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필국 앵커 ▶
요즘 각광 받는 직업 중에 요리사를 빼놓을 수 없죠. 요리를 잘하는 유명인들도 인기가 많고요.
◀ 차미연 앵커 ▶
그렇죠.
◀ 김필국 앵커 ▶
과연 북한은 어떨지 알아보겠습니다.
◀ 차미연 앵커 ▶
함께하실 두 분입니다. 어서 오세요.
◀ 전영선/나민희 ▶
안녕하세요.
◀ 차미연 앵커 ▶
저희 옆에 요리사가 나와 계십니다. 그것도 평양 출신 요리사 나민희 씨는 북한에서는 어떤 요리사셨어요?
◀ 나민희 ▶
제가 이제 평양 떠났던 2014년까지 쭉 요리사로 일을 하다가 왔거든요. 그래서 북한에서는 이제 레스토랑을 보고 외화 식당 이렇게 얘기를 합니다. 거기서 제가 온 요리 주로 이제 열가공이 필요한 요리들을 담당하는 요리사로 일을 했었고 북한의 국가대표팀 선수들만 모여서 있는 선수촌 거기서도 제가 요리사로 일을 했었어요.
◀ 김필국 앵커 ▶
우리로 치면 태릉 선수촌 같은 데에서 요리를 하신 거네요.
◀ 차미연 앵커 ▶
네. 전담 요리사
◀ 전영선 ▶
북한에서도 보면 요리사는 인기가 굉장히 높은 직업 중에 하나이고요. 북한에서 이렇게 요리와 관련된 경진대회도 종합적인 경진대회를 하기도 하고 있고요 지방별로 이렇게 특산 요리들을 경연대회로 진행하기도 합니다.
◀ 김필국 앵커 ▶
최근에도 김정일 생일 이른바 광명성절을 맞아서 요리대회가 열렸죠. 영상으로 만나보시죠. 지난 2월 평양면옥에서 개막한 요리 경연 대회장 모습입니다.
◀ 전영선 ▶
북한에서는 저런 요리경연대회가 어떤 명절이라든가 아니면 계기를 통해서 늘 진행되는 주요 프로그램 구성 중에 하나이고요. 저기 개인이 참가하지만 대체로 보면 식당 청류관이나 옥류관이라든가 평양 면옥 이런 주요 대표 요리사들이 참여해서 요리 경연대회를 하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식당 간의 자존심을 건 대표적인 요리 경연이라고 할 수가 있습니다.
◀ 차미연 앵커 ▶
또 이 대회는 북한 각 지역의 특산물을 주재료로 하는 각도 특산 요리 경연입니다.
"경연은 선택 요리 경연과 지정요리 경연으로 이렇게 두 가지 종목으로 진행되는데"
◀ 김필국 앵커 ▶
나민희 씨는 이런 장면 익숙하시겠어요.
◀ 나민희 ▶
그 어떤 요리 경연들이 있을 때마다 학교에서 많이 참가를 시켜요. 요리들은 너무나도 예쁘게 다 플레이팅을 해서 이제 전시를 해놨는데 살짝 며칠 지나면 좀 이제 변하잖아요. 이 요리 먹지는 못하지만 보기는 너무 예쁜 요리다. 이건 직접 와봐야지만 안다 뭐 이런 얘기도 했던 적이 있었어요.
◀ 전영선 ▶
북한 같은 경우에는 2012년부터 국가비물질문화유산이라는 것을 지정을 해서 보호를 하고 있는데요.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것이 요리입니다. 그래서 지역 특산 요리와 민족 요리라고 불리는 전통 요리들을 저런 요리 경연대회를 통해서 발굴을 하고 가장 솜씨 좋은 식당이 어디인지 딱 선정이 되면 그 식당에서는 굉장히 손님들이 많이 몰리기 때문에 이런 여러 가지 흥미 요소들이 복합되어진 프로그램이라고 할 수가 있습니다.
◀ 김필국 앵커 ▶
북한에서 요리사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되나요?
◀ 나민희 ▶
기본적으로 학교를 나와야 되거든요. 그래서 제가 다닌 학교가 3년제였어요. 북한에서 요리 분야에서 유일하게 인정되는 전문대가 제가 나온 학교였고 그 외에 이제 1년 2년짜리 남한에서는 직업전문학교라고 얘기를 하는데 북한에서는 기능공학교 이렇게 얘기를 합니다.
그런 학교를 졸업하면 요리사 급수가 있는데 조리사 1급부터 5급이랑 요리사 고1급부터 5급 이렇게 있거든요. 그래서 그런 국가 자격시험을 받아야지만 가능합니다.
◀ 차미연 앵커 ▶
그렇군요.
◀ 김필국 앵커 ▶
네. 바로 여기가 나민희 씨가 나온 중앙요리학원입니다. 북한의 대표적인 요리사 양성 기관인데요.
◀ 차미연 앵커 ▶
화면만 봐도 반가우세요?
◀ 나민희 ▶
이게 다 저희 학급 친구들이었어요.
◀ 차미연 앵커 ▶
아 진짜로요? 이 중에서 나민희 씨 있는 거 아니에요?
◀ 나민희 ▶
저는 지금 화장실에 도망간 상태고
◀ 김필국 앵커 ▶
다 아는 친구들이에요?
◀ 나민희 ▶
네 다 지금 저희 학급 친구들이고
◀ 차미연 앵커 ▶
웬일이야
◀ 나민희 ▶
하얀 앞치마를 하신 분은 저희 담임 선생님이 셨어요.
◀ 차미연 앵커 ▶
굉장히 반가우시겠어요.
◀ 나민희 ▶
네 너무 반갑습니다. 진짜
◀ 차미연 앵커 ▶
지금은 뭐 하는 건가요?
◀ 나민희 ▶
아 지금 썰기 연습을 하고 있거든요. 일정한 크기로, 속도도 일정하게 빨리 썰어야되는 예쁘게 썰어야되는 그런 연습을 하고 있는
◀ 김필국 앵커 ▶
눈 감고 하는 거 아니죠?
◀ 나민희 ▶
네. 눈 감고는 아니고. 이제 대용 재료를 가져다가 이제 음식 재료를 써는 것처럼 이렇게 연습을 하고 있는 거죠.
◀ 차미연 앵커 ▶
점수가 2.5점인데 저러면 높은 건가요? 어때요?
◀ 나민희 ▶
만점이 5점이든요. 그래서 4.5 이상이 그 높은 A+이고 2.5정도면 아마 C+ C 이 정도.
◀ 김필국 앵커 ▶
나민희씨는 몇 점 정도 나왔었어요?
◀ 나민희 ▶
저는 한 B 정도 나오지 않았을까요?
◀ 차미연 앵커 ▶
그냥 잘 하신 걸로.
◀ 김필국 앵커 ▶
그럼 요리학교 졸업 후에 진료는 어떻게 됩니까?
◀ 나민희 ▶
일단은 옥류관 청류관 고려호텔 양각도 호텔 엄청 호텔 식당들이 꽤 많잖아요. 그래서 그런 쪽으로 가기도 하고 레스토랑에 가서 좀 그쪽에서 요리를 배우는 친구들도 있고 그리고 해외에도 많이 나가 있잖아요. 북한 식당들이 그래서 그런 식당들에 나가서 또 일을 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 차미연 앵커 ▶
그렇다면 북한에서 이 요리사의 사회적 지위도 꽤 높을 것 같습니다.
◀ 나민희 ▶
최근에 들어서 더 인기가 많아졌고요. 저희 집에 엄마가 교사셨고 그다음에 아빠가 공무원이셨고 오빠도 이제 그런 비슷한 일을 하셨는데 제가 받는 돈이 제일 많았어요. 무엇보다 제가 먹을 수 있는 식량은 무조건 이제 보장받을 수 있는 곳이고 뭐 맛있는 걸 많이 먹기도 하고 요리 기술이 높아지면 그만큼 또 이제 인센티브가 높아지기 때문에 그래서 꽤 인기가 많고 특히나 딸 가진 부모들은 꼭 탐내는 직업 중에 하나에요.
◀ 전영선 ▶
이제 설풍경이라는 드라마를 봤는데 거기에 보면 양각도 국제호텔 요리사, 요리를 너무 잘해서 제일 먼저 우선적으로 배치되어 온 곳이 "그쪽을 희망을 했다" 이런 걸 보면서 아 북한에서도 굉장히 인기 있는 직업이구나.
◀ 차미연 앵커 ▶
방금 말씀하신 「설풍경」이라는 영화입니다.
"아니 지망을 바꿨구만. 양각도국제호텔로 졸업 배치안이 올라왔는데."
"호텔도 좋지만, 전 우리의 것 우리 요리를 만들고 싶습니다."
◀ 김필국 앵커 ▶
유능한 요리사로 촉망받는 주인공. 전통 요리를 만들겠다는 일념으로 호텔 대신 지방 식당을 찾아가는데요.
"이 식당에 오우?"
"에이 아니요 아니요. 이 식당 요리가 얼마나 한심한지."
"이거 국이 너무 짜구만. 이거 짜서 먹겠어?"
"예 참고합시다."
"말하는 거 보라우."
◀ 차미연 앵커 ▶
맛도 서비스도 대충이어서 '대충식당'이라고 불리는 이곳을 인정받는 식당으로 거듭나게 한다는 이야기죠.
◀ 김필국 앵커 ▶
그 과정에서 막걸리 장인을 찾아가 비법을 배우기도 하고요,
"나가, 당장 나가!"
◀ 차미연 앵커 ▶
삼고초려 끝에 전수받은 노하우로 막걸리 경연대회에 나가 식당을 알리는가 하면 새로 개발된 감자품종으로 여러 가지 감자음식을 만듭니다.
◀ 김필국 앵커 ▶
당시 김정일이 추진한 '감자증산정책'을 반영한 거겠죠? 북한 요리사의 책임의식이 엿보이네요.
◀ 전영선 ▶
대체로 보면 이런 먹거리와 관련된 게 2000년 전후에서 좀 많이 나왔었고요. 주요 소재들은 주로 감자가 많이 나옵니다. 북한에서 나는 요리 재료와 그런 걸 가지고 우리 인민들에게 적절하게 공급해 줄 수 있는 요리를 만드는 것이 요리사가 갖춰야 할 기본적인 지향점이라고 할 수가 있습니다.
◀ 김필국 앵커 ▶
교수님 말씀 들으니까 고난의 행군을 다뤘던 영화 있잖아요. 자강도 사람들이라는 영화도 생각이 납니다. 여기 뭐 독특한 요리 행사 장면이 나왔던 것 같아요.
◀ 전영선 ▶
북한에서 98년도에 고난의 행군이 끝났다는 걸 선언을 합니다. 식량이 부족해서 인민 생활이 얼마만큼 힘들었는가를 보여주면서 그렇게 힘든 것을 인민들이 붉은기 정신으로 돌파했다고 하는 것을 보여주는 성공스토리 중에 하나인데요. 거기에 보면 식량이 없어서 대용식량 품평회를 하는 장면이 나오고 있습니다.
◀ 차미연 앵커 ▶
그런데 뭐 칡뿌리 떡 배추 뿌리 죽 뭐 이런 거 이름이 굉장히 생소합니다.
◀ 김필국 앵커 ▶
니탄떡이 나오네요. 나민희 씨는 니탄떡 들어보신 적 있나요.
◀ 나민희 ▶
상상이 잘 안 가더라고요 탄으로 만든 떡이라고 하니까 근데 자강도에서 오신 분들한테 물어보니까 꽤 잘 알고 계시더라고요.
◀ 전영선 ▶
상징적인 게 좀 많고요 그러니까 니탄은 아주 굉장히 부드러운 진흙입니다. 아주 부드러운 석탄인데 그걸 밀가루처럼 이렇게 이용해서 떡을 사실 먹을 수 없는 것이죠. 대사 중에도 나오는데요. 우리가 이런 걸 먹게 될 거라고 생각도 못했었는데 어렵다. 그렇지만 잘 견뎌나가자고 하는 장면에서 저 장면이 등장을 합니다.
"음식이라고는 말할 수 없는 풀뿌리와 나무껍질, 니탄 덩어리를 먹으리라고는 상상해 본 사람도"
◀ 김필국 앵커 ▶
그런데 우리나라 요리사 중에 북한에 다녀오신 분 있잖아요.
◀ 차미연 앵커 ▶
요리사요?
◀ 김필국 앵커 ▶
네. 장금이 스승 한상궁이라고 진짜 요리사는 아니지만 나민희씨 혹시 한상궁 아세요?
◀ 나민희 ▶
제가 대장금은 봤는데, 아 네 얼굴은 배우님은 알고 있습니다.
◀ 김필국 앵커 ▶
주인공 장금의 스승이자 수락관 최고 상궁인 한상궁 역으로 인기를 모았던 탤런트 양미경 씨죠. 직접 북한에 가서 북한 전통 음식 기행을 촬영했었습니다.
◀ 차미연 앵커 ▶
남북한 공동 제작으로 평양과 개성 원산 함흥 등 명승지를 찾아가서 요리의 세계를 소개한 다큐멘터리였는데요.
"닭 삶을 때 간을 좀 배게 하나요? 아니면 한 다음에 간을 맞추나요?"
"간을 배게 해야죠. 소금을 약간 넣고 삶으면 더 좋습니다. "
◀ 김필국 앵커 ▶
북한의 설 풍경이나 주민들 식생활도 만날 수 있었던 게 기억이 납니다.
◀ 차미연 앵커 ▶
북한의 요리와 요리 대회 또 요리사 이런 의미들을 좀 생각하니까 굉장히 좀 의미 있는 시도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도 드네요.
◀ 김필국 앵커 ▶
그러게요. 2018년 남북정상회담 전후해서는 평양 옥류관 냉면이 남북관계의 가교 역할을 한다. 이렇게 주목을 받았었잖아요. 미국에선 남한의 요리사들이 뭐 TV에 출연해서 소개하기도 했고요 다시 이런 기회를 기대할 수 있을까요?
◀ 전영선 ▶
기회를 만들어야 되지 않겠습니까. 이게 공통성이라고 하는 게 많이 좀 휘발돼 가는 상황인데요. 먹을 수 있는 것을 같이하고 나눌 수 있다고 하는 것이 남북한 간에 그래도 뭔가 정서와 문화가 흐른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다시 이런 기회가 오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 나민희 ▶
북한에서 요리사를 했으니까 이제 요리와 관련된 이야기들을 많이 하는 기회도 있었고 또 질문들을 많이 받았었는데 이번 이 방송을 찍고 보니까 요리라는 게 단순히 먹는 용도만이 아니었구나, 참 많은 의미가 있구나 이런 생각이 들어서 앞으로는 좀 더 다르게 받아들여지지 않을까 또 다른 이야기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듭니다.
◀ 김필국 앵커 ▶
뭘 먹느냐 또 어떻게 먹느냐 하는 건 다양한 의미가 포함된 중요한 문화인 것 같습니다. 새삼 음식의 소중함도 느껴보는 시간이었습니다.
◀ 차미연 앵커 ▶
네 먹고 사는 이야기 재미있네요.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전영선/나민희 ▶
감사합니다.
통일전망대
문정실
문정실
"인민을 위해 요리하라“ 평양의 요리사
"인민을 위해 요리하라“ 평양의 요리사
입력 2022-03-05 07:54 |
수정 2022-03-05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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