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통일전망대

'롤러코스터 인사' 재편된 군 수뇌부

'롤러코스터 인사' 재편된 군 수뇌부
입력 2021-09-11 07:34 | 수정 2021-09-11 07:35
재생목록
    ◀ 김필국 앵커 ▶

    북한 김정은 위원장의 인사스타일은 롤러코스터처럼 진폭이 큰 걸로 유명하죠?

    ◀ 차미연 앵커 ▶

    파격 승진을 시켰다 곧 좌천시키기도 하는데요.

    얼마 전 문책 강등됐던 박정천 총참모장이 두달 반 만에 복귀를 넘어 최고위직인 정치국 상무위원이 됐습니다.

    ◀ 김필국 앵커 ▶

    우리의 합참의장, 경찰청장에 해당하는 요직 인사도 이뤄졌는데요.

    이번에 발탁된 인물들의 면면과 인사 이동의 의미를 오상연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 리포트 ▶

    지난 9일 열병식장 주석단.

    김정은 위원장을 중심으로 북한 노동당 핵심 조직인 정치국 상무위원회 위원 5명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 화면 오른쪽이 박정천 신임 정치국 상무위원입니다.

    두 달 반 전 그가 문책 강등될 때만해도 정치국 상무위원으로 승진 기용된다는 건 상상도 할 수 없던 일입니다.

    [조선중앙TV/6월 29일]
    "보고에서는 당 결정과 국가적인 최중대 과업 수행을 태공(태업)한 일부 책임 간부들의 직무태만 행위가 상세히 통보되었습니다."

    당시 원수 계급의 총참모장이던 박정천은 다른 간부들이 거수로 표결할 때 손을 들지 못하고 침울한 표정으로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었습니다.

    이후 그의 계급장은 원수에서 한 계급 낮은 차수로 강등됐고, 지난 2일 열린 정치국 확대회의에서도 주석단이 아닌 단상 아래 방청석에 자리했습니다.

    짧은 문책과 단련의 시간을 거쳐 북한 군 서열 1위로 단숨에 치고 올라간 겁니다.

    [조한범/통일연구원 선임연구원]
    "군의 역할이 점점 더 커지고 있거든요. (그리고 박정천은) 북한의 야전 세력을 대표하는 전통적인 군인이라고 볼 수 있거든요. (군) 전체를 통솔하는 박정천이 역할이 더 커지고 있다, 지금은 군 서열 1위로 봐야 되는 거고요."

    김정은 위원장 집권 이후 군부의 인사 이동, 계급의 승진과 강등은 잦았지만 박정천은 그중에서도 유독 부침이 심했습니다.

    2015년 별 세 개에서 1개로 두 계급 강등됐다가 2019년 총참모장에 임명되면서 계급도 차수, 원수로 초고속 승진을 거듭했습니다.

    박정천은 포병 사령관 출신으로 자주포와 방사포 등 전략무기 개발을 추진하고 총참모장으로 북한군 전력을 책임지는 동시에 삼지연시 개발 등 주요 경제 건설사업에 인민군을 동원하고 통솔하는 등 충성심과 역량을 보여왔다는 점이 재기의 발판이 됐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홍민/통일연구원 연구위원]
    "(박정천은) 중점화 시켰던 그런 사업들에 대해서 일처리가 깔끔하고 아주 추진력이 뛰어나다 이런 평가를 받은거죠. 군을 통솔하고 군에 대한 일종의 경제적 역할을 강화할 수 있는 인물이 박정천이 적격이죠."

    반면 지난 6월 박정천과 함께 문책을 당한 뒤 정치국 상무위원에서 해임된 리병철은 현재 보직도, 계급도 알 수 없는 상태입니다.

    그가 관할하던 당 군수공업부 부장에는 류진 부부장이 승진 기용돼 리병철은 권력의 중심에서 물러난 것으로 보입니다.

    [홍민/통일연구원 연구위원]
    "(리병철이) 문책을 당하기는 했지만 고령에 의한 업무 처리에서의 어떤 미숙 문제, 적극성 문제 이런 것이 아마 더 직접적인 원인이었을 가능성이 높거든요. 소위 얘기하는 숙청 이런 개념으로 보기는 좀 어렵다 이렇게 보여지고요."

    우리의 합참의장에 해당되는 인민군 총참모장에는 정찰총국장 출신 림광일이 임명됐습니다.

    림광일은 지난 2015년 비무장지대 내 '목함지뢰' 작전을 주도한 것으로 지목된 인물이기도 합니다.

    림광일에 주목하는 이유는 그의 경력 외에도 50대라는 비교적 젊은 나이 때문입니다.

    [홍민/통일연구원 연구위원]
    "(과거처럼) 노장청이라는 일종의 균형 분배의 의미를 두기 보다는 세대 교체의 의미와 함께 인사 시스템에 의해서 실력과 탁월함을 인정받는 사람 중심으로 인사를 하는 그런 규칙이 적용된 것이 아닌가 이렇게 보여집니다."

    경찰청장 격인 사회안전상에 새로 임명된 장정남도 김정은 시대 군 수뇌부 세대교체를 대표하는 인물입니다.

    2013년 인민무력부장으로 발탁된 뒤 부침을 겪다가 이번에는 북한 사회의 치안을 총책임지는 자리에 기용된 겁니다.

    [조한범/통일연구원 선임연구원]
    "경제난, 식량난, 그렇기 때문에 공안 통치를 강화하고 있고요. 따라서 최근에 지속적으로 반사회주의 비사회주의 분야에 대한 대응책을 내놓고 있거든요. 통제 이런 부분은 계속 강화해 나갈 겁니다 체제 결속 차원에서"

    이번 군부 인사에서도 잦은 교체와 신상필벌, 재기의 기회 등을 통해 간부들을 통제하는 김정은식 인사 방식이 재확인된 셈입니다.

    [김용현/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김정은 위원장의 매우 특별한 용인술이라고 봐야 하는데 한 사람을 계속 선택하기 보다는 변화를 주면서 뭔가 경쟁을 시키고 그 과정에서 김정은 위원장에게 충성을 다하는 그런 구조를 만드는 인사 방식이라고 봐야 되겠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 2일 정치국 확대회의를 통해 방역 강화와 식량 문제 해결, 재해성 기후에 대비한 국토관리 등의 목표를 제시했습니다.

    이번에 임명된 군 수뇌부는 방역과 사회 통제, 경제 건설의 당면 과제는 물론 이미 공언한 국가 방위력과 선제 타격 능력 강화에서 실적을 증명하고 평가 받아야 할 부담을 안고 있습니다.

    통일전망대 오상연입니다.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

      인기 키워드

        취재플러스

              14F

                엠빅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