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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전망대

서해에서 동해까지 첫 국토횡단

서해에서 동해까지 첫 국토횡단
입력 2021-12-18 07:58 | 수정 2021-12-20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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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필국 앵커 ▶

    비무장지대, DMZ를 따라 도보여행길을 만드는 '평화의 길' 조성사업이 있다고 합니다.

    2년 전 일부 구간이 문을 열었다가 아프리카 돼지열병 등으로 중단됐었는데요.

    ◀ 차미연 앵커 ▶

    그런데 최근 다시 7곳의 테마노선이 한시적으로 개방됐다고 합니다.

    강화 고양 등 5곳은 이번에 처음으로 시민들을 맞았다는데요.

    이상현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 리포트 ▶

    경기도 김포에서 서쪽으로 강화대교를 건너자마자 왼쪽편으로 나타나는 얕은 언덕.

    조선시대, 한양으로 가는 뱃길을 따라 만들어진 강화도의 방어요새, 54개의 돈대중 병인양요가 벌어졌다는 갑곶돈대로, 지금은 전쟁박물관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조정녀/강화전쟁박물관 문화관광해설사]
    "갑곶돈대가 어디냐면 저기 내성이라고 써져있죠? 그 위가 지금 우리가 같이 있는 자리고요, 승천포는 고종 임금이 고려시대에 개성인 수도를 버리고 강화도로 도읍을 옮겼을때 왔던 그 자리에요."

    박물관 한켠에선, 가시가 많이 붙어있어 수백년간 철조망을 대신했고, 지금은 천연기념물이 된 탱자나무가 호국의 역사를 대변해주고 있었습니다.

    [김명주/강화군 학예연구사]
    "탱자나무가 이렇게 성곽에 많은 이유는 적병들이 침투했을때 성곽을 오르기 힘들게 이렇게 가시가 있는 나무를 심었다고 하거든요. (과거의 철조망이네요) 그렇죠."

    최근 조성된 DMZ 평화의길 강화도 구간은 이 호국의 땅에서 출발합니다.

    "반갑습니다. DMZ 평화관광에 오신 여러분 환영합니다."

    인천 강화도에서 강원도 고성까지, 정부가 추진중인 총 524km의 DMZ 평화의길.

    이 가운데 3곳의 테마노선이 2년전 일시 운영됐었고, 이번엔 7곳이 한시적으로 개방됐는데요.

    평화의길 시작격인 강화구간은 이번에 처음 포함됐습니다.

    [최상욱/경남 진주]
    "한국사람이니까 항상 통일에 대한 염원은 있죠. 제가 또 남한쪽 한바퀴 둘레를 돌고 명산을 다 오르고 하다 보니까 빨리 통일이 되면 북한에 있는 산도 한번 가보고 싶고"

    북한을 마주한 해안길을 따라 서쪽으로 향하는 평화의길은 월곶돈대에 자리잡은 누각, 연미정을 지나 민간인통제선을 통과합니다.

    북한과 1.8km 떨어진 곳에 도착하면 최근 완공된 1.8 평화센터에 이어 강화평화전망대를 만나게 되고 이곳에서 북한을 더욱 가깝게 마주하게 됩니다.

    [유천호/강화군수]
    "군부대와 협의해서 앞으로 평화시대를 맞이해서 이젠 하나씩하나씩 모두 개방할 필요성을 느낀다 그렇게 생각을 합니다. 2022년도에는 지속적으로 매일같이 평화의길을 운영할 계획에 있습니다."

    유사시엔 군사시설로 이용된다는 의두돈대.

    처음 개방된 돈대에 올라 망원경으로 북녘땅을 들여다보면 여러 생각이 들기 마련입니다.

    [김지모/어머니]
    "와 북한, 북한이다.."
    [이재은/딸]
    "그냥 좀 같은 땅인데 다른 나라라는게 신기한 부분도 있는 것 같고.."

    통문이 열리고, 철책선을 따라, 역시 민간에 처음 개방된 1.5km의 도보구간을 걸으며 여러 설명도 듣습니다.

    [이정미/강화군 문화관광해설사]
    "새도 날고 물고기도 가는데 사람만 가지 못해요. 너무나 가까운데. 우리가 멀리 우주여행도 많이 다니잖아요. 근데 이념이 만든 공간은 극복하지 못해요."

    해질녘엔, 더 서쪽으로, 실향민의 섬 교동도로 향합니다.

    [이상현 기자/통일전망대]
    "이번 평화의길 걷기 행사에 참여한 시민들이 마지막 행선지인 이곳 교동도에 도착했습니다. 과거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시장이죠? 대룡시장을 둘러볼거라는데요, 저도 한번 따라가보겠습니다."

    강 건너 황해도 피난민들이 만들었고, 아직도 육칠십년대 모습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시장.

    "몇개에 얼마에요? (8개에 만원요) 8개 만원? 주세요. 주세요."

    "(뭣좀 사셨어요?) 손녀 장난감, 손녀 장난감을 샀어요."

    DMZ와 함께 한 하루는 이렇게 북한 음식과 옛 추억을 맛보며 조금씩 저물어갔습니다.

    이 강화군 평화의길에 어이질 김포시 평화의길 구간도 북녘을 좀더 가깝게 느낄수 있도록 처음 조성됐고요.

    그 옆, 비교적 도심인 고양시의 평화의길도 이번에 처음으로 공개됐습니다.

    군부대가 철수한후 폐쇄됐던 곳에서 흔적만 남은 군막사와 장병들이 이용하던 지하통문, 철책 등을 둘러보며 평화의 의미를 되새겨보고요.

    [박서희/고양시 행신동]
    "다른 지역에도 이런 공간이 있다고 하는데 다 둘러보면서 걸어보면 더 좋은 경험이 될것 같아요."

    올해 람사르 습지로 선정된 장항 생태습지 구간에선 마침 찾아온 다양한 겨울철새 무리를 만끽할 수 있었습니다.

    [황혜영/고양시 문화관광해설사]
    "역사적인 면과 생태적인 면이 조화롭게 펼쳐질 수 있고 도심권이기 때문에 누구나 손쉽게 오실수 있는 구간이라 그게 장점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 위쪽 파주의 평화의길 구간에선 비무장지대 안의 철거된 감시초소를 만날 수 있고요.

    강원도로 넘어가 화천에선 민통선 지역을 흐르는 하천습지길을, 양구에선 금강산 가는 옛길이 이번에 처음 개방됐습니다.

    그리고 평화의길 종착지격인 강원도 고성에선 남방한계선을 도보로 건넌뒤 비무장지대 안에 있는 전망대에서 금강산을 조망할 수 있게 해놓았습니다.

    2년뒤 동서횡단길 전체 개통을 목표로 한다는 DMZ 평화의길.

    이번에 한시적으로 선보인 7곳의 테마노선에 이어 내년엔 더욱 확충된 '금단의 땅'들이 우리 앞에 펼쳐질 예정입니다.

    통일전망대 이상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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