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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면초가 북한 정신력으로 버텨라?

사면초가 북한 정신력으로 버텨라?
입력 2022-04-02 07:35 | 수정 2022-04-02 0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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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필국 앵커 ▶

    '달걀에도 사상을 재우면 바위를 깬다', 사상과 정신력의 힘을 강조하는 북한의 표어입니다.

    ◀ 차미연 앵커 ▶

    북한은 이런 선전으로 주민을 선동하면서 체제를 지켜오고 있는데요.

    최근 선전 부문의 간부들을 한자리에 모아서 재교육 강습회를 열었다고 합니다.

    ◀ 김필국 앵커 ▶

    외교적, 군사적, 또 경제적 위기를 사상교육, 선전선동으로 극복하려는 북한의 움직임을 최유찬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 리포트 ▶

    [조선중앙TV/3월 28일]
    "조선노동당 제1차 선전부문일군강습회가 4.25문화회관에서 시작됐습니다."

    "혁명의 나팔수", "사상전선의 기수"라는 큼직한 표어 아래 '선전선동 부문 간부'들이 6천 개의 좌석을 꽉 채웠습니다.

    [조선중앙TV]
    "당 위원회 조직부, 선전선동부 일군들(간부들), 성·중앙기관 당책임일군들과 기관, 공장, 기업소, 협동농장의 선전일군들, 혁명사적부문 일군들, 당중앙위원회 해당부서 일군들이 참가했습니다."

    북한의 선전 선동 체계는 노동당 최상층부부터 모든 기관, 군대, 직장, 거주지, 학교 할 것 없이 체계적이고 촘촘하게 조직돼 있습니다.

    탁아소 아기들부터 은퇴한 노인까지 전 주민이 대상입니다.

    북한의 모든 미디어, 출판, 예술, 공연, 교육, 심지어 논두렁 밭두렁과 공사장까지 당의 사상과 방침을 전달하는 선전 체계는 물 샐틈 없습니다.

    [홍민/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
    "선전선동 부서의 역할이 각 당 조직의 기층 조직으로 내려가는 모든 조직 체계 내에 다 심어져 있습니다. 도당으로 내려가면 도당 위원회 안에도 선전선동 관련 부서가 있고 또 시당 구역당 군당 그다음에 리당까지도 다 선전선동 관련 부서들이 다 존재합니다. 조직 체계는 굉장히 일사불란하고 체계적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당 간부에서 최말단 선동원, 예술선전대까지 모두 관할하는 선전선동부는 노동당의 핵심 중 핵심으로, 실세 김여정과 현송월 등이 이 부서의 부부장들입니다.

    [정성장/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
    "인사 문제를 관장하는 조직지도부 다음으로 가장 힘이 센 부서가 선전선동부고요. 거기서 중요한어떤 사상 교육과 관련된 이데올로기와 관련된 중요한 모든 것을 다 결정을 한다고 보면 됩니다."

    북한이 선전분야 간부들을 평양으로 불러들여 강습회, 즉 재교육을 실시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서한을 보내 직접 선전선동의 내용과, 방법, 잘못된 사례와 극복 방안까지 시시콜콜 지적하면서 선전 일군들이 '잡음없는 증폭기'가 돼야 한다고 주문했습니다.

    김위원장의 지시는 크게 3가지, 당과 수령에 대한 위대성 충실성 교양, 반사회주의 투쟁, 그리고 선전선동 방법의 혁신입니다.

    # 위대성 충실성 애국주의 교양 #

    주민들이 당과 수령의 위대함을 느끼도록 선전해서 고마운 마음으로 충성하고 일도 열심히 하라는 것입니다.

    김정은위원장과 노동당의 업적, 인민사랑, 복지제도 등에 대한 선전도 강조합니다.

    [선전간부 강습회 김정은 서한 보도]
    "자라나는 새세대들에게 국가의 책임과 부담으로 교복을 만들어 입히고 신발을 신겨주며 우리가 만든 책가방에 우리가 만든 학습장과 학용품을 넣어 메워주자고 하는 것"

    # 반사회주의 투쟁 #

    [선전간부 강습회 김정은 서한 보도]
    "사람들의 머리 속에 침습하는 반사회주의, 비사회주의의 잡귀신을 날려보내는데서 기본은 당선전사업이라고 밝히시였다."

    사회주의를 좀먹는 사상적 변질요소를 중병에 비유하면서 간부들은 수술칼로 잡사상을 도려내는 명의가 돼야 한다고 강한 어조로 주문했습니다.

    [선전간부 강습회 김정은 서한 보도]
    "우리 혁명진지에 쉬를 쓰는(부패하게 만드는) 온갖 부정적인 현상들을 타매하고 추호도 용서함이 없이 짓뭉개버리는 대중적인 압박공세, 사회적인 투쟁분위기도 방법론있게 계속 고조시켜나가야 한다고 하시면서"

    실제 북한은 '반동사상문화배격법'을 제정해 남측 영상물 유포자는 사형, 시청자는 최대 징역 15년에 처하도록 하는 등 청년 사상 단속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 선전 방식의 획기적 변화 #

    김위원장은 선전활동에서 '형식주의' 즉 도식성을 근절하고 최신 과학기술, 미디어 기법을 획기적으로 받아들이라면서, 그 모범사례로 TV를 들었습니다.

    [설명절승마경기 개최 예고 방송/2월 1일]
    "설명절 승마경기가 진행되게 됩니다."

    일반 프로그램은 물론 심지어 최고지도자의 모습까지도 기존의 엄숙성을 탈피해 영화 예고편이나 뮤직비디오 기법으로 영상화 한 것이 북한 내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보입니다.

    [선전간부 강습회 김정은 서한 보도]
    "특색있고 생신하며 커다란 여운을 남기는 편집물들을 연이어 내놓아 인민들의 호평을 받고있는 TV방송부문에서 이룩한 성과를"

    비록 선전의 알맹이는 당과 수령의 위대함을 마음에 새기고 체제와 국가에 충성하며 열심히 일하며, 외부사조에는 눈길도 주지 말라는 구태의연한 내용 그대로이지만, 새로운 포장과 형식으로 주민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으라는 겁니다.

    [정성장/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
    "낙후된 그리고 흥미 없는 고루한 어떤 그런 선전 방식에서 탈피해서 좀 주민들이 그래도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그런 선전을 추구하는 것 같습니다."

    북한이 전방위적인 사상전을 강조하고 있는 배경에는 위기의식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선전간부 강습회 김정은 서한 보도]
    "앞을 가로막는 중중첩첩의 시련들로 하여 결코 수월치 않은 중대한 과제들을 수행하자면"

    또 미국과의 '장기전'을 공언하며 감행한 ICBM 발사, 우크라이나 전쟁 등 불안한 국내외 정세 등
    사면초가의 위기 상황을 주민들의 정신력과 단결로 극복하자는 겁니다.

    [조선중앙TV/3월 29일]
    "닭알에도 사상을 재우면 바위를 깰수 있다고 하신 경애하는 총비서동지의 가르치심을 높이 받들고"

    심지어 코로나 방역과 대북제재로 가중된 경제난도 사상과 선전의 힘으로 이겨내자고 주장합니다.

    선전선동에 대한 북한의 집착은 현상황에서 유일하게 동원 가능한 자원이 바로 주민들의 충성과 노력 뿐이라는 한계를 말해줍니다.

    [홍민/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
    "미사일을 발사하는 성과만을 강조하고 실질적으로 경제적인 삶은 나아지지 않는 이 두 가지가 굉장히 간극이 점점 넓어지고 있는 거거든요. 이런 간극을 주민들이 과연 얼마나 더 인내할 수 있는가 이게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거든요."

    70여 년, 강력한 물리적 사상적 통제로 주민들의 불만을 잠재워온 북한, 이번에도 사상 통제를 통해 주민들의 동요를 또다시 잠재우고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통일전망대 최유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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