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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한 셈법..북한의 선택은?

복잡한 셈법..북한의 선택은?
입력 2020-11-07 07:51 | 수정 2020-11-07 0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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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필국 앵커 ▶

    미국 대선이 사실상 바이든 후보의 승리로 마무리되는 분위기입니다.

    ◀ 차미연 앵커 ▶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 결과에 불복하고 있어서 최종 결정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이는데요.

    ◀ 김필국 앵커 ▶

    미국 대선 결과, 북한도 숨죽이며 바라보고 있을텐데, 아직까지 별 반응을 내놓지는 않고 있습니다.

    셈법도 복잡해졌는데요, 최유찬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 리포트 ▶

    120년 만의 최고 투표율.

    당초 바이든 후보가 트럼프 대통령을 쉽게 이길 거라는 예상과 달리 결과는 초접전이었습니다.

    역전에 역전 또 역전.

    트럼프 대통령이 결과에 불복하면서 최종 결과 확정까지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4년 만에 민주당이 정권을 탈환하는 것은 이제 기정사실이 되고 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과의 3차례 정상회담을 치적으로 자랑한 트럼프 대통령과 달리 바이든은 김위원장과 손을 맞잡은 트럼프를 강도높게 비난해왔습니다.

    [조 바이든/미국 대선 TV토론회(지난달)]
    "그는 북한에 정당성을 부여하고, 깡패를 좋은 친구라고 이야기했습니다."

    북한은 아직 미국 대선 결과에 대해 이렇다할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대놓고 바랬지만 바이든 행정부 출범이라는 현실을 마주하게된 북한.

    북한은 어떤 전략을 선택할까요?

    과거처럼 강도높은 도발에 나서며 존재감을 드러낼수도, 아니면 이전과 달리 신중하게 상황을 지켜보며 대화를 모색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 취임 한 달 뒤.

    [뉴스데스크/2009년 2월 24일]
    "광명성 2호를 운반 로켓인 은하 2호로 발사하기 위한 준비를 본격적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발표했습니다."

    실제로 4월 인공위성으로 포장한 장거리 로켓 발사에 이어 5월에는 핵실험까지 치달았습니다.

    [홍민/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
    "공교롭게도 미국 대선 주기에 맞춰서 최소한 그 취임과 대선 국면의 한 1,2개월 사이에서 거의 대부분 (핵) 실험을 했거든요."

    오바마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한 2013년에도

    [조선중앙TV/2013년 2월 12일]
    "제 3차 지하 핵실험을 성공으로 진행하였다."

    2016년 대선 선거운동 기간에도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시험발사는 이어졌습니다.

    군사 도발을 통해 자신들의 존재감을 과시함으로써 미국 새 대통령의 테이블에 북미 협상의 우선 순위를 끌어올리는 전략으로 분석됩니다.

    [홍민/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
    "의도적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알리고 직접 대화를 요구하는 그런 목소리를 도발을 통해서 냈었던 패턴이 있었죠."

    지난달 노동당창건 기념일 열병식 당시 성능을 개선한 대륙간탄도 미사일을 공개한 것도 도발적 행동을 예고한 것으로 분석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북한이 다른 선택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이미 3차례 북미 정상회담을 하고 핵과 미사일 능력을 여러 차례 시위해 대선 토론의 주요 의제로까지 거론되는 상황에서 북한이 굳이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해 군사 도발까지 할 이유는 적어졌다는 겁니다.

    [홍민/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
    "미국의 정책적 우선순위에서 북한이 갖는 위상이 과거처럼 전략적으로 방치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닌거죠 핵·미사일 개발 속도가 워낙 빠르기 때문에"

    거기에 바이든도 "북한이 핵 능력을 축소한다면"이라는 단서를 달았지만 대화에 나설 가능성을 밝힌 상황.

    [조 바이든/미국 대선 TV 토론회(지난달)]
    "핵 능력을 축소하는데 그가(김정은 위원장) 동의하는 조건입니다. 한반도는 비핵화돼야 합니다."

    과거 오바마 정부 당시 북한이 잦은 핵.미사일 도발로 미국내 온건파는 물론 중국도 등을 돌렸던 후폭풍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북한 내부적으로도 군사도발의 필요성이 줄어들었다는 분석입니다.

    이미 내부적으로 '핵무력 완성'을 선언한데다가, 후계체제와 권력 강화를 위해 강력한 군사 지도자의 이미지가 필요한 시기도 지났다는 겁니다.

    [양무진/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김정은 위원장은 내부적으로 권력을 모두 장악했고 특히 정상국가를 지향하고 있기 때문에 선제적으로 존재감 과시 차원에서 전략적 도발 가능성은 낮고"

    여기에 코로나19와 촘촘한 대북제재 속에 경제난이 심화된 상황.

    중국, 러시아의 전폭적인 지원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미국과 각을 세우기는 부담스럽습니다.

    그래서 새 행정부의 인사조직이 진용을 갖춰가는 몇 개월 동안은 주목을 끌기 위한 군사적 행보 보다는 추후 협상을 위한 상황 관리를 택할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양무진/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6.12 싱가포르 성명에 대한 바이든 당선자의 인정 촉구와 함께 6.12의 인정에 따라서 북미관계가 좌우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보낼 것으로"

    그러나 북한의 유보적 행보가 오래 가지는 않을 수도 있습니다.

    [홍민/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
    "바이든 정부가 과연 (내년 3월) 한미 연합 시즌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이에 따른 북한 반응이 나올 가능성이 있어요 그래서 이 부분이 약간 돌발적인 변수이긴 합니다."

    내년 봄 한미 군사훈련이나, 미국내 대북정책이 어떤 방향으로 자리를 잡아가느냐에 따라 북한이 긴장을 고조시킬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습니다.

    새로운 북미관계가 정립되는 전환의 시기, 그래서 우리 정부의 역할이 더욱 긴요하다는 지적입니다.

    [홍민/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
    "북한에게는 최대한 전략적인 도발이나 이런 걸 자제할 수 있도록 계속 메시지를 보내고 (미국에게는) 초기에 빨리 미국이 북한과의 협상 모드에 돌입을 하고 협상을 끌어낼 수 있는"

    이 과정에서 남북이 협력을 할 여지가 있다는 전망도 있습니다.

    [홍민/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
    "도발을 자제한 상태에서 남북 관계를 활용하면서 분위기를 좋게, 자신의 이미지를 신뢰감있게 보여주는 쪽에 무게를 둘 가능성이 있다."

    새로운 미국 행정부에 대응하는 북한의 대외 전략은 내년 1월로 예정된 8차 당대회를 계기로 가시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동안 대외 정책을 유보한 채 수해복구와 코로나 19 방역 등 내치에 전념해온 북한이 어떤 선택을 할지가 미국 새 행정부 출범 이후 한반도 정세를 가늠할 시금석이 될 전망입니다.

    통일전망대 최유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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