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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전망대

또 하나의 '수령' 김정은표 정치 구축?

또 하나의 '수령' 김정은표 정치 구축?
입력 2021-11-20 07:33 | 수정 2021-11-20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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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필국 앵커 ▶

    북한의 '수령'하면 뭐가 떠오르시나요?

    ◀ 차미연 앵커 ▶

    김일성 주석 아닌가요?

    예전에 항상 '수령님'이라고 불렀던 거 같은데요.

    ◀ 김필국 앵커 ▶

    그렇죠. 북한에서 수령은 원래 당과 인민을 지휘하는 중심, 핵심이란 뜻이긴 하지만 실제로 '수령이나 수령님'이란 수식은 주로 김일성 주석에게만 붙였었죠.

    ◀ 차미연 앵커 ▶

    그런데 최근 북한 매체에서 김정은 위원장을 '수령'으로 부르는 사례가 부쩍 늘었다고 하는데요, 그 이유를 최유찬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 리포트 ▶

    [조선중앙TV <신문 개관>/11월 11일]
    "노동신문은 1면에 위대한 수령을 높이모신 인민의 강용한 기상을 만천하에 떨치자 이런 제목의 기사를 싣고"

    지난 11일자 노동신문 머릿 기사입니다.

    이 기사에는 '수령'이라는 단어가 제목을 포함해 모두 19번이나 등장합니다.

    김정은 위원장을 '위대한 수령', '인민적 수령'으로 직접 묘사하면서 수령에 대한 신념과 의리, 충성심만 있으면 현재의 위기를 얼마든지 이겨낼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북한에서 말하는 '수령'이란 무슨 뜻일까?

    북한 사전은 수령을 사회정치적 집단 생명의 중심, 인민대중의 '뇌수', 통일 단결의 중심이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원수'나 '총비서'와 같은 직급이나 직위를 초월하는 개념으로, 북한 체제의 생명과 운명을 책임진 절대 지위의 최고지도자를 말합니다.

    [정성장/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
    "노동계급의 최고 지도자 또는 사회주의 체제에서 집권당의 최고 지도자를 의미하는 단어입니다."

    그래서 김정은 위원장도 호칭이나 직위에 관계 없이 그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사망한 10년 전부터 자동적으로 '수령'의 지위를 계승한 겁니다.

    [<위인을 모시여 민족의 언어도 빛납니다>/조선중앙TV 2016년 10월 방송]
    "오늘 우리 민족의 역사와 전통은 '또 한분의 위대한 수령을 모시어' 더욱 빛나게 계승되고 있습니다."

    또 북한 외무성 홈페이지 역시 김일성-김정일-김정은 3 사람을 동시에 "현대조선의 수령들"이라고 소개했습니다.

    하지만 사전적 의미와 달리 '수령'이라는 호칭 자체는 북한 내부에서도 특별히 김일성 주석 개인을 의미하는 것으로 여겨져 왔습니다.

    북한 헌법도 김일성-김정일 두사람 모두가 '영원한 수령'이라면서도 김일성은 '위대한 수령'으로, 김정일은 '위대한 영도자'으로 확실히 구분해 호칭했습니다.

    일반적으로도 김일성에게는 수령님, 김정일은 장군님, 김정은에게는 원수님이라는 호칭이 자연스럽게 따라붙었습니다.

    [<위민헌신의 열두달>/조선중앙TV]
    "우리가 옷감 문제를 해결할데 대한 '(김일성) 수령님과 (김정일)장군님'의 유훈을 철저히 관철하자면"

    [<혈연의 정>/조선중앙TV]
    "아 보고싶은 '김정은 원수님' 이렇게 노래를 불렀습니다."

    그래서 김정은 위원장에 대한 '수령' 호칭은 이전과는 다른 현상으로 보인다는 것이 정부와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입니다.

    [정성장/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
    "과거에 김일성이 사용했던 것 같은 위대한 수령이라는 표현까지도 사용을 하고 있습니다 독자적인 노선을 추구하면서 김일성과 거의 같은 그런 위상으로 올라가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노동신문은 "김정은 동지를 수령으로 높이 모신 것이 인민의 특전이자 대행운"이라든지, "위대한 수령이신 김정은동지"등으로, 묘사나 비유를 넘어 '수령'을 직접 호칭에 가깝게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 배경에는 집권 10년차를 맞아 선대의 후광에 의지하지 않고도 김정은 자신의 독자적인 정치를 펼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자리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정성장/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
    "김정은이 더 이상 김일성과 김정일의 후광을 필요로 하지 않고 자신이 그동안 이제 수립한 업적과 성과를 바탕으로 주민들에게 통치의 정당성을 주장할 수 있는 단계에 도달했다."

    이미 지난 1월 8차 당대회때부터 선대의 유산을 강조한 '김일성-김정일주의'라는 표현이 사라지고 김정은표 정치를 구축하려는 시도가 감지되기도 했습니다.

    국정원은 한 발 더 나아가 북한 내부에서 "김정은주의"라는 용어가 사용되고 있다고 보고했습니다.

    [정성장/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
    "김정일 시대의 선군 정치 대신에 인민대중제일주의 정치를 사회주의 기본 정치 방식으로 제시하는 등 김정일 시대와는 확실히 다른 길로 가겠다 라는 걸 당 규약에도 분명하게 제시를 했습니다."

    그렇다면 '수령' 김정은의 위상은 김일성 주석과 비할만큼 공고할까.

    일단 북한 권력 내부에서의 지위는 확고한 것으로 평가됩니다.

    집권 직후부터 군 최고 수뇌부는 물론 명실상부한 2인자이자 고모부인 장성택을 무자비하게 숙청하면서 누구도 도전할 수 없는 유일적 지도자의 위상을 굳혔습니다.

    [조한범/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리용호 총참모장 장성택 전 행정부장 포함해서 집권 초기에 차관급 이상의 수백명의 엘리트를 모두 제거했기 때문에 김정은에 대한 대항 세력이나 잠재적 정적은 사실상 전무하다고 봐야되는거고요."

    노동당과 정부, 군 전분야에서 확고하게 장악한 권력을 바탕으로 집권 10년을 맞아 전 대중에게 '수령'과 '어버이'로서 자리매김하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성과"입니다.

    한 때 경제상황과 외교가 성과를 보이는 듯했지만 지금은 다시 위기에 처해있는 상황이고, 수령의 절대 권위가 권력 핵심부를 넘어 일반 대중에게까지 확산되기에도 부족하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조한범/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복합적인 위기에 직면한 김정은 북한 체제는 흔들리고 있거든요, 체제 결속, 난관 돌파를 위한 위상 강화, 리더십 돌파 이런 차원이지 자신감에 기반한 김정은 주의, 김정은 체제 강화 이렇게 볼 상황은 아닙니다."

    집권 10년, 아버지의 시신 앞에서 울먹이던 28세의 후계자는 집권 10년을 꽉 채운 30대 후반의 '수령'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수령' 김정은의 앞에는 조금도 나아지지 않은 외교와 안보상황, 더욱 수렁에 빠지고 있는 경제와 코로나 봉쇄, 그리고 주민들의 불안감 등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산적해 있습니다.

    통일전망대 최유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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