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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대로변에 반려견이 보이지 않는 이유

북한 대로변에 반려견이 보이지 않는 이유
입력 2022-01-29 07:59 | 수정 2022-01-29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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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필국 앵커 ▶

    설 연휴가 시작됐습니다. 고향을 찾거나 멀리 여행할 때 반려동물 키우시는 분들은 데리고 가야 하나 어디 맡겨야 하나 고민이 많다는데요. 북한에도 반려견 문화가 있을까요? 북한이 궁금해에서 알아보겠습니다.

    ◀ 안주희 앵커 ▶

    네. 함께하실 두 분입니다. 어서 오세요.

    ◀ 전영선/나민희 ▶

    안녕하세요.

    ◀ 김필국 앵커 ▶

    반려동물 인구 천만 명 시대 국민의 4분의 1이 반려동물을 키운다는데요. 다들 반려동물을 키우시는 건가요?

    ◀ 나민희 ▶

    네 저도 이제 저는 고양이 집사예요. 그래서 남편이랑 저랑 같은 평양 출신인데 저는 평양에서 강아지를 키웠었어요. 그런데 남편은 고양이를 키웠었더라고요. 그래서 이제 같이 만났을 때 고양이를 키우냐. 강아지를 키우냐. 막 이제 여러 가지로 얘기를 많이 했는데 결국엔 제가 졌습니다. 그래서 고양이를 지금 키우고 있어요.

    ◀ 전영선 ▶

    아마 좀 지나고 나면 바뀔 수도 있어요. 저는 강아지를 키우고 있고 문을 열기 전에 벌써 짖어주고 해서 너무 반갑죠. 집에서 따뜻함을 개에게 느끼고 있는 게 조금 안타깝긴 하지만 굉장히 반갑습니다.

    ◀ 김필국 앵커 ▶

    아무도 반겨주지 않지만 강아지는 반겨주죠

    ◀ 안주희 앵커 ▶

    그렇죠. 북한에서 강아지를 키웠다는 이야기는 처음 듣는데 품종이 뭐였나요. 혹시 집 안에서 키우셨나요?

    ◀ 나민희 ▶

    집 안에서 키웠어요. 저희가 아파트에 살았었고 이름이 별이라고 했었거든요. 말티즈 강아지였어요. 근데 그게 말티즈라는 거는 제가 나중에 남한에 와서야 알게 된 거고 북한에 있을 때는 하얗고 작고 복슬복슬한 그런 강아지 그냥 이렇게 얘기를 했었어요.

    ◀ 김필국 앵커 ▶

    북한에도 강아지 키우는 문화가 있지만 인식은 우리하고 조금 다른 것 같기는 합니다. 북한 코미디에서는 이런 내용을 방송을 하기도 했는데요.

    "한편 정신없이 걸어오는 두 주정뱅이."
    "2보 전진 3보 후퇴하면서 철길을 따라 나갑니다."
    "개옷… 상점? 우리나라에 이따구 상점이 있었나?"
    "우리 국경 넘어 온 거 아니냐?"
    "저게 어디 개옷 상점이요? 뜨개옷 상점 아니오? ‘뜨’ 자는 수리하려고 내려놨갔디."

    ◀ 안주희 앵커 ▶

    그러니까 뜨개 옷 상점이라는 간판에서 뜨자가 빠졌으니까 개 옷 상점이라고 읽은 거죠.

    ◀ 김필국 앵커 ▶

    그러니까 북한에는 개 옷 상점이 없으니까 이거 탈북 한 거 아닌가 뭐 이런 식의 유머인데요. 북한에 계실 때 이런 영상 보신 적 있죠?

    ◀ 나민희 ▶

    네. 많이 봤죠. 이분은 워낙 유명한 분이시고 또 이분이 했던 아까 개 옷 상점 이것도 들으면서 엄청 웃었었어요. 강아지한테 상속을 한다. 이런 것도 자본주의에서만 가능한 일이다. 이런 식으로 많이 비판을 했던 그런 책도 봤었습니다.

    ◀ 전영선 ▶

    대표적으로 자본주의 체제와 사회주의 체제를 비교할 때 나왔던 것 중에 하나가 여성들이 개를 이렇게 안고 있고 값진 것을 먹이는데 노동자들은 헐벗고 굶주리고 있는 모습들을 보여주는 것이 가장 많이 활용됐었던 것이고요. 대체로 개를 키운다는 것은 사람보다 못하는 노동자들과 대비되는 지주 자본가들의 모습을 비판하는 것으로 많이 묘사가 됐었습니다.

    ◀ 김필국 앵커 ▶

    2020년 평양 주재 러시아 대사관이 공개한 SNS 사진에 강아지와 산책하는 평양 주민들 모습이 담겼는데요.

    ◀ 안주희 앵커 ▶

    이 사진만 보면 우리와 크게 다른 것 같진 않거든요.

    ◀ 김필국 앵커 ▶

    그러게요.

    ◀ 안주희 앵커 ▶

    한국과 가장 다른 점은 무엇인가요?

    ◀ 나민희 ▶

    처음에는 뭐 심장사상충 주사를 맞혀야 된다고 그래서 강아지가 아플 수도 있구나 그런 얘기를 한국에 와서 처음 느껴봤던 것 같아요. 그리고 또 그런 거 있잖아요. 가족처럼 이제 생각을 하면서 엄마 아빠 얘기하고 처음엔 좀 미쳤나 생각을 했어요. 내가 낳은 애도 아닌데 왜 내가 엄마라고 하지 막 그랬는데 지금은 제가 그러고 있습니다.

    ◀ 전영선 ▶

    북한에서는 이런 반려 견보다는 애완 이런 용어를 좀 많이 쓰고 있고요 애완이라고 하는 것은 좋은 완구 가지고 놀 것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지 않습니까. 대체로 보면 1980년대를 지나면서 동물에 대한 애완에 대한 인식이 사람들에게 정서적으로 좀 도움이 된다는 쪽으로 바뀌게 됐었고 지금은 평양을 중심으로 해서 이렇게 애견 문화도 많이 볼 수가 있습니다.

    ◀ 김필국 앵커 ▶

    북한에서 애완용 강아지를 어떻게 키우는지도 궁금한데요. 남한에서도 공개됐던 북한 영화 우리 집 이야기를 보면 거기 마당에서 개를 키우더라고요

    "아저씬 누구나요?"
    "어디 너희들이 한번 알아맞혀 보렴."
    "제강사 아저씨구나 냄새가 나요 쇳물냄새."
    "이것 보라요. 똘똘이도 짖지 않는 거"
    "그래 제강사 아저씨다."

    ◀ 나민희 ▶

    영화 속의 집은 주택이잖아요. 그래서 이제 마당에서 키우는 건데 애완용 강아지는 외국에서 온 강아지다 이런 인식이 있어서 확실하게 집 안에서 키워야 한다. 또 이런 차별점이 있어요. 그래서 저희 아파트에 애완용 개를 키우는 집들도 보게 되면 다 집 안에서 키웠었어요. 그리고 밥을 그냥 저희가 먹던 밥에다가 이제 국을 말아서 이렇게 주기도 하고 뭐 뼈다구가 있으면 뼈를 주기도 하고 소시지 잘 사는 집들은 소시지를 주기도 합니다.

    ◀ 안주희 앵커 ▶

    그럼 몰티즈 이런 외래종 강아지는 어떻게 구하셨어요?

    ◀ 나민희 ▶

    저희 삼촌이 고려호텔 외화 식당에서 일을 하셨거든요. 외국의 문물을 빨리 받아들일 수 있는 곳에서 일을 하시다 보니까 그런 애완견 관련해서도 빨리 접하신 것 같아요. 그래서 5마리 낳았는데 한 마리 가져가라고 하셔서 그렇게 해서 데려다 키웠었어요. 그리고 또 제 친구는 이제 중앙동물원에 선물용으로 들어오는 강아지들이 많잖아요. 근데 그런 애들이 또 새끼를 낳을 거잖아요. 그러면 뒤로 이제 관리사들이 몰래 빼돌려서 팔아먹기도 해요. 그래서 한 마리 리트리버였는데 한 마리에 열 달러에 주고 샀다 이런 얘기를 하기도 했었어요.

    ◀ 김필국 앵커 ▶

    애완용 개 키우기 유행을 반영하듯이 중앙동물원의 외래종 강아지를 소개하는 프로그램도 나왔는데요.

    "말티즈를 일명 비숑 말떼제라고도 합니다. 매일 눈 둘레를 닦아주어야 하고 특히 먹이를 먹인 다음에는 주둥이 주변을 꼭꼭 닦아주어야 한다고 합니다."

    ◀ 김필국 앵커 ▶

    북한에서 이런 애완용 개는 조금 전에 영화에서 본 똘똘이? 토종견과는 구분하는 거죠?

    ◀ 전영선 ▶

    우리 집 이야기 같은 경우에는 주로 보면 경제적인 목적이거든요. 키워서 내다 팔고. 이제 여러 가지 경제적인 문제에 어려움들이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를 키울 수 있다. 라고 하는 것은 특별하게 내가 지도자로부터 분양을 받는 경우도 있거나 아니면 외국에 있는 품종 개를 가지고 와서 키울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사회적 지위를 상징하는 것이기 때문에 애견 산업이 전반적으로 좀 확장되어 가고 있습니다.

    ◀ 나민희 ▶

    그리고 또 북한에서는 아직까지 강아지의 어떤 역할에 대해서 재산을 지키는 뭔가를 확실하게 지켜야 되는 거예요. 강아지다 하면 가장 잘 짖어야 된다. 우리 집 강아지가 더 잘 짖어 우리 집 강아지가 더 똑똑해서 더 잘 지켜 막 이런 식으로 그렇게 얘기를 하다 보니까 산책 나왔을 때도 강아지가 막 짖으면서 다니면 굉장히 좀 무서웠던 경우도 있어요.

    ◀ 김필국 앵커 ▶

    북한 매체가 보도하는 영상이나 사진에 애완용 개가 잘 안 보이는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인가요?

    ◀ 나민희 ▶

    평양은 특히나 이제 큰 도로 대도로랑 그렇지 않은 도로랑 차이가 확실하게 있어요. 그래서 대도로를 일선 도로라고 얘기를 했는데 거기는 보여주기 위한 곳 외국인들이 가게 되면 찍어오는 거리가 다 선 일선 도로 쪽이거든요. 강아지가 만약 거기 나갔다가 똥이라도 싼다거나 아니면 짖기라도 한다거나 이럴 수도 있으니까 안쪽에 아파트 골목골목 이런 쪽에서 자주 산책을 하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아마 찍힌 사진에는 거의 없지 않을까 싶습니다.

    ◀ 안주희 앵커 ▶

    그런데 북한에서 아주 적극적으로 홍보하는 개가 있잖아요. 바로 풍산개죠

    ◀ 김필국 앵커 ▶

    네 그렇죠. 북한은 2014년에 풍산개를 국견으로 지정을 했고요 해마다 품평회도 열고 특집물도 방송을 한답니다. 품평회 하는 날. 거리에서는 대회에 참가하러 가는 풍산개들을 쉽게 볼 수 있다고 하는데요.

    "오래간만에 만난 기쁨을 나누며 서로서로 우승을 약속하는 것 같습니다."

    ◀ 안주희 앵커 ▶

    대회 전부터 견제하는 건가요? 근데 외국인들도 신기해 하네요.

    ◀ 나민희 ▶

    북한에선 그런 얘기를 들었었어요. 풍산개랑 호랑이랑 싸웠는데 풍산개가 이겼다. 막 이런 식으로 이제 북한 토종의 강아지가 굉장히 세다 이런 걸 항상 선전을 하는 것 같아요.

    "김정은 동지께서 최근에 여러 차례 우리 풍산개의 순종 만수를 늘릴 것에 대해서 널리 키우도록 간곡한 말씀을 주셨습니다. 풍산개 풍평회를 전통적으로 연례적으로 진행해 오고 있습니다."

    ◀ 김필국 앵커 ▶

    심사는 4단계에 걸쳐서 하고 체형이나 기세 기질 등을 따져서 순위를 매기는데 순수 혈통인지가 중요하다네요.

    "1등! 28번 9001동 인민반 리오경 세대"
    "1등을 한 심경이 어떻습니까?"
    "나라를 상징하는 국견을 내가 기른다고 생각하니까 정말 긍지스럽습니다."
    "지난 해에는 어려서 등수에 못 들었는데 이번에 3등을 했습니다. 정말 기쁩니다. 사양 관리를 잘해서 내년도에는 무조건 1등하겠습니다!"

    ◀ 전영선 ▶

    이제 사회주의 정권이 들어서면서 이런 전통의 품종을 잘 지켜서 민족 고유의 어떤 특성들 또는 국가를 북한을 대표하는 동물로서의 상징성을 잘 이어간다 라고 얘기를 하고 있고 최근에는 혈통 보존과 관련되어서 순수 혈통이라든가 우수한 품종을 찾으려고 하는 노력들이 많이 전개가 되고 있습니다.

    ◀ 김필국 앵커 ▶

    풍산개는 2000년과 2018년 두 차례 북한이 우리한테 선물로 보내기도 했었죠. 국견으로 지정된 것도 의미가 있을 것 같은데요.

    ◀ 전영선 ▶

    어떻게 보면 대외적으로 북한의 국가 이미지를 홍보하는 데도 굉장히 효과적이고 북한 주민들에게 있어서도 우수한 이런 동물들을 가지고 있다. 라고 하는 자부심을 심어줄 수 있는 구체적인 상징이기 때문에 국가 상징으로 지정을 하고 있습니다.

    ◀ 안주희 앵커 ▶

    북한의 이런 애견 문화 얘기를 하니까 저는 남한이 생각이 많이 났는데요. 예전에 우리도 그랬잖아요 또 여전히 이 문화에 대해서 반감을 갖고 있는 사람도 많으시구요. 어떠신가요?

    ◀ 나민희 ▶

    북한에서도 뭐라 그럴까 강아지를 아직 식용으로 이런 거는 좀 없어져야 되지 않나 이런 생각을 하면서도 또 한쪽으로 이제 남한에 와서 보게 되면 지나치게 동물한테 그러는 것도 좀 이제 줄여야 되지 않나 이런 생각을 하기도 하는데 그런 의미에서 양쪽 다 이해가 되는 것 같아요.

    ◀ 전영선 ▶

    문화라고 하는 것은 긍정적인 의미를 미치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이 싫어하는 행동까지를 이해하고 절제하는 것이 중요한데요. 성숙한 문화라고 하기 위해서는 서로 간에 이해할 수 있는 게 조금 더 필요하지 않나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 안주희 앵커 ▶

    북한의 애완견 문화 우리와 비슷하기도 하고 좀 다른 측면도 있고요 생생한 이야기 들을 수 있었습니다.

    ◀ 김필국 앵커 ▶

    색다른 시각으로 북한 사회를 이해할 수도 있었습니다. 오늘 도움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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