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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문 무성…평양의대 미스터리

소문 무성…평양의대 미스터리
입력 2020-11-21 08:01 | 수정 2020-11-21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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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필국 앵커 ▶

    미국 대선 이후 처음으로 김정은 위원장이 주재한 노동당 회의에서는 국제정세가 아닌 평양 의학대학 문제가 집중 논의됐습니다.

    ◀ 차미연 앵커 ▶

    평양의대에서 엄중한 범죄행위가 발생했다고 하는데, 북한은 무슨 문제가 있었는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 김필국 앵커 ▶

    북한 최고 명문의대, 평양의대에선 과연 어떤 일이 벌어진 걸까요? 북한은 왜 지금 비리 척결을 강조하고 나섰을까요?

    최유찬 기자가 그 퍼즐을 맞춰봅니다.

    ◀ 리포트 ▶

    지난 15일 노동당 정치국 확대회의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주재한 이 회의에서는 코로나 비상방역 강화 문제와 함께 평양의대의 '범죄'가 중요 의제로 논의됐습니다.

    [조선중앙 TV]
    "회의에서는 엄중한 형태의 범죄행위를 감행한 평양의학대학 당 위원회와"

    하지만 북한은 평양의대가 저질렀다는 엄중한 범죄의 구체적 내용은 전혀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평양의학대학은 북한 최고의 의료진 양성 교육기관입니다.

    또 최근 코로나 국면에서는 전염병 관련 연구와 방역 물품 공급과 치료에서 핵심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그런 평양 의대가 저질렀다는 잘못이 도대체 뭔지, 여러 가능성을 짚어봤습니다.

    #1.입시 등 교육관련 비리?

    [조선중앙 TV]
    "교육기관들과 사회 전반에서 나타나고 있는 비사회주의적인 행위들에 대하여 분석한 자료가 통보되고"

    이날 회의에서 교육기관들의 비사회주의적 행위가 언급됐다는 점에서 평양의대가 입시부정 등 교육관련 비리를 저질렀을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북한에서는 특권층 자제의 입시 특혜문제를 다룬 영화까지 나올 정도로 교육계의 비리가 만연한 상황.

    지난 2월에는 당간부 양성 교육기관의 비리가 적발돼 공개되기도 했습니다.

    [조선중앙TV/지난 2월]
    "당 간부 양성기관의 일군들 속에서 발로된 비당적 행위와 특세, 특권, 관료주의, 부정부패행위들이 집중 비판되고"

    [홍민/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
    "돈 있고 힘 있는 사람들이 대물림하듯이 대학에 쉽게 들어갈 수 있는 관행들이 만들어져 있는 부분이 있거든요. 민심 차원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개선하겠다 이런 의지를 보이는 모양새일수도 있습니다."

    #2. 방역 물품 공급 비리?

    평양의대는 항바이러스 관련 의약품과 소독수와 같은 방역 물품을 개발해왔습니다.

    평양의대가 개발한 의약품 분배 과정에서 비위가 있었을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홍민/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
    "(평양의대가) 방역에서 핵심적인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기능을 할텐데, 어떤 특권, 특혜 이런 부분들을 저지렀을 가능성"

    북한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코로나 방역 물품을, 그것도 외부의 도움을 받지 말고 모두 국산화해 공급하라는 지시가 떨어진 상황에서 분배 비리가 있었다면 그건 용납할 수 없는 중범죄가 된다는 겁니다.

    [홍민/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
    "반당, 반인민이라는 표현을 썼거든요 굉장히 수위가 높은 언급입니다 부정부패의 수준이 상당히 높다라고 판단하고"

    #3. 평양종합병원 건설 목표 달성 실패에 대한 책임추궁?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달 당 창건일까지 완공하겠다고 공언했던 평양종합병원 건설 목표를 지키지 못하게 된 데 대한 책임추궁이라는 추측도 제기됩니다.

    종합병원 건설 사업 조직 중 기술 및 운영준비 분과에 속한 평양 의대가 제 역할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김용현/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평양종합병원이 현재 뼈대만 올라가있고 의료기기나 물품이 제대로 준비가 안되서 개원이 늦춰지고 있다고 봐야되는데, 거기에 대해서 평양의대가 제대로 호응을 하지 못하고 있다, 뭔가 문제점을 일으키고 있다는"

    김위원장은 지난 7월 평양종합병원 건설장을 찾아 현장 간부들을 심하게 꾸짖기도 했습니다.

    [조선중앙 TV/지난 7월]
    "설비, 자재보장 사업에서 정책적으로 심히 탈선하고 있으며"

    # 관련 기관 책임자 줄줄이 책임추궁

    북한은 평양의대가 저질렀다는 범죄의 내용에는 침묵했지만, 책임추궁이 얼마나 광범위하고 강도높게 진행됐는지는 구체적으로 밝혔습니다.

    [조선중앙 TV]
    "신소 처리, 법적 감시와 통제를 강화하지 않아 범죄를 비호, 묵인, 조장시킨 당 중앙위원회 해당 부서들, 사법검찰, 안전보위기관들의 무책임성과 극심한 직무 태만 행위에 대하여 신랄히 비판됐습니다."

    '신소 처리' 즉 제보된 비리를 묵살하거나 축소한 노동당의 관리감독 책임부서들과 그 책임자들, 그리고 이들과 결탁했거나 감시를 게을리한 사법검찰, 사회안전성, 국가보위성 등 경찰 정보 조직까지 모조리 책임을 물은 겁니다.

    책임 추궁은 8차 당대회를 계기로 인적 청산과 조직개편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특권층과 권력기관의 비리를 대중들에게 공개 언급한 이유는 무엇일까?

    [김용현/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당원이나 북한의 지도층 인사들에게 주민들과 함께 하지 못하는 정책들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앞으로도 문제제기를 하겠다는"

    즉 자신은 주민 편에 서서 특권층의 비리를 단죄하는 개혁적인 지도자임을 부각시킴으로써, 간부들에 대한 불만이 체제불만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한다는 겁니다.

    그러나 특권층과 간부들의 비리와 기강해이에 대한 매서운 책임추궁은 엄격한 코로나 비상방역 국면에서 주민 전체에 대한 기강잡기로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양무진/북한대학교대학원 교수]
    "80일 전투의 성공적인 마무리와 함께 내년 1월 초 8차 당대회까지 분위기 조성 차원에서 사회 통제적 방식을 계속 유지해나가겠다는 것이"

    불과 한 달전만해도 눈물로 주민들을 다독이며 애민의 지도자라는 이미지를 강조한 김 위원장.

    이번에는 권력층에 대한 매서운 회초리를 들고 나선 김 위원장의 극적인 국정운영방식이 북한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됩니다.

    통일전망대 최유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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