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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전망대

김여정 또 발끈..7번째 담화

김여정 또 발끈..7번째 담화
입력 2020-12-12 07:49 | 수정 2020-12-12 0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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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필국 앵커 ▶

    북한 김여정 부부장이 6개월 만에 남한을 비난하는 담화를 냈습니다.

    ◀ 차미연 앵커 ▶

    네, 강경화 외교장관이 코로나 19 확진자가 없다는 북한 주장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인 것에 대해서 반발한 건데요.

    ◀ 김필국 앵커 ▶

    코로나 19 국면에서 대외 메시지를 자제해왔던 김여정이 다시 전면에 등장한 이유는 뭘까요?

    최유찬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 리포트 ▶

    지난 5일, 강경화 외교부장관은 코로나19 국면에서 북한이 더 폐쇄적이 되고 있다면서 확진자가 전혀 없다는 북한 주장에도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강경화/외교장관]
    "북한 정권이 확진자가 없다고 하면서 코로나 19를 통제하는데 매우 집중하고 있습니다 조금 이상한 상황이죠"

    사흘 뒤,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직접 강장관의 발언을 "앞뒤 계산 없는 망언"이라고 비난하고 나섰습니다.

    또 "남북 관계에 더욱 스산한 냉기를 불어오고 싶은 모양", "두고두고 기억할 것", "정확히 계산할 것"이라며 으름장을 놓았습니다.

    표면적으로는 자신들이 자랑하는 코로나 19 방역 성과를 폄하한 데 대한 반발로 보입니다.

    [홍민/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
    "북한이 지금 내놓을 수 있는 최대 성과인데, 이 성과를 사실 무력화 하는 발언으로 간주하고 상당히 불쾌감을 표명하는"

    강경화 외교장관의 상대방이라면 북한의 리선권 외무상이나, 대남 담당 통일전선부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사실상 2인자인 김여정 제1부부장이 직접 담화문을 낸 건 이례적이라는 평가입니다.

    김여정 부부장이 이 시점에 직접 나선 이유는 무엇인지,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건지 알아봅니다.

    <대남 담화, 비난 또 비난>

    김여정 담화가 처음 등장한 것은 지난 3월.

    청와대가 북한의 단거리 발사체 발사 중단을 요구하자 '주제넘은 실없는 처사', '저능하다' 등 거친 말로 맹비난했습니다.

    6월에는 탈북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를 문제 삼아 2주 동안 세 차례나 담화를 쏟아내며 막말의 수위를 높여갔습니다.

    [조선중앙TV/지난 6월]
    "쓰레기들이 저지른 반공화국 삐라 살포행위와 이를 묵인한 남조선당국의 처사는 추상적인 미화분식으로 어물쩍 넘어갈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그의 예고대로 남북 공동연락사무소가 폭파됐고,

    [조선중앙TV]
    "북남공동연락사무소가 완전 파괴됐습니다."

    내친김에 대남 군사 행동까지 경고합니다.

    하지만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나서서 군사행동을 보류하도록 지시하면서 김여정의 거친 대남 담화는 중단됐습니다.

    [홍민/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
    "김여정의 목소리를 활용하고 한 편에서는 문제를 봉합하거나 수습 국면으로 가야 될 경우에는 김정은이 직접 등장해서"

    대남분야를 총괄하면서 강경한 목소리를 내온 김여정,

    하지만 지난 2018년 김정은 위원장의 특사 자격으로 청와대를 방문할 때만 해도 그는 남북 평화의 메신저였습니다.

    4.27 판문점 남북정상회담과 9월 평양 정상회담, 그리고 두 차례의 북미 정상회담까지, 모든 협상의 현장에서 김여정의 역할은 두드러졌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결렬 뒤 북한이 그 책임을 남한에 돌리면서 협상국면을 주도했던 김여정의 입장도 돌변합니다.

    [양무진/북한대학교대학원 교수]
    "남북 관계가 어려운 시기에 우리측 고위 인사들의 언행에 대해 직, 간접적으로 비판한 것은 큰 틀에서 대남 문제에 대해 불편한 심기와 함께 악역을 좀 담당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대미 담화, 신중 또 신중>

    남쪽을 향한 거친 말에 비하면 미국에 대한 김여정의 담화는 비교적 신중하고 절제됐습니다.

    지난 7월,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을 언급하자마자 나온 김여정 담화.

    트럼프 대통령의 성공을 기원하는 김정은 위원장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심지어 미국 독립기념일 행사 DVD를 얻고 싶다는 핑계로 자신이 직접 대미접촉에 나설 수도 있음을 암시했습니다.

    김여정은 마지막 대미 담화에 북한 비핵화의 전제조건도 담았습니다.

    [홍민/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
    "보기 드물 정도로 상세하게 북한이 요구하는 내용과 자신의 전략적 입장을 상당히 상세하게 소개하는 그런 담화였거든요."

    <이번 담화는?>

    그로부터 5개월, 북한이 코로나 19와 수해 복구에 전념하며 대외 메시지를 자제하던 김여정이 강경화 외무장관의 발언을 문제삼은 이유는 단지 북한의 방역 성과에 의문을 제기했기 때문만은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이 미국 바이든 행정부 출범에 맞춰 대외정책을 정비하는 시점에 남측에 대해 경고를 보낸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양무진/북한대학교대학원 교수]
    "미국의 정권 교체 등 북한 국내외의 민감한 시기에 체제 훼손과 존엄 모독에 대해서는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는 의지의 메시지가 담긴 것으로 보여집니다."

    현재 북한은 바이든 당선 이후 미국을 자극하는 메시지를 통제하는 등 상황을 신중하게 관리하고 있습니다.

    강경화 장관을 향한 김여정의 담화도 이전의 독설에 비해서는 수위를 조절했다는 점도 눈에 띱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내년 8차 당대회에서 내놓을 대미 전략 역시 성급한 도발은 아닐 것으로 조심스럽게 전망합니다.

    [홍민/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
    "8차 당 대회에서 나올 대남 메시지나 대미 메시지가 나름대로 온화하고 유화적인 분위기로 나올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지나치게 공세적인 언어를 회피한 걸로 보이거든요."

    내년 8차 당대회 이후 그 역할과 위상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이는 김여정.

    미국 새 행정부의 등장과 한반도 정세 변화의 시기에 다시 그를 내세운 북한의 속내에 이목이 쏠리고 있습니다.

    통일전망대 최유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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