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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전망대

'서울까지 1분' 극초음속 미사일 실체는?

'서울까지 1분' 극초음속 미사일 실체는?
입력 2022-01-15 07:31 | 수정 2022-01-15 0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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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필국 앵커 ▶

    안녕하십니까, 통일전망대 김필국입니다.

    ◀ 안주희 앵커 ▶

    안주희입니다.

    ◀ 김필국 앵커 ▶

    2주 연속, 북한이 극초음속 미사일을 시험발사하고 성공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최고 속도가 마하 10 이라는데, 서울까지 1분이면 올 수 있다고 하죠?

    ◀ 안주희 앵커 ▶

    그런데 이게 극초음속 미사일이 맞는지, 방어가 가능한지 그렇지 않은지 의견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 김필국 앵커 ▶

    과연 이 미사일의 실체는 뭔지, 얼마나 위험한지, 최유찬 기자가 분석해봤습니다.

    ◀ 리포트 ▶

    북한이 극초음속 미사일 시험 발사를 공개한 건 지난해 9월, 그리고 새해들어 지난 5일과 11일 이렇게 3차례입니다.

    첫 발사 당시 사거리 500km에 속도는 마하 3으로 분석됐던 미사일은 점점 거리가 늘고 속도도 높아져서 3차 발사 때는 마하 10까지 고도화됐고, 북한은 "극초음속무기개발부문에서 대성공"을 거두었다고 대서특필했습니다.

    그런데 우리 군당국의 평가는 달랐습니다.

    속도가 각각 마하 6과 10이었던 2차와 3차 발사는 엄밀히 말해 "극초음속활공비행체로 분류할 수 없다"고 했고, 오히려 3배나 느렸던 1차 발사는 "속도를 내는데 실패했지만 초기단계의 극초음속활공이 맞다"고 분석한겁니다.

    # 극초음속미사일은 무엇?

    극초음속 미사일이라면 극초음속 활공체, HGV을 말합니다.

    추진체에서 분리된 뒤 마하 5이상의 속도로 저고도 활공을 하는데, 뾰쪽한 세모 모양의 글라이더 탄두가 수시로 비행경로와 궤적을 바꾸어 요격이 쉽지 않습니다.

    작년 9월 북한이 처음발사한 미사일은 전형적인 HGV의 모습입니다.

    [류성엽/21세기군사연구소 분석관]
    "작년 9월 28일 같은 경우에는 HGV 형상에 해당하는 글라이드 타입의 탄두가 붙어 있었어요. 처음부터 고도를 낮게 깔고 들어가서 대기권에서 고고도긴한데, 거기에서 공기가 희박해지는 층이 있어요. 그 층에서 말 그대로 글라이드를 하면서 들어오는 이런 패턴이거든요."

    그런데 새해 5일과 11일 쏜 미사일의 탄두는 원뿔형입니다.

    군당국은 탄두 모양과 속도로 미뤄볼 때 극초음속활공체라기 보다는 기동형재진입체 MARV일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MARV는 일반적인 탄도미사일의 한 형태로, 궤적 역시 반원형 탄도를 그리다가 대기권 재진입 후 좌우나 위 아래로 기동합니다.

    [류성엽/21세기군사연구소 분석관]
    "처음에 전체적인 궤적의 양상은 탄도 미사일의 비행 곡선을 그리는데 맨 마지막에 엔트리 (대기권 재진입)를 하고 난 다음에 약간 평행으로 상당한 거리를 날아가면서 기동을 하는 요런 패턴들이 보이죠."

    속도도 활강구간 전체 평균이 마하5이상 돼야 하는데 여기에 못미친다고 보는겁니다.

    우리 군이 보유한 현무2도 마하 9의 속도를 내는 MARV이지만 같은 이유로 극초음속미사일로 부르지 않습니다.

    [류성엽/21세기군사연구소 분석관]
    "(북한 극초음속 미사일의) 형상은 지금 MARV 형상으로 바뀌었는데 비행을 지금 테스트를 하는 방식은 HGV 형상 비슷하게 비행을 시키고 있는 거예요."

    # 위협 수준은? 요격 가능할까?

    우리 군은 북한의 이번 발사체가 요격 능력범위 안에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김준락/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11일)]
    "우리 군은 이번 발사체에 대해 탐지 및 요격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대응 체계를 지속 강화하고 있습니다."

    비록 궤적 변화가 심하고 속도는 빠르지만 탄도미사일 계열이기 때문에 이론적으로 요격이 가능하다는 겁니다.

    하지만 100퍼센트 방어가 가능하다는 뜻은 아닙니다.

    [류성엽/21세기군사연구소 분석관]
    "구형 미사일을 상대로 우리 방어 체계가 70%, 80%, 90%를 격추할 수 있습니다. 이런 요격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치면 위협 형태가 조금씩 조금씩 고도화될수록 우리가 가지고 있는 방어 체계의 무기 효과도나 이런 것들이 전반적으로 쭉 떨어질 거란 말이에요."

    북한의 미사일이 극초음속활공체가 아닌 탄도미사일 계열의 MARV라는 우리 군당국의 해석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습니다.

    탄두 모양만으로 극초음속미사일 여부를 단정할 수 없는데다가, 설사 일반 탄도미사일이라 할지라도 충분히 빠르고 위협적이라는 겁니다.

    [신종우/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
    "원뿔이든 글라이드든지 활공비행이 가능한가, 그게 극초음속 미사일을 구분하는 가장 큰 기준이 되겠습니다. (최고속도)마하 10이면 거의 2분 내에 한반도 전역을 타격 가능한 시간이죠."

    특히 이번에 사용된 발사체가 중장거리 미사일용이라는 점도 눈길을 끕니다.

    [류성엽/21세기군사연구소 분석관]
    "중거리 탄도 미사일의 속도는 달성을 한 거고, 그 속도를 달성하는 건 그만큼 거리를 날아갈 수 있다는 걸 뜻해요 조금 더 거리가 나오면 괌이나 오키나와나 이쪽까지 닿을 수 있으면 실전배치로 넘어갈 가능성도 있어요."

    북한의 미사일 발사 직후 미국 서부의 일부 공항에는 항공기 이륙금지 조치가 내려졌습니다.

    [젠 사키/미국 백악관 대변인(11일)]
    "15분 동안의 (항공기) 지상 대기였습니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한 조치였습니다."

    북한의 미사일 초기 속도나 궤적이 미국 본토를 겨냥한 장거리미사일일 가능성이 제기됐을 수 있습니다.

    # 미사일 발사에 김정은 참관, 이유는?

    [조선중앙TV/1월 11일]
    "경애하는 김정은동지께서 극초음속 미사일 시험발사를 현지에서 참관하시였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거의 2년만에 미사일 시험발사장을 다시 찾은 것도 심상치 않습니다.

    [홍민/통일연구원 연구위원]
    "(미사일 발사장에) 다시 이제 모습을 보였다는 것은 김정은 위원장이 전략무기 개발에 상당한 의지를 갖고 이것을 완수하는 데 우선적인 목표를 두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도 하고요."

    극초음속 미사일은 지난해 제시한 국방력분야 5대 과업중 하나로, 이후 대륙간탄도미사일, 다탄두개별유도기술, 수중발사핵무기, 군정찰위성 등 나머지 전략무기 개발도 가속화할 것으로 보입니다.

    # 한반도정세 악화되나?

    지난 4년 간 큰 틀에서 안정을 유지하던 한반도 정세는 불안정성이 커질 것으로 우려됩니다.

    미국 정부는 북한의 핵 미사일개발을 주도하는 국방과학원 소속 인사 5명을 새로 제재 명단에 올렸습니다.

    이를 이유로 더 강력한 반응을 경고한 북한은 즉각 단거리 탄도미사일 두 발을 쏘아올렸습니다.

    일본은 미국과 함께 북한의 극초음속미사일을 요격할 최신무기 레일건 등을 도입하겠다며 군비경쟁에 뛰어들려 하고 있고, 중국, 러시아와 미국의 갈등도 깊어지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대선을 앞두고 '선제타격론'까지 공론화되는 상황이어서 강대강 대치 속에 한반도 긴장을 누그러뜨릴 방법이 좀처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통일전망대 최유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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