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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웃음을 강조하는 이유

북한이 웃음을 강조하는 이유
입력 2021-03-13 07:54 | 수정 2021-03-13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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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시간엔 북한의 다양한 코미디 프로그램 보면서 오래 전 우리에게 웃음을 주던 추억의 코미디도 소환해 봤는데요.

    네. 그런데요. 최근에 북한은 전 사회적으로 웃음을 강조하면서 이른바 웃음 캠페인까지 벌이고 있다는데요. 어떤 내용인지 도움말씀 주실 두 분 모셨습니다. 어서오세요.

    안녕하세요.

    외국인들이 한국사람 보면 좀 화난 것 같다는 얘기들 많이 하잖아요. 우리가 비교적 웃음에 인색한 편이가 싶기도 한데요. 두 분은 어떠세요?

    저는 대중교통 많이 이용하는 편인데요. 특히 출퇴근 할 때 웃는 사람이 한 명도 없어요. 퇴근할 때는 조금 괜찮은데 출근할 때는 다 집에서 싸우고 나온 사람 같고. 그런 거 보고 되게 안타까웠습니다.

    저도 많이 웃으려고 하는데요. 웃으면 실없어 보인다는 느낌이 조금 드는 것 같아요. 어쩔 수 없이. 그래서 잘못 웃었다가 이 사람이 혹시나 내가 우습게 보이지 않나? 이런 오해를 할까봐 자제를 하는 편인데 얼굴이 경직되는 것 같습니다.

    요즘에 남북 주민 모두가 코로나19 때문에 힘든 시기이기 때문에 웃을 일이 많지는 않거든요. 그래서일까요? 최근 북한TV에 눈길을 끄는 방송이 있다는데요. 화면으로 만나보시죠.

    "미안하지만 체온을 잽시다. 놀라지 마십시오. 체온계입니다."

    우리 NG모음 방송 비슷한 것 같은데요.

    국내 축구팬에겐 애증의 선수죠. 호날두도 보이네요? 조충희씨 이런 프로그램 보신 적이 있나요?

    저는 처음 봅니다. 이전에는 저런 프로그램은 북한에서 방영을 안 했고요. 확실히 김정은 위원장 들어와서 많이 변화된 모습들이 저런 것들 보면 느끼긴 하는데..

    "하나 둘 셋 아이쿠. 에잇 저런 동작은 차라리 보지 않는 편이 더 나았지."

    중간중간 웃음소리도 나고 효과음도 들어가고 이런 거 같은데요. 이런 게 이전에는 없던 새로운 시도로 볼 수 있을까요?

    김정은 체제 들어서면서 세계화를 많이 강조하면서요. 여러 측면에서 볼거리들을 많이 찾는 변화들이 있었습니다. 예전에는 보기 힘든 방송장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뿐 아니라 북한에서는 최근 웃음을 소재로 한 방송을 부쩍 자주 내보내고 있는데요.

    그리고 눈에 띄는 구호가 있습니다. 가는 길 험난해도 웃으며 가자.

    저 구호가 참 의미가 큰 구호죠.

    90년대 고난의 행군 시기에 나왔거든요.

    식량이 떨어져서 먹지 못해서 굶어서 돌아가신 분도 있었고. 굉장히 힘들었는데,
    웃으면서 이겨내자는 것들이 정말 확 들어와서 주민들이 많이 공감을 했던 것 같아요.

    그때 힘들 때 나왔던 구호가 요즘에 다시 등장하고 있다고 하거든요.
    그런 이유가 있을까요?

    아무래도 지금 북한 경제가 여러 가지로 상당한 위기가 있습니다. 북한 경제가 이른바 삼중고라고 하는 경제적 어려움이 예측이 되고 있고 자체의 생산력과 자체 힘으로 돌파를 하자고 얘기를 하고 있지만 사실 여건이라고 하는 것이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거든요. 그런 상황 속에서도 희망의 메시지를 던져주고 상대적으로 어렵다고 하는 것을 보여주는 구호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당시에는 웃음 극장이란 것도 있었다면서요?

    있었습니다. 대동교 건너가서 평양에 평양역 앞에 도로 따라서 충성의 다리인가 거기 건너가면 웃음극장이 있었는데, 매일 저녁마다 2번씩 공연을 했습니다. 웃음 프로그램 이런 것들이 많이 나왔고 거기서는 이전에는 볼 수 없던 행동들, 엄청 웃으면서 소리 지르고 휘파람 불고하는 것도 그 극장에서는 승인이 됐거든요.

    시련 속에 있을 때 웃음을 주제로 승화를 했고 그런 면에서 과연 북한의 코미디 속에는 어떤 내용들이 많이 담겨 있는지 준비했습니다. 화면으로 만나보시죠.

    북한 촌극인데요. 제목이 '부탁'입니다.

    "저를 좀 빼돌려달라는 부탁입니다."
    "뭐라고요? 이 동무가 정말!"
    "뭐래요?"
    "빼 돌려달라는 부탁이랍니다."
    "빼! 돌려달라는 부탁이랍니다. 이 편지가"
    "애걔개! 소리는 왜 치고 정말"
    "동무 정신 있어요? 얻다 대고 그런 지질구레한 부탁 들고 다녀요?"
    "아니, 동무 창피하지도 않아요?"
    "창피하게 생겼나 보라요. 볼록렌즈처럼 볼록 볼록해가지고."
    "볼록볼록? 애걔개 아니!"
    "애걔개, 애걔개 하면 누가 동정해줄 줄 알아요?"
    "동무! 여성들의 애걔개는 동정이나 받기 위한 애걔개가 아니라 사회와 집단, 동지들을 위해서만 필요한 애걔개에요."

    재밌네요. 청탁을 하지 말아라. 이런 내용 같은데요. 조충희 씨 보신 적 있으세요?

    네. 조선인민군화술조인데요. 되게 인기가 많은 사람들이에요.
    사회적으로 개인주의, 이기주의. 이런 것들에 대한 굉장히 재미난 사실들이 많거든요.
    자기 개인만 생각하는 것도 이런 것들을 다 웃음 속에서 비판하고 풍자하는 그런 건데 저거 재밌습니다.

    그렇군요. 북한 주민들에게 굉장히 인기를 끌었던 재담이라고 하는데요. 한 번 볼까요?

    "야, 여! 여!"
    "여, 여. 여가 뭐예요. 여가. 개 불러대듯! 여'자 뒤에 '보'자 붙이기가 그렇게 힘들어요?"
    "보'자는커녕 '여'자 뒤에 '우'자 붙이고 싶은 걸 참고 그냥 '여'하고 불러주는 거 고맙게 생각하라."
    "아니 그럼 당신 눈에는 내가 여우로 보여요?"
    "여우 아님?"
    "내가 여우면 자기는 승냥인가요?"

    부부가 호칭을 가지고 티격태격 하네요.

    사실 부부관계라고 하는 것은 북한에서 가장 기본적인 요소이거든요.
    모든 혁명화 정책 기본단위가 가정이기 때문에 부부가 어떤 혁명적 동지로 함께 가야 될 역할들을 잘 해야 된다는 것을 꾸준하게 교양하고 있고요.
    이 재담도 보니까 그런 부부관계에서 서로 존중하는 말씨부터 갖자고 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아내를 위한 노래도 있었잖아요.

    네. 있습니다. 그 노래 많이 불러요. 술 마시면 집사람 앞에서 한 번씩 부르곤 했습니다.

    남한에도 예전에 1960년대 70년대에 보면 코미디 국가차원의 메시지가 있기도 했었잖아요.

    1960년대를 지나고 70년대를 오면서 방송이 본격적으로 대중화가 시작이 되면서 대중매체라고 하는 것은 국민들에게 있어서 좀 더 건전한 메시지를 전달해줘야 된다고 하는 일종의 사회적 규범 같은 게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 시대에서 가장 잘 전달하려고자 하는 메시지들. 새마을 운동이라든가 반공이라든가. 이런 것들을 다양한 장르의 형태로 만들었고요.

    말씀하신 대로 반공극도 있었다고 하는데요. 저희가 화면을 찾아봤습니다.

    "군당위원장 동무"
    "나오셨시오?"
    "동무 이름이래 뭐이가?"
    "자옥이 동무 아바이라요."
    "동무 이름이 최불암이야?"

    정말 유명하신 분들도 많이 나오네요. 최불암, 또 돌아가신 김자옥 선생님, 구봉서, 배삼룡. 전설 같은 분들이 많이 나오는데요.

    남한의 반공극. 처음 보셨죠? 조충희 씨?

    되게 웃기네요. '동무'가 시도 때도 없이 나오고 보통 간부들이 이야기 할 때는 아랫사람 보면 동무 안 붙이고 '야'를 많이 해요.

    저희가 남한의 옛날 코미디 프로그램까지 준비해드렸는데요. 코미디라는 게 웃음을 통해서 많은 이야기들을 담아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 것 같습니다. 그런데 특히 북한은 웃음을 통해서 최근 어려운 상황을 이겨내려고 하는 것 같습니다. 교수님?

    네. 상황이 좀 어려울 때 많이 등장하는 것이 웃음이라든가 꽃이라든가 오히려 밝은 얘기들을 많이 하고 있고요. 우리도 보면 예전에 웃음 스마일 운동 같은 것들 했었잖아요.

    당시 신문기사인데요.

    웃음 마크가 달린 배지를 달고 있기도 하고 전반적으로 사회가 밝고 건전해야 된다고 하는 것은 남이나 북이나 사회에서 많이 활용했던 것 같습니다.

    '웃으면 복이 와요'란 말도 있잖아요. 두 분 오늘 이야기 나누면서 어떠셨어요?

    사실 웃음이라는 게 우리 생활에서 필요한 거거든요. 북한 주민들이 그냥 어려울 때 웃는 것도 좋지만 어렵지 않으면서 웃을 수 있는 그런 때가 빨리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요즘 아무래도 힘들다 보니까 서로 격려하고 즐거움을 도움을 주는 것보다 비판하는 게 더 많은 것 같은데요. 우리 사회에서 서로 격려하고 웃으면서 웃을 수 있는 일이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됐습니다.

    코로나19에 각종 우울한 뉴스에 요즘 힘든 일이 많은데요. 남북한 주민들 모두 웃을 일이 많이 생기면 좋겠습니다. 오늘 도움말씀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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