니다.

    [정재흥/세종연구소 연구위원]
    "영화를 통해서 우리가 미국과의 전쟁에서도 이겼고 지금 어렵지만 지금의 미중 경쟁 국면에서도 우리가 충분히 이길 자신이 있다, 자신감을 보여주는 (또) 북한과 중국 관계는 튼튼하고 과거와 변함없이 흔들림없이 우리는 이렇게 피로 맺어진 관계다라는걸 보여주기 위한"

    중국과 북한은 6.25 전쟁에서 함께 싸웠다는 이유로 서로를 형제, 혈맹이라고 부르고 있고, 그 흔적은 북한 곳곳에 남아 있습니다.

    공항에서 평양으로 들어오는 초입에는 북-중 우의탑이 세워져 있고, 평안남도 회창군에는 전쟁중 전사한 중공군의 묘역이 있습니다.

    여기에는 중국의 초대 국가지도자 마오쩌둥의 장남 마오안잉도 묻혀 있습니다.

    그는 6.25 전쟁 참전 직후 사망한 뒤 중국으로 옮겨지지 않은 채 북한땅에 묻혀 북-중 혈맹의 상징으로 남아 있습니다.

    [조선중앙TV/2018년]
    "최고령도자 동지께서는 모안영(마오안잉) 동지를 추모하여 묵상하셨습니다."

    북한도 매년 이맘때면 중국의 참전을 크게 기념해왔는데, 특히 지난 2010년 6.25 60주년에는 북한 중앙TV가 중국이 제작한 마오안잉 드라마 36부작을 3차례나 되풀이해 방송하기도 했습니다.

    [마오쩌둥(모택동)]
    "중국과 조선의 관계는 특수하단다."

    [마오안잉(모안영)]
    "그래요 순치의 관계라고 말할 수 있죠."

    하지만 중국 참전 70년을 맞은 올해 북한 방송은 아직까지는 잠잠합니다.

    최근 북한 당 창건일을 맞아 시진핑 주석이 김정은 위원장에게 보낸 축전에서 북-중관계 발전을 언급한 내용 등만 전했을 뿐입니다.

    코로나와 수해 등 북한에 닥친 잇따른 악재 때문에 여유가 없기 때문일수도 있지만 미국 대선을 앞두고 정세를 관리중인 상황에서 중국과 손을 잡고 미국과 싸웠던 역사를 부각시키지 않으려는 의도도 있다는 분석입니다.

    [홍민/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
    "(미국 대선 결과에 따라) 이런 분위기가 진정국면으로 갈지, 더 격화되는 국면으로 갈지 결정될 수 있는 계기거든요. 북한 입장에서는 선제적으로 중국과 밀착을 보여준다든가 자극적인 도발을 한다든가, 남북 관계를 지나치게 흔든다든가, 이런 것을 하기에는 적절하지 않은 상황이다."

    세계적인 대중가수 BTS의 발언에 중국 네티즌들이 발끈하고, 이에 대해 국제사회가 관심을 갖는 기이한 현상.

    이는 70년전의 전쟁의 역사와, 그 전쟁이 끝나지 않은 한반도의 냉전 현실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습니다.

    통일전망대 최유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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