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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코미디 절대 안 되는 것은?

북한 코미디 절대 안 되는 것은?
입력 2021-03-06 07:56 | 수정 2021-03-06 0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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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가 만물이 깨어난다는 경칩이었잖아요.
    우리도 기지개 활짝 켜고 봄맞이 준비해야겠습니다.

    네. 그래서 오늘은 좀 즐거운 주제로 이야기 나눠볼까 합니다. 바로 웃음을 주는 코미디인데요. 북한에도 코미디 프로그램이 있을까요? 도움말씀 주실 두 분 모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안녕하십니까.

    정말 요즘에는 여러 가지로 힘든 상황이라 특히나 코로나 이후에는 더더욱 웃을 일이 많지 않은데요. 이럴 때 코미디나 예능 프로그램 보면 좀 힐링도 되고 웃음도 나잖아요. 두 분은 이런 프로그램 즐겨 보시는 편인가요?

    네. 저도 즐겨보는 편입니다. 개그콘서트 종료되기 전에는 계속 빠지지 않고 봤고요. 요즘에는 제가 유재석이 되게 좋아하거든요. 유재석 나오는 놀면 뭐 하는 거기에 푹 빠져있습니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북한 주민들도 요즘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잖아요.

    그렇죠. 우리와 같은 코미디 프로그램이 있는지 사실 궁금했었거든요. 의외로 있다고요?

    다양한 코미디 프로그램이 있더라고요. 화면으로 만나보시죠.

    북한의 인기 재담이라는데요. 제목이 3자 풀이입니다.

    "우리 조상들이 3자를 가지고 만든 속담은 또 얼마나 많습니까. 서당 개 삼 년에 풍월을 읊는다. 간다 간다하면서 아이 셋 낳고 간다. 노루 친 몽둥이 삼 년 우려먹는다. 제삿날도 삼일제, 삼년상. 제사 음식도 딱 석 점씩 차려놓고.."

    조충희 씨 오랜만에 보시니 어떠세요?
    저 양반 많이 늙었네. 되게 좋아합니다. 북한의 이전에 지도자들도 3자를 되게 좋아했어요.

    옛날에 만담이라고 하잖아요.

    우리나라에 전설의 만담가가 있었죠. 바로 장소팔, 고춘자 콤비였는데요.

    예전에도 보면 우리가 유랑예인들이 공연할 때 주로 제일 많이 했던 것이 웃음 스토리를 풀어내는 것들이었고요. 가장 간단하고 또 가장 흥미롭고 그러다 보니까 저런 만담이라고 하는 것이 남북을 통틀어서 예전에 많이 즐겼던 장르의 하나이고요. 지금도 북한에서는 꽤 많이 활용이 되고 있는 장르 중에 하나입니다.

    이번엔 촌극입니다. 이건 콩트 비슷한 거죠?

    그렇게 봐야 되는 것이요. 촌이란 게 마디 촌 자를 써서 짧은 극이거든요.

    "증상은 어떠세요? 글쎄 입맛이 떨어져서 그런지 별로 우울해하면서 하늘만 쳐다보면서 그저 눈만 껌뻑껌뻑 어디 다친 적은 없습니까?
    저번 수색 훈련 때 뒷발에 종처 난 적 있습니다. 뒷발? 경수 동무 체온 좀 재볼까요? 체온이요? 앞발에 끼울까? 뒷발에 끼울까? 난처한데~"

    예전에 MBC에서도 했던 '웃으면 복이 와요'라고 하는 프로그램 기억하시는지 모르겠는데 되게 유명한 사람들 많았죠. 구봉서, 배삼룡 콤비도 있었고요. 이기동, 이대성. 그리고 이주일 씨 까지 정말 큰 웃음을 줬었죠.

    북한의 재담하고 비슷합니다. 저게 재미난 이야기를 서로 주고받으면서.

    촌극이란 것 자체가 많지 않은 소품을 간단하게 이용해서 웃음을 줄 수 있는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정식적인 형태보다도 코미디나 유머 프로그램에서 즐겨 사용하는 방식들이고요.

    그리고 희극교예 북한 식 코미디 중에 하나인데요.

    이건 서커스하고 비슷해 보입니다.

    서커스라고 하는 것은 북한에서 교예라고 하는데요. 장르가 크게 보면 체력교예도 있고 요술도 있는데 그 사이에 막간극이라는 게 있습니다.

    우리로 보면 슬랩스틱 코미디에 가까운 프로그램들인데요. 굉장히 간단하게 2~3사람 정도가 나와서 하기 때문에 뒤에 무대장치를 크게 바꾸는 상황 속에서 간단하게 웃음을 던져주는 이런 프로그램들 많이 활용하고 있고, 또 현장에서 공연했던 희극교예들을 방송으로 많이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번엔 동물교예입니다. 주민들에게 아주 인기겠어요. 어때요? 조충희 씨. 저런 거 보신 적 있어요?

    동물교예가 차지하는 비중이 꽤 높고요. 그 다음에 사람이 나와서 하는 것보다 동물이 나와서 하는 걸 좋아합니다.

    저 영상 처음 봤을 때 탈 속에 사람이 들어갔나 생각을 했었어요. 근데 나중에 보니까 곰이 혀를 날름거리더라고요. 곰 맞구나 싶었는데.

    곰이 영특하긴 한데요. 얼마나 훈련을 많이 했을까 싶어서 짠한 마음도 들 거든요.

    소나 곰과 같은 가축들이 사람보다 전기에 약합니다. 전기봉 가지고 훈련도 시키고. 아직까지 북한에는 동물복지법이라는 게 없어요. 눈에 보이지 않는 뒤에서는 안타까운 사실들이 있습니다.

    북한에서는 코미디 프로그램을 뭐라고 불러요?

    정확한 이야기는 화술 소품. 근데 저도 처음에 와서 개그가 영어인 줄 몰랐어요. 코미디, 개그 이게 영어 표현인 줄 모르고 있었는데 북한에서 영어식 표현을 될수록 안 쓰니까 조금 딱딱해도 화술 소품이라고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코미디 프로그램 잠깐 봤는데요. 예전에 우리가 즐겨봤던 코미디하고 느낌이 비슷한 것 같은데 코드는 살짝 다른 것 같기도 합니다.

    코미디라고 하는 것은 사회가 통용적으로 허용될 수 있는 범위와 문화적 맥락이 있기 때문에 그런 문화적 코드를 이해하는 상황 속에서 웃음이 유발된다고 보시면 될 거 같고요.

    사실 70년대 정도까지만 해도 남북한 간에 웃음코드는 서로 비슷한 점이 많았는데요. 그 이후 생활상태라든가 이런 것이 차이 나면서 남북한 간의 웃음 코드의 차이로 나타나는 것 같습니다.

    북한 코미디의 특징이 역시 원칙이거든요. 사실주의 원칙을 많이 강조합니다. 너무 과장하거나 현실을 너무 조금 더 벗어나는 많이 벗어나는 이런 것들을 많이 통제가 되고 있고, 전반적으로 그 원칙이 쭉 관통이 되고 있습니다.

    근데 북한에서는 절대 하면 안 되는 코미디도 있다고요?

    네. 최고 지도자 흉내 내면 절대로. 그건 거의 상상도 못하는 거죠. 사실 저희는 한국에 와서 대통령 흉내 내는 거 보고 처음에 되게 깜짝 놀랐어요.

    유명 정치인이나 대통령 성대모사 자유롭게 하잖아요. 그리고 공식적인 장소에서는 절대로 19금은 하면 안 되고. 개그 유명한 만담가들도 19금 하다가 혁명화 갔던 사람도 많습니다.

    진짜요? 사실 코미디라는 게 정치 사회 풍자를 해줘야 제 맛이 나잖아요. 패러디도 있고.
    근데 그 부분이 안타까운 것 같습니다. 그런데 특이한 게요. 북한 코미디 방송은 직접 현장으로 찾아가기도 한다고 들었거든요. 정말 그래요?

    네. 그렇습니다. 보통 앞에서 이야기했던 촌극이라든지 재담이라든지 만담이라든지 이런 건 배경과 극이 장면이 바뀌지 않고 할 수 있는 거거든요. 현장 가서 얼마든지 할 수 있고 현지 방송도 많이 해요.

    관련 화면을 찾아봤는데요. 함께 보시죠.
    농촌에 방송차가 등장을 하고요. 사람들이 몰려드는데요.

    이 분이 유명하신가 봐요?

    네. 엄청 유명한 사람이에요. 젊었을 때부터 저 분은 사실 너무 말도 잘 하고 재미나게 해서 그냥 서 있기만 해도 웃기는 사람이거든요.

    과연 얼마나 재미있는지 실제 공연 볼까요?

    "12m 높이에서 쌍보트를 타고 내리고 꽂히는 데 여자들이 너무 엄마를 찾아서 이 구간은 엄마 구간입니다. 엄마~ 우리나라 여자들이 얼마나 대단한 여자들이가 소리치구 있니. 말 시키지 말라. 나 지금 내장 거꾸로 선 것 같애. 내장 거꾸로 섰을 땐 다시 타야지 바로 잡힐 거 아냐. 따라오라야. 괜히 점수따는데(?) 내장이고 외장이고 암튼! 따라오라야. 야, 저 뭐기? 치마 올라갔음! 계속 남자들 봐. 무슨 소리인지 안 들리. 빨리 따라오라니."

    그런데 북한에서 이렇게 희극배우가 농촌이나 공장에 직접 찾아가서 공연하는 게 특별한 일이 아니라고요?

    네. 아주 일반적인 현상이고요. 기동예술선전대 같은 경우에 일부러 현장을 찾아가는 예술단이 별도로 조직되어 있기도 하고 큰 기업소라든가 이런 곳에서는 별도의 예술소저들이 있어서 자체적인 프로그램들을 운영하고 있고요.

    이렇게 찾아가는 공연을 찾아가는 코미디를 하는 특별한 이유가 따로 있을까요?

    현장이라고 하는 것이 당에서 제시하고 있는 일정 정도의 목표치와 방향성이 있는 곳이기 때문에 우리가 80일 전투를 왜 해야 되는지 등에 대한 정치적 내용들이 당연히 공연 안에 들어오게 되는 것들이고요. 일종의 정치사업을 부드럽게 하는 방식으로 활용을 하고 있기 때문에 현장에서 공연들이 많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오늘 북한 코미디 프로그램 보면서 진짜 의외다 이런 생각 많이 들었거든요. 사실 말이 통해서 그런지 맥락은 잘 몰라도 재미있는 부분이 있었고요. 어떠셨어요?

    사실 보는 사람은 즐겁고 좋죠. 힘들게 일하고 물론 배는 고프지만 그래도 나와서 웃겨주면 한바탕 웃고 나면 스트레스도 풀리고 좋은데 저는 한 가지 아쉬운 게 하는 사람에 대한 대우가 저런 사람들 많이 웃기는 사람들이 한국하고 대비해, 웃음 주기가 제일 힘들다고 하잖아요. 조금 주고 그런 상품화되는 방향으로 변화가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해봤습니다.

    저희도 요즘 방송에서 코미디 프로그램들 많이 사라지는 추세여서 아쉬움이 있는데요. 조금 더 공영방송에서 웃음을 주는 프로그램이 많이 와서 전체 국민들에게 기쁨과 희망을 많이 선사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네. 억지웃음도 건강에 좋다고 하잖아요.

    그렇대요.

    요즘 많이 힘들고 웃을 일이 별로 없어도 일부러라도 많이 웃으셨으면 합니다. 오늘 도움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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