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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민 홀로서기 "기업도 만들어요"

탈북민 홀로서기 "기업도 만들어요"
입력 2021-06-12 07:54 | 수정 2021-06-12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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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필국 앵커 ▶

    저소득층의 근로 능력을 향상시켜 자립을 돕는 정부의 자활사업이 있는데요.

    ◀ 차미연 앵커 ▶

    몇 년 전부터는 이와 연계한 탈북민 자활사업도 생겼다고 합니다.

    ◀ 김필국 앵커 ▶

    네, 창업과 취업시장에서 소외된 탈북민들이 이 사업의 지원을 받아서 미래를 준비하고 있고요.

    ◀ 차미연 앵커 ▶

    또 이미 창업에 성공해서 경쟁력있는 자활기업을 이끌어가는 분들도 있다고 합니다. 이상현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 리포트 ▶

    맛을 담았다는 충북 청주의 한 가게입니다.

    테이블 위엔 도시락 용기가 빼곡하게 놓여져 있고 반찬 하나하나를 정성스레 담아내는 손길은 쉴 틈이 없습니다.

    오늘의 메인메뉴는 코다리 조림.

    "그날그날 반찬을 맨날 하니까, 어제 (코다리를) 사다가 다 손질해서 칼집내서 물 쭉 빼고.."

    매콤한 향에 보글보글 끓어대는 이 메인 반찬은 밥을 부를 수 밖에 없게 합니다.

    "밥은 어디 있어요? ㅎㅎㅎ"

    이 도시락 가게는 탈북민 자매 두명과 남한의 저소득층 세명이 이 지역 자활센터에서 의기투합해 3년전 창업한 곳인데요.

    처음엔 반찬가게에서 시작해 북한음식이 포함된 출장뷔페까지 사업영역을 넓혔지만 코로나 사태 이후론, 수요가 늘어난 도시락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고 합니다.

    [김해순/탈북민 자활기업 대표]
    "지금은 모두가 한 마음이라서요. 어디서 1백개가 들어와도 그렇고 6백개가 들어와도 그렇고 겁도 안나고 얼마든지 해낼수 있다는 각오까지 생겼어요."

    도시락을 감싸는 별도의 보온용기까지 추가해 경쟁력을 높였고 직접 하나하나 배달까지 하면서 인기를 얻고 있다는데요.

    [배달 손님]
    "저희가 단품메뉴를 먹다가 이렇게 한식으로 먹으니까 너무 좋아요. 건강에도 좋은 것 같고 반찬도 다 맛있고요."

    다음날 배달때면 전날 식사한 용기와 음식물쓰레기까지 직접 수거해가는 방식을 취해 단골 손님들도 부쩍 늘었다고 합니다.

    [남한출신 직원]
    "깔끔해서 좋아하고요 또 밥이 식지도 않고 그러니까 만족들 하시죠. 깔끔하잖아요. 손님들이 먹고 어디 버리고 하는게 없으니까, 그냥 뚜껑만 덮어놓으면 끝나니까"

    이런 성공적인 창업이 있기까지는 3년간 요리교육과 창업지도, 그리고 재정적 지원을 해준 탈북민 자활사업이 큰 힘이 됐고, 낯설기만 했던 남한생활에서 자신감도 생겼습니다.

    [김해순/탈북민 자활기업 대표]
    "우리가 자유를 찾아왔잖아요. 자유를 찾아왔지만 여기서 내가 얼마든지 열심히 살면 잘 살 수 있고 남한에서 우리에게 해준 것을 생각하면 우리는 더 열심히 살아야되고 앞으로 좋은 일도 많이 해야 하고.."

    이런 탈북민 자활사업은 지난 6년간 12개 사업장에서 이뤄졌고, 이 가운데 앞서 보신 도시락가게를 포함해 3개 업체가 자활기업으로 창업에 성공했습니다.

    [김성모/남북하나재단 자립지원부장]
    "(탈북민들은) 소위 말해서 취업취약계층에 해당이 되거든요. 그런 분들이 바로 일반 노동시장에 진입할 경우에는 실패를 하거나 적응을 못하는 경우가 많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일반 노동시장에 진입하기 전에 일정부분 기술이나 기능을 좀 익혀서 디딤돌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는.."

    2년전 창업에 성공했던 또하나의 탈북민 자활기업.

    수공예품을 주로 만드는 곳으로, 지난해 마스크파동 당시 면 마스크 제작에 참여하면서 저희 통일전망대에서 소개되기도 한 곳인데요.

    이 업체가 3년간 재봉기술을 배우고 창업지원도 받았다는 자활센터로 향해봤습니다.

    [이상현 기자/통일전망대]
    "경기도 부천에 있는 한 지역자활센터입니다. 지금 이곳에서도 탈북민들의 창업을 도와주는 프로그램이 한창 이뤄지고 있다는데요, 한번 찾아가보겠습니다."

    재봉틀 돌아가는 소리로 가득한 조그마한 작업장.

    중년의 여성들이 면 생리대를 만드는 바느질 작업에 한창인데요.

    한동안 재봉기술 훈련을 받았고 지금은 제품을 생산중이라는 이들은 탈북민과 남한출신 주민들이 절반정도씩 섞여 있습니다.

    [손진화/탈북민]
    "아기가 있다 보니까 어차피 회사는 다니기 힘들고 그래서 여기를 택했어요."
    (시간을 자유롭게 쓰시려고요?)
    "네네, 미싱에 취미도 있고 해서"

    생리대 파동 이후 환경문제 등과 맞물려 수요가 늘고 있는 점을 감안해 면 생리대를 사업 아이템으로 정했다는데요.

    특히 여성들이 면 생리대를 주로 쓰고, 아직까지 손바느질을 많이 하는 북한 출신의 구성원들이 있는만큼 사업경쟁력이 충분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이기쁨/남한출신]
    (북한 분들이 또 손재주가 좋다고 하던데요?)
    "어우 엄청 좋아요!"
    (달라요?)
    "너무 잘 하세요"
    (왜 그렇죠 그게?)
    "저도 모르겠어요, 저는 손재주가 없거든요. 진짜, 그래서 많이 배우는데 지금 생각해도, 보면 (탈북민들은) 진짜 잘하세요."

    이렇게 만들어진 제품들은 벌써부터 인터넷쇼핑몰에서 인기리에 팔리고 있다는데요.

    [윤경/경기부천소사지역 자활센터 사회복지사]
    "검수가 완료된 제품들이 여기 이렇게 다 보관이 되어 있고 주문이 들어오면 선생님께서 이런 소형 상자에 포장을 해요. 이렇게"

    3년간의 자활사업 지원기간이 끝나면 이들 역시 이전에 선배들이 창업한 회사로 취업을 하거나, 자신들만의 회사를 차리게 됩니다.

    [송예순/경기부천소사지역 자활센터장]
    "북한이탈주민 여성들이 아 저기는 그곳에 가면 맘 편히 일할 수 있어. 그리고 우리가 그곳에서는 서로 동지애를 나누고 또 남한사회에 베풀 수 있는 자리가 돼 이런 것까지 바라보면서 그리고 그곳에서는 우리의 일자리가 굉장히 순환이 되는 곳이야 이런 인식까지 가질 수 있도록 그렇게 해보는게 저희들의 목표입니다."

    어느새 4만명 시대를 바라보고 있는 탈북민들에게 경제적인 자립과 자활능력은 이제 무엇보다 중요한 필수 덕목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그만큼 기술을 배우고 실력을 다져 남한사회의 당당한 구성원이 되고자 하는 그들의 노력들도 조금씩 그 뿌리를 내리고 있습니다.

    통일전망대 이상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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