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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전망대

고생하고 처벌 받고 극한직업 '물관리공'

고생하고 처벌 받고 극한직업 '물관리공'
입력 2021-06-12 07:47 | 수정 2021-06-12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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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필국 앵커 ▶

    지난 5월은 계절의 여왕이란 표현이 무색할 만큼 날씨가 변덕스러웠는데요. 5월 한 달간 서울에 17일이나 비가 왔습니다. 6월 들어서도 이런 날씨는 계속되는 것 같습니다.

    ◀ 차미연 앵커 ▶

    기후 변화 얘기 많이들 하시죠? 갈수록 이상기후가 심해지고 있는데요. 그래서 북한 주민들은 날씨와 그야말로 전투를 벌이고 있답니다. 오늘 함께 알아볼 두 분 모셨습니다. 어서 오세요.

    ◀ 김필국 앵커 ▶

    한여름처럼 더웠다가 장마 때처럼 비가 엄청나게 오기도 하고요. 요즘은 뚜렷한 계절 구분도 없어지는 것 같습니다.

    ◀ 조충희 ▶

    네 뭐. 낮에는 화창하게 개었다가 밤에 소리 지면서 비 오고 하루는 개었다가 또 하루는 춥고 참 올해 날씨가 많이 변덕스러웠던 것 같습니다.

    ◀ 권태진 ▶

    5월 같으면 항상 날씨가 안정적이었는데 계절의 여왕께서 아주 심술을 많이 부리는 것 같습니다.

    "토네이도야 뭐야 왜저래?"

    ◀ 김필국 앵커 ▶

    마치 용이 승천하는 것 같은데요. 위력이 상당하네요.

    ◀ 차미연 앵커 ▶

    봄날에 때 아닌 돌풍에 용오름까지 발생하는 이유가 뭘까요

    [윤기한/수도권 기상청 예보 과장]
    "봄이 되면서 지상은 햇빛 받아가지고 지열이 있어서 따뜻해지는데 갑자기 우리나라 상층으로 북쪽에서 찬 공기를 유지한 채 들어오면 우리나라 부근에서 상하층으로 온도 차가 굉장히 심해져요. 공기가 위아래로 섞이면서 우박이나 돌풍, 용오름 현상, 요런 것들이 자주 발생할 수 있는 환경이 벌어지는 겁니다."

    ◀ 차미연 앵커 ▶

    요즘에는 날씨가 워낙 변화무쌍해서 그렇지만 도시에 살다보면요. 정말 나들이 계획 있을 때나 그렇지 그렇게 날씨에 신경 쓰지 않아도 거의 비슷한 수준이잖아요.

    ◀ 김필국 앵커 ▶

    저는 사실 요즘도. 오늘 프로야구 하나? 알아보려고 날씨를 챙겨보기는 하는데요. 그런데 날씨는 스포츠뿐 아니라 우리 생활에도 그리고 산업 전반에도 상당히 중요한 영향을 미치잖아요.

    ◀ 권태진 ▶

    제가 주로 농촌에서 지냅니다만 텃밭 농사를 하면서 이게 판단 해야 될 게 물을 줘야 되나 말아야 되나 그런 것들이 만약에 농사가 크면 물 주는 일이 보통 일이 아니거든요. 그래서 날씨라고 하는 게 바로 경제적인 문제하고 농업이라 하더라도 그렇게 직결돼 있고 특히 다른 산업 같으면 주로 뭐 스포츠 산업 그 다음에 또 의류 사업 그래서 사전에 얼마만큼 물건을 생산해야 될지 또 이 물건들은 올해 또 생산해야 될지 말아야 될지 하는 의사결정에 매우 중요한 그런 요소가 되고 있습니다.

    ◀ 차미연 앵커 ▶

    그런데 북한은 이런 농업 비중이 커서 아무래도 올 봄 날씨 이렇게 변덕스러운 날씨 때문에 피해가 있을 것 같은데 어떠세요?

    ◀ 조충희 ▶

    상황이 생각했던 것보다 굉장히 심각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게 모내기가 전반적으로 늦어졌거든요.

    ◀ 차미연 앵커 ▶

    요즘 북한의 상황은 어떤지 영상으로 준비했습니다.

    "우뢰를 동반한 소낙비가 내리면서 우박이 내릴 것이 예견됩니다."

    ◀ 김필국 앵커 ▶

    북한은 올봄 잦은 비와 강풍 그리고 우박 등으로 전역에 비상이 걸렸는데요.

    "최근 날씨 조건이 아주 불리했습니다, 모 기르는데서, 비는 계속 내리지 날은 계속 흐려있지 밤 온도는 차지.."

    ◀ 차미연 앵커 ▶

    아이고 농작물 피해가 심각해 보입니다

    ◀ 조충희 ▶

    벼 다 물에 떴고 보리 다 쓰러지고 사실 계속 기온이 차면 초기 생육에 엄청난 지장을 줘가지고 저게 물도랑이나 치고 이렇게 후치질 옥수수밭 후치질을 한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닌 것 같은데 참 북한의 농촌 상황이 난리도 아니겠구나 하는 그런 생각이 듭니다.

    ◀ 김필국 앵커 ▶

    지금쯤 모내기가 끝났으려니 생각했는데 그렇게 많이 늦어지고 있다면 정말 큰일인 것 같은데요.

    ◀ 권태진 ▶

    사실 이게 모내기가 늦어지면 농작물 수확에 필요한 생육 일수를 확보하는 데 문제가 발생합니다. 수확 시기는 거의 일정한 것이고 그러면 옥수수가 됐든 또 벼가 됐든 상당히 피해가 발생할 수가 있죠.

    "우리 작업반에서는 물관리공들이 사업을 잘해 과학기술적으로 물관리를 할 수 있게 조직사업을 짜고들고 있습니다."

    ◀ 김필국 앵커 ▶

    물관리공이요? 군대에 있을 때 물당번 이런 거는 있었는데 물관리공이 뭔가요?

    ◀ 조충희 ▶

    물당번하고는 조금 차원이 다르고요. 그러니까 벼농사, 논농사는 물농사라고 하거든요. 그래서 거의 농사를 물관리공이 다 짓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물관리공이 되게 중요한데요.

    ◀ 차미연 앵커 ▶

    영화도 있는데요.

    "왜 그러오?"
    "한 뼘이 넘는 지렁이 구멍이 아홉 개"
    "아홉 개?"
    "똘똘이 구멍이 서른 개, 그리고 논두렁에 실금이 간 것 까지 모두 쉰 개나 되니 왜 물이 새지 않겠나요?"

    ◀ 차미연 앵커 ▶

    영화에 나오는 지렁이 구멍 똘똘이 구멍 이게 뭐예요?

    ◀ 조충희 ▶

    논두렁하고 논두렁 사이에 지렁이가 있어서 구멍을 내면 그쪽으로 물이 스며들어가지고 다 밤새껏 다 새버리거든요. 그래가지고 똘똘이도 자그마한 벌레인데 애가 손이 쇠처럼 강해요. 그래서 얘네가 들어가서 논두렁을 다 구멍 내고

    ◀ 김필국 앵커 ▶

    그러면 설마 지렁이 구멍 똘똘이 구멍을 물관리공이 다 막고 그런 건 아니겠죠?

    ◀ 조충희 ▶

    물관리공이 다 막지는 못하죠. 그러니까 구멍이 나서 물이 새는 걸 보면 발견하고 사람들을 시켜서 노력을 데려다가 거기에다 진흙도 바르고 그렇게 해야죠.

    ◀ 김필국 앵커 ▶

    그런데 우리나라에는 물관리공이라고 따로 없지 않나요?

    ◀ 권태진 ▶

    없습니다. 우리는 북한 같은 경우에는 집단 농사를 짓지만 우리는 개인 농사니까
    개인이 일일이 물을 관리해야 되는데 그게 굉장히 번거롭기 때문에 국가적으로 물을 관리하는 체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물 관리도 자동화 시설이 많이 되어 있기 때문에 개인들은
    아주 소소한 것만 관리하는 그런 행태로 되어 있죠.

    ◀ 차미연 앵커 ▶

    그렇군요. 물관리공이라고 해서 저는 수자원공사 생각했거든요. 북한에서
    물관리공 그러면 이런 공사 수준의 그런 관리공은 아닌 거죠?

    ◀ 조충희 ▶

    공사 수준은 아니고 관계수가 저수지 이런 데서 물이 들어오면 그 물을 받아가지고 논에 넣었다 뺐다 하는 작업. 수로 정비가 기본이고요. 비가 너무 많이 올 때는 이제 전체가 다 떠내려갈 수 있으니까 전략적으로 하나만 희생을 시켜요. 가운데, 중가운데 아래쪽에 있는 논 이런 데에다가 물을 갑자기 거기에 다 먹게 해서 비가 올 때도 물을 빨리 빠져나갈 수 있도록 관리를 해야겠죠.

    ◀ 김필국 앵커 ▶

    그러면 가뭄일 때는 뭘 합니까?

    ◀ 조충희 ▶

    가뭄 때는 반대로 물을 끌어들이고 빨리 빠져나가지 않도록 하고. 물이 논에 오래 있으면 여러 가지 위생상 나쁘고, 벼의 생육에 지장을 주는 경우도 있거든요. 조금 더 신경을 써주면서 그쪽에는 자주 물을 받아줘야 되고 그렇게 해야 되죠.

    ◀ 차미연 앵커 ▶

    그때그때 다르게 하는 어떤 물관리공은 신박한 직업 같은데요. 올봄에는 냉해 피해가 있었다라는 얘기 들었는데 이럴 때는 물 관리 어떤 기술이 들어가나요?

    ◀ 조충희 ▶

    수로를 길게 잡아가지고 물을 돌리면서 태양열로 좀 물을 데워서 넣어주는 방법 이런 거 다 있는데 자연적으로 물이 그렇게 추워서 물이 차지는 거 물관리공 사실 해결하기 힘들거든요.

    ◀ 김필국 앵커 ▶

    비가 오면 오는 대로 안 오면 안 오는 대로 할 일도 너무 많고 다들 힘들 것 같아서 안 하려고 그럴 것 같은데요?

    ◀ 조충희 ▶

    물관리공이 워낙 힘들고 고생하는 것에 비해서 별로 차려주는 것도 없어요. 그래서 사실 다들 안 하려고 해서 당원이 솔선수범해라 해서 강자로 시키기도 하고 그다음에 당원이 할 형편이 못되면 다른 사람 당원 되고 싶어 하는 사람한테 이거 1년 잘하면 당원 시켜준다 해가지고 올려서 시키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 차미연 앵커 ▶

    당원 된 게 이럴 때는 그렇게 좋은 것만은 아닐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드는데요.

    ◀ 조충희 ▶

    요즘에 최근 소식들 들어보면 공식적으로도 비판하거든요. 물 관리 제대로 못 해서 농사 망치고 냉해 피해 입으면 받는다고 합니다.

    ◀ 김필국 앵커 ▶

    힘들게 고생했는데 처벌까지 받는다고 그러면 진짜.

    ◀ 차미연 앵커 ▶

    그러게요. 책임만 크고.

    ◀ 조충희 ▶

    공무원들이 좀 농땡이치고 놀던 시절은 다 지나간 것 같습니다.

    ◀ 김필국 앵커 ▶

    그런데 최근에 특히 주목할 점이 이상기후를 기정사실화 하고 대책을 강구하라고 강력하게 주문했는데요.

    ◀ 차미연 앵커 ▶

    재해성 기후라는 말이 귀에 딱 꽂히는데요. 그야말로 재해를 일으키는
    이상기후 이런 뜻인 것 같아요.

    ◀ 권태진 ▶

    국제사회에서 평가하기로는 북한이 세계 10대 자연재해가 빈번히 발생하는 나라의 하나로 이렇게 평가를 하고 있습니다. 나중에 올가을도 작황이 나쁘면 지도자의 몫으로
    돌릴 가능성도 있으니까 사전에 그런 걸 기정사실화해서 문제가 생기더라도 그걸 좀
    누그러뜨리는 이런 작전들을 사전에 하는 것이죠.

    ◀ 조충희 ▶

    사실 재해성 기후라는 게 대개 그냥 말로만 하는 것보다 직접 겪었을 때는 진짜 무서운 겁니다. 대규모 해일이 들어왔을 때 한번 나가봤는데 그냥 집채예요. 그 이후에
    또 각종 질병들이 돌면서 사람들이 많이 죽어나가고 그것뿐이 아니고 도로라든지 가옥,
    집이라든지 파괴돼서 사실 큰 피해를 한번 받으면 원상복귀도 사실 힘든 그런 게 재해 피해가 그만큼 심각한 것이죠.

    ◀ 김필국 앵커 ▶

    말씀 듣고 보니까 북한 당국이 재해성 기후에 대비해서 미리 대책을 세워라
    이렇게 강력하게 나서는 이유를 알 것도 같은데요. 지난해 북한에 홍수 피해가 상당히
    컸잖아요.

    "지금 23시 현재 여기 고성 앞바다가 태풍 9호의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도로에 물이 너무나서 도로가 차단 된 상태고.."

    ◀ 김필국 앵커 ▶

    특히 곡창지대에 피해가 컸는데요.

    ◀ 조충희 ▶

    사실 황해남도, 평안남도가 북한 전체 곡물 생산량의 거의 60%를 차지하거든요. 곡물 생산이 괜찮게 되는 지역만 알고 덮친 것처럼 들어왔는데 그 지역만의 피해가 아니라 전반적 북한의 식량 사정에 영향을 주는 적이어서 사실은 피해가 컸던 것 같습니다.

    ◀ 차미연 앵커 ▶

    그런데 사실 작년에도요. 북한에서는 홍수 대비 사전 총괄 조직을 꾸려가지고 예방을 하려고 했었는데 그래도 피해를 막지 못했었단 말입니다.

    ◀ 권태진 ▶

    북한에서도 나름대로 각 재해 대처 조직이 있습니다. 사실은 사전에 재해가 일어나기 전에 강이나 하천을 증설을 하는 것만 해도 큰 예방이 될 텐데 그럴 수 있는 장비와 물자가 없는 것이죠. 그래서 벼가 쓰러지면 벼를 일으키는 고작 그 정도 대처밖에 못 하는 것입니다.

    ◀ 김필국 앵커 ▶

    그런데도 작년 같은 경우는 그 이전하고는 다르게 미리 예보도 하고요. 대책도 강구하라고 그러고 좀 과거와는 달라진 모습도 있지 않을까요?

    ◀ 권태진 ▶

    작년에 이런 재해를 입고 나서 김정은 위원장은 재해를 국가 안보의 차원에서 다루는 이 정도까지 격을 높여놨는데 그만큼 재해가 빈번해졌고 그만큼 피해가 심각해졌다 하는 그런 의미기도 합니다.

    ◀ 김필국 앵커 ▶

    그렇다 보니 요즘 북한 주민들은 재해성 기후 대비에 고군분투하고 있다는데요.

    "올 해에도 재해성 기후는 기정 사실화 되고 있습니다. 대처하기 위한 사업은 단순히 경제 실무적인 사업이 아닙니다."

    ◀ 김필국 앵커 ▶

    과연 어떤 대책들을 세우고 있을까요?

    ◀ 차미연 앵커 ▶

    특히 먹는 문제에 사활을 걸고 있다는데요. 다음 시간에 알아보겠습니다. 오늘 도움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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