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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전망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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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비보이 통일을 춤추다

청소년 비보이 통일을 춤추다
입력 2021-06-19 07:54 | 수정 2021-06-19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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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필국 앵커 ▶

    춤으로 통일을 표현한다면 어떻게 할 수 있을까요?

    ◀ 차미연 앵커 ▶

    글쎄요, 어떻게 하든 어려울 것 같은데요, 이를 주제로 한 경연대회가 열렸다면서요?

    ◀ 김필국 앵커 ▶

    네, 전국의 청소년을 대상으로 연 대회인데요, 올해 벌써 8년째라고 합니다.

    ◀ 차미연 앵커 ▶

    예향의 도시, 전북 전주에서 열렸는데요. 이상현 기자가 경연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 리포트 ▶

    고즈넉한 전통 한옥들이 도심 곳곳에 즐비하고, 거리에선 한복 입은 관광객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예향의 도시, 전북 전주.

    그 한켠에 자리잡은, 담쟁이덩굴로 둘러싸여 운치를 한층 더하던 한 문화공간을 찾았습니다.

    [이상현 기자/통일전망대]
    "전주 시내에 있는 한 공연장입니다. 지금 이곳에선 댄스, 춤으로 통일을 이야기하는 경연대회가 열리고 있다는데요, 어떤 모습인지 궁금하시죠? 함께 들어가보실까요?"

    컴컴한 공연장 무대 중앙엔 커다란 스크린이, 그 앞 객석엔 심사위원을 맡은 4명의 청년만이 덩그러니 자리잡았습니다.

    올해로 8회째를 맞은 전국 청소년 통일댄스 퍼포먼스 대회.

    2007년 전주 비보이댄스팀의 세계대회 우승으로 전주를 중심으로 전국에 비보이열풍이
    불었는데요,

    청소년들의 평화통일 인식을 친숙한 방식으로 높이고자 대통령 자문 헌법기관,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에서 이 전주를 무대로 7년전 시작한 대회입니다.

    재작년까진 전주의 상징인 한옥마을 광장에서 수많은 시민과 관광객들 앞에서 이뤄지다가, 코로나19로 작년엔 비대면 온라인행사로 치러졌는데요,

    [신기현/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전주시협의회장]
    "전주를 알리는 문제가 아니라 한국을 알리는 데에도 상당히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닌가, 나아가서는 평화롭게 같이 이렇게 댄스하고 손을 잡을 수 있는 통일의 장이 열리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올해 대회도 작년과 마찬가지로 비대면 방식의 경연방식을 택했고, 예선심사를 거쳐 본선에 오른 22개팀의 댄스영상 심사에 나섰습니다.

    귀엽고 깜찍한 치어리딩 춤, 태극기를 든 매혹적인 밸리댄스에, 딱딱 들어맞는 칼군무까지.

    초등부팀의 이런 댄스가 담은 의미는 춤 실력만큼이나 성인 못지 않았습니다.

    [SH0 Kids]
    "갑작스런 전쟁으로 어린 나이에 학도병이 된 친구들의 모습을 상상하며 표현해 보았습니다."

    경기도 여주의 한 댄스학원에서 뭉친 16명의 청소년들은 국악과 힙합을 접목시킨 창작댄스를 선보였고, 파주의 중고등학생들은 전쟁과 분단으로 헤어진 남남북녀의 애틋한 스토리를 유연한 몸동작으로 섬세하게 표현했습니다.

    마스크 시대에 맞춰 마스크를 활용한 독창적인 퍼포먼스를 선보인 청소년들도 눈에 띄었고요,

    길거리춤에서 유래됐다는 스트릿댄스.

    흥겨운 디스코리듬에 맞춘 복고풍 춤까지,

    훨씬 더 다양해진 장르와 높아진 수준, 그리고 비대면 방식은 심사위원들을 곤혹스럽게 만들기에 충분했습니다.

    [심사위원 이용주/ 김광수]
    "이게 비대면이니까 카메라도 신경써야 되고"
    "원래는 무대 벗어나고 그러잖아요"
    "그러니까 앵글도 신경써야 되고"
    "아 쉽지 않은데"

    이 심사위원들 역시 수준급의 전문 댄서들로, 심사를 마친 뒤엔 거의 묘기에 가까운 대회 축하공연까지 선보였습니다.

    이들에게 한수 배워보고자 시도해봤는데요,

    "투투 쓰리포..원 투 포즈!"

    역시 몸은 마음같지 않았습니다.

    국악과 현대무용을 결합해 통일을 이야기한
    초청공연까지 끝나고 난뒤 드디어 심사결과를
    발표하는 시간.

    [비보이 리티/비보이 질럿]
    "대통령상, 네 그러면 지금 바로 발표해보도록 하겠습니다. 평화상, 중고등부 위드빌네이션"

    이번 대회 대상격인 민주평통 의장 대통령상엔 전문댄서를 꿈꾸고 있다는 경기도 성남의 여고생 4인조팀이 선정됐습니다.

    마치 뮤직비디오 한편을 보는듯한 빼어난 영상미에, 심사위원들도 놀래킨 압도적인 퍼포먼스.

    나눠지고, 융합하고, 과열되고,

    그런 우여곡절끝에 남북이 결국 하나가 된 모습을 다양한 춤으로 표현했습니다.

    [위드빌네이션/평화상(대통령상) 수상팀]
    "영광스러운 상을 받게 돼서 너무 기쁘고 감사합니다. 이 퍼포먼스가 통일에 가까워지게 할 수 있도록 기도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최우수상격인 통일상은 전통음악과 서산 해미읍성을 배경으로 역동적인 군무를 보여준 충남 서산의 초등학생팀과, 남북이 슬픔과 절망을 딛고 하나가 된다는걸 한편의 뮤지컬처럼 표현한 서울의 한 실용무용 전공 대학생팀, 이렇게 두팀이 공동수상했습니다.

    [최정재/대회 총연출]
    "아무래도 통일에 대한 아이들이 갖고 있는 인식이나 생각들이 한정돼 있거든요. 그래서 음악도 어떻게 골라야하고 춤은 어떻게 짜야 되는지 퍼포먼스 내용을 어떻게 가야되는지 성인이 아닌 이상은 좀 힘든 부분이 있는데 올해는 퍼포먼스들이 정말 대단했습니다."

    온라인대회는 올해가 마지막이라는 기대 속에 내년부터는 다시 탁 트인 야외무대로 나가 통일, 그리고 춤에 대한 젊음의 열정을 치열하게 전개해본다는 계획입니다.

    [김효빈/민주평통 전주시협의회 청년분과위원장]
    "지금 세계적인 코로나바이러스 유행으로 우리 청소년들이 에너지를 야외광장에서 배출해야되는데 이렇게 유튜브 온라인으로 송출할수 밖에 없는게 아쉽지만 이런 상황에 우리가 맞추어가면서 새로운 아이디어랑 젊은 열정들이 변화하는 것 같습니다. (그렇게) 녹아내리는 것들이 오늘 좋은 결과로 나오지 않았나 싶어서 후련하고 좋습니다."

    춤을 통해 풀어내본 어린 학생들의 열정과 끼, 그리고 소망은 랜선을 타고 더 멀리, 더 많은 이들에게 전달됐고, 그런 몸짓 하나하나는 하나를 꿈꾸는 우리의 기억 속에 더 오래오래 남아있을 겁니다.

    통일전망대 이상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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