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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집보다 사진관? 새해 시작은 사진으로

점집보다 사진관? 새해 시작은 사진으로
입력 2022-01-15 08:05 | 수정 2022-01-15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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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필국 앵커 ▶

    북한에는 신년 초 새해 다짐이나 운세보다 더 중요시 하는 게 있다고 합니다. 바로 사진인데요. 왜 그런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 안주희 앵커 ▶

    네 함께하실 두 분입니다. 어서 오세요. 안녕하세요.

    ◀ 김필국 앵커 ▶

    1월도 벌써 절반이 지났습니다. 새해 계획 잘 지키고 계신가요? 혹시 벌써 작심삼일이 된 건 아니신지 두 분은 어떠십니까?

    ◀ 김수경 ▶

    저는 새해 다짐 중에 하나가 스마트폰을 줄이자 거든요. 근데 그게 정말 잘 안 돼요 그래서 계속 지금 작심삼일을 몇 번이나 계속하고 있는데 작심삼일도 백 번 하면 3백 일이니까 그런 마음으로 애쓰고 있습니다.

    ◀ 안주희 앵커 ▶

    번번이 실패할 걸 알면서도 세우게 되는 게 바로 새해 계획인데요. 올해 새해 계획 중에 1위는 다이어트와 운동이고요. 2위는 외국어 공부와 같은 자기 계발 3위는 취업이나 이직이라고 하는데요. 그럼 북한에서는 신년 계획으로 어떤 것들을 생각하나요?

    ◀ 조충희 ▶

    일단은 잘 먹어서 건강해야 되니까 다이어트는 절대로 안 합니다. 사실 남쪽에 와서 처음에는 그 계획 세우는 문화가 되게 낯설었어요. 뭐 담배 끊는다 술 끊는다 뭐 올해에는 운동해서 복근 만든다. 이런 계획 세우는 거 보고 남쪽 사람들은 바라는 것도 많고 하고 싶은 것도 많구나 하고선 생각을 했거든요. 아 근데 이제 그 어떤 목표를 만들어 놓고 또 그걸 수행하는 과정이 이제 중요하다는 걸 조금씩 알게 되면서 되게 이제 좋아 보였습니다.

    ◀ 김수경 ▶

    새해 계획이라는 것도 어느 정도 마음의 여유가 있을 때 세울 수 있는 건데 아무래도 북한 주민들 삶이 조금 척박하다 보니까 또 계획 세우기도 어렵고 특히나 이제 당에 어떤 충성을 하는 그런 사회잖아요. 개인이 존재하지 않는 사회죠. 내가 중심이 되지 않는 사회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나를 위해서 어떤 걸 다짐하거나 계획하는 문화는 남한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없을 수밖에 없죠.

    ◀ 김필국 앵커 ▶

    1월에는 보통 이렇게 올해 잘 풀릴까 운세를 보기도 하고요 그렇잖아요?

    ◀ 안주희 앵커 ▶

    그렇죠.

    ◀ 김필국 앵커 ▶

    요즘에 비대면으로 운세를 보는 데도 있다고 그러던데요. 북한에서도 운세나 이런 걸 좀 봅니까?

    ◀ 조충희 ▶

    네 많이 봅니다. 그래서 저도 20대 이제 아가씨인데 그 신내림 받았다고 해서 이제 평안도 그 서해안 쪽에 있는 그 농촌에 있는데 거기 한 번 가본 적이 있거든요. 내 성격이라든지 뭐 이런 것들을 이제 맞히기도 하고 그래서 그렇게 이제 점을 봐주는 그 무당, 무당은 아니고 점쟁이라고 하는데 점을 봐주는 분들이 꽤 됩니다.

    ◀ 안주희 앵커 ▶

    너무 신기해요. 저는 이제 북한은 사회주의 국가다 보니까 뭐 운세라든가 토정비결 이런 건 안 믿을 거라고 생각을 했는데 많이 바뀌었나 봐요.

    ◀ 조충희 ▶

    또 웬만한 사람들은 무슨 뭐 나무의 성질을 가졌다느니 뭐 물의 성질을 가졌다느니 뭐 누구하고 만나면 어떻고 궁합 보고 이 정도는 상식적으로 다 알고 있습니다.

    ◀ 김필국 앵커 ▶

    음양오행설 뭐 이런 거는 다 하는 거네요?

    ◀ 조충희 ▶

    예예예.

    ◀ 김필국 앵커 ▶

    띠도 다 있습니까?

    ◀ 조충희 ▶

    예예예 띠도 다 있고 다 알고 있습니다.

    ◀ 김수경 ▶

    북한은 정책적으로는 어쨌든 점은 금지되어 있습니다. 미신 행위라고 해가지고 금지되어 있는데 다만 굉장히 횡행을 하고 있다고 해요. 그래서 사회주의 질서가 헤쳐진다 라고 해서 얼마 전부터 최근에 굉장히 당국에서 강력하게 단속하고 처벌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 김필국 앵커 ▶

    북한에선 새해가 되면 일상적으로 하는 버킷 리스크 중에서 기념사진을 빼놓을 수 없다고 합니다. 화면으로 만나보시죠.

    ◀ 김필국 앵커 ▶

    여기는 여명거리인데요. 고층 아파트와 빌딩이 즐비하죠.

    "새해 인사를 드리러 찾아온 제자들과 함께 사진을 찍느라 여념이 없습니다. 정말 새해의 행복한 모습들입니다."

    ◀ 안주희 앵커 ▶

    고층 아파트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건가요?

    ◀ 조충희 ▶

    저 주변에서 사는 것만 해도 과시가 되거든요. 그래서 그런 측면에서 이제 아파트를 배경으로 사진을 많이 찍는 것 같습니다.

    "초소에 나간 자식들이 '아버지 어머니, 70층 아파트를 배경으로 사진 좀 찍어 보내달라'고 해서 나와서 이렇게 찍고 있습니다."

    ◀ 김필국 앵커 ▶

    방금 북한 방송 화면을 보면 우리로 치면 광화문 광장 63빌딩 앞에서 이렇게 사진을 찍는 셈인데요. 북한에서는 이런 식의 사진을 자주 찍나 봅니다?

    ◀ 조충희 ▶

    네 자주 찍습니다. 특히 1월이면 1월 1일이면 부모님한테나 자기 친척이나 스승 이런 사람들을 찾아가서 인사도 드리는데 이때 이제 올해 만났던 것을 기념으로 해서 이제 사진도 남기고요. 그 다음에 이제 가족사진 이런 거 찍어가지고 북한은 이제 뭐 10년씩 나가 있으니까 그 아들한테 해마다 또 사진 찍어서 보내는 그런 문화도 있습니다.

    ◀ 안주희 앵커 ▶

    조충희 씨도 북한에서 기념사진 자주 찍으셨나요?

    ◀ 조충희 ▶

    네 많이 찍었죠. 어떤 추억이나 무엇을 기념할 때 사진만큼 중요한 것이 없다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가끔씩 사진첩 내려다 놓고 사진 들추면서 옛날 추억하는 이야기도 하고 해서 사진에 대해서 되게 애착이라고 할까요. 그런 것들이 많고요 사실 예전에는 벽에 큰 사진을 못 걸었거든요. 이 전에는 김일성이나 김정일 초상화 사이즈 정도의 사진은 절대 걸지 못 하게 했거든요. 그래서 사진 액자에다가 작은 사진을 여러 개 붙여서 붙여놓는 건 가능했는데 큰 사진은 이제 없었습니다. 근데 최근에 많이 달라진 것 같아요.

    ◀ 김수경 ▶

    북한은 어쨌든 개인 피씨라든가 스마트폰이라든가 이렇게 개인 그런 메모리 저장 장치 같은 것들이 우리만큼 많지는 않기 때문에 일부러 인화를 해서 같이 보고 이런 문화가 좀 있는 것 같고요. 우리도 예전에는 그랬죠. 지금은 훨씬 더 개인화된 사회이기 때문에 가족의 의미보다 나의 의미가 어떻게 보면 좀 더 중요해졌는데 북한은 어쨌든 아직도 가족의 사랑 가족의 정 이런 것들을 훨씬 더 우리보다 챙기는 사회이기 때문에 이렇게 가족사진을 찍거나 하는 문화가 더 남아 있는 것 같습니다.

    ◀ 안주희 앵커 ▶

    평양에서 인증샷을 찍는다면 어디에 가보고 싶으세요?

    ◀ 김수경 ▶

    저는 평양냉면을 너무 좋아하거든요. 그래가지고 그 옥류관에 가서 평양냉면 먹은 약간 인증샷 먹방 인증샷을 꼭 찍어보고 싶습니다.

    ◀ 김필국 앵커 ▶

    새해를 맞아서 가족사진이나 기념사진을 찍는 문화 덕분에 북한의 사진관은 신정부터 설날 지나 대보름까지 대목을 맞는다고 합니다.

    ◀ 안주희 앵커 ▶

    북한의 사진관 모습이 우리나라 사진관과 비슷하네요.

    ◀ 김필국 앵커 ▶

    뒷배경도 고를 수 있게 돼 있네요. 우리나라 스튜디오 하고 비슷해 보이는데 북한에서는 어떤 배경이 인기가 있을까요?

    ◀ 조충희 ▶

    사실 북한에는 평양 큰 대도시들을 제외하고 그렇게 사진의 배경으로 할 만한 게 별로 없거든요. 그러니까 경치 좋은 외국의 배경이라든지 금강산 뭐 그 다음에 묘향산 이런 그런 배경들 그 다음에 평양에 좀 비교적 소문난 그런 건물들 뭐 이런 것들을 이제 그림으로 그려 가지고 배경으로 할 것 같고요. 옛날에는 그 사실 사진관에서 가족사진 찍어도 뒷배경이 다 똑같았거든요. 백 명이 찍으면 백 명이 다 똑같았어요. 근데 지금 보니까 많이 변했습니다. 예.

    ◀ 김필국 앵커 ▶

    뿐만아니라 요즘은 홈페이지를 만들어서, 온라인 예약 시스템을 제공하는 사진관도 생겼는데요.

    ◀ 안주희 앵커 ▶

    평양에서는 촬영부터 인화, 보정 시스템까지 최신 시설을 갖춘 사진 스튜디오들이 늘고 있다고 합니다.

    ◀ 김수경 ▶

    김정은 위원장이 사진관에서 사진을 찍어야 사진이 잘 나온다 라든가 사진관들을 현대적으로 꾸며서 인민들 모두가 사진관을 찾도록 해야 된다 이런 식으로 현지 지도를 했다고 합니다. 그 뒤로 사진관 혹은 사진사들이 운영 사진관 운영을 훨씬 더 잘 해야겠다 라고 그런 마음을 갖게 되었다고 하네요.

    ◀ 안주희 앵커 ▶

    어렸을 때는 인화에서 앨범도 만들고 그랬었던 것 같은데 북한에서는 어떤가요? 인화는 비용이 얼만지 궁금합니다.

    ◀ 조충희 ▶

    사실 좀 많이 비쌉니다. 그래서 A4라고 하죠. A4 용지 크기 그게 이제 한 5천 원 정도 되는데 한 달러거든요. 지금 시세로 하면 1달러인데 북한에서 큰 돈입니다. 그래서 쌀 1킬로 정도를 사야 돼요. 그러니까 사진 백 장을 인화하면 쌀 백 킬로가 이제 그냥 날아가는 거죠.

    ◀ 김필국 앵커 ▶

    결코 적은 돈이 아닌데 그렇게 비싼 돈을 들여서 찍은 사진들은 어떻게 관리합니까?

    ◀ 조충희 ▶

    정말 잘 관리를 하죠. 그래서 좀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집들은 좋은 사진첩 앨범 그런 거 사다가 거기다 다 끼우고 그 다음에 이제 액틀 만들어서 벽에다 걸기도 하고 뭐 이제 그 사진을 보고 추억도 하고 이제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 김필국 앵커 ▶

    올해 김정은 위원장의 첫 공개 활동이 금수산 태양궁전 참배에 이어서 공로자들과 기념사진을 촬영하는 거였는데요. 북한에서 사진은 정말 중요한 의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 조충희 ▶

    네 아무한테 나오는 기회가 아닙니다. 최고 지도자 하고 찍은 사진은 집안의 이제 가보거든요.

    "나 소원 풀었소."
    "기념사진 찍었어요?"
    "이 기념사진들은 대를 두고 물려갈 우리 집의 가보예요."

    ◀ 조충희 ▶

    특히 이제 1호 사진이 한 장만 있어도 이제 서류 북한에서 이력서라고 하는데 서류 작성하는데 언제 어디서 김정은 하고 사진을 찍었다 하고서는 그거 한 줄만 밝혀놔도 출세하는데 엄청 도움을 줍니다. 그래서 사실 그런 것 때문에 이제 많은 주민들이 평생 소원이에요. 저거 1호 사진 한 번 찍는 게.

    ◀ 김수경 ▶

    특히 김정은 정권 들어서 이런 사진을 통한 이미지 정치를 많이 하는 경향이 좀 보이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젊은 지도자이다 보니까 백 마디 말보다 이미지 한 장이 가지는 그 힘을 잘 알고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최근 사진 중에 기억나는 거는 이제 백마를 타고 백두산에 올랐던 그런 사진들 있잖아요. 굉장히 본인을 신격화하면서도 대중의 충성심을 유도할 수 있는 사진들이거든요. 그렇다 보니까 김정은과 함께 찍은 사진이 있다는 것은 내가 아무리 뭐 힘든 일이 있고 어려움이 있어도 수령이 나를 돌봐주고 있고 어떤 그런 챙겨주고 있다 라는 어떤 위로를 주는 셈인 거죠.

    ◀ 안주희 앵커 ▶

    북한에서는 사진 한 장이 소중한 추억이 될 수도 있지만 또 다른 의미로 쓰이기도 하겠네요.

    ◀ 김필국 앵커 ▶

    네 돌아오는 설에는 가족이나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간단한 기념사진 찍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오늘 도움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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