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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전망대

화폭에 담은 통일

화폭에 담은 통일
입력 2020-12-12 07:51 | 수정 2020-12-12 0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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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이번주, 평화와 통일을 주제로 한 미술 전시가 서울 인사동에서 열리고 있다고 합니다.

    네, 탈북민과의 공동작업을 통한 작품 전시회도 있었다는데요.

    이상현 기자가 그 특별했던 미술의 세계로 안내해드립니다.

    ◀ 리포트 ▶

    한쪽으로 향하고 있는 신발들.

    은별 언니의 결혼여부가 궁금하고, 북에 남겨진 은정이에겐 미안하고, 충심 언니는 아직도 제일 이쁩니다.

    따뜻한 남향집을 향해 걷는 탈북민들의 모습을 북한 친구들에게 보내는 안부편지를 적어넣은 신발을 통해 표현한 한 탈북작가의 작품입니다.

    다시 남향집.

    이 탈북작가가 남한정착과정에서의 정신적 멘토였던 남한 작가와 의기투합해 개최한 공동 전시입니다.

    [신형미/미술 작가]
    "전시라는 이미지를 가지고 남한 사람과 북한이탈주민 모두에게 미래에 올 통일과 북한이탈주민에 대한 인식개선같은 것들을 어떻게 이미지로 메시지를 전달하느냐가 주 목표였어요."

    이 남한 작가는 자신이 만났던 46명의 탈북민들 마음 하나하나를 오래달리기 트랙으로 표현했고,

    [신형미/미술 작가]
    "저에게 오래달리기는 쉽지 않은 미션이에요. 근데 그들에게 오래달리기는 어떤걸까? 북한이탈주민들이 탈북하는 여정중에 오래달리기는 위험한 순간도 있고 또 안도의 순간들도 있는게 그 달리기 트랙할때 느끼는 감정들이 어떨까?"

    탈북 작가는 소원을 적어 날리면 이뤄진다던 종이비행기 모양을 한 유닛 하나하나로, 개인 각각의 꿈들을 나타냈습니다.

    [코이/탈북 작가]
    "하나하나의 유닛이 모여서 더 큰 하나를 이루고 그 큰 하나가 남북한 통합의 의미에도 잘 맞고 우리가 통일을 원하는 염원들이 하나로 모였다. 그래서 하나의 작품으로 이뤄졌다."

    남북의 작가가 만나 하나의 전시를 만들었고, 그 과정에서 서로 하나가 되는 통합, 진정한 하나됨이 무엇인지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서울 인사동의 또다른 갤러리.

    [이상현 기자/통일전망대]
    "지금 이곳에선 올해로 24번째를 맞은 통일미술대전이 열리고 있습니다. 평화와 통일을 주제로 한 400여점의 작품이 전시돼 있다는데요. 지금부터 한번 감상해보시죠."

    그림 중앙의 뿌연 휴전선을 경계로 한반도가 자리한 듯한 형상.

    하늘의 구름은 아무런 장애 없이 자유롭게 남북을 오갑니다.

    화가가 두달전, 강원도 인제의 산골짜기에서 북녘을 바라본 일출 장면을 화폭에 담은 작품으로 통일부와 평화문화재단이 공동주최한 올해 통일미술대전에서 가장 큰 대통령상으로 선정됐습니다.

    [정윤곤/ 서양화가]
    "휴전선 부근에 감춰져있는 비경들이 많거든요. 여러 비경들이 감춰져있는 것이 너무 안타까워서 여러 사람들이 보고 나눴으면 좋겠다는 뜻에서 제가 찾아가서 사진에 담고 화폭에 옮겼습니다."

    국무총리상은, 50년 넘게 한길을 걸어온 전주의 목공예 명인이 정성스레 만들어낸 선비장이 차지했습니다.

    남북이 하나로 연결돼야 한다는 강한 열망을 담기 위해 걸림돌로 비유될수 있는 못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나무조각을 하나하나 손으로 끼워맞춘 전통방식으로 제작됐습니다.

    통일부장관상의 이 자수공예 작품은 한민족의 고귀한 성품을 표현하기 위해 금빛 실을 사용했고, 천년장생 동물로 불리는 학 두마리를 아래 위로 배치해 남북의 조화와 평화통일을 염원했습니다.

    [김미영/ 전통자수 작가]
    "우리 남북간의 관계도 두마리의 학처럼 서로 마주하고 화합하고 만사를 늘 지혜롭게 해결해나가길 원하는 마음으로 작품을 만들었습니다."

    북한에도 남아있다는 조선 전통복식중 하나인 이 활옷은 두마리의 원앙을 등장시켰습니다.

    결합과 부부의 상징인 원앙으로 평화통일을 통해 이룬 하나의 가정을 꿈꿔봤습니다.

    [이륜구/ 평화문화재단]
    "작가분이 그러시더라고요, 통일이라고 하는게 결혼과 같지 않을까? 서로 다른걸 이해하고 살아가야된다고 하는 그런 바람을 가지셨다고.."

    올해 통일미술대전엔 서양화 한국화 디자인 공예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역대 가장 많은 7백여점의 작품들이 출품됐고, 온라인 투표결과까지 심사에 반영해 400여개의 입선작이 선정됐습니다.

    입선작 중엔 서예 작품들도 상당히 많았습니다.

    '오랜 나날 헤어져 산 남과 북의 한겨례가 같은 땅을 딛고 같은 하늘 우러르며 하나된 나라에서 살게 하소서'

    이해인 수녀의 시를 인용해 평화통일의 지향점을 단정한 궁서체로 표현한 이 작품은 심사위원들의 호평을 받았고, 한용운의 시 '금강산'을 서양식 서예, 캘리그라피로 표현한 한 주부 직장인의 작품도 눈길을 끌었습니다.

    [김옥남/ 직장인]
    "아직까지는 프로가 아니니까 수없이 연습을 하죠. 연습을 하고 그 중에서 제일 잘 됐다, 내 마음에 들었다, 이랬을때 작품전시를, 공모를 합니다."

    과거 남북 화가들이 교류할때 받아 소장해온 북한 화가들의 작품 일부도 이번 전시에서 처음으로 공개됐는데, 인물보다는 주로 자연풍광을 소재로 한다는 북한 회화의 특징을 다시 한번 확인해볼 수 있었습니다.

    [정도상/평화문화재단 이사(소설가)]
    "어느덧 24년이나 됐어요. 말 그대로 통일미술대전인데 아직까지 북쪽 작가들과 함께 공동주최를 해본 적이 없어서 우리 목표로 남북 공동의 미술대전으로 발전시켜나갈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나가 된 미술.

    하나가 되기 위한 예술.

    평화와 통일을 위한 이 아름다운 작업엔 전문 예술인들보다 일반 시민들의 참여가 3배에 가까울 정도로 훨씬 더 많았고, 그만큼 하나를 그리는 꿈과 희망은 그 화폭의 크기를 더욱 키웠습니다.

    통일전망대 이상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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