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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전망대

"흰 쌀밥에 고깃국" 세기적 숙망 실현?

"흰 쌀밥에 고깃국" 세기적 숙망 실현?
입력 2022-01-08 07:34 | 수정 2022-01-08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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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필국 앵커 ▶

    "쌀밥에 고깃국을 먹게 해주겠다."

    김일성 주석이 이 약속을 한지 올해로 60년이 됐지만 북한 주민들의 식량난은 여전합니다.

    ◀ 안주희 앵커 ▶

    북한이 새해 첫날 김정은 위원장의 새로운 농촌강령을 공개했는데요.

    흰쌀밥을 먹는 세기적 숙망을 실현하겠노라고 선언했습니다.

    ◀ 김필국 앵커 ▶

    북한이 새해 중점 과제로 제시한 농촌진흥 구상의 내용과 배경을 오상연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 리포트 ▶

    새해 첫날.

    북한 노동신문은 신년사 대신 연말에 열린 닷새간의 당중앙위원회 전원회의 보도를 4개 면에 걸쳐 실었습니다.

    보도에 가장 많이 등장한 단어는 '농촌'과 '농업'.

    각각 90회와 53회로 국가(50),인민(46),경제(28)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특별히 '농촌문제'를 독립 의제로 선정해 직접 '보고'까지 하면서 농업 생산 증대와 농촌 환경개선이 최우선 과제라고 강조했습니다.

    [4차 전원회의 관련보도/1월 4일]
    "총비서동지께서는 역사적인 보고에서 나라의 농업생산을 지속적으로 장성시키는 것을 농촌문제 해결에서 현 시기 '절박하게 나서는 중요한 과업'으로 제시하셨습니다."

    김위원장은 특히 주민들의 식단을 쌀밥과 밀가루 중심으로 가꾸기 위해 벼와 밀의 재배면적을 늘리고 밀가공 능력도 향상시키라고 강조했습니다.

    [4차 전원회의 관련보도]
    "(총비서동지는) 우리 인민의 세기적인 숙망을 가까운 앞날에 반드시 실현하려는 우리 당의 결심과 의지를 다시금 표명하시고 우리 인민의 식생활 문화를 흰쌀밥과 밀가루 음식 위주로 바꾸는데로 나라의 농업생산을 지향시키기 위한.."

    할아버지 김일성 주석의 60년 전 약속 "흰쌀밥에 고깃국"이 떠오르는 대목입니다.

    여기에 더해 콩과 감자농사도 늘리는 등 아예 알곡생산구조를 바꾸라고 요구했습니다.

    양질의 탄수화물과 단백질로 주민 영양을 개선하는 동시에 수입에 의존하던 작물을 자급자족하려는 의도로 보입니다.

    [조한범/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국경 봉쇄해서 밀가루가 안 들어오니까 밀가루를 자체 생산해야 되는 지금 과제에 직면해 있는 겁니다. (게다가) 콩기름, 식용유를 거의 100% 중국으로부터 수입을 하거든요. 콩기름 생산을 위해서도 사실은 콩이 필요한거죠."

    증산을 위한 종자개량, 재해성기후에 대비한 시스템완비, 농민들의 교육과 사상적 각성, 당과 행정 간부들의 헌신 등 끝도 없는 주문이 이어졌습니다.

    과거와 비교해 주목되는 점은 농업에 대한 국가적 지원책입니다.

    김 위원장은 트랙터 등 농기계와, 비료, 농약, 전력 등에 대한 구체적 투자와 지원계획을 마련했다고 밝혔습니다.

    [김혁/한국농어촌공사 선임연구원]
    "북한은 화학 분야에서 비료보다 섬유화학이나 석탄화학 중심으로 치중을 해 왔고 기계공업에서도 농기계를 중심으로 해 온게 아니라 중공업을 중심으로 발전시켜왔거든요. 모든 산업 역량을 농업 부문으로 집중을 시킨다고 하면 어느 정도 효과가 나타날 수도 있겠다..."

    협동농장의 국가채무를 면제하겠다는 조치가 열악한 지역 농민들의 소득을 늘리는 효과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조충희/굿파머스 연구위원(前 북한 농축산 공무원)]
    "국가로부터 농업생산을 위해서 기계와 농약, 비료, 전기, 농업용수, 이런 것들을 우선 공급받고 농산물을 공급받은 양만큼 국가에 상환하지 못 한 것이 바로 국가에 상환하지 못하는 그런 자금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김정은 농촌구상의 또 한 축은 농촌 환경의 전면적 개선입니다.

    [4차 전원회의 관련보도]
    "가까운 앞날에 전국의 모든 농촌마을을 삼지연시 농촌마을의 수준으로, 부유하고 문화적인 사회주의 이상촌으로 만들자는 것이 우리 당의 농촌건설정책입니다."

    북한은 최근 이른바 백두산 혁명성지인 삼지연시에 자원을 집중 투입해 수천가구의 주택과 시설을 건설했는데, 다른 농촌 지역도 삼지연처럼 될 수 있다는 겁니다.

    김 위원장은 농촌건설을 위해 필요한 시멘트, 건설장비, 자재 등에 대한 지원 대책을 주문했습니다.

    올해 지원은 농업 성과를 과시하기 좋은 곡창지대 황해남도에 집중될 것으로 보입니다.

    [김혁/한국농어촌공사 선임연구원]
    "전원회의에서 찍은 지역이 황해남도인데 거기는 사실 대단위입니다. 해당 지역을 우선적으로 개선을 해도 어느 정도 효과는 나타날 수 있을 거다라는 거죠."

    북한은 김정은의 농업 구상에 대해 "새로운 사회주의농촌건설강령"이라고 의미를 부여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거창한 청사진에 비해 수단과 여건이 충분치 않다는 점입니다.

    [조한범/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농약, 비료 다양한 농기자재 이런 부분들은 외부와의 교역에 상당 부분 의존하고 있거든요. 그런데 국경봉쇄 상황에서 이런 외부 교역에 의존하는 부분들이 없이 자력갱생한다는 건 어려운 일이고요."

    부족한 여건은 사람이 메우는 수 밖에 없는 상황.

    북한은 생산성 높은 청년들이 농촌으로 진출할 것을 유도하고 있습니다.

    [조선중앙TV/2021년 12월 22일]
    "140여명의 청년들이 당의 농촌건설구상을 앞장에서 실현할 일념으로 사회주의 협동벌로 탄원하는 모습입니다."

    북한 방송에서는 최근 도시 처녀가 농촌으로 시집간다는 30여년 전 노래와 영화를 재조명하고
    있습니다.

    [조선중앙TV '도시처녀 시집와요']
    "도시처녀 이상촌에 시집을 와요."

    군대에서 제대한 뒤 열악한 농촌으로 가서 오리를 키우며 농사도 짓고, 메탄가스로 연료도 생산하는 남자주인공, 그를 따라 농촌으로 간 평양의 디자이너 처녀가 2022년 북한 젊은이의 모범으로 다시 등장한겁니다.

    영화 대사는 그 옛날 김일성주석의 약속을 거듭 강조합니다.

    [북한영화 '도시처녀 시집와요']
    "사람들이 이밥에 고깃국을 먹고 비단옷에 기와집을 쓰고 산다는게 아마 쉽지 않은가보지"

    [김영훈/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과거에 했던 구호라든지 과거에 했던 농정 시책이 지금 30~40년 후에도 그대로 반복이 되고 있거든요. 이것은 그만큼 농업 생산성이라든지 농업 생산력이 발전하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하죠."

    새로운 농촌건설 강령, 새로운 농촌문명, 지방이 변하는 새 세상.

    북한이 새해 내놓은 농촌 구상은 새로움을 강조하고 있지만 해묵은 농촌의 숙원은 쉽게 해결되기 어려워 보입니다.

    통일전망대 오상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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