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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량자급률 100%? 북한 농업의 비밀

식량자급률 100%? 북한 농업의 비밀
입력 2021-03-27 09:16 | 수정 2021-03-27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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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시간에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허풍떨지 말라고 강하게 비판할 만큼 북한 농업부문의 통계 왜곡이 만연한 속사정을 살펴봤는데요.

    네. 최근 북한의 식량 사정은 상당히 어려운 것으로 파악되는데요.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지만 쉽지는 않아 보입니다. 이야기 나눌 두 분 함께 모셨습니다. 어서오세요.

    안녕하세요.

    조충희 씨는 북한에서 농축산 공무원이셨는데 남한에 와서도 관련된 일을 하고 계시죠?

    굿파머스라고 하는 NGO단체인데 농업과 축산을 전문으로 하는 단체입니다. 동아시아 지역의 저소득 농가들을 대상으로 해서 축산이라든가 작물 재배기술, 재원 이런 것들을 지원해서 소득 수준을 올리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김영훈 박사님은 북한 농촌에도 여러 차례 방문하셨다고요?

    제가 북한을 제일 처음에 방문했을 때가 1998년도 나진선봉 지역이었어요. 그리고 제일 마지막으로 방문한 것은 2015년 겨울이었습니다. 평양은 갈 때마다 발전하고 변화되고. 농촌의 변화는 평양 근교를 빼고는 1998년이나 2015년이나 그렇게 큰 변화가 눈에 띄지 않았습니다. 이것은 결국 농업생산의 저생산성, 농촌사회의 저발전 이런 것을 그대로 대변하는 것이 아니었나 이렇게 생각이 됩니다.

    최근 김정은 위원장은 일종의 워크숍이라고 할 수 있는 강습회를 열어서 직접 강연도 하고 그랬잖아요. 특히 농업부문을 강조하고 질책을 했는데..

    "농업부분에 뿌리 깊이 배겨있는 허풍을 없애기 위한 투쟁을 강도 높이 벌려야 합니다."

    농업정책을 가지고 시군별로 순위 매겨놓고, 북한이 사실 사회주의 경쟁이라는 원칙이 있어요. 도표 그려놓고 빨리 가는 데는 비행기 그려놓고 천천히 가는 데는 거북이 그려놨거든요. 그런 운동들이 많습니다.

    이렇게 등수까지 매긴 강습회에서 잘한 쪽, 모범사례를 들기도 했는데요.

    "여기 연탄군 수봉리는 두벌 농사로 잘하기로 소문난 농장입니다."

    이 두벌농사가 바로 이모작인 거죠?

    북한식 표현으로 두벌농사고 우리는 이모작, 다모작. 사실 우리나라는 시설원예가 아주 일반화 되어 있어요. 시설원예에서는 이모작 정도가 아니라 아주 다모작이죠. 그런데 그것들은 주로 남부지역, 따뜻한 남부지역에서나 가능한 일이죠. 북부 중부지역으로 온다면 논의 이모작은 굉장히 어려워집니다.

    북한에서는 이 이모작을 상당히 강조하는 것 같습니다. 중시하고 있나요?

    네. 그렇죠. 경지 면적 자체가 부족하거든요. 북한의 기후 특성상 불가능합니다. 정말 따뜻한 황해도 지역이나 개성 지역이 보리나 밀을 가을에 심었다가 봄에 수확하는 정도로 할 수 있고요. 곡물 대 곡물은 불가능하고 곡물 대 야채, 감자라든가 이런 작물들은 조금 가능한데 그래도 땅이 없으니까 엄청 중시하고 있습니다.

    농사는 그렇고요. 자체적으로 축사를 건설했다고 하는데요.

    "이 축사에서만도 수십 톤의 작업 비료가 나온다고 합니다. 한마디로 이 농장은 농산과 축산의 고리형 순환 생산체계의 덕을 단단히 보고 있습니다."

    농축산 고리형순환생산체계가 뭡니까?

    농업에서 생산된 곡물을 돼지나 소, 이런 가축들에게 먹이고 가축들이 분뇨를 다시 땅에 줘서 그 분뇨가 땅의 성질을 좋게 해서 또 농사가 잘되게 하는. 이렇게 순환한다는 식입니다. 이게 좀 늦었죠. 사실은. 이전부터 해야 했었는데 2013년인가 아마 그때 나왔을 겁니다.

    조충희 씨는 북한에서 농사를 직접 지어보셨잖아요. 가장 힘들었던 건 어떤 점이었습니까?

    땅이 나쁜 거였습니다. 보통 척박하다고 표현을 하는데 땅이 산성화가 되거나 토양 미생물이 적어지면 딱딱해지지 않으면 먼지가 풀풀 날릴 정도로 푸석푸석해져요.

    "기름기는 다 빠지고 석비레 땅처럼 푸석푸석해졌구나. 이제부터 네 이름은 푸석이라고 부르겠어."

    거기에는 종자를 심으면서도 얻어먹기나 하겠냐 하는 생각이 들죠.

    그럼 남한에 오셔서 농촌 가보셨을 때 어떠셨어요?

    보통 저희는 찰기가 있다고 표현을 많이 해요. 땅이 되게 손으로 만질 때 부근부근하면서 정말 좋아요. 봄에 강화도 가서 봤는데 거름 냈는데 거의 북한에서 우리가 10~20톤인데 여기는 3~4배 더 내는 것 같아요.

    근데 생각해보면 북한은 기본적으로 농업하기 참 힘든 환경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요. 왜냐면 지도를 보면 거의 산지잖아요.

    북한만이 아니죠. 남한도 마찬가지입니다. 한반도 전체에서 경지 비중은 국토 전체에서 20% 정도밖에 안 돼요. 그렇지만 지금 식량공급 문제가 그렇게 크게 문제가 안 되고 충분히 외국으로부터 도입해서 먹고 살 수 있다. 그렇다면 또 달라집니다. 이 얘기는. 산지가 많으면 국토 환경이 잘 보존이 되거든요. 지금 우리 남한이 그런 상태죠. 북한도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근데 산지가 많고 농지가 협소한데 그런 상황에서 북한은 식량을 100% 자급자족하겠다고 하고 있잖아요. 북한이 이렇게 식량 자급률을 높이려고 하는 이유는 뭘까요?

    그것은 결국 경제문제입니다. 남한의 경우에는 부족한 식량을 충분히 도입을 할 수가 있거든요. 그런데 북한은 경제난 때문에 외화가 부족하고 국제시장에서 식량을 도입할 수가 없습니다. 그런 여력이 굉장히 낮아요. 최대한 북한의 자원을 활용해서 최대한 북한에서 생산을 많이 해야 그래도 주민이 원하는 곡량을 채울 수 있기 때문에 자급도를 높이기 위한 노력을 많이 기울이고 있죠.

    사실 북한 식량사정이 나아져야 되는 건 사실 아닙니까? 그럼 북한 농업생산 구조는 어떻게 되어있는지 알아야 될 것 같습니다.

    북한의 농업생산구조는 기본적으로 집단농법을 위주로 하고 있고요. 지난 기간에 기본적으로 작업반 책임 관리제가 기본이었어요. 이게 농민들의 생산 의욕, 정말 책임지고 일하려고 하는 책임감을 불러일으키기 위해서 분조 관리제로 전환이 됐습니다. 이게 다시 분조를 소분화 했습니다. 가족형 분조 관리제로 소분화 했고 최근에는 포전 담당제라고 해서 거의 개인 가족들한테 땅을 임대식이죠. 땅을 줘서 이 땅에서 내가 농사를 지어서 먹을 만큼 먹고 바칠 만큼 바쳐라. 이렇게 시스템을 바꿔가고 있습니다.

    그럼 현재 시스템 안에서 생산을 많이 하면 개인한테 돌아가는 몫도 커졌습니까?

    가족 포전 담당제가 원칙적으로 보면 7:3이거든요. 전체 수확량의 70%를 내가 소비하고 30%는 국가에 바치는 게 원칙은 그렇게 되어 있습니다. 북한은 땅에 등급이 있어서 경지에. 이 땅에서는 1년에 5톤을 생산해야 된다고 규정되어 있는 땅에서는 5톤을 생산해야 70%를 가지지 5톤을 생산 못하면 생산량의 70%를 가지지 못해요. 계획된 양의 30%를 국가가 가지고 가버리면 내가 50% 가질 수 있고 어떤 데는 20% 가질 수도 있거든요. 아직도 포전 담당제가 일반화 되진 못하고 있고 많이 가져가는가, 적게 가져가는가도 좋다 나쁘다를 확실하게 이야기 할 수 있는 정도는 못 되고 있습니다.

    그렇군요. 구조적인 개선이 더 필요한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이 말씀 듣다 보니까 듭니다.

    농산물의 무수매 제도를 바꿔야 됩니다. 여기서 결정적인 건 가격이 문제인데요. 가져갈 때 국정 가격으로 가져갑니다. 국정가격은 46원이거든요. 근데 시장에서 현재 4000원에 팔아요. 거의 100배 정도가 차이 나는데 이걸 개선을 해줘야 됩니다. 그 다음에 사실 협동농장에서 농민들이 포전 담당제 제일 문제가 뭐냐면 농업자재, 비료라든가 농약, 비닐박막, 기계 이런 것들이 도입이 사실 농민들이 개인의 힘으로도 불가능한 거거든요. 이런 것들이 국가적인 지원과 투자가 있어야 되지 않겠는가. 그렇게 생각을 합니다.

    박사님께서는 지금 상황에서 북한이 농업 생산량을 증대시키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조치, 뭐라고 보시는지요?

    단기적으로는 가장 중요한 게 투입요소입니다. 결국 투입요소를 잘 공급해야 생산성이 높아질 수 있는데 그 중에서 가장 중요한 건 화학비료입니다. 수입이 워낙 낮아져 있기 때문에 올해 농사의 가장 큰 걸림돌이 될 수 있고요. 그 다음에 중장기적으로는 개혁과 경제발전이에요. 개혁 중에서 하나는 분배개혁. 동기유발을 위해서 더 성과가 좋은 농민한테 많이 분배가 되어야 되거든요. 그 다음에 또 하나는 가격개혁. 국정가격과 높은 시장가격이 두 가격이 있는데 가격이 통일돼야 됩니다. 그래야 분배개혁도 성공할 수가 있어요. 마지막으로 경제발전을 통해서 외화가 많이 벌려야 그 다음에 모자란 식량을 수입할 수가 있겠죠. 농산물도 수입하고.

    오늘 이야기 나누면서 구조적인 문제도 있고 환경적인 어려움도 있지만 그래도 현 상황에서는 올해 날씨라도 좋아서 하늘이 도와서 농사에 보탬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해 봤습니다.

    남북한 농민 모두 한 해 농사를 위해서 지금 땀 흘려가며 준비하고 계실 텐데요. 좋은 결실 맺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도움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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