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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알보다 사탕? 과자에 담긴 북한정치

총알보다 사탕? 과자에 담긴 북한정치
입력 2022-03-12 08:13 | 수정 2022-03-12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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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필국 앵커 ▶

    요즘 경색된 남북관계 풀어야 할 현안이 적지 않은데요. 오늘 북한이 궁금해 에선 달라지고 있는 북한 과자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 차미연 앵커 ▶

    네. 북한에선 최고 지도자 생일에 과자를 선물로 주기도 한다죠. 북한 과자에 담긴 정치적 의미 함께 알아볼 두 분 모셨습니다. 어서 오세요.

    ◀ 전영선/나민희 ▶

    안녕하세요.

    ◀ 차미연 앵커 ▶

    자 이 앞에 북한 과자와 사탕들이 가득 있습니다. 이게 다 전영선 교수님 협찬이죠?

    ◀ 전영선 ▶

    예 그렇습니다.

    ◀ 차미연 앵커 ▶

    이거 어디서 구하신 거예요?

    ◀ 전영선 ▶

    남북관계가 경색되기 전에 금강산에서 남북 관련 회의가 있었는데 지인한테 부탁을 했습니다. 과자를 좀 사와라 있는 대로 다 사오라 이렇게 해서 구했고요. 또 하나는 중국 단둥에 가면 북한 과자를 구입할 수 있는 곳이 있기 때문에 두 번에 걸쳐서 과자를 구입했습니다.

    ◀ 차미연 앵커 ▶

    그런데 손이 크세요.

    ◀ 김필국 앵커 ▶

    나민희 씨는 익숙한 과자도 있을 것 같아요. 혹시 다 처음 보는 건 아니죠?

    ◀ 나민희 ▶

    네. 종합 과자라든가 이런 참깨 과자는 제가 북한에서도 많이 봤던 건데 이 종합 과자 같은 경우에는 되게 고급으로 알려져서 좀 돈이 있어야 사 먹을 수 있는 거였거든요. 그래서 저는 통 밖에 구경을 해 본 적이 없는데 박스밖에 근데 여기서 이렇게 눈앞에서 직접 보니까 너무 놀랍습니다.

    ◀ 차미연 앵커 ▶

    여기 과자들이 이렇게 많은데 정말 먹어보고 싶은데요. 눈으로만 먹겠습니다. 보면 좀 우리나라 과자랑 비슷한 모양들도 많은 것 같아요.

    ◀ 김필국 앵커 ▶

    빠다과자, 젖사탕. 이런 거 이름만 봐도 북한 과자인 줄 알겠습니다. 근데 북한에서 이런 과자 먹기 시작한 게 언제부터인가요?

    ◀ 나민희 ▶

    제가 학교 다닐 때 어렸을 때 이런 과자들을 상상도 할 수가 없었어요. 그때는 UN 과자라고 해서 학교에서 공급을 해줬었거든요. 근데 그 과자가 이제 네모난데 그 가운데 이제 WFP라고 썼던 기억이 나요. 저희는 UN이 어떤 것인지 잘 모르니까 유행 과자다 해서 아 유행되는 과자인가 보다 그냥 그렇게 먹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 전영선 ▶

    사실 그건 본격적인 과자라고 보기는 좀 어렵고요. UN 산하에 있는 세계식량계획기구 WFP가 식량 지원을 할 때 그냥 식량이 가는 것이 아니라 어린이라든가 또는 산모에 맞게끔 적절한 영양분을 섞어서 가공된 형태로 해서 가루 형태로 가게 돼 있거나 아니면 과자 형태로 가게 되어 있는 것이고요. 그래서 그냥 먹기보다는 물과 물에 불려서 먹거나 함께 먹도록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아마 UN과자라고 하는 것으로 이름이 난 것 같습니다.

    ◀ 나민희 ▶

    네 제가 물에 불려서 많이 먹었어요.

    ◀ 차미연 앵커 ▶

    아 그래요

    ◀ 나민희 ▶

    맛있었더라고요.

    ◀ 차미연 앵커 ▶

    이 국제기구 지원을 받았던 북한 주민들의 일상을 여기서 엿볼 수 있는 것 같은데요. 그런데 북한에서는 주민들에게 나눠주는 과자도 있잖아요.

    ◀ 나민희 ▶

    네 그렇죠. 선물 과자라고 해서 저희가 국가 지도자들의 어떤 생일마다 나눠주는 선물 꾸러미가 있거든요. 종합적으로 이제 들어가 있는 거예요. 다과가. 그래서 그 선물 받을 날만 엄청 기다렸던 기억이 있어요.

    "아이들이 선물을 받아 안고 기뻐하는 것을 보며 생일을 쇠면 그보다 더 좋은 일이 어디있겠느냐고…"

    ◀ 전영선 ▶

    최고지도자의 생일 같은 경우에는 굉장히 중요한 명절이기 때문에 인민들에게 당의 어떤 역할이라든가 당의 어떤 사랑을 베푸는 구체적인 징표로서 선물들을 어린이들한테 주고요. 당 또는 최고 지도자가 얼마만큼 인민들을 사랑하고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확인시켜주는 시간이 되기도 합니다. 이때가 되면 공장이 만 가동을 합니다. 명절을 앞두고 사탕 공장이라든가 과자 공장에서 풀로 돌려서 인민들에게 맞춰서 공급을 하고 있습니다.

    ◀ 차미연 앵커 ▶

    그렇군요.

    ◀ 김필국 앵커 ▶

    북한은 또 어린이날에 해당하는 소년단 창립 이래 은방울 껌을 나눠주기도 했다는데요. 이 은방울 껌에도 의미가 있답니다. 영상 보시죠.

    ◀ 차미연 앵커 ▶

    이게 바로 은방울 껌입니다. 고난의 행군이 끝난 후에 2003년 공장이 세워졌는데요.

    "지나가던 사람들이 물어본단 말입니다."

    "어떤 사람은 글쎄 '껌 공장'을 '꿩 공장'으로 헷갈려서 그래서 제가 여기는 '꿩 공장'이 아니라 '껌 공장'입니다 라고 말해줬단 말입니다."

    "그러니까 그 사람이 아니 지금 같은 어려운 시기에 보잘 것 없는 껌 때문에 아 이런 훌륭한 공장을 세우다니 한단 말입니다."

    ◀ 김필국 앵커 ▶

    사실 이 공장은 인민과 어린이들에게 껌을 공급하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 지시에 따라 건설됐고 은방울이라는 이름도 김정일이 직접 지었다고 합니다.

    ◀ 나민희 ▶

    네, 제가 한창 학교 다닐 때 껌 공장이 건설돼서 거기서 막 쏟아져 나온 거예요. 외국에서 들어온 고급 껌들을 씹었었는데 저 껌 공장이 건설되고 나서는 북한식 풍선껌이 막 대량 생산되면서 엄청 싼 가격에 팔리고 명절날 선물로도 많이 나오고 그래서 북한 주민들한테는 굉장히 이름난 곳입니다.

    "장군님의 그 사랑을 너는 아느냐"

    ◀ 전영선 ▶

    은방울의 무게라고 하는 시도 있습니다. 과자를 생산해도 그 과자라든가 사탕에 담겨져 있는 최고 지도자의 사랑을 항상 느낄 수 있도록 문학예술 작품의 창작 소재가 되기도 합니다.

    ◀ 김필국 앵커 ▶

    작은 껌 하나에도 정치적 의미를 담고 있는 것 같은데요. 그런데 북한 과자 지금은 좀 많이 달라진 것 같아요.

    ◀ 차미연 앵커 ▶

    지금 봐도 벌써 많이 달라진 걸 느낄 수 있는데요. 이 과자들 보면 여기 <22000식품안전관리체계 인증을 받았습니다> 이렇게 돼 있습니다.

    ◀ 전영선 ▶

    김정은 체제에서 강조하는 것 중에 하나가 생산 관리거든요. 그러니까 인민들에게 공급하기도 하지만 대외 수출용도 지금 하고 있고 경제 발전의 어떤 돌파구로서 식료 산업을 키우고 있는 상황 속에서 국제적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서 그렇게 생산 관리라든가 공정관리가 잘 되고 있다는 것을 인증받는 ISO 22000이라든가 그러한 공정 과정을 많은 공장에서 도입을 하고 있습니다.

    ◀ 김필국 앵커 ▶

    한때 1일 1깡 유행했었죠. 새우 맛 나는 깡은 북한에서 뭐라고 하나요?

    ◀ 나민희 ▶

    네 새우깡은 새우 맛 튀기 과자 이렇게 얘기를 하거든요. 그리고 앞서 말씀드렸지만 웨하스는 이제 백합 과자 북한식으로 이렇게 얘기를 하고 있고 샌드는 겹 과자 그리고 파이는 단 설기 이렇게 북한식으로 부르고 있습니다.

    ◀ 전영선 ▶

    북한식 표기가 예전에 말 다듬기 사업을 하면서 언어 순화가 좀 됐거든요. 그렇다고 보면 스낵류들은 다 튀기라고 하는 것, 겹 과자라고 하는 샌드 류는 겹쳐져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고요. 그렇게 이제 과자 이름도 보면 영어 표기보다는 북한식 표기를 많이 따르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조금 낯설게 느껴지기도 하는 부분들이 있고요.

    ◀ 차미연 앵커 ▶

    보면은 이 영양 성분도 써있고요. 그런데 열량이 여기는 우리 쓰는 그 칼로리 개념이 아니라 킬로 줄 이렇게 쓰여 있어서 굉장히 영양이 많은 것처럼 살이 많이 찔 것처럼 보이거든요. 어떠세요?

    ◀ 나민희 ▶

    그렇죠. 근데 북한에 있을 때는 그런 걸 크게 따지지 않았었어요. 그냥 이런 간식 하나하나가 너무 귀했어 가지고 이게 뭐 살이 얼마나 찌는지 뭐 이런 것도 전혀 몰랐어요. 밀가루가 그렇게 살이 찌는지도 저는 남한에 와서야 알았습니다.

    ◀ 김필국 앵커 ▶

    북한 과자가 다양해지고 또 이전과 달라진 이유 공장이 바뀌기 때문이기도 한데요. 영상으로 만나보시죠. 북한의 대표적인 과자 공장 금컵체육인종합식료공장입니다.

    ◀ 차미연 앵커 ▶

    뭐 과자가 아니라 스포츠 관련된 것 같습니다.

    "가슴 벅찬 우승의 순간을 떠올리게 하는 금컵. 이 자랑스럽고도 무게 있는 이름을 단 식료품이 날이면 날마다 폭포처럼 쏟아지고 있습니다."

    ◀ 전영선 ▶

    금컵이라고 하는 게 우승컵이거든요. 체육인들이 만든 공장이기 때문에 금컵체육인 식료공장으로 이렇게 돼 있고요. 처음에 규모가 그렇게 크지 않았었는데 이쪽에서 과자가 인기를 얻으면서 과자가 커지기 시작을 했었고요.

    "높은 강도의 훈련 부담을 받은 선수들에게는 당지를 많이 보충해 주어야 하는데 금컵체육인종합식료공장에서 만든 이 초콜레트단설기와 찰떡 등에는 당질이 많이 포함되어 있고"

    ◀ 차미연 앵커 ▶

    그런데 여기 과자들을 보면요. 뭐 선흥식료공장, 운하대성식료공장 등 다른 공장들도 많거든요. 이게 다 평양에 있는 건 아니죠?

    ◀ 전영선 ▶

    과자라고 하는 것이 단순히 과자만 있는 것이 아니고 디자인도 있고 포장 재질이라든가 판매와 관련된 여러 가지 산업적인 측면에서 평양이 집중돼 있고요. 지방 같은 경우에도 그 지역의 특산품을 이용한 과자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 과자에 전혀 생소한 찔광이를 이용하거나 살구를 이용하거나 아니면 참깨를 이용한 이런 과자들을 만들어내는데 그런 경우에는 지역의 특산품을 가공하는 식료공장에서 특화된 과자를 만들어내기도 합니다. 그러나 주요 브랜드들은 대부분 평양에 있습니다.

    ◀ 김필국 앵커 ▶

    북한 과자가 상당히 다양해지고 그런데요. 이런 변화, 혹시 예전에 개성공단의 영향이 있지 않을까요?

    ◀ 나민희 ▶

    제가 북한에 있을 때만 해도 남한 초코파이가 엄청 인기를 끌었었는데 그게 다 개성공단을 통해서 들어온 거잖아요. 그러다가 나중에는 그게 북한식으로 쵸콜렛트 단설기 이렇게 또 이름을 바꿔서 나오더라고요. 그래서 북한에서 인기를 끌었던 남한 과자들을 거의 따라 해서 만든 과자들도 많이 생겨나고 있다. 이렇게 볼 수도 있습니다.

    ◀ 전영선 ▶

    사실 근로자들을 위해서 간식을 제공했었던 것이기 때문에 초콜릿 제품들이 좀 많고요. 자유시간이라고 하는 이 초콜릿 바가 있었는데 그게 개성공단으로 들어갈 때는 자유라는 표기가 문제가 좀 됐었습니다. 그게 조금 민감하게 반응을 했었거든요. 이게 우리는 자유가 없다는 거냐. 그렇게 돼서 제품 포장지에는 개성시간이라고 하는 브랜드로 공급이 됐었습니다.

    ◀ 차미연 앵커 ▶

    네.

    ◀ 김필국 앵커 ▶

    북한은 최근 경공업 발전도 강조하고 있잖아요. 과자 산업이 발전한 배경에도 이런 정책의 영향이 좀 있지 않을까요?

    ◀ 전영선 ▶

    북한으로서는 경제가 가장 중요한 관건입니다. 김정은 체제가 어떻게 하든지 경제를 통해서 인민들을 먹여 살려야 되는 부분들이 있었고요. 그러다 보니까 예전에는 사탕보다도 총알이 더 중요하다고 했었지만 오히려 그게 좀 바뀌어진 상황이고 자력갱생 그 다음에 지방공업 육성이라고 하는 것 이 두 가지를 가지고 제품을 만들어내 줘야 되는데 나름대로 경쟁력 있는 제품군을 뽑는다면 식료 그다음에 건강보조식품이라든가 이런 쪽에서 많은 돌파구를 만들어내고 지방공업 육성 사업까지 겹쳐지면서 지역별로 이런 식품 공장들이 많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 차미연 앵커 ▶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이 과자는 꼭 먹어보고 싶다. 뭐 이런 북한 과자 있으세요?

    ◀ 전영선 ▶

    저는 일단 앞에 있는 것 좀 뜯어보고 싶어요. 제가 사 온 건데 저희가 이 연구용으로 변화를 보거나 교육용으로 쓰느라고 뜯지 못했는데요. 다 한번 뜯어보고 맛도 좀 평가를 해 봤으면 좋겠는데 아직 못 그러고 있습니다.

    ◀ 나민희 ▶

    어렸을 때 먹던 그 추억이라는 게 있잖아요. 그래서 북한에 보면 약간 살구 향 과자라든가 이제 모란 과자라고 해서 북한에서만 생산이 된다고 해야 하나 그런 과자들은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꼭 한 번 가져와서 이거 내가 어렸을 때 먹었던 거다, 소개라도 해 드리고 싶습니다.

    ◀ 차미연 앵커 ▶

    나민희 씨 말씀대로 과자 하면 옛 추억인데요. 우리는 또 자기 입맛도 생각하잖아요. 그런데 북한 과자 보면서는 정치사회적 의미를 생각해 보게 되네요.

    ◀ 김필국 앵커 ▶

    네. 과자를 통해서 북한 사회의 과거와 현재 그 변화상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오늘 도움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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