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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전망대

폭염을 피하는 법 김치움 · 감자움

폭염을 피하는 법 김치움 · 감자움
입력 2021-07-24 07:49 | 수정 2021-07-24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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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캐나다와 미국에선 천 명 가까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서울도 36도를 육박하면서 하루만에 또 올 최고기온을 갈아치웠는데요."

    "38도까지 고온이 나타날 것이 예견됩니다."

    ◀ 김필국 앵커 ▶

    우리나라도 요즘 찌는듯한 더위가 계속되고 있는데 북한도 더위, 만만치 않은 것 같아요.

    ◀ 차미연 앵커 ▶

    네. 과연 이 폭염 속에서 북한 주민들은 어떻게 지내고 있을지 알아보겠습니다. 함께하실 두 분입니다. 어서오세요.

    ◀ 조충희/김지은 ▶

    안녕하세요.

    ◀ 김필국 앵커 ▶

    늦게 시작했던 장마는 짧게 끝났고요. 정말 찌는듯한 더위가 이어지고 있는데요. 불가마가 따로 없습니다.

    ◀ 차미연 앵커 ▶

    그래요. 숨이 턱턱 막히는데요. 지금 방역복을 입고 일을 하시는 분들. 의료진과 방역 관계자들 더 고생이 많으실 것 같습니다.

    ◀ 김필국 앵커 ▶

    그러니까요. 그분들 생각하면 정말 덥다고 말하기도 미안하고 고맙고 그렇습니다. 두 분들은 이 더위에 어떻게 지내십니까?

    ◀ 조충희 ▶

    저는 사무실로 도망쳐와서 사무실에서 피서중입니다. 집에 있으면 의견이 맞지 않아가지고 집사람하고. 내가 켜려고 하면 집사람은 끄려고 하고 그래가지고 옛날에 에어컨 없었을 때 어떻게 살았는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참 요즘에 많이 덥습니다.

    ◀ 차미연 앵커 ▶

    에어컨이 어찌 보면 필수적인 게 됐는데요. 북한 주민들도 요즘은 에어컨을 쓰고 있겠죠?

    ◀ 김지은 ▶

    거의 없다고 봐야겠죠. 그리고 설사 선풍기랑 같은 걸 사용을 하려고 해도 전기가 정기적으로 공급이 되지 않다 보니까 사실 쓸 수가 없죠.

    ◀ 김필국 앵커 ▶

    에어컨이 영어식 표현이라 북한에서 다른 말로 부를 거 같은데 뭐라고 합니까?

    ◀ 조충희 ▶

    북한에서는 공기조화기. 어떤 사람들은 찬바람이 나오니까 냉풍기라고도 이야기를 합니다.

    ◀ 차미연 앵커 ▶

    아까 선풍기도 잘 못 틀고 에어컨도 없다 이렇게 말씀해주셨어요. 얼마나 힘들까싶기도 합니다.

    ◀ 김지은 ▶

    굉장히 힘들죠. 전에 거기 있을 때는 태양모 또는 차양모라고 해서 앞에 채양이 길게 달린 모자를 쓰거나 찬물에 끊임없이 세수를 하거나 또 손수건으로 끊임없이 얼굴 닦아내거나 이렇게 있었던 것 같아요. 많이 힘들었죠.

    ◀ 김필국 앵커 ▶

    그럼 북한 주민들은 에어컨 없이 어떻게 이 더위를 견딜까요? 김치움, 감자움이 비결이라는데요.

    ◀ 조충희 ▶

    어디나 김치움은 다 있습니다. 집집마다 다 있어야 되고 창고 밑에 우물 파서 김치움을 만들고 있는데 특히 양강도나 함경북도 북부 내륙지방 같은 데는 감자움이라는 게 있어요. 봄에 감자를 캐놓고 얘네가 비어있거든요. 감자움이. 정 더울 때는 거기 안에 들어가면 엄청 시원합니다. 거기 앉아서 막걸리라도 한 잔씩 마시면서 더위를 피하는 그런 것들도 꽤 있죠.

    ◀ 김필국 앵커 ▶

    추억의 등목도 나왔습니다. 조충일 씨 자주 했던 비법 같은데요.

    ◀ 조충희 ▶

    나 뿐만 아니라 북한의 웬만한 남성들은 더울 때 등목은 항상 필수적으로 하는 거고 진짜 더울 때는 물통 안에 들어가서 나오지 않고 그래서 친구들한테 욕도 많이 먹었는데..

    ◀ 김필국 앵커 ▶

    사실 저도 어릴 때 몇 번 했고요. 아마 어르신들은 등목에 대한 추억이 다 있을 텐데 조충희 씨 요즘도 등목 하세요?

    ◀ 조충희 ▶

    요즘은 안 하죠. 에어컨 앞에 1분? 십초만 앉아있어도 바로 땀이 다 마르고 시원해지니까 아마 오늘 한 번 가서 해봐야 될 것 같습니다.

    ◀ 차미연 앵커 ▶

    등목이나 샤워나 어르신들은 등목을 하셨다면 또 샤워 한 번 하고나면 물 끼얹고 나면 시원해지는데요. 그래도 여름에는 피서라고 해서 산으로 또 계곡으로 놀러가기도 하잖아요. 북한도 그렇죠?

    ◀ 조충희 ▶

    북한도 사실 피서라는 말은 없어요. 그리고 여름휴가 이런 개념도 없습니다만 더울 땐 아무래도 강가를 찾게 되고 또 산 같은데 그늘진데 찾고 산은 그늘져서 좋기도 하지만 나무 잎사귀라든가 풀잎들이 바람에 흔들리면서 산소도 우리가 받을 수 있어서 좋고 여러 가지로 좋은 부분이 많죠.

    ◀ 김필국 앵커 ▶

    그런데 북한도 올해는 코로나 방역 때문에 바닷가나 강에 가는 걸 제한 한다고 합니다.

    ◀ 조충희 ▶

    올해같이 더운데 북한 사람들 올해는 정말 쪄죽겠네요. 물속에 들어가서 놀기도 하고 또 물 앞에 앉아있으면 시원한 바람도 불고해서 되게 좋은데 발이라도 담그고 더위 피할 수 있어서 괜찮았는데 방역 때문에 못 간다니까 참 더 힘들겠습니다.

    ◀ 차미연 앵커 ▶

    더위 하면 그때 그랬지. 그 정도로 더웠어. 이 정도 더위는 아무것도 아니야. 이런 얘기들을 많이 하시는데요. 그게 바로 역사적인 더위가 2018년이었습니다.

    "41도. 오늘 낮 강원도 홍천의 최고기온입니다. 서울도 39.6도였는데 기상관측을 시작한 이례, 가장 더운 날이었습니다."

    ◀ 차미연 앵커 ▶

    이때는 두 분 다 서울에 계셨을 때죠? 2018년.

    ◀ 조충희 ▶

    이때는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이야... 사람이 이렇게 해서 진짜 그때는 에어컨이나 이런 거 없었으면 죽을 수도 있겠다.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 김필국 앵커 ▶

    2018년 8월에 통일전망대가 경의선 육로를 통해서 방북을 했었잖아요. 평양 다녀온 취재진들 더위 때문에 고생했다. 셔츠가 금방 땀에 젖었다. 이렇게들 얘기하더라고요.

    ◀ 김지은 ▶

    아무래도 남한도 사실 잠깐만 피하면 남한은 에어컨이 빵빵 나오는 곳인데 북한에 가셨던 분들이 얼마나 더웠을까 상상만 해도 '아 힘들었겠다' 하는 생각이 드네요.

    ◀ 차미연 앵커 ▶

    그리고 또 있죠?

    ◀ 김필국 앵커 ▶

    그렇죠. 1994년이죠!

    ◀ 차미연 앵커 ▶

    아. 그렇죠.

    ◀ 김필국 앵커 ▶

    제가 1994년에 군에서 막 제대를 했거든요. 좀 살만하다 싶었는데 더워도 너무 덥더라구요.

    ◀ 차미연 앵커 ▶

    제대하길 다행이지 계속 계셨으면 어쩔뻔 했습니까?

    ◀ 김필국 앵커 ▶

    상상만해도 끔찍합니다.

    "폭염 때문에 전국이 녹아내리고 있습니다. 39.3도까지 치솟아서 52년만에 무더위를 기록한..."

    ◀ 차미연 앵커 ▶

    열대야가 가장 길었던 해라고 하는데요. 그때 밤이면 한강 찾는 분들 많았죠. 두 분은 이때는 북한에 계셨죠?

    ◀ 김지은 ▶

    네. 저도 북한에서 그때 당시 제가 소아과에 근무하고 있었습니다.

    ◀ 김필국 앵커 ▶

    북한도 그때 많이 더웠죠?

    ◀ 김지은 ▶

    굉장히 많이 더웠습니다. 또 북한에서 7월 8일날 김일성이 사망했었어요.

    "김일성 동지께서 1994년 7월 8일 2시에 급병으로 서거하셨다는 것을..."

    ◀ 조충희 ▶

    그때 저도 더워서 물탱크에 들어가 있다가 밖에서 보도 듣고 깜짝 놀라서 뛰어나왔던 생각이 나는데 그때 그렇게 더움에도 불구하고 청진시 라남구역에 김일성 동상이 있습니다. 작은 동상. 거기에 숱한 사람들이 모여서 그 더운데 땀 흘리면서 행사를 하는 거 지켜보던 생각이 지금도 많이 납니다.

    ◀ 차미연 앵커 ▶

    김지은 원장님도 그때 저렇게 조문하셨어요? 아까 화면처럼?

    ◀ 김지은 ▶

    그럼요. 저는 의료인이다 보니까 굉장히 더운 때 사람들이 울고 이러면 굉장히 많이 지치잖아요. 환자들이 생길 수가 있기 때문에 저희는 따로 구급소 같은 걸 만들어서 지쳐서 오는 환자들 돌보기도 하고 또 심장이 부담되면 강심제 놔드리기도 하고 진짜 정신이 하나도 없었던 것 같아요.

    ◀ 김필국 앵커 ▶

    조문을 꽤 오랜 기간 한 걸로 알고 있는데요. 덥고 줄도 오래 서야 되고 그럼 사고도 많이 났겠습니다.

    ◀ 김필국 앵커 ▶

    그때가 경제난, 북한에서 이야기 하는 고난의 행군이 시작되는 시점이었습니다. 그러니까 덥고 잘 먹지 못하고 뙤약볕에서 행사 참관하고 몇 시간씩 서있고 하는 여러 가지 조건으로 그때 사고가 정말 많이 났습니다.

    ◀ 차미연 앵커 ▶

    1994년은 북한 주민들에게는 굉장히 잊지 못할 한 해가 될 수밖에 없을 것 같은데요. 여름에는 이렇게 더위로 인한 일사병 열사병에다가 각종 질병들, 수인성 전염병 같은 것들도 있잖아요? 북한 주민들이 특히 여름에 잘 걸리는 질병이 따로 있나요?

    ◀ 김지은 ▶

    아무래도 여름 질병 하게 되면 식중독이죠. 한국처럼 냉장고가 있거나 이렇지 않다 보니까. 그리고 늘 환경이 깨끗하지 않기 때문에 수인성 전염병 같은 것도 사실은 많죠. 장염 같은 것도 많고

    ◀ 김필국 앵커 ▶

    북한은 최근 UN에 보낸 보고서에서 식수 위생문제를 언급하기도 했잖아요. 실제 북한의 식수 위생상태는 어느 정도인가요?

    ◀ 조충희 ▶

    북한의 식수공급체계가 60년대에 만들어진 겁니다. 50년대 전쟁이 끝나고 60년대까지 복구하고 도시들이 형성되면서 식수공급체계가 만들어져서 이게 되게 많이 노후화가 되어 있습니다. 상수도 수원지. 수원지 관리도 잘 되지 않아서 물을 소독해서 보내야 되는데 소독약도 부족해서 수원지에서 나오는 물은 사실 마음 놓고 사용을 하기가 힘들어요. 저희는 일정한 정도 탱크에 잡아서 가라앉혔다가 그 위에 뜨는 물을 끓여서 식혀가지고 먹었는데 여름엔 정말 힘들었어요.

    ◀ 차미연 앵커 ▶

    그렇죠. 더위가 오면 아무래도 제일 힘든 게 취약계층이잖아요. 우리도 힘들긴 하지만 북한은 대부분이 취약계층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닐 텐데요. 그래서인지 북한에서도 최근 폭염에 건강 상식을 전하기도 합니다.

    "몸 안에서 많은 양의 수분이 빠져나가므로 하루에 보통 2L이상의 물을 마셔야합니다."

    ◀ 차미연 앵커 ▶

    자. 우리도 요즘에는 수분 섭취 많이 해라. 이런 얘기 하잖아요. 북한도 이 얘기를 하네요?

    ◀ 김지은 ▶

    그럼요. 수분이 정말 필요하고요. 땀을 흘리게 되면 우리가 수분이 많이 빠져나가지만 수분과 함께 염분도 빠져나가거든요. 한국은 사실 이온 음료 같은 게 있어서 편안하게 먹을 수 있는 거잖아요. 근데 북한은 그런 게 없기 때문에 우리가 항상 환자들한테 물을 많이 마시세요. 그런데 소금물 연하게 타서 마시세요. 아니면 간장 1~2숟가락 풀어서 연하게 마시세요. 이렇게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 차미연 앵커 ▶

    네. 그렇군요. 의사시니까 수분섭취 외에도 우리에게 건강 팁을 주신다면 여름에 건강하게 지낼 수 있지 않을까 싶은데요.

    ◀ 김지은 ▶

    우리가 굉장히 많이 덥기 때문에 아이스크림, 팥빙수, 찬물 엄청 많이 마셔요.

    ◀ 차미연 앵커 ▶

    제 얘기 하시나요? 하하.

    ◀ 김지은 ▶

    속이 차지거든요. 겉은 뜨겁지만 속이 차지기 때문에 속 안에 있는 내장 장기가 긴장되고 혈관이 긴장돼요. 그러면 대사기능이 장애가 되겠죠.

    ◀ 김필국 앵커 ▶

    두 분은 남북한의 여름을 다 겪어보셔서 지금 북한 모습이 선하실 것 같은데요. 북한 이런 거라도 좋아졌으면 하는 마음이 늘 있으시죠?

    ◀ 김지은 ▶

    어떤 하나를 찍어서 말할 수 없다는 게 사실 너무 안타깝습니다. 모든 것이 어렵고 모든 상황이 안좋기 때문에 그래서 사실은 아프죠. 마음이.

    ◀ 조충희 ▶

    사실 더위를 먹는다고 표현하지 않습니까? 더위 먹는 거보다 그래도 아이스크림이라든지 북한에서 얼음과자, 아이스케키 이렇게도 얘기 하는데 이런 것들을 마음껏 먹고 선풍기 바람이라도 쐴 수 있게 전력 문제가 풀리면 좋겠다 하는 생각이 항상 더울 때는 그런 생각을 많이 하게 됩니다.

    ◀ 차미연 앵커 ▶

    한동안은 더 덥다고 하잖아요. 그래서 연세 있으신 분들 그리고 특히나 방역복 입고 일하시는 분들, 야외작업하시는 분들은 건강 조심하시길 바라겠습니다.

    ◀ 김필국 앵커 ▶

    폭염은 개인 건강뿐 아니라 국가산업에도 영향을 미치잖아요. 다음 시간에 이어서 알아보겠습니다. 두 분 오늘 도움 말씀 고맙습니다.

    ◀ 조충희/김지은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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