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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휘어잡기 "다 뜯어 고친다"

청년 휘어잡기 "다 뜯어 고친다"
입력 2021-04-24 07:37 | 수정 2021-04-24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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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필국 앵커 ▶

    북한이 다음주 당 외곽 기구 가운데 최대 규모인 청년동맹 대회 개최를 예고했습니다.

    ◀ 차미연 앵커 ▶

    노동당 간부급 회의에 이어서 이젠 청년들까지 소집되는 건데요.

    앞서 김정은 위원장은 청년들의 머리부터 발끝까지 다 뜯어고치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죠?

    ◀ 김필국 앵커 ▶

    이른바 장마당 세대라고도 불리는 북한 청년들, 이들은 과연 어떤 존재인지, 북한은 왜 이들에 대한 통제 강화에 나서는지 최유찬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 리포트 ▶

    [조선중앙TV/지난 20일]
    "김일성-김정일주의 청년동맹 제10차 대회가 4월 27일부터 수도 평양에서 열리게 된다."

    # 청년동맹은?

    북한의 청년동맹은 만 14세부터 30세까지 모든 청소년과 청년 5백만명이 소속된 노동당의 외곽조직입니다.

    조직구성도 노동당과 비슷하게 중앙부터 도, 시군 지역과 학교, 공장, 인민군대 등에 촘촘하게 조직되어 있습니다.

    북한은 청년동맹을 "당의 후비대"로 부르며 강력한 체제 지지세력으로 양성하고 있습니다.

    [청년동맹 제9차대회/2016년]
    "원수님의 품에 안겼기에 우리의 청년들 정녕 세상의 부러움 없습니다."

    특히 김정은 위원장은 집권 초기부터 '청년중시'를 표방하면서 청년들을 자신의 우호세력으로 확보하는데 힘을 기울였습니다.

    [노동당창건 70주년 열병식/2015년]
    "인민중시, 군대중시, 청년중시에 혁명적 당의 생명이 있고 힘이 있으며"

    [조한범/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김정은은) 정치적 정당성도 권위도 권력 기반도 취약했고, 기성세대에 다가가는 게 매우 어려웠어요 김정은은 초기에 자신과 유사한 세대의 청년 세대를 집중적인 지지기반으로 공략을 했던 걸로"

    실제 20대에 집권한 김 위원장에 대한 청년들의 기대는 높았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강도높은 신구 세대교체를 통해 청년층에 힘을 실어줬고, 아내와 팔짱을 끼고 공식석상에 나타나거나 미국 농구선수 로드먼을 초청하고, 디즈니 등 서구 캐릭터를 공연 무대에 등장시키는 등 자유로운 신세대의 풍모를 보여줬기 때문입니다.

    [김성경/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우리 부모들처럼 내핍적이고 자유없이 사는 상황에서 약간은 변화가 있지 않을까, 개혁이라든가 개방같은 것들에 기대를 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하지만 집권 10년을 바라보는 지금은 변화보다는 청년들에 대한 통제와 장악을 주문하고 있습니다.

    지난 2016년 이후 5년 만에 열리는 이번 청년동맹 대회에서는 단체의 명칭까지 바꾸면서 청년 사상 교육과 통제를 강화할 것이라고 예고했습니다.

    # 왜 청년 통제?

    현재 청년동맹원들은 1991년생부터 2007년생까지.

    최악의 경제난을 겪던 고난의 행군시기 이후 시장이 활성화된 세대에 태어나거나 유소년기를 겪은 이른바 '장마당세대'입니다.

    [조한범/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학교 시스템도 모두 붕괴가 됐던 상황이고요 (주민들의) 인식 속에서 국가가 사라져버린 거죠. 내 노력이 없으면 굶어 죽는다라는 인식이 강하게 박혀있기 때문에"

    국가배급보다는 장마당 등 시장에서의 경제활동에 익숙하고 컴퓨터와 휴대전화를 통해 정보습득과 교류에 익숙한 '신세대'입니다.

    [임을출/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시장화의 진전과 또 외부 문물이 많이 유입되면서 청년들이 외부 세계에 대한 동경이 강한 거죠, 외부에 대한 동경이라는 건 사상보다는 경제를 더 중시하고"

    특히 감수성이 예민한 어린 시절 남북 협력과 대북지원을 경험하기도 했습니다.

    [김성경/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능라도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연설도 하고 이런 식의 여러가지 경험들이 장년층이라든가 다른 기성세대가 경험하는 것보다 굉장히 큰 변화로 느껴질 확률이 높죠."

    김정은 위원장은 이런 청년들에 대해 사상 정신상태에 심각한 변화가 발생하고 있다면서, 이를 바로 잡는 건 국가의 사활이 걸린 문제라고 강조했습니다.

    [세포비서대회 폐회사/지난 8일]
    "청년교양문제를 당과 혁명, 조국과 인민의 사활이 걸린 문제, 더는 수수방관할 수 없는 운명적인 문제로 받아들이고"

    김위원장은 구체적으로 옷차림과 머리단장, 언행, 심지어 사람과의 관계 등 모든 것을 문제삼겠다고 경고했습니다.

    [조한범/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한국 노래 한 두곡 못 부르면 북한 표현으로 '한 시대 뒤떨어지네' 놀릴정도로 우리 문화가 많이 확산이 돼있고요. 개인 활동까지 다 통제하겠다는거죠. 인관관계까지, 말씨, 머리모양까지"

    2019년 하노이 북미회담 노딜 이후 핵전력 강화와 자력갱생 노선으로 돌아선 북한이 우선적으로 '청년'들을 단속과 통제의 대상으로 삼은 것입니다.

    [김성경/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청년들이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고 체제에 대해서 불만을 하나 둘 씩 만들기 시작한다면 이건 안정적인 정권을 유지하는 것이 굉장히 어렵게 되는거죠."

    북한은 이번 대회를 통해 청년들에 대한 사상 통제는 물론이고 이들을 경제건설과 내부결속의 구심점으로 삼는 계기를 마련한다는 계획으로 보입니다.

    # 청년통제.. 효과 거둘까?

    북한당국으로서는 청년들의 사상을 통제하는 방법 외에 뽀족한 대안이 없어보입니다.

    [조한범/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청년 세대에 대한 통제 강화 이거 외에는 뭐 별다른 방법이 없는 상황이에요, 채찍과 당근이 있다 그러면 지금 당근 쪽이 구조적으로 문제가 있기 때문에 채찍 정책을 향후에 적어도 당분간은 지속할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경제발전과 변화를 희망하는 신세대 청년들이 정권이 바라는 충성과 복종을 언제까지 계속할지는 미지수입니다.

    [김성경/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어떻게든 쥐어짜서 경제나 사회를 돌아가게끔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생각이 굉장히 열려있는 상황의 청년들이 과연 국가가 원하는 대로 계속 노동하고 이런 것이 정말 온당한 것인가 이런 질문을 던져볼 수 있을 것 같고요."

    코로나 방역과 대북제재를 이유로 폐쇄성과 보수성을 더하고 있는 북한, 청년들의 열정과 패기를 외부에 대한 동경이 아닌 내부 건설과 충성으로 돌리겠다며 청년동맹회의를 예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생각과 가치관이 예전같지 않은 북한 청년들에게 구태의연한 주입식 교육으로 이들의 불만과 일탈을 잠재우기는 쉽지 않아보입니다.

    통일전망대 최유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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